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3-25 15:18 (월)
“가룟 유다의 혼이 여인을 취해 적그리스도 낳을 것”
상태바
“가룟 유다의 혼이 여인을 취해 적그리스도 낳을 것”
  • 박유신 전문연구위원
  • 승인 2021.01.11 13: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유신 목사의 유튜브 쟁점진단 / 제니퍼의 펀토피아(4) 루시퍼, 가룟 유다, 적그리스도
가룟 유다가의 혼이 여인의 몸으로 들어가 적그리스도가 될 것이라는 펀토피아
가룟 유다가의 혼이 여인의 몸으로 들어가 적그리스도가 될 것이라는 펀토피아
1. 제니퍼의 주장에 대한 성서적 비평

제니퍼는 성경의 전체 구도를 예수와 루시퍼의 대결로 설정을 하고, 이 구도를 바탕으로 인류의 시작에서부터 종말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를 재구성한다. 우선 그녀는 창세기 3:15에서 여자의 후손과 뱀의 후손을 구분한 후 여자의 후손은 예수로, 뱀의 후손은 루시퍼의 후손으로 가정한다. 이 루시퍼는 창세기부터 하나님의 후손이 등장할 가능성이 있는 모든 길을 차단하고 봉쇄하는 역을 맡았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결국 예수가 유대 땅에 오는 것을 지켜봐야 만 했다고 한다. 루시퍼는 이스라엘의 역사 속에서 예수의 탄생을 저지하는 데에는 매번 실패했지만 신약 시대에는 유대 땅에, 유대인으로 구성될 메시아 왕국을 세우지 못하게 하기 위해 가룟 유다를 동원해서 그 메시아를 죽게 만들었다고 한다. 이 가룟 유다는 그녀가 새롭게 구성하고 있는 전체 스토리에서 매우 비중 있는 소재 가운데 하나이다. 왜냐하면 성경은 세상 마지막 날에 등장할 적그리스도에 관해서 적시하고 있는데 이 가룟 유다는 초림 예수 때의 적그리스도이며, 또 종말에 모습을 드러낼 적그리스도의 정체와 성격까지 이 가룟 유다를 통해서 정의하기 때문이다. 제니퍼는 먼저 가룟 유다를 루시퍼의 씨와 인간의 난자가 결합되어 만들어진 존재로 만든다. 그녀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지금부터는 성경에 근거한 여러 학자들의 추측입니다. 예수님의 탄생을 저지시키지 못한 루시퍼는 한 여인을 취해서 자신의 씨를 땅에 낳게 됩니다. 그가 바로 가룟 유다인 것입니다.” 그녀는 말만 추측이라 하지만 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다음 이야기를 계속 이어간다. 루시퍼는 완전한 사람이며 완전한 하나님인 예수님을 지상에 보낸 하나님을 모방하여 자기도 완전한 사람이자 완전한 사탄인 가룟 유다를 지상으로 파송했다고 한다. 그녀의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가룟 유다는 스승을 팔고 죄책감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뇌자가 아니라 처음부터 예수를 처단하기 위해 화육한 악마이다. 과연 루시퍼가 인간을 취하여 가룟 유다를 낳았다는 이 이야기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억측일까 사실일까? 그녀는 2020년 9월 10일 방송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어떻게 영적 존재인 루시퍼가 사람과 육체적인 관계를 가질 수 있느냐구요? 이것이 성경의 신비인 것입니다. 창세기 6장 1절에서 2절에 다음의 말씀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아들은 천사를 의미합니다. 우리는 천사는 영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환영과 같이 생각하지만 천사는 육체를 입을 수 있고 심지어 사람과 성적인 관계도 맺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과연 이 제니퍼의 주장이 성경을 정확하게 반영한 것일까?

계속 강조하지만 루시퍼는 실체가 있는 존재가 아니다. 루시퍼라는 이름이 세상에 나오게 된 것은 이사야 14:12의 계명성(헬랠)을 라틴어 「벌게이트」(Vulgate)에서는 루시퍼로 번역했고, 이 번역을 「흠정역」(KJV)이 그대로 따라하면서부터이다. 루시퍼는 성경 오역이 빚어낸 산물이며, 실존하지 않은 존재이다. 설령 타락한 천사가 실존한다 해도 그가 인간 여자의 몸을 빌려서 자식을 낳을 수 없다. 천사는 성별이나 성적기관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마 22:30). 성경에 남자의 모습을 한 천사가 등장한 경우가 있었지만 이들은 임시적으로 인간의 육체를 소유했기에 출산이나 생식이 가능한 정상적인 남자가 아니었다. 그녀가 인용하고 있는 창세기 6:2은 타락한 천사들과 인간 여자와의 성적 교배로 태어난 자식들에 관한 어떠한 정보도 전해주지 않는다. 여기에서 “하나님의 아들들”이란 표현은 타락한 천사를 가리키지 않고, 곧 장차 선민의 자격을 얻고 이 안에서 하나님의 구속사가 펼쳐지게 될 ‘셋’의 후손들을 지칭하는 표현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가룟 유다의 아버지가 루시퍼라는 주장은 너무나 기이하다. 

제니퍼는 요한복음 6:70-71, 17:12, 데살로니가후서 2:3, 요한계시록 17:8을 근거로 들어 가룟 유다가 원천적으로 사탄이었으며 루시퍼였으며 적그리스도였다고 서술한다. 제니퍼는 요한복은 6:70-71에서 예수께서 가룟 유다를 가리켜 마귀라고 부른 대목에 주목한다. 그녀는 그리스어 성경에서 사탄 혹은 루시퍼를 가리킬 때 디아볼로스(διάβολος)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루시퍼의 추종 세력인 악한 영들을 가리킬 때는 다이모니온(δαιμόνιον)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예수께서 가룟 유다에게는 디아볼로스라는 호칭을 사용했기 때문에 이것이 가룟 유다가 루시퍼인 증거라고 말한다. 과연 그럴까? 만약에 그녀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예수님의 수제자 베드로도 루시퍼로 단정 지을 수 있다. 왜냐하면 마태복음 16:23에서 예수님께서 베드로를 가리켜 사탄(Σατανᾶ)으로 호칭했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자신의 수난 예고를 듣고 강력히 반발하는 베드로를 향해 ‘사탄아, 썩 물러가라’고 하셨다. 이 때 표현된 사탄은 디아볼로스와 함께 신약성경에서 모두 사탄을 의미한다. 히브리어 구약 성경을 그리스어로 번역한 「벌게이트」(Vulgate)에는 이 사탄을 모두 디아볼로스로 번역한다. 말하자면 그리스어 디아볼로스의 등가어가 히브리어의 사탄(שטן)이라는 것이다. 그녀의 설명 대로하면 베드로도 본래부터 마귀이며 사탄이었던 셈이다. 예수님께서 과연 그를 그렇게 알고 그렇게 불렀을까? 베드로가 갑자기 사탄으로 호칭 받은 이유는 그가 스승이 가야할 십자가의 길을 막아 섰기 때문이었다.

그러면 가룟 유다는 어떨까? 가룟 유다는 처음에는 가장 정직성이 요구되는 회계의 직무를 맡았다(요 12:6; 13:29). 이는 그가 처음에는 하나님 나라의 유용한 도구로 쓰임 받았던 재목이었음을 뜻한다. 하지만 예수님은 변질되어 자기를 팔아넘기려는 일에 동참하고 있는 현재의 가룟 유다가 마귀의 지배 상태에 있다는 사실을 아시고 그를 “마귀니라”(요 6:70)고 하셨다. 요한복은 6:70-71은 가룟 유다의 본질이 마귀였다는 주장을 지지하지 않는다. 제니퍼는 요한복음 17:12을 통해서도 가룟 유다가 루시퍼였다는 사실을 증명하고자 한다. 그녀는 예수께서 가룟 유다를 가리킨 용어 “멸망의 자식”을 영어 성경에는 the son of perdition으로 되어 있다며 이 단어가 가룟 유다가 루시퍼라는 단서라도 되는 듯이 말한다. 하지만 이는 대단히 애석한 시도이다. 그녀가 단어를 분석해서 성경의 어떤 구절의 의미를 밝히고자 한다면 굳이 원문을 놔두고 왜 번역본을 토대로 그러한 시도를 하는가? 도대체 영어 번역본의 the son of perdition 이 얼마나 대단하기에 그러한 해석이 가능한가? 요한복음 17:6-19은 예수님의 대제사장적 기도에서 두 번째 단락에 해당된다. 이 본문은 예수님께서 자신의 수난, 죽음, 부활 승천 이후 계속 이 땅에 남아 복음을 증거해야 할 제자들을 위해 드린 중보 기도의 기록이다. 6-10절은 세상으로부터 미움을 당할 제자들의 믿음을 지켜달라는 기도, 11-16절은 세상의 위협과 공격 앞에 서게 될 제자들의 안전을 지켜달라는 기도, 17-19절은 제자들을 계속해서 성별된 자들로 지켜 달라는 기도이다. 이 가운데서 12절은 예수님께서 자신이 지상에 있는 동안 자신의 제자들을 안전하게 지키고 보호했는데 그 중에 딱 한 사람만 예외적으로 보호하지 않았다고 한다(요 13:27). 그가 바로 ‘멸망의 자식’으로 지적받은 가룟 유다였다. 그렇다면 이 때의 ‘멸망의 자식’도 가룟 유다의 본질에 대한 묘사일까? 과연 예수님께서 처음부터 가룟 유다를 하나님을 반역한 천사장 루시퍼 알고 계셨을까? 과연 멸망의 자식과 루시퍼가 동의어일까? 하지만 이 멸망의 아들은 루시퍼에 대한 표현일 수가 없다. 왜냐하면 당시 예수님도 루시퍼라는 존재를 모르셨기 때문이다. 루시퍼의 등장은 예수 후대에 일어난 일이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 가룟 유다를 멸망의 아들로 표현한 이유는 그가 사탄의 사주에 의해 이미 멸망의 길로 들어섰기 때문이다.

성경은 가룟 유다를 사탄이라 하지 않고 사탄에 의해 점령된 자라고 명시한다. 성경은 사탄이 그를 점령했던 그 시점까지 공개한다. 누가는 그 시점을 유월절 이전으로(눅 22:3), 요한도 그 시점을 유월절 이전으로(요 13:1-2) 밝힌다. 요한은 유월절 식사 중에도 사탄이 가룟 유다에게 들어갔다고 기록한다(요 13:27). 누가와 요한이 가룟 유다의 본질이 처음부터 사탄이었다면 사탄이 그의 마음을 차지하였다는 무의미한 기록을 남길 필요가 있었을까? ‘멸망의 자식’이란 단어 하나를 초석 삼아 가룟 유다를 사탄 루시퍼로 확정하는 것은 도무지 정당화될 수 없다. 요한복음 17:12에서는 가룟 유다가 루시퍼였다는 어떠한 단서도 발견되지 않는다.

제니퍼는 이번에는 데살로니가후서 2:3을 근거로 제시하며 가룟 유다를 루시퍼로 정의한다. 그녀가 이렇게 정의하는 이유는 굉장히 단순하다. 요한복음 17:12의 멸망의 아들이라는 글자가 데살로니가후서 2:3에도 있기 때문이다. 가룟 유다를 가리키는 요한복음의 멸망의 자식을 「킹 제임스」 성경은 the son of perdition으로 표기했는데, 데살로니가후에서의 멸망의 아들도 「킹 제임스」 성경이 the son of perdition으로 기록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데살로니가 후서의 멸망의 아들이 요한복음의 멸망의 자식과 동일인 즉 가룟 유다라는 것이다.

이단사이비 대처의 스위치를 올려 주세요

기독교포털뉴스 유료기사는 매달 5천원 이상 정기 후원하시는 분들에게만 노출됩니다.

정기 후원자들은 유료기사를 보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포스에서 발행하는 책자를 무료로 배송해 드립니다.

아래 링크로 이동해서 구글 질문지에 답하시면 CMS자동이체 신청이 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