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3-29 14:27 (금)
서산순복음교회, 기존 교회터 안증회에 팔아
상태바
서산순복음교회, 기존 교회터 안증회에 팔아
  • 정윤석
  • 승인 2012.07.17 22: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교회 신축 후 재정압박··· 지역 교회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 안상홍 증인회에 매각된 서산순복음교회 구 예배당


충남 서산의 대표적 교회 중 하나인 서산순복음교회(원로 백승억 목사, 담임 백종석 목사)가 자신들이 사용하던 서산시 동문동의 교회 땅과 건물을 하나님의교회(안상홍 증인회, 안증회)에 매각한 것으로 최근 확인됐다. 서산순복음교회를 개척한 백승억 목사는 서산에서 성시화 운동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그런 점에서 서산순복음교회의 행위는 지역 교회들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서산순복음교회의 교회터는 1988년부터 20여 년간 사용했던 동문동의 구 교회터와 2008년부터 사용한 잠홍동 새 교회터로 구분된다. 구 교회터는 서산순복음교회가 이전하던 2008년부터 이미 매물로 내놓았다. 그러나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서산순복음교회는 새 예배당을 건축하면서 대출받은 50여억 원에 대한 재정 압박에 시달리다가 부도위기를 맞았고 결국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동문동 기존 교회터를 안증회에 매각했다는 것이다. 기자(교회와신앙 www.amennews.com)가 등기부등본에서 확인한 바에 따르면 거래가액은 20억원이었다.

기자는 안증회에 매각된 서산순복음교회 구 교회터를 2012년 7월 12일 찾았다. 서산순복음교회 옛건물 가장 위에 위치했던 십자가는 이미 내려갔다. 안증회는 교회 건물을 인수하면 십자가부터 떼어낸다. 이에 대해 안증회의 한 관계자는 기자에게 “우리는 십자가를 우상이라고 생각한다”며 “십계명의 제 2계명에 위배되는 것이라 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 재정압박에 부도위기를 맞았다는 서산순복음교회


안증회 집회 장소가 된 서산순복음교회 옛 건물 로비에는 ‘동양일보’, ‘충청매일’ 등 신문지가 수북이 쌓여 있다. 안증회에 대해 호의적으로 보도한 기사가 7월 9일자에 게재됐다. 30대 초중반의 여성 30~40여 명이 신문을 가방 안에 넣고 부산하게 움직인다. 이들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 어디론가 바삐 나서는 모습이었다. 복음 전파의 전초기지였던 곳이 어느새 이단 단체의 포교 거점으로 바뀐 것이다.

안증회에 교회 건물을 넘긴 서산순복음교회측 처사에 대해 지역 기독교인들은 매우 분개하고 있다. 인근 교회의 A목사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아무리 재정압박에 시달려도 그렇지 이단에 교회를 판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며 “그동안 서산에서 성시화 운동을 했던 교회측의 진심이 과연 무엇이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성시화 운동을 펼쳤던 교회가 자신들의 재정 압박을 타개하려고 이단의 본거지를 만들어 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B장로는 기자에게 “서산순복음교회가 기존 교회터를 안증회에 팔았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역 교회의 여론이 한동안 들끓어 올랐다”며 “어려운 교회 사정이 있었겠지만 그렇다 해도 납득할 만한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일이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C 장로는 기자에게 “서산순복음교회의 구 교회터는 매우 입지조건이 좋은 곳이다”며 “터미널에서도 가깝고 워낙 높은 곳에 위치해 어느 곳에서도 눈에 잘 띄는 장소”라며 아쉬워했다. 이 장로는 “안증회가 좋은 입지 조건을 갖고 포교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며 “그로 인해 미혹되는 사람들이 생길까봐 그게 제일 염려된다”고 토로했다.

서산지역 기독교연합회의 한 관계자는 “처음에는 안증회에 교회를 넘긴 서산순복음교회의 회원 자격을 박탈하려고까지 했었다”며 “그러나 긴급 회의를 했을 때 모인 60여 명의 목회자들이 ‘제명처분’보다는 ‘지역 신문에 사과 광고를 하고 마무리하자’는 의견으로 모아졌다”고 밝혔다.

서산시기독장로연합회의 한 관계자는 “너무 교회측을 구석으로 몰면 이단들에게 오히려 힘을 실어 주는 행위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며 “교회의 어려운 사정을 이해하고 넘어가긴 했지만 이단에 교회터를 넘긴 서산순복음교회의 후유증은 오래 갈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안증회가 서산순복음교회의 기존교회터를 깔끔하게 리모델링해서 활동중인데 정통 교인들의 피해는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런 일련의 사태에 대해 서산순복음교회측은 이렇다할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기자가 직접 교회를 찾아가고 수차례 담당자에게 전화를 하고 문자를 보냈으나 교회측은 안증회에 교회를 매각한 데 대한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기자는 서산순복음교회측이 입장을 전달할 경우 차후 이를 기사에 반영할 계획이다.

 

▲ 안증회에 교회를 103억원에 매각한 큰사랑교회는 인천 논현동으로 이전한 후 드림교회로 명칭을 바꿨다


한편 서산순복음교회와 유사하게 무리한 대출을 받아 교회 건축을 했다가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 안증회에 교회를 매각한 교회들이 줄을 잇고 있는 상황이다. 2009년 인천 신흥동에 위치했던 기독교대한감리회 소속 큰사랑교회는 103억원에 교회를 안증회에 매각했다. 이 교회는 인천 논현동으로 이전한 후 드림교회로 이름을 바꿨다. 경기도 성남시 도촌동 섬마을 3단지에 있던 비전교회는 역시 교회터를 89억원에 안증회에 넘기고 섬마을 1단지로 이전해서 활동 중이다.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에 위치했던 사도행전의교회도 하나님의교회에 매각된 대표적인 교회들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