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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도넘은 신천지측 집단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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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도넘은 신천지측 집단행동
  • 정윤석
  • 승인 2018.01.29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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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적 사기에 집단 세뇌된 젊은이들 광장으로
▲ 2018년 1월 28일 강제개종목사 구속수사 집회에 참석한 신천지 신도들(강제개종피해인권연대 동영상 갈무리)

꽃다운 27살, 젊은 여성이 2018년 1월 9일 죽음을 맞았다. 진심으로 그녀의 죽음을 애도한다. 또한 자식을 죽인 부모가 돼 버린 유족들에게도 하나님의 위로가 함께하길 빈다. 이 사건은 아직 어린 대학생일 때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이만희 교주)에 5년 동안 빠져 종교활동에 몰두하는 자녀와 이를 좌시할 수 없었던 부모가 첨예하게 갈등하다가 벌어진 일이다. 따라서 신천지라는 집단의 정당성이나 그들의 요구가 관철되는 데 이용돼서는 결코 안된다. 오히려 이 문제는 종교 집단의 광기가 한 개인은 물론 가정·사회에 얼마나 큰 상처를 주는지 돌아보며 다시 한번 한국사회를 깨우는 계기가 돼야 한다.

▲ 전국에 뿌려지고 있는 '살인마 돈벌이 강제개종목사' 전단지

그런 측면에서 현재 신천지측의 집단 행동은 매우 우려스럽다. 구 씨의 죽음을 애도하고 유족들을 위로하고 반성의 기회로 삼기보다 외부의 적을 만들어 모든 관심을 그들에게 쏠리도록 힘으로 밀어붙이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영하 5~8도를 오르내리는 2018년 1월 28일, 전국 주요 6개 도시(서울·광주·목포·순천·부산·전주)에서 신천지와 강제개종피해인권연대(강피연)는 일제히 집단 시위를 진행했다. 서울 3만5천여명을 비롯 전국 12만명의 인파가 모였다고 한다. 시민들 제보에 따르면 참석자들은 대다수가 20~40대의 젊은 층이었다고 한다. 검은색 옷을 입고 흰 국화를 달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띠를 달기도 했지만 결국 그들의 요구는 구 씨의 죽음과는 사뭇 다른 대상을 향했다. ‘살인마 강제개종목사 구속’, ‘CBS 폐쇄’, ‘한기총 해체’가 그것이다.

사망한 구 씨는 그들이 배포한 전단지에 따르면 이미 사망 1년 6개월 전에 이단 상담을 받은 과거가 있다. 신천지측에 따르면 상담을 받은 때는 2016년 7월 23일이다. 그런데 사망은 2018년 1월, 부모가 함께 있는 상태에서였다. 그들이 말하는 이단 상담소와는 하등 관계가 없는 상태에서, 그들 말에 따르더라도 펜션에서 구 씨가 소리를 지르며 나가려는 것을 부모가 다리를 누르고 입을 막아 호흡 곤란으로 질식에 이르렀고 광주 소재 OO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사망했다. 그런데 살인마 강제개종 목사는 뭔가? 특정 목회자를 구속수사해서 책임을 지게 할 수 있는 성질의 일이 아닌 것을 신천지측 수뇌부는 이미 잘 알고 있으리라 본다.

도대체 CBS와 구 씨 사망 사건은 또 무슨 관계인가? 신천지는 CBS가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 8부작 다큐멘터리를 방영한 뒤부터 CBS 폐쇄를 외치고 나섰다. 2016년 연초였다. 그런데 구 씨가 사망하자 강제개종강요 목사를 구속수사하자는 구호와 더불어 CBS 폐쇄를 외치고 있다. 한기총 해체도 그렇다. 오히려 한기총은 지금 기독교를 대표하는 과거의 영광을 뒤로 하고 이단 세탁소가 돼 간다는 지적마저 받는 기관이다. 신천지와 유사한 이단사상을 가진 사람이 대표회장 출마를 앞두고 있어서 논란이 되고 있는 곳이다. 죽은 구 씨와 아무 관계가 없고 이단 상담 또한 한기총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그런데도 신천지측은 구 씨의 죽음을 빌미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한 강제개종 목사를 살인마로 만들고 그의 구속과 CBS 폐쇄와 한기총 해체 등 외부의 적을 내세우는 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천지측은 작년 11월부터 만민의 어머니, 영적 베필이라며 이만희 교주와 내연관계에 있었던 김남희 압구정 신학원 원장을 배도자로 만든 후 내부적 혼란을 겪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그런데 그 와중에 신천지 신도인 구 씨가 사망했다. 내부의 해소되지 않는 불만을 외부로 표출해서 해소하기 적당한 사건이 벌어진 셈이다. 거기에 그들은 응축된 에너지를 폭발시키고 있다.

▲ 2017년 11월 19일 서울광장에서 신천지 수료식에 나타난 이만희 교주. 신도들은 이 교주를 육체영생하는 구원자로 믿고 있다(신천지 내부자 제공자료).

오히려 신천지를 잘아는 시민들은 구 씨 사망사건이 결국 무엇 때문에 벌어졌는지 잘 알고 있다. △88세가 된 이만희 교주가 육체로 영생하는, 이 시대의 구원자라는 사기적 구원론 △14만 4천이 채워지면 천지개벽이 일어난다는 허황한 종말론 △이단 상담소에 가면 영이 죽는다며 두려움과 공포를 주는 세뇌 △대학생 등 젊은층에게 신분을 속이고 접근해 미혹하는 사기 포교 등 사이비적 행각을 하는 단체에 자녀가 빠졌고, 이 세상 어떤 부모도 수수방관할 수 없었기에 벌어진 사건이다.

다시 한번 구 씨의 사망에 대해 애도하며 한국 사회의 건강한 일원으로 성장시키기 보다 화목해야 할 가족관계를 단절시키며 오직 88세된 이만희 교주의 꼭두각시로 젊은이들을 세뇌시켜온 신천지의 철저한 각성을 촉구한다. 더불어 한가지만 더 부탁한다. 어쭙잖게 집단 시위를 하는 장소에서 5.18 광주 민주화항쟁을 상징하는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거나, 1987년도의 박종철 사망 사건과 이 사건을 연계하지 말기 바란다. 건강하고 건전한 시민사회에서 신천지는 사이비 종교라는 적폐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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