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주차장, 깔끔한 외관, 성도들이 예배의 향연을 만끽하기에 손색없던 그 장소, 지금은 1985년 사망한 안상홍 교주를 하나님, 장길자 교주를 어머니 하나님이라고 주장하는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일명 안증회)의 집회 공간으로 바뀌었다. 십자가는? 당연히 떼졌다. 안증회는 십자가를 우상이라고 보기 때문에 리모델링을 해서라도 반드시 십자가를 없앤다.
예장 합동측 원당 왕성교회는 2007년 7월 인천광역시 원당동 종교용지에 교회를 지었다. 그러나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안증회)에 임의경매 형태(채무자가 채무를 이행하지 못할 때 담보권을 가진 채권자가 담보권을 행사하여 담보물을 경매로 매각한 다음 그 매각대금에서 채권을 회수하는 강제집행 절차)로 2010년 12월 6일 매각됐다. 등기상 채권 최고액은 49억원이다.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에 위치한 예장 합동측 화도중앙교회도 2010년 12월 24일 안증회로 매각된다. 등기상 채권최고액은 54억여원으로 나온다.
부동산업에 종사하는 한 관계자는 기자(기독교포털뉴스 www.kportalnews.co.kr)와의 전화통화에서 “교회가 임의경매로 팔렸을 경우 매각 대상은 담보권자가 마음대로 정한다”며 “한마디로 교회가 헐값에 채권자에 의해 임의대로 안증회에 팔렸다는 의미다”라고 설명한다. 담보권자의 임의 경매 실행이었기에 채무자로서는 어쩔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음에 나열한 교회들은 안증회에 교회를 매각한 곳들이다.
시라소니의 아들로 알려진 이의현 목사의 일산 성현교회는 2011년 5월 안증회에 팔렸다. 이 교회 역시 소위 정통보수 개혁 장자교단이라는 예장 합동측이다. 등기상, 교회의 채권 최고액은 70억원이었다.
예장 고신측의 부천제일교회(담임 오정호 목사)는 43억원에 육박하는 채무 부담을 견디지 못한 경우다. 교인 40~50여 명에 불과한 교회였지만 대출이자만 한달에 2천500만원이 나갔다. 이 교회의 관계자는 2013년 8월 7일 “경매 위기 앞에서 아무것도 없이 나가느냐 아니면 매각을 하고 제기할 것인가 고민했다”며 “결국 교회는 후자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후자를 선택할 때 고민의 이유는 매입 의사를 밝혀온 상대가 안상홍 증인회였기 때문이다. 이 교회의 관계자는 안증회측이 약 60억원에 매입했다고 말한다.
경기도 군포시의 기독교한국침례회 소속 갈릴리중앙교회(박주항 목사)도 2012년 7월 3일 안증회에 매각됐다. 등기상 채권 최고액은 17억 여원이다.
이외에도 기독교대한감리회의 큰사랑교회(당시 담임 서만권 목사, 인천 신흥동 사거리 위치)는 2009년 6월 103억원에 안증회에 팔렸다. 이 교회는 인천 논현동으로 이전한 후 담임목사가 교회를 떠났고 명칭을 드림교회로 바꿨다.
예장 백석측의 비전교회(담임 이상윤 목사, 성남시 도촌동 위치)는 2011년 6월 안증회에 79억원에 매각됐다.
기독교한국침례회의 사도행전의교회(경기도 기흥에 위치)도 2009년경 안증회로 넘어갔다.
신천지에는 산옮기기로 먹히고 안증회에는 팔려가는 한국교회. 신천지의 산옮기기는 그들의 부도덕, 비양심, 반윤리적 사이비적 행각이라고 지탄이라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안증회에 교회를 매각하는 것은 핑계할 거리조차 없다. 그저 한국교회의 본질적인 자기 정체성 상실의 단면과 일부 목회자와 신도들의 부도덕함을 보여주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올해는 또 어떤 교회가 안증회에 매각될까? 한국교회의 시름과 고민은 깊어만 간다.[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