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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번 여성의 증언, 호주의 ‘신천지 조사’ 불 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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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번 여성의 증언, 호주의 ‘신천지 조사’ 불 붙이다
  • 정윤석 기자
  • 승인 2025.08.12 12: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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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2시간 동원·외부 단절…강압 포섭 방식 실체 공개

호주 빅토리아주 정부가 ‘사이비 종교 및 주변 단체들의 포섭 수법과 통제 방식’에 대한 전면 조사를 시작했다. 주요 조사 대상에는 한국발 종교단체 신천지가 포함됐다. 이번 조사는 신천지의 강압적 포섭과 조직 운영 실태를 공식적으로 검증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여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멜번에서 신천지에 포섭된 글로리아의 체험담이 핵심 사례로 다뤄질 전망이다.

호주 정부의 이 같은 행보는 한국에도 중요한 과제를 던진다. 해외에서 한국발 종교단체의 강압적 포섭이 사회 문제로 규정되고 법적 조사까지 진행될 수도 있는 상황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국내 역시 다수의 신천지 피해자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이를 토대로 불법성과 위법 여부를 면밀히 검토한 뒤 철저한 조사에 나서야 한다. 나아가 피해자 보호와 법적 규제, 제도적·외교적 대응 전략을 마련할 시점이다. 이제 호주에서 드러난 신천지 피해 사례, 그 중에서도 멜번에서 시작된 한 여성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길거리 설문에서 시작된 포섭
호주 공영방송인 SBS 2025년 8월 2일자 보도에 따르면, 2019년 멜번 도심에서 길거리 설문조사를 계기로 피해자 글로리아는 신천지에 포섭된다. 멜번 도심에서 쇼핑을 마치고 이동하던 글로리아에게 한 남성이 다가왔다. 그는 “대학교 과제를 위해 설문조사를 하고 있다”며 RMIT(Royal Melbourne Institute of Technology: 멜번 왕립공과대학교) 소속이라고 자신을 소개했고, 잠시만 시간을 내 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글로리아에게 세 가지 그림 - 춤추는 여성, 기도하는 손, 비행기 -을 보여주며 하나를 고르라고 했다. 글로리아가 ‘기도하는 손’을 선택하자, 대화는 자연스럽게 그녀의 종교적 배경으로 넘어갔다. 남성은 그녀가 기독교 가정에서 자랐지만 종교적 열심이 크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하자, 곧바로 취미를 물었고, 글로리아가 ‘사진’에 열정이 있다고 답하자 이를 연결고리로 삼았다. “내 친구 중에 영화감독이 있는데, 사진과 영상에 대해서는 모르는 게 없다”는 말과 함께, 그 친구가 성경도 가르친다며 자연스럽게 성경공부 모임을 제안했다. 이렇게 그는 종교적 신념과 개인적 관심사를 교묘히 엮어, 글로리아가 경계심 없이 성경공부에 발을 들이게 만들었다. 초기에는 기독교 전통 교리를 가르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가르침을 변질시키는 ‘점진적 교리 변경’이 진행됐다. 글로리아는 “거부감이 나타나면 전통적인 주제로 되돌아가 신뢰를 회복한 뒤 다시 문제 교리를 주입했다”고 증언했다.

은폐된 정체와 ‘9개월 비밀주의’
글로리아를 비롯한 신규 포섭자들은 약 9개월 동안 자신이 속한 단체가 신천지임을 알지 못했다. 이름은 특별 의식에서만 공개됐으며, 이 자리에서 ‘헌신 서약’을 받았다. 신천지는 이만희를 ‘약속의 목자’로 추앙하며, 그가 14만 4천 명과 함께 살아 있는 동안 심판의 날에 천국으로 간다고 가르친다. 보도에 따르면, 신천지는 기존 신도를 ‘잎사귀(leaf)’, 신규 포섭자를 ‘열매(fruit)’라고 부르며, 한 열매에 잎사귀 1~2명을 배정해 모든 동선을 통제한다. 심지어 화장실까지 따라가 열매끼리의 대화를 차단한다. 성경 비유를 이용해 신도들을 ‘생명나무’로 규정하고, 일반인은 ‘영적으로 죽은 자’로 낙인찍어 단절을 유도한다.

강도 높은 시간 통제와 세뇌
글로리아는 하루 12시간, 새벽 5~6시 기상 후 오전 7시 모임에 참석하는 생활을 지속했다. 지각 시 공개 망신과 호통이 뒤따랐다. 내부에서는 부정적 감정 표현을 금지하고, 이를 ‘자신을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규정했다. 장기간 과로로 병이 든 신도들이 휴식을 요청하면 전혀 돌보지 않고, 쓸모없어진 존재처럼 취급했다고 글로리아는 증언했다. 이때부터 그녀는 “하나님의 나라라면 왜 신도들을 이렇게 대우하는가”라는 의문을 품었고, 2024년 4년 반 만에 탈퇴했다.

호주 전역에 뻗은 영향력
글로리아는 탈퇴 후 전 신천지 신도 지원모임을 만들었고, 멜번 70여 명, 캔버라·시드니·퍼스 각 10여 명과 접촉했다. 신천지는 자선단체·합창단 모임·문화행사·미술전시회·K-팝 이벤트 등 다양한 ‘위장 단체’를 운영하며 포섭 기회를 만든다. 이 과정에서 ‘러브 밤(love-bomb, 일명 사랑의 폭탄)’이라 불리는 과도한 관심과 칭찬으로 감정적 유대를 형성한다. 빅토리아주 의회 법률·사회문제위원회는 신천지 등 단체들의 포섭 전술이 형사처벌 대상이 될 ‘강압(coercion)’에 해당하는지 검토할 방침이다. NSW주와 퀸즐랜드주는 이미 가정관계 내 강압적 통제를 범죄로 규정했지만, 빅토리아주는 종교 단체 포함 여부를 폭넓게 검토 중이다. 이번 빅토리아 주의 최종 보고서는 2026년 9월 30일 이전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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