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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석 교주, 출소 후 전자발찌 차고도 성범죄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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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석 교주, 출소 후 전자발찌 차고도 성범죄 의혹
  • 정윤석 기자
  • 승인 2022.03.17 2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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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호주 국적 외국인 여성 2명, 서울지방경찰청에 정 교주 고소

기독교복음선교회(CGM) 설립자 정명석 교주(77)가 만기 출소한 후 전자발찌를 찬 상태에서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는 JMS 정명석 교주가 2018년 2월 18일 만기 출소한 후 또다시 터져 나온 것이어서 정 교주의 2차 구속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성범죄 사실을 폭로한 이들은 모두 외국인이었다.

2022년 3월 16일(수) 오후 2시 광화문 변호사 회관 10층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Yip Maple Ying Tung Huen(영국국적, 이하 메이플)은 2011년 18세이던 고등학생 때 인생의 허무함을 느끼던 중 JMS 신도가 설문조사를 해 달라고 접근해 처음 JMS를 접촉하게 됐다. 그 후 ‘하나님의 신부’로서, 정명석을 신랑으로 삼고 살아왔다고 폭로했다.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영국국적의 메이플 씨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영국국적의 메이플 씨

그녀는 2018년부터 상습 추행을 당하기 시작했고 이상하고 혼란스러웠지만 ‘이것은 믿음의 시험’, ‘하늘의 사랑’이라고 스스로를 설득하며 지내왔다고 밝혔다. 그녀는 지인에게 피해사실을 말하면서부터 자신이 정상적 종교 단체에 다니는 게 아니라는 생각에 정신이 들기 시작했고 결국 정명석은 메시아가 아니고 사이비임을 깨닫게 됐다고 한다. 결국 성폭행을 당하는 과정 중에 녹음을 하게 됐고 경찰청에 고소인 증거자료로 제출했다고 한다. 메이플 씨는 “신분을 감추지 않고 고소하는 이유는 정말 더 이상 나와 같은 피해자가 없었으면 하는 마음에서다”며 “내 말이 얼마나 진실되고 당당한지 보여 주고자 여기에 섰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다음과 같이 발언했다.

“스스로에게 물었다. 언제까지 피해자가 될 것인가? 피해 사실 숨기고 마음 편히 살 수 있을까? 악몽을 꾸지 않을 수 있을까? 아니다. 죽기 전에 옳은 일 하고 싶다. 나는 나약한 여자가 아니다. 사람들은 내가 받은 고통을 말하지 않으면 좋아서 참는 줄 알 것이다. 더 이상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진실 밝히는 것이 하늘이 준 과제다. 정명석은 절대로 메시아가 아니다. JMS는 절대로 하늘의 뜻을 이루는 곳이 아니다. 여성을 섹스 도구로 쓰는 곳이다. 하나님은 공의롭다고 정명석은 가르쳤다. '행한대로 갚아 주리라'고도 했다. 그렇다. 정명석이 행한 대로 그대로 받게 될 것이다. 정명석을 돕고 악행을 돕는 모든 사람들, 모두 그렇게 될 것이다.”

변호사에 따르면 메이플 씨가 당한 성폭력 피해는 2018년 겨울부터 2021년 9월까지 추행 7회, 유사간음 6회, 간음 2회 등 모두 15차례다.

정명석 교주에게 준강제추행을 당했다고 영상을 보내 폭로한 호주인 A씨
정명석 교주에게 준강제추행을 당했다고 영상을 보내 폭로한 호주인 A씨

호주 피해자 A씨도 고소에 동참했다. 그녀는 한국으로 영상을 보내 피해사실을 폭로했다. 2014년 신도가 됐다는 A 씨는 2018년 정 교주의 출소에 맞춰 한국에 왔다가 같은 해 7월 처음 피해를 입었고 2019년 호주로 돌아가기 전까지 총 5차례에 걸쳐 준강제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성적 피해를 입었을 때 두가지 생각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정명석 교주와 다정한 모습으로 사진을 촬영한 호주인 A 씨
정명석 교주와 다정한 모습으로 사진을 촬영한 호주인 A 씨

첫째, '내가 이단에 빠졌던 거야, 메시아가 이런 짓을 할 수가 있어?' 라는 의심과 분노였다. 그런데 그 다음 생각이 고개를 들었다고 한다. '내가 정말 신부가 된 건가? 내 신랑이, 남편이 만질 수도 있는 거니까, 나는 축복받은 거야!' JMS측 외국인 관리자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으며 “선생님(정명석을 의미함)과 그런 일이 일어났는데···”라고 하자 “너는 진짜 신부야!! 남편이 부인과 그런 관계를 갖지 않니?”라고 답했다고 한다. 영국국적의 메이플 씨와 호주 국적의 A 씨 등 외국인 피해자가 정명석 교주를 상대로 형사 고소를 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고소 대리인 정민영 변호사(법무법인 덕수)는 “피해자들의 진술이 대단히 구체적이고 일관되어 있고 경험하지 않고는 만들어서 할 수 없는 내용이다”며 “이들은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에 JMS에 포교된 뒤 정명석 교주를 메시아·재림주로 믿는 상태에서 항거가 불가한 상태에서 성적 피해를 당했다는 점에서 준강간·준강제추행이라는 것을 결코 의심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정 변호사는 “고소장을 서울지방경찰청에 접수한 이유는 정명석 교주의 성폭력 범죄는 주로 충남 월명동 수련원에서 이뤄져 관할 경찰서에 고소를 할 경우 조직적 수사방해를 우려했기 때문이다”며 “성폭력 사건으로 정명석 교주가 해외 도피를 할 때도 국정원 등 국가기관에 포진한 JMS신도들의 비호를 받았다는 점에서 사건의 중대성을 고려 경찰청이 직접 수사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정 변호사는 “외국인 피해자들의 고소사건을 준비하면서 이들 외에 여러 피해자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정명석 교주의 성폭력 범죄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해외 도피행각이 벌어지지 못하도록 출국금지 등 조속한 조치를 취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번 기자회견의 사회는 정민영 변호사(법무법인 덕수), 모두발언은 김도형 교수(단국대 수학과)가 진행했다. 김 교수는 정명석 교주가 여신도 성폭행 혐의로 징역 10년형을 선고받는데 결정적 기여를 한 인물이다. 그는 모두 발언을 통해 “정명석에게 성폭행 피해를 당했으면서도 고소를 하는 피해자들이 적은 이유는 신변 위협으로 인한 두려움 때문이다”며 “고소에 나서는 외국인 피해자가 이 정도라면 한국인 피해자들이 어느 정도일지 짐작할 법하다”고 탄식했다. 김 교수는 “정 교주가 대전교도소에서 10년 복역하는 동안 비키니 여성 사진을 받으며 지속적으로 보고를 받고 그중에 마음에 드는 여성은 한국으로 불렀고 출소 후에는 전자발찌를 찬 상태에서 성범죄를 저지르기도 했다”며 “대전 교도소와 법무부 보호관찰소는 도대체 뭐를 한 건가”라고 질타했다.

정명석 교주 성범죄 관련 기자회견에 대한 기독교복음선교회측의 입장문
정명석 교주 성범죄 관련 기자회견에 대한 기독교복음선교회측의 입장문

한편 기자회견장 바깥에선 기독교복음선교회(기복선)측 홍보팀이 자신들의 입장문을 배포했다. 기복선측은 입장문에서 “먼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본 선교회 측에 이러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 대하여 유감을 표하며, 기자회견에 참여한 여성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복선측은 “그러나 탈퇴 여성들이 기자회견에서 주장한 내용은 사실이 아니거나 왜곡·과장된 것”이라며 “여성들의 주장 내용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한 이후 시시비비가 명백히 밝혀지도록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복선측은 “사실관계가 명백히 밝혀질 때까지 무분별한 억측이나 보도는 기자회견에 참여한 여성들이나 같은 또래의 여성 및 청소년들을 포함한 수 많은 사람들이 몸 담고 있는 본 선교회 회원들에 대해 불필요한 피해를 가할 우려가 있는 것”이라며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바탕으로 허위·과장하여 보도하거나, 선정적으로 보도하는 일은 삼가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리며, 만일 이와 같은 문제가 발생할 경우 법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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