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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 교주들 구속사(拘束史) 그리고 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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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 교주들 구속사(拘束史) 그리고 맹신
  • 정윤석
  • 승인 2009.05.14 23: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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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저질러 감옥 가도 미화하거나 혹은 애써 외면하거나

 
기독교에서 구속사(救贖史)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행하신 모든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구속사를 다른 의미로도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구속사는 예수께서 펼치신 구속사와는 의미가 다르다. 구속사(救贖史)가 아닌 구속사(拘束史)다. 소위 이단단체 교주들이 감옥에 갔다 온 전력을 말한다.

감옥은 죄에 대한 대가를 치르는 장소다. 전과 기록도 남는다. 세인들은 이를 ‘호적에 빨간 줄 그어진다’고 표현한다. 적어도 감옥에 갔다 온 사람은 그 이유가 민주화를 위한 투쟁이 아닌 다음에야 타인에게 긍정적인 인상을 주기 어렵다.

그런데 이단단체의 교주들에게는 이런 사회적 통념에서 예외가 된다. 오히려 감옥에 갔다 온 사실이 미화되기도 한다. ‘고난 받는 종’의 이미지로 ‘승화’시키는 것이다. 신도들은 이 사실을 애써 외면하기도 한다. 그래서 한 단체의 명멸과 교주의 구속은 상관관계가 별로 없다. 이단 단체의 교주 또는 대표격 인사가 실정법을 어겨 사회 문제가 됐음에도 현재까지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곳에는 어떤 곳이 있을까?

 

▲ 정명석 씨

멀리 갈 것 없이 최근 여신도 강간, 강간치상,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구속 재판을 받고 있는 정명석 씨를 살펴보자. 대법원은 정 씨에 대해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형사적 문제뿐만 아니라 민사소송에서도 대법원은 정명석 씨를 상대로 성추행이나 성폭행을 당했다는 여성들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해 여성들에 위자료 6천만원 지급하라고 확정 판결했다. 그러나 JMS측 신도들에게는 이 판결이 그들의 신앙에 거의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한다.

신도들은 정명석 씨에게 ‘무한신뢰’를 드러낸다. 정명석 씨와 관련한 판결이 나왔을 때 법원 주변에서 기자(www.amennews.com)와 대화하거나 전화 통화한 JMS측 신도들은 △정명석 총재에게 현행법적으로 아무런 죄가 없다는 것을 확신한다 △일부 여성들이 총재님께 누명을 씌우고 있다 △언론에 비판적으로 보도돼 재판부에도 선입견이 쌓여 있다 △예수님도 억울한 누명을 쓰고 십자가 형을 받으셨다 △이 모든 게 섭리역사를 펴기 위한 고난의 과정이다며 정명석 씨와 관련한 법적 판결, 언론 보도를 모두 불신하는 반면 교주에 대해서는 신앙적 의미의 무고한 ‘매’를 맞고 있다고 인식했다.

 

▲ 우수자원봉사자에게 상을 주는 기독교복음선교회(CGM자원봉사단 홈페이지 갈무리)


이런 태도를 반영하듯 정명석 교주의 구속과 관계없이 그가 설립한 기독교복음선교회(CGM)의 활동은 지금도 활발하다. 특히 기독교복음선교회와 유관기관인 CGM자원봉사단의 경우 인천지역 사할린돕기 바자회 봉사활동, 경기도 안산 지역 무궁화심기 봉사활동, 천안 아산역전 환경정화 활동 등 전방위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올 3월에는 중고등부 학생들을 대상으로 개학집회를 열기도 했다.

 

▲ 조희성 교주(승리제단 홈페이지 갈무리)

조희성 교주(영생교)는 ‘사람이 죽는 종교는 종교가 아니다’며 자신의 육체 영생을 주장하다가 서울구치소에서 2004년 6월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사망 전까지 조 씨의 전과도 만만치 않다. 조 씨는 1995년 4월 29일 대법원으로부터 신도들의 헌금 3억여 원을 가로챈 혐의로 징역 2년6월형을 선고받았다. 복역 중에 추가로 사기혐의가 적용돼 징역 4년형을 더 얹어서 선고받기도 했다. 7년 가까운 세월을 사기혐의로 감옥생활을 한 셈이다.

출소 후 신도 6명의 살해를 지시한 혐의(살인교사) 등으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가 2004년 5월 24일 열린 2심에서는 범인도피 혐의만 유죄로 인정돼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이렇듯 화려한 구속사를 자랑하는 조희성 씨에 대해 영생교측은 엉뚱한 해석을 내놓는다. 이들은 조희성 교주가 감옥에 있던 기간을 육체로는 재판관과 치열한 법적 공방전을, 영적으로는 무량대수 마귀를 죽이고 성도들을 영력을 키우는 영적 전쟁을, 심리적으로는 비밀지령을 받고 조희성 교주를 죽이려고 기회만 엿보는 간수들과 한판 싸움을 펼쳤다고 주장한다. 사기와 범인도피혐의로 감옥에 있던 유형의 세월을, 마귀를 죽이고 영생교 신도들의 영력을 키워낸 영적 전쟁의 기간으로 본 것이다.

현재 영생교 승리제단은 조 교주의 사망 후 부인인 이영자 씨가 총재로 선임돼 이끌고 있다. 그리고 이 씨를 ‘해와 주님’으로 호칭하며 경기도 부천의 본부를 비롯 전국 40여개의 집회소에서 계속해서 활동중이다.

 

▲ 경기도 모란공원묘지에 위치한 구인회 씨의 묘

무덤에 ‘재림예수님의 묘’라고까지 묘비명을 단 구인회 씨(천국복음전도회)도 전과가 화려하다. 구 씨는 1976년 중앙일보 보도에 의하면 시한부종말론을 내세워 부녀자·청소년이 대부분인 신도 2천여명으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뜯어내는 등의 상습 사기 혐의로 구속됐다. 당시 보도에서 구 씨는 ‘나를 따르는 사람만이 천국에 가서 왕이 된다’, ‘천국에는 먹을 것, 입을 것이 다 있으니 돈을 한푼이라도 갖고 가면 안된다’며 헌금을 갈취했다고 지적됐다.

사기혐의로 구속된 그에 대해 구인회측은 <새하늘과 새땅 지상 천국은 재림예수 교회에서 이루어진다>(성광출판)는 책자에서 다음과 같이 해석해낸다.

“재림예수님께서는 이 땅에 오셔서 많은 고난을 받으시고, 이 세대 자기 백성에게 버린 바 되어 마지막에는 범죄자 중 한 사람으로 헤아림을 입으시고, 상습 사기꾼이란 죄명으로 옥중에 끌려가 20일 동안 곤욕과 심문을 받으시다가 1976년 음력 1월 29일 서울 서대문 교도소 옥중에서 운명하셨다. ···

재림 예수님께서는 성경에 기록된 대로 많은 고난을 받으시고 옥중에 끌려가 육체로는 죽임을 당하시고 영으로는 살리심을 받아 하늘로 승천하셨으며 재림예수님께서 대한민국 땅에 오셔서 보배로운 피를 흘리시므로 여호와의 뜻이 성취되는 것이며··· 지상천국이 우리 대한민국 땅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위의 책 12페이지).

 

▲ 구인회 관련 기사(중앙일보 1976년 2월 11일자)


다소 차이가 있지만 정명석 씨나 조희성 씨측 신도들이 보이는 태도와 본질적으로 다를 바가 없다. 이 단체는 현재 최총일 씨의 재림예수교회천국복음전도회, 박인수 씨의 한국예수교천국복음전도회로 나뉘어 활동 중이다.

<자칭 한국의 재림주들>(현대종교)에 따르면 박태선 씨(천부교)도 1958년 12월 24일, 1961년 1월 27일, 두 차례에 걸쳐서 폭행, 부정선거, 혼음, 횡령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자신을 재림예수로 주장하지 않고 교주와도 성격이 다르긴 하지만, 소위 구원파 기독교복음침례회의 대표격 인사인 유병언 씨도 1992년 9월 22일 상습사기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4년형을 확정받은 바 있다.

박태선 씨의 천부교는 전국 300여개 교회, 유병언 씨의 구원파측의 경우 전국 99개 교회에 교인수는 3만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중앙일보 1992년 9월 23일자 기사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감옥에 간 자신들의 지도자 때문에 큰 타격을 받고 쇠락의 길을 걷는 단체는 보기 드물다. 그러나 그들의 지도자가 감옥에 갇혀도 이를 십자가의 고난이나 역사를 이루기 위한 과정으로 그 범죄를 미화하거나 애써 외면하면서 건재한(?) 경우는 얼마든지 있다. 때론 ‘말씀이 맞으니 구속이나 범죄여부와 상관없이 이 곳에 머물겠다’는 사람마저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심리는 도대체 어떤 것일까? 로버트 치알디니(애리조나 주립대학 심리학과 석좌교수)의 글을 통해 그 심리를 조금 엿볼 수 있을 듯하다. 치알디니 교수는 <설득의 심리학>(21세기 북스)에서 잘못된 신앙을 지키려는 신도들의 심리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신도들은 신앙을 지키기 위하여 너무도 많은 것들을 희생하였기 때문에 이제 와서 그들의 신앙을 버릴 수 없었다. 그런 그들에게 수치심, 경제적 손실, 그리고 세상 사람들로부터의 조롱 등은 도저히 용납되지 않았다. ···그들은 너무 큰 희생을 치렀기에 종교를 포기할 수 없었다.”

신앙과 종교에 너무 큰 희생을 치른 신도들이다. 그들에게 교주의 죄가 있고 없고, 그 죄가 크고 작고, 저질이고 아니고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게 된다. 사실상 그들이 그 단체에 매여 있는 것은 진리 때문이 아니라 자신이 바친 희생이 아까워서라는 심리학자의 지적인 것이다.

최근 대법원에서 정명석 씨가 징역 10년 확정판결을 받았다. 정명석 씨가 감옥에 갇혔다고 모든 게 끝난 것이 아니다. 이단단체 교주들의 구속사는 늘 또다른 차원으로 미화되고 신도들의 결속을 다지는 방법으로 이용돼 온 것을 우리는 볼 수 있었다. 결국 이단단체의 지도자가 감옥에 갇혔다고 해서 완벽한 승리가 아닌 셈이다. 이단대처의 긴장의 끈을 늦추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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