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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 보는 크리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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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 보는 크리스천
  • 미주 크리스찬투데이 황인상 기자
  • 승인 2015.12.28 11: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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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와 만난 역술인 "신자라면 죽기살기로 교회가라"

새벽기도를 정말 열심으로 하는 자매가 있다. 그런데 오랜만에 교회에서 만난 그의 표정이 영 편하지가 않다. 이유를 물으니 조금은 충격이었다. “나 내년부터 삼재래 그래서 나쁜 것 오지 말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중이야.”

 

삼재란 불교에서 유래된 재앙 명으로 12지간에 따라 인간에게 9년마다 걸쳐 찾아오는 3년간의 악재를 말한다. 그런데 그걸 왜 교회에서 막아달라고 기도하는 것인가? 그리고 기독교인임에도 삼재를 인정하고 받아들였다니. 이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그런데 눈살을 찌푸리고 그 사람을 욕할 것도 아니다. 사실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믿느자라고 하지만 미신이나 악귀의 존재를 의식하고 그것을 점술 등에 의지해 대비하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하나님을 통해 귀신을 쫓겠다며 더욱 열심히 교회를 다니는 경우는 그나마 자신이 믿는 종교에 대한 확신이 있는 사람들이다. 문제는 이런 확신이 약한 경우, 무속인이나 기타 의지할 곳을 찾아 발길을 옮긴다.

그런데 얼마나 많은 기독교인들이 하나님이 아닌 무속이나 기타 역학 등을 통해 미래를 의지하는 것일까? 또 점을 보러 찾아오는 크리스천들을 보는 무속인들의 생각은 어떨까? 그런 궁금증을 한번 해결해보고자 LA 한인타운에서 용하다고 소문난 무속인의 집을 직접 찾아가 보았다. 신년운세를 물으며 그에게 여러 질문들을 건넸고, 몇 가지 답변은 정말 충격적이었다.

“사실 기독교인이라 이렇게 찾아오기가 마음에 부담이 컸다”라고 말을 건네니, 무속인은 “여기 찾아오는 이들 99%가 아마 기독교인일 것이다”라고 답한다. 그런데 그렇게 단정 짓는 근거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성도들이야 그렇다 쳐도 그럼 목회자들도 심심찮게 들린다고 한다. “아주 친한 목사님이 있는데, 그 분은 심지어 선교지를 나갈 때에도 어디가 좋을지 찾아와 묻기도 합니다. 이곳을 찾는 대부분 목사님들은 특히 가정을 꾸리시기 때문에 특별히 물질과 관련해 조언을 듣길 바라죠”라며, 얼핏 들어봐도 상당히 많은 기독교인들이 점을 보러 오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일반 성도나 목회자도 다름이 없었다. 솔직한 마음으로 목회자 누구냐고 묻고 싶은 마음도 굴뚝같았다. 물어봐도 가르쳐주지는 않을 것 같다.

“선생님은 내년부터 삼재에요. 내년하고 후년의 운세는 생각보다 좋지 않아요. 새로운 일보다는 지금 하는 일에 집중하시는 것이 좋게 나오네요” 말띠인 기자는 올해 말부터 내년이 삼재라는 이야기를 종종 들었다. 말띠, 개띠, 호랑이띠가 앞으로 3년간 악재가 낀다고 한다. 그런 이유에서 내 나이또래 친구들이나 특히 82년생 개띠 자매들이 유독 결혼이나 사업 등의 이유로 점집을 많이 찾는 것 같다. 하지만 계속 난 기독교인이기에 이런 점을 보는 것이 편치 않음을 내비치니. 그는 현세에 중요성에 대해 말한다. “기독교에서는 열심히 믿고 죽으면 천국을 간다지만, 글쎄요. 죽은 사람을 볼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습니까? 죽으면 그냥 그걸로 끝나는 거예요. 그래서 살아있을 때 내가 천국이 되는 것이 중요한 겁니다. 계속 교회에서 기도하면서 무엇을 달라고 하면 그게 나중에 어떻게 될 걸로 많이들 아시는데…”

즉 그의 말을 통해서 보면 이렇게 찾아와 점을 보는 것은 결국 불안한 미래에 대한 대비, 그것을 통해 지금을 천국처럼 잘 살겠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런데 이와 비슷한 논리가 지금 기독교인들에게도 너무 팽배하다. 새로운 사업을 앞두고 점을 한번 보고 싶다는 한 형제는 “점을 통해 미래를 대비하고 지금을 안정되게 꾸릴 수 있는 것에 도움이 된다면 그것이 또 안정된 신앙생활에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 재미로 한번 보는 것이지 그게 신앙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는 보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현실의 안정과 미래에 대한 대비를 하는 것이 점을 보는 이유. 그래서 점을 보는 사람도 종교와 관계없이 부담을 떨치라 말하고, 보러 오는 사람들도 안정이 곧 신앙을 이어갈 수 있는 토대라고 여기기 때문에 죄책감을 더는 듯 듯하다.

하지만 지금 당장의 안정과 미래에 대한 대비를 꼭 점이나 역술을 통해서 얻어야 하나? 신앙으로 극복할 수 있음에도 이렇게 점을 보러 오는 기독교인들은 본인의 신앙에 확신이 없는 것 같다. 오렌지카운티에서 비즈니스가 아닌 개인적으로 역술을 보는 지인이 있다. 그는 “아무리 해도 점괘가 안 나오는 사람이 있다. 바로 신에게 자신을 모두 맡겨버린 사람들. 기독교에서는 하나님에게 진정으로 모든 것을 내려놓은 사람들은 이런 통계나 수치가 소용이 없다”라고 했던 말이 떠오른다. 즉 우리가 너무나 쉽게 내뱉는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면”이라는 것을 실천하는 이들에겐 점집을 찾을 이유가 없다.

이번에 찾은 무속인도 그와 비슷한 말을 한다. 무속인의 입장에서 볼 때 사실 어떤 종교를 믿든 찾아와 점을 보는 이들을 나무랄 것은 없다. 의뢰자의 요구와 요청에 따라 그 사람의 미래에 관해 조언을 해줄 뿐이다. 그런데 무속인으로부터 뜻밖의 소리를 들었다. “교회를 이왕 다니는 거라면 죽기 살기로 나가세요.”

그는 기독교인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는 결국 한국 교회가 어떻게 믿음을 펼쳐왔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한다. “모든 종교가 기복에 근본을 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기독교는 예수의 사랑을 말하지 않나요? 나의 한쪽 뺨을 맞고 다른 뺨을 내줄 수 있는 교인이 요즘 있습니까? 되레 호되게 더 상처주지 않으면 못 견디는 것이 요즘 기독교인들이 아닐까 합니다. 기독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사랑인데, 사랑은 없고 자신의 영화만을 원합니다. 겉으로는 사랑을 외치지만 실천이 없는 것이 요즘 교회들이 가진 자화상 같아요”라고 되묻는다. 이런 이야기를 무속인에게 들을지는 몰랐다. 하지만 사실 이에 대해 아니라고 답할 수가 없었다. 교회를 정말 교회답게 열심으로 섬기고 있는지 나부터 묻고 싶었다.

사실 따져보면 주변에서 교회를 열심히 다니고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지만 그것이 정말 믿음인지 의심되는 사람들이 많다. 기도 제목 대부분은 자신의 영광, 사업이 부흥, 가족의 건강, 좋은 배우자, 자녀의 성공 등이 대부분이 아닌가? 이것들을 하나님이 들어주시길 원하고 바라지만, 사실 마음대로 잘 안 되는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그럴 때 기복만을 위해 기도를 했던 자들의 경우가 점집으로 발을 옮기는 것 같다. 어떤 종교든 그것을 정말 열심으로 믿으면 다른 곳에 눈을 돌릴 여유가 없다. 무속인의 입에서 “교회를 다닌다면 열심히 다녀라”라는 말은 열심히 믿으면 그 안에서 해결된다는 의미다.

하지만 내 것을 다 내어놓고 하나님을 향하면 그분이 모든 것을 감당하신다는 변하지 않을 진리마저도 의심하고 사는 이들이 많다. 그리고는 쉽게 “재미로 보는 건데 어때? 그냥 한번 보는 것 가지고”라고 말하지만, 사실 이것은 기독교인들에게는 죄악이 분명하다.

‘성경이 점술을 금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글을 쓴 김지찬 교수(총신대/구약학)의 말을 인용해보자면 “고대 이스라엘의 인근 이방인들은 미래를 알아내기 위해 온갖 방법과 수단을 가리지 않았다. 이들은 미래를 알아내어, 악을 방지하려고 하였다. 소위 액땜을 하길 원한 것이다. 고대 마술사들은 “역사적 운명에 대한 인간의 도덕적 책임”을 강조하지 않는다. 이들은 자기들의 미래를 조작하려고 하였다. 이들은 자기들의 운명을 스스로 통제하길 원한 것이다. 여호와께서 복술과 초혼과 마술 같은 풍습을 금하는 근본적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라고 쓰고 있다.

즉 자신의 삶을 스스로 통제하면서 자신이 주인노릇을 하려는 것이 바로 인간 최초의 원죄라고 김 교수는 전한다. 하나님이 우리의 앞길을 선하게 인도하심을 믿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점집이나 무속인들을 찾아 내 삶을 스스로 통제하려고 든다. 이 얼마나 우리 스스로 하나님께 죄악을 일삼는 동시에 우둔한 일인가?

지금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궁금증으로 고민하는 성도들이 있는가? 내년이 삼재라 의심되고 불안한가? 가족을 부양하는 부담감에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목회자인가? 그럴 때 당신이 세례교인이자 진정으로 하나님을 믿는자라면 점집을 찾기보다 성경을 찾아라.

“너희는 무엇이든지 피 채 먹지 말며 복술을 하지 말며 술수를 행치 말며…너희는 신접한 자와 박수를 믿지 말며 그들을 추종하여 스스로 더럽히지 말라 나는 너희 하나님 여호와니라(신18:15)”라는 말씀을 되새기며, 하나님이 우리 가운데 일으킬 선지자만을 따르는 무리들이 되어야 할 것이다.
본지 제휴 미주 크리스찬투데이 2015년 12월 25일자 기사입니다[해당 기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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