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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척교회, ‘똑소리’ 나는 한가지 집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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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척교회, ‘똑소리’ 나는 한가지 집중하세요”
  • 정윤석
  • 승인 2011.02.21 0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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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인터뷰]꿈의교회 김학중 목사(NCD이사장, 연세대학교 겸임교수)


한 초등학교 남자아이가 있었다. 어느날 학교 선생님이 “네 아버지는 무슨 일 하시니?”라고 물었다. “저희 아버지 모르세요?” 학생이 의아하다는 듯 되물었다. 어처구니 없었던 선생님, 그러나 차분히 다시 물었다.

“네 아버지가 누군데?”
“선생님! 김대중 아세요?”
“알지! 그분이 네 아버지라도 되시니?”
“아뇨. 그러면 김우중은 아세요?”
“알지!”
“그런데 김학중 목사를 모르세요?”

한 초등학생이 선생님 앞에서 그토록 자부심을 갖고 대답했던 아버지의 이름은 김학중 목사였다.

 

 김학중 목사(48, 꿈의교회)를 설명할 수 있는 말은 많다. 현재 유행하는 경영학 서적 한권을 추천해 달라고 하면 바로 책 소개를 할 수 있는 사람, 바람과 파도를 일으킬 수는 없지만 바람과 파도가 일어나면 언제든 그것을 타면서 즐기겠다는 사람,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기에 주변 사람들에게 사역을 위임하며 동역하기를 즐기는 사람, 젊은 나이에 얻은 부흥의 축복을 작은 교회들과 나누고 싶은 사람 등이다.

아직 40대지만 그가 목회자로서 이룬 사역은 여느 중견 목회자 이상이다. 그런 김 목사에게는 독특한 점도 많다. 처음 개척했을 때의 교회 명칭부터 심상찮았다. 경기도 안산 본오동에서 새안산교회로 출발했다가 안산 고잔 신도시 부근으로 이전했을 때는 간판을 새안산레포츠교회로 바꿨다. 기자(교회와신앙 www.amennews.com)가 종종 김 목사의 교회를 지날 때면 교회 명칭이 눈에 띄었다. 이런 생각도 들었다. 새안산교회 ‘레포츠센터’라면 몰라도 어떻게 ‘레포츠교회’라고 지었을까.

김 목사의 마음은 이렇다. “불신자가 좋아하는 교회, 남성들이 좋아하는 교회,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교회”로 지역 사회에 자리매김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 중 불신자에게 한없이 문턱을 낮춘 교회를 마음에 그리며 과감하게 교회 명칭을 선택했다.

믿지 않는 사람이 이웃 놀이마당처럼 친숙하게 찾을 수 있는 교회로 만들고 싶었던 게 그의 생각이었다. 교회안에는 수영장도 있고 헬스시설도 있다. 심지어 교회 마당에서 담배 피우는 사람이 있다 할지라도 뭐라고 하지 않는다. 적잖은 파격이다. 그는 당당히 말한다. “교회 문턱을 낮춰 누구나 와도 되는 교회, 그런 교회를 만드는 것이 하나님이 제게 주신 미션입니다.”

한 때 교회 앞마당에는 작은 동물원이 있었다. 토끼, 닭 등 소형 가축은 물론 말까지 들여왔었다. 교회 성도들이 당근을 들고 와서 먹이는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사람들에게 뭔가 추억을 남겨 주고 싶었던 김 목사의 마음 때문에 생긴 일이다.

 

▲ 꿈의교회 예배에서 설교하는 김학중 목사

김 목사의 현재 이력은 안산서지방 감리사, 연세대학교 겸임교수, 굿프랜드 복지재단 이사장, 한국 NCD이사장 등이다. 출석교인은 약 8천여명이다. 현재 자신의 위치가 부담스럽지 않을까? 김 목사다운 답이 돌아왔다. 이런 상황을 즐기겠다는 것이다.

“위치가 부담되긴 하지만 하나님께서 저를 이렇게 만드신 이유가 있으실 거라 믿습니다. 그렇다면 현재의 위치에 부담가질 게 아니라 즐겨야겠다는 생각입니다. 제가 바람과 파도를 일으킬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밀려오는 파도를 탈 수는 있습니다. 그것을 타고 즐기는 것이 제 몫이라 생각합니다.”

김 목사의 답변에선 패기와 의욕이 엿보였다.

김 목사를 만나던 날 그는 베이지색 스웨터에 짙은 회색 자켓을 입고 교회 식당에서 장성배(선교학)·김영래(기독교교육)·이성민(설교학, 이상 감신대)·황병배(협성대, 교회성장) 교수 등 4명과 함께 식사를 하고 있었다. 이날 교수들은 김 목사와 함께 ‘작은교회 목회 클리닉’에 강사로 나서기 위해 꿈의교회를 방문했다.

설이 지난 직후 김 목사는 감리교 소속 미자립교회를 대상으로 2월 7일부터 10일까지 3박4일간 ‘작은교회 목회 클리닉컨퍼런스’를 진행했다. 미자립교회 목회자들이 갖고 있는 목회 방법론을 클리닉해서 함께 자라가자고 독려하는 자리였다. 전액 무료에 교회에서 숙식을 제공하며 감신대 교수들을 초빙해 설교와 교회행정과 전도방법 등 김 목사가 누리는 부흥의 축복을 나누었다.

“노래교실가면 음정·박자 등을 고쳐주죠. 그러나 개인의 음색과 스타일은 그대로 두잖아요. 목회 클리닉도 그래요. 목회자의 특징과 특색은 그대로 두면서도 다양한 방법론에서 고쳐야 할 부분만 클리닉을 해주는 거예요. 작은 교회가 살아야 한국교회가 힘을 얻습니다. 그러기 위해 저희 교회에 부흥을 허락하신 하나님의 그 은혜를 나누고 싶었습니다.”

감리교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작은교회 살리기 목회 클리닉을 처음 시작한 그는 차츰 그 클리닉의 대상을 교단을 넘어 확대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목사의 작은교회 살리기 노하우는 톡톡 튀었다. 그리고 과감하고 결단력 있었다. 경영학의 도입과 제자훈련과 관련한 일화에서 김 목사의 목회적 특성을 엿볼 수 있다. 그는 교회를 전도중심형 공동체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하는 일은? 김 목사는 경영학 서적을 탐독했다고 한다. 왜일까?

“묻지마 투자는 성공할 수 없습니다. 이처럼 묻지마 교회 개척도 결코 교회를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성공적인 전도공동체로의 전환과 교회 개척을 위해 저는 많은 수의 경영서적을 읽었습니다. 사람들이 ‘신령한 교회를 개척하는 데 어떻게 경제경영원리를 도입하느냐?’고 비판을 제기할 수도 있겠죠. 그러나 저는 경영서적을 통해 동시대를 살아가는 경영전문가들이 그 분야에서 어떻게 활동하며 성공이란 수확을 거뒀는지 배울 수 있었습니다. 목사님들도 그렇습니다. 전도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서 이 세상의 ‘트렌드’를 분석하고 알아야 합니다. 교회가 편견을 버리고 대기업의 경제전략연구소의 연구결과에 대해 마음을 열고 공부하고 배워야 합니다. 분명히 수확할 만한 좋은 내용들을 얻게 될 것입니다.”

교회를 개척하며 철저한 지역교회 분석과 교회의 강점을 개발해야 한다는 게 김 목사의 주장이다. 이미 성공적으로 목회하는 교회들을 그대로 모방만 할 것이 아니라 그들과 차별화시켜서 자신이 강점으로 삼을 수 있는, 1등으로 사람들의 뇌리에 기억될 만한 교회 이미지를 창조하라는 게 그의 주문이다.

“많은 사역을 하는데 신경을 쓰지 말고 한 가지 자신있게, 분명하게 할 수 있는 것을 교회가 결정해야 합니다. 이것은 목회자의 은사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은사를 따라 설교로 유명한 교회, 교회학교 운영을 잘하는 교회, 방과 후 교실 운영으로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교회, 노인들을 잘 섬기기로 소문난 교회 등 ‘똑소리’ 나는 한가지를 붙들면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될 겁니다.”

 

▲ 작은교회목회클리닉모습

김 목사는 교회를 개척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목회의 방법론으로서, 사랑의교회 제자훈련 시스템을 도입하려다가 포기한 적도 있었다. 이유는 단 하나였다. 사랑의교회 제자훈련방식으로 유명한 교회가 1km 정도 되는 거리로 이사왔기 때문이었다.

선뜻 납득할 수 없는 목회자도 있겠지만, 제자훈련으로 유명한 서울 사랑의교회 옆에서 사랑의교회 제자훈련 방식으로 사람들의 필요를 채울 수 있겠는가? 그처럼 이미 제자훈련으로 유명해진 대형교회 옆에서 그와 동일한 제자훈련 방식으로는 사람들에게 다가가기가 어렵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이런 철저한 지역교회 분석 후 그가 선택한 것은 30~40대를 대상으로 한 전도공동체로의 전환이었다.

지역 분위기와 사람들에 대한 심층적인 진단과 대응이 현재의 꿈의교회를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꿈의교회는 2년 후면 교회 설립 20주년을 맞게 된다. 김 목사는 그동안 하나님께서 한번도 부흥의 수레바퀴가 멈추지 않도록 끊임없이 동기부여를 해주셨다며 20주년 이후의 꿈의교회는 ‘나눔’에 강조점을 둔 교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설립 후 10년 동안은 성장을 위해, 그 후 10년 동안은 성숙을 위해 달려 왔다면 다음 10년은 국내·해외 선교에 전념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늘 새로운 목회적 도전을 감행하는 교회 설립 20주년은 김 목사에게는 물론 꿈의교회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다음은 김 목사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 바쁘신데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목사님 이번 주간(2월 7일~10일) 꿈의 교회에서 ‘제1회 작은교회 목회 클리닉’을 미자립교회 목회자를 대상으로 진행하셨습니다. 이 행사에 대해 소개 해주시죠.

힘들고 어려운 개척교회들이 많습니다. 신학교를 졸업한 후 목회 현장에서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힘들어 하는 목사님들도 많습니다. 그들에게 무엇을 나눠줄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그러다가 감신대와 협성대 교수들과 미자립교회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교회 현장에 맞는 목회 클리닉을 해보자고 뜻을 모으게 됐습니다.

노래교실가면 음정·박자 등을 고쳐주죠. 그러나 개인의 음색과 스타일은 그대로 두잖아요. 목회 클리닉도 그래요. 목회자의 특징과 특색은 그대로 두면서도 다양한 방법론에서 고쳐야 할 부분만 클리닉을 해주는 거예요. 작은 교회가 살아야 한국교회가 힘을 얻습니다. 그러기 위해 저희 교회에 부흥을 허락하신 하나님의 그 은혜를 나누고 싶었습니다.

- 개척교회 목회자들에게 주로 어떤 말씀을 하시나요?


묻지마 투자는 성공할 수 없다는 겁니다. 마찬가지로 묻지마 교회 개척도 결코 교회를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성공적인 전도공동체로의 전환과 교회 개척을 위해 저는 많은 수의 경영서적을 읽었습니다. 사람들이 ‘신령한 교회를 개척하는 데 어떻게 경제경영원리를 도입하느냐?’고 비판을 제기할 수도 있겠죠. 그러나 저는 경영서적을 통해 동시대를 살아가는 경영전문가들이 그 분야에서 어떻게 활동하며 성공이란 수확을 거뒀는지 배울 수 있었습니다.

목사님들도 그렇습니다. 교회를 전도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서 이 세상의 ‘트렌드’를 분석하고 알아야 합니다. 교회가 편견을 버리고 대기업의 경제전략연구소의 연구결과에 대해 마음을 열고 공부하고 배워야 합니다. 분명히 수확할 만한 좋은 내용들을 얻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많은 사역을 하는데 신경을 쓰지 말고 한 가지 자신있게, 분명하게 할 수 있는 것을 교회가 결정해야 합니다. 이것은 목회자의 은사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은사를 따라 설교로 유명한 교회, 교회학교 운영을 잘하는 교회, 방과 후 교실 운영으로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교회, 노인들을 잘 섬기기로 소문난 교회 등 ‘똑소리’ 나는 한가지를 붙들면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될 겁니다.

- 현재 작은교회 목회 클리닉에는 어떤 교수님들이 동참하셨나요?


감신대의 장성배(선교학)·김영래(기독교교육)·이성민(설교학) 교수, 협성대의 황병배(교회성장) 교수입니다.

- 참석한 교회는요?


경기도 안산에서 가까운 지역에 위치한 미자립교회를 대상으로 초청했어요. 3박4일간 교수님들과도 함께 먹고 자면서 목회 클리닉을 진행한다는 거였죠. 전액 무료였습니다. 선착순으로 30교회만 받았습니다.

- 교단도 관계 없었나요?

아닙니다. 첫 시작은 감리교 소속 목회자를 대상으로 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클리닉의 대상을 교단을 넘어 확대해나갈 계획입니다.

- 이제 목사님 개인사와 관련한 궁금증을 여쭤보겠습니다. 목사님 성함의 뜻은 무엇인가요? 누가 지어 주셨습니까?

 

▲ 설교하는 김학중 목사

제 이름의 뜻은 두루미 학(鶴)에 가운데 중(中)자를 써요. 학은 철새라고 해요. 철새가 이동할 때 그 중 가장 가운데 서는 새를 의미하는 이름이에요. 외할아버지께서 이름을 지어 주셨어요. 날아갈 때 가운데서 날게 되면 누구보다도 더 바람을 많이 맞아야 하고 반대로 뒤에 있는 새들에게는 바람이 덜 가고, 덜 피로하고, 덜 지치도록 해야 해요. 리더이지만 희생하는 리더가 되라는 의미가 담겨 있는 거 같아요.

- 목사님의 고향은 어디이신지요, 그 고향에서 얻은 정서적 영향과 그리스도인으로서 남기고 싶은 추억도 있으실 거 같은데요?

고향은 경기도 부천이에요. 부천시를 상징하는 꽃과 나무가 모두 복숭아인데 부천은 제가 어렸을 때 복사골로 불릴만큼 복숭아가 많이 열렸죠. 드넓은 벌판과 논밭에서 뛰 놀고 메뚜기를 잡아 구워먹고 가을에는 개구리와 물고기를 잡아 먹던 추억이 있는 곳이지요. 지금은 도심지가 됐지만 저는 그 옛날의 추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요. 이런 추억은 저의 정서를 풍요롭게 하고 감성적 목회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생각해요.

- 목사님 가족들에 대해 소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부인 이근아 사모와 한솔(20)이, 한별(17)이, 늦둥이 아윤(1)이가 있어요.

- 목사님은 목회와 가정의 양날개의 균형을 어떻게 맞추며 살아오셨습니까?

저는 목회와 가정의 균형을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해요. 오로지 목회에 전념하며 10년을 달려 왔을 때 아내가 건강검진을 받았어요. 결과가 청천벽력 같았어요. 유방암 진단을 받았거든요. 수술을 하기 위해 서울로 갔어요. 병실에서 아내가 마취된 상태에서 돌아 나오는데 다리가 후들거리고 눈물이 났어요.

내가 목회를 한다며 아내의 아픔도 제대로 돌보지 못하고 자녀들에게도 큰 고생을 시켰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당시 목회하면서 집을 소유하지 않겠다고 했었거든요. 그래서 오르는 전세금을 피해 9번을 이사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이 사건 이후로 약간 생각을 바꿨어요. 내가 목회를 잘해도 아내가 행복하지 않으면 그것은 올바른 목회가 아니다는 결론이었어요. 그 때 처음으로 이사가지 않아도 되는 내 집을 마련하게 됐어요. 그리고 저는 사택은 아내와 자녀를 위한 공간으로 남겨 놓고 싶어요. 아내와 자녀들을 행복하게 하는 게 저에게는 꿈의교회 목회만큼이나 중요합니다.

- 목사님의 경우 장년 출석 성도 8천여 명에 이르는 대형 교회의 목회자입니다. 가족을 위해 시간을 낸다는 게 여간 어려워 보이지 않습니다.

목회와 가정의 균형은 양의 문제가 아니라 질의 문제입니다. 적어도 저는 아내와 일주일에 3회는 저녁 식사를 함께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일이 많아 함께할 시간이 부족하지만 최대한 아내를 위해 배려하고 아내 또한 그것을 고마워 하죠. 가정예배를 드리며 대화도 많이 하구요.

- 기독교계 목사님들 사이에 베스트 드레서가 있다면 목사님이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코디를 잘해서 입으십니다. 의상 코디는 모두 사모님의 작품인가요?

(김 목사는 이 질문에 슬쩍 미소를 지었다)제 의상은 100% 아내가 해주는 겁니다. 아내가 사주고 입혀줘요. 저는 개인적으로 내면의 아름다움은 외면의 ‘스마트’함으로 나타나야 한다고 생각해요. 비싼 옷을 입는 게 아니라 감각적으로 입으려고 노력합니다. 군인의 제복은 그 사람의 신분을 나타냅니다. 외모도 그렇다고 생각하거든요.

- 사모님의 코디에 만족하시나요?


신혼 때는 입으라는 옷이 맘에 안들면 다른 옷을 입고 나갔어요. 그런데 지금은 아내가 해주는 그대로를 입고 다닙니다.

- 목사님의 취미는 무엇인가요? 목회 현장에서의 긴장을 해소하고 여유를 갖기 위해서 하시는 일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는 운동을 많이 하고 또 좋아해요. 수영, 배드민턴, 탁구, 축구, 족구 등을 하며 땀을 흘리며 뛰는 것을 좋아해요. 음식은 소식을 하는 편이에요. 일부러 육류를 피하는 편이구요. 야채와 잡곡밥을 즐겨 먹습니다. 육류를 피하는 건 절제를 위해서예요. 욕심을 버리고 맛있는 것만 먹지 않고 맛없는 것도 먹는 것이 신앙생활에 있어서 절제라는 덕목을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해요.

- 사모님의 현재 건강은 어떠신가요?

유방암진단을 받고 수술을 한 후 완전히 회복돼서 좋아졌어요. 수술 후에 3개월, 6개월 12개월 공백을 두고 진단을 다시 받았는데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

- 1993년 새안산교회를 개척하셨으니 내후년이면 20주년이 됩니다. 목사님의 20년의 목회를 한마디로 압축해서 설명한다면 무엇인가요? 또 20주년을 기념해 준비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지금까지 목회하면서 저는 창조하시는 하나님의 속성을 체험했습니다. 교회를 개척한 이후로 정말 매년 부흥되는 기적을 맛보았어요. 18년 동안 부흥의 수레바퀴가 멈춘 적이 단 한번도 없었으니까요. 하나님은 저의 마음 가운데 끊임없이 동기를 부여하셨어요. 개척 후 10년 동안은 성장, 그 후 10년 동안은 성숙, 또다시 앞으로의 10년은 나눔을 향해 나아갈 계획입니다. 물론 이 세 가지가 지금까지 별개로 돌아가진 않아요. 이 세 가지 기능이 상존해 왔지만 우선순위와 강조점을 그렇게 바꿔갈 계획입니다.

- 목사님은 젊은 나이(48세)에 또래의 젊은 목회자들이 경험하지 못한 것을 경험하고 이루셨습니다. 그러나 최고가 되는 것보다 최고의 자리를 지키는 게 더 힘들다고 하지 않습니까? 현재 목사님의 위치가 부담스럽지는 않나요?

하나님께서 제게 일찍 성장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셨습니다. 그 위치가 부담되기도 합니다. 제가 유명 목회자가 되는 것을 원한 것도 아니었는데 어느덧 교계에선 이름 있는 목회자 중 한 사람이 됐습니다. 젊은 나이에 감리사가 됐고, NCD이사장이 됐습니다. 대중성도 높아진 만큼 성도들의 기대치도 높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위치가 부담되긴 하지만 하나님께서 저를 이렇게 만드신 이유가 있으실 거라 믿습니다. 그렇다면 현재의 위치에 부담가질 게 아니라 즐겨야겠다는 생각입니다. 제가 바람과 파도를 일으킬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밀려오는 파도를 탈 수는 있습니다. 그것을 타고 즐기는 것이 제 몫이라 생각합니다.

- 꿈의교회의 부교역자 중 10년 이상 목사님과 동역한 부교역자들이 꽤 있는 것으로 압니다. 관계를 잘하셨기 때문인가요? 오랜 동안 함께 동역할 수 있었던 이유는 뭔가요?


저는 첫째로 위임을 확실하게 합니다. 위임은 상대를 믿어야 가능합니다. 그런데 제가 하는 위임은 상대가 믿음직스러워서 하는 게 아닙니다. 미덥지 못하고 부족한 부분이 있어도 철저하게 사역을 위임합니다. 그게 곧 상대를 믿는 것이고 결과적으로 발등을 찍힐 수도 있지만 그래도 하는 게 위임입니다. 사역을 위임할 뿐만 아니라 그에 걸 맞는 인사권과 재정권도 함께 줍니다. 부교역자들은 그런 제 신뢰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둘째로 저의 한계를 인정하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나는 완벽하다, 나는 프로다’라는 의식만 갖고 있으면 부교역자를 인정하기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 나를 프로라고만 생각하면 상대의 부족한 모습이 많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관계에 어려움이 없는 건 아니지만 저의 한계를 인정하고 철저하게 위임하면서 사역이 신나고 재미있어졌습니다. 10년간 함께 한 동역자들이 홍병수·오성욱·김석형·신정범·이동호 목사 등 5명입니다.

▲ 2010년 송구영신예배에서 동물가면을 쓰고 찬양을 한 부교역자들
- 목회의 최전선에서 개척을 꿈꾸는 목회자들이 있습니다. 그들이 어떤 목회자가 됐으면 하는지, 행복한 목회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조언해 주십시오. 또 그들에게 꼭 하고 싶으신 말씀은 무엇인가요?

목회자는 5가지 영역에 충실해야 합니다. 영성·지성·감성·관계성·성품입니다. 영성만 강화하다보면 잘못하면 사이비나 이단에 빠집니다. 지성만 강조하다보면 자기 자랑과 주장만 강해져서 주변에 사람이 다가오지 않습니다. 모든 것을 조화롭게 해야 합니다. 영성과 지성뿐 아니라 감성을 강화해 사람 냄새 나는 목회자가 돼야 합니다. 가슴이 통하는 따스한 목회를 해야 합니다.

목회의 90%는 관계입니다. 성도들과의 관계가 제대로 맺어져 있지 않으면 기도를 아무리 많이 해도 문제가 발생합니다. 목회의 원칙과 기본을 확실히 하십시오. 시간을 엄수하고 토요일은 주일을 위해 절제하며 사십시오.

믿음이 중요하죠. 그러나 저는 성품을 더 중요하게 봅니다. 일꾼을 뽑을 때 믿음만 보면, 교회 활동에 대한 적극성만 보고 뽑으면 믿음이 약해지고 다운될 때 성품이 드러납니다. 주변에 큰 상처를 주고 어려움을 야기합니다. 성품은 사람이 갖춰야 할 기본기입니다. 목회자도 품성, 성품이라는 기본기가 닦여져 있으면 스킬은 나중에 배워도 좋습니다.

- 목사님의 이력은 안산서지방 감리사, 연세대학교 겸임교수, 굿프랜드 복지재단 이사장, 한국 NCD이사장 등입니다. 분주하신 가운데 목사님은 현재 건강은 어떠신지요? 건강관리는 또 어떻게 하고 계신지요?


건강을 위해 규칙적 생활에 가장 신경을 씁니다. 음식은 소식을 하고 잠도 5~6시간은 꼭 자기 위해 노력합니다. 아침·저녁으로 반신욕을 10분씩 합니다. 1년에 한번씩 건강검진도 빼놓지 않고 받습니다. 그래서인지 건강에 큰 이상은 없습니다.

- 새해 벽두부터 한국교회에는 여러 가지 아픈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한국교회에 불미스런 사태가 발생하는 근본원인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이런 아픔을 한국교회가 어떻게 극복하면 좋을까요?

한국교회의 문제는 하루 이틀에 생긴 게 아닙니다. 그리고 누구 한 사람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많은 시간 먼지가 쌓이듯 누적되고 누적돼 생긴 일입니다. 자연이 훼손되면 가장 좋은 게 자연 스스로 정화가 되도록 두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섭리와 순리 속에 교회가 정화되도록 우리를 내어 맡기는 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하나님의 사이클에 우리의 마음을 맞추고 믿음으로 나간다면 분명히 하나님께서는 일하실 것입니다.

사람이 아프면 가만히 쉬어야 합니다. 지금 한국교회 이곳저곳에서 아프다는 소리가 들립니다. 이럴 때는 잠시 쉬면서 하나님의 세미한 음성이 무엇인지 귀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잠시 쉬면서 성숙을 위해 한국교회의 체질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 성도들도 한국교회의 모습으로 많은 충격을 받았을 듯합니다. 성도들에게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한국교회의 문제는 지금 처음 발생한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교회 중에 유일하게 한국교회만 갖고 있는 문제도 아닙니다. 조금 마음이 여유로워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2천년 역사 속에 교회 문제는 상존해 왔습니다. 초대교회 때도 있었고 영국교회, 미국교회 할 것 없이 모든 그리스도의 교회에 아픈 문제들이 있어왔습니다.

‘교회는 틀렸어’라고 하기 보다 이런 교회를 현재까지 하나님께서 지켜오신 것처럼 교회를 사랑으로 보듬고 공의로운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세상은 교회를 철저하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교회가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 관심있게 보고 있습니다. 갈등과 불화로 끝나면 세상의 페이스에 말려가는 겁니다.

교회 문제에 마음이 아프지만 가출한 자녀가 돌아올 때 다시 받아주는 아버지의 마음, 그 마음이 한국교회 성도들에게 있어야 합니다. 성도들이 믿음의 닻을 교회나 목회자에 두는 게 아니라 하나님께 두고 문제 해결을 위해 기도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끝으로 한국교회의 이단문제가 심각합니다. 한국교회는 이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한국교회가 믿음은 강조했지만 분별력있는 신앙에 대해서는 어두웠던 요소가 있습니다. 한국사회가 버는 것은 잘 알지만 나누는 것에 대해 잘 모르는 것과 마찬가지인 거 같습니다. 어떻게 분별하고 어떻게 건전한 신앙을 가져야 할 지에 대해 안 가르쳤던 것이지요.

이제 고학력의 시대입니다. 성도들도 목사 말이 진리라고 하면서 절대적으로 복종하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이제 논리적으로 합리적으로 신학함이 무엇인지 가르칠 때가 됐습니다. 불건전한 교리와 신앙이 무엇인지도 규명해야 하구요. 그런 움직임이 강화될수록 이단세력들은 약화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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