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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온 몸으로 하나님을 느끼다본지 기자, 상록교회 진요섭 목사와 함께 한 종주기
정윤석  |  pride@ame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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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6.11.0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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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종주는 우리네 인생사와 무척이나 닮았다. 오르막을 가다보면 내리막이 나온다. 뒷동산의 아기자기한 맛과 기암괴석의 웅장한 멋이 한 데 어우러져 있다.

   
 
   ▲ 지리산 산세
 

아무리 멋지고 아름다운 종주길이라 해도 100m 단거리 선수가 뛰듯이 이곳을 주파할 수는 없다. 길고 긴 산행이기에 묵묵히 한걸음씩 내딛는 마라토너의 마음으로 걸어야 한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최종 목적지와 맞닿게 된다. 종주거리는 전남 구례군 성삼재에서 경남 함양군 백무동까지의 종주 코스가 약 40여km로 알려져 있다.

가을 지리산 종주를 하며 만나는 길은 너무도 다채롭다. 낙엽이 수북이 쌓인 낙엽 길, 바위로 이뤄진 바위산 길, 공원처럼 예쁘게 조성한 나무 계단 길, 바위 위에 연결한 철계단 길, 계곡을 따라 이어진 돌밭 길. 이런 다채로운 길을 걷다보면 목이 마를 때쯤 샘이 나온다. 지리산의 다양함 때문에 종주는 지루하지가 않다.

   
 
 
 
   
 
 
 
   
 
 
 
   
 
 
 
   
 
 
 
   
 
 
 
   
 
   ▲ 지리산의 다양한 산길을 걷다 목이 마를 때 쯤이면 샘이 나와 목을 축여 갈 수 있다
 

지리산의 다채로움은 자연 속에서 하나님의 은총을 만끽하게 해 준다. 첩첩이 쌓인 산세와 예쁜 나뭇잎들은 시각을, 맑은 공기와 바람·흙·낙엽 냄새는 후각을, 삽상한 바람은 촉각을, 산새소리, 나뭇잎 스치는 바람소리는 청각을 즐겁게 한다. 산 중턱에 있는 대피소에서 챙겨 먹는 끼니에 미각도 만족스럽다. 오감이 만족감에 몸부림친다. 걸어가면서 슬로비디오처럼 스쳐가는 산세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맛보는 경탄스런 지리산 종주지만 목회자들에게는 지리산 종주가 먼 나라 사람의 얘기로만 들린다. 주중에 예배를 드려야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체력단련을 해두지 않으면 쉽사리 도전할 수 없는 코스다. 그야말로 고생길이 되기 십상이다.

   
 
 
 
   
 
  ▲ 지리산에도 서서히 단풍이 들고 있다.
 

진요섭 목사(46, 상록교회 부목사)는 올 초 계획을 짜면서 지리산 종주를 염두에 두었다. 평소 진 목사는 목회자의 건전한 취미생활은 목회를 더욱 윤택하게 한다고 생각했다. 그가 틈나는 대로 등산, 하이킹, 사진 찍기를 즐기는 이유다. 이것은 진 목사의 영적 생활과 동전의 양면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영역이었다.

   
 
   ▲ 진요섭 목사
 

그래서 한 해 계획에 두 가지 독특한 계획을 포함시켰다. ‘번지점프하기’와 ‘지리산 종주’였다. 번지점프는 이미 경기도 분당의 율동공원에서 올 봄에 마쳤다. 한 가지가 남았다. 지리산 종주였다. 그런데 지난 7월에 병원에서 덜컥 간염 진단을 받았다. 그 순간 진 목사는 ‘지리산 종주의 꿈은 날아 갔구나’라고 생각했다.

“간염 진단을 받은 후 어떤 일을 하든 쉽게 피로가 왔어요. 피곤하니까 많은 일을 못해서 자주 쉬게 되고 자주 쉬니까 몸은 점점 약해져갔어요. 몸이 약하니 일을 하면 빨리 지쳐갔고···. 악순환이 시작됐죠.”

거듭되는 악순환을 이겨내고자 진 목사는 고명옥 사모(43)와 틈틈이 집 근처에 위치한 노적봉과 수암산을 올랐다. 시간이 될 때는 북한산을 오르기도 했다. 등산을 하면 할수록 예전의 건강을 회복하며 자신감을 갖게 됐다. 그럴수록 지리산 종주는 현실화되기 시작했다.

   
 
   ▲ 고명옥 사모
 

진 목사가 지리산 종주에 대해 결정적인 자신감을 얻게 된 것은 ‘대부도 하이킹’을 통해서였다. 교회에서 대부도까지 왕복 50km 거리를 자전거를 타고 갔다 오는 코스를 지리산 종주를 하기 2주일 전에 다녀왔다. 청년들 몇 명과 함께 스타트를 했는데 가장 마지막까지 페달을 밟으며 자전거를 탄 사람은 진 목사뿐이었다. 언덕 길을 끝까지 올라가며 다리 근력이 아직 녹슬지 않았다는 자신감을 얻었던 것이다.

자신감을 회복하면서 지리산 종주는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인터넷을 통해 각종 준비물을 챙기고 10월 22일 주일 저녁 6시 15분에 출발해서 밤 10시에 백무동 느티나무 대피소에 도착했다.

# 준비물 목록(10월 22일~10월 25일, 4인 3박 4일 산행)  

구  분

품             목

 개   인

등산물품

배낭, 배낭커버, 등산화, 등산양말(일수대로), 모자, 침낭(산장에서 대여가능함-3천원), 장갑, 지팡이, 우의, 방한·방풍옷, (손)수건, 물통, 헤드렌턴

세면

세면도구(비누, 물티슈, 로션, 수건, 칫솔, 치약), 기타 개인용품

음식

수저, 종이컵, 마른반찬, 영양갱, 초콜릿, 햇반, 개인영양제, 쌀(종이컵 1컵 한끼)

기타

휴대폰, 충전기, 주민증(산장 예약확인시 필요)

 공   통

약품

소화제, 물파스, 두통약, 일회용 밴드

조리도구

버너 2, 코펠 1, 가스, 칼, 은박지, 비닐팩, 휴지, 물티슈 

반찬류

김치, 고추장, 즉석 국거리(미역), 꽁칟참치캔, 라면

양념류

조미료, 소금

차류

종이컵, 커피, 코코아

기타

카메라

 

   
 
   ▲ 느티나무산장
 

이곳에 차를 세워 놓고 하룻밤을 지낸 다음 10월 23일(월) 아침 7시 30분에 택시를 타고 성삼재 휴게소로 이동한 다음 종주를 시작하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다. 진 목사와 지리산 종주에 동참한 이들은 고 사모와 방효재 형제(31)였다.

   
 
  ▲ 방효재 청년
 

진 목사는 지리산 종주를 떠나며 “옷을 팔아서 책을 사고 집을 팔아서 여행을 가라는 말이 있다”며 “여행을 통해 사람은 많은 체험을 하고 그 경험으로 힘차게 살게 된다”고 강조했다.

10월 23일(월) 지프로 된 택시를 타고 성삼재 휴게소에서 하차했다. 택시비 3만 5천원을 기사에게 지불하려고 하는데 바람이 세차게 불었다. 기사는 농담조로 “여기서 돈 날아가면 찾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고지대인데다가 바람이 세게 불고 구름이 자욱해서 20여 m 앞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 지리산의 지프형 택시
 

23일의 코스는 성삼재휴게소에서 시작해 뱀사골 휴게소에서 점심을 먹고 연하천대피소에 들러 저녁식사를 한 후 취침하는 순서였다. 지리산 종주의 여정이 시작됐다. 평일 오전이라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다. 종주는 구름속에서 고즈넉하게 시작됐다. 시간은 8시 30분이었다.

   
 
   ▲ 지리산 종주 첫날은 구름 속에서 시작했다
 

유독 바람도 많이 불었다. 우거진 숲 속으로 들어서자 거센 바람 소리는 거의 환상이 됐다. 마치 바다에 있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청각적 효과를 주었다. 집채같은 파도가 바위에 부딪히며 산산조각을 내며 흩어질 때 나던 그 소리가 1500m 이상의 고지대에서 들렸다. 동해에서 듣던 바로 그 소리였다. 지리산 능선에 자란 무수히 많은 나무들과 풀잎들에 거센 바람이 부딪힐 때 마다 ‘쏴아아’, ‘쏴아아’ 하며 영락없는 동해의 그 소리가 들리는 것이었다.

   
 
   ▲ 첫날, 바람을 동반한 비가 거세게 몰아 붙였다
 
.
고명옥 사모는 지리산 종주를 마친 후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첫날 노고단에서 연하천으로 걸어가며 듣던, 파도 같던 바람 소리는 정말 잊을 수 없었다”고 회상한다.

점심은 뱀사골 대피소에 12시 30분 도착해서 1시 20분까지 마쳤다.

   
 
  ▲ 뱀사골 대피소
 

이날 점심은 삼계탕이었다. 냉동식품인 삼계탕을 빨리 먹어서 짐을 가볍게 하기 위해서였다. 참고로 모든 대피소에서는 자연 보호를 위해 세제, 비누, 치약 사용이 금지돼 있다. 화장지나 물티슈를 충분히 준비해서 이를 대체해야 한다. 점심을 먹은 뱀사골대피소의 단점은 종주하는 길에서 벗어나 200m 아래로 걸어내려가야 한다는 점이다. 밥을 먹기 위해 내려갈 때는 괜찮지만 다시 오르기 위해서 많은 에너지를 들여야 한다. 점심을 든든히 먹은 후 일행은 연하천 대피소에 3시 20분에 도착해 여장을 풀었다. 이곳이 첫 취침하는 장소다.

지리산은 다시 말하지만 인생사와 같다. 오르막을 가다가 힘들어 탈진할 것 같은 순간에 내리막이 나온다. 다시 신이 나서 내리막을 가다보면 평지가 나와 마음을 흐뭇하게 하고 다시 거대한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한걸음 한걸음마다 겸허함을 배우지 않을 수 없다.

인생길 같은 종주를 하면서 진 목사는 틈틈이 대화를 했다. 한 해 계획 중 몸을 위해 세운 계획의 유익에 대해 말했다.

“지리산 종주라는 목표를 세웠을 때 유익한 점은 그 종주를 위해서 몸을 만들어 간다는 점이다. 지리산 종주를 계획하고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그 목표를 위해 몸을 만들고 체력을 다지고 준비하게 된다는 점에서 ‘지리산 종주’ 등 가시적인 계획은 건강을 위해 큰 도움이 된다.”

진 목사와 일행은 연하천 대피소에서 지리산 종주에 있어서 가장 큰 복병을 만난다. 바로 ‘불면’이었다. 일행 모두 예민한 편에 속하는 지라 40여 명이 한꺼번에 들어가서 자는 곳에서 잠을 제대로 잘 리가 없었다. 게다가 연하천 대피소는 다른 대피소와 달리 저녁 6시가 되자 모두 소등해버리는 분위기였다.

   
 
 
 
   
 
   ▲ 연하천대피소
 

하릴없이 저녁을 먹고 그 시간에 모두 취침하기 시작했다. 벽소령이나 장터목처럼 난방이 전혀 되지 않는 대피소기에 침낭 속에 들어가 옷을 겹겹이 껴 입는 것도 힘들었고 그 상태에서 저녁 6시에 잠을 자니 대부분 밤 10시가 돼서 하나둘 깨기 시작했다. 그리고 스트레오 음향처럼 여기저기서 들리는 코고는 소리에 잠을 설치기 시작했다. 잠들라 치면 옆에서 코고는 소리에 잠을 깨고, 잠을 깼다가 다시 자며 하룻밤을 보냈다.

화장실도 완전히 재래식이다. 인분을 받아서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다. 그래도 재래식에 익숙해져야 한다. 그리고 밤에 화장실을 가기위해 대피소를 나와 다른 건물로 걸어가는 것도 도심지에서 생활하던 사람들에게 익숙치가 않다.

게다가 여자들 인원이 적을 경우 한 숙소에 같이 재우기도 했다. 고명옥 사모와 또 다른 1명의 여성은 남편과 수많은 다른 사람들 틈에서 하룻밤을 보내야 했다. 이날 2시간 정도를 더 가면 나타나는 벽소령 대피소에서는 사람들이 아주 적었다고 한다. 다음 코스를 잡을 때는 성삼재에서 벽소령까지 잡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누군가 지나가며 벽소령은 연하천에 비하면 호텔급이라고 말했다.

24일(화)은 연하천대피소에서 출발해 벽소령에서 아침을 먹고 세석대피소에서 점심을 먹은 후 장터목대피소에서 저녁을 먹는 코스였다. 연하천 대피소에서 6시 50분에 출발해 벽소령 대피소에는 8시 45분에 도착했다. 전날 비온 뒤의 영향이라 가시거리가 확 트인 곳에서 새로운 느낌으로 시작했다. 지리산은 사람이 지을 수 있는 만 가지 표정만큼이나 다양한 모습으로 활짝 피어났다.

   
 
   ▲ 벽소령대피소
 

진 목사는 길을 걸으며 추임새를 넣는다.

“매번 등산을 할 때마다 느끼는 게 있다. 등산과 인생사가 많이 닮았다는 거다. 한 번에, 단번에 오를 수 있는 산은 아무곳도 없다. 힘들고 고통스러워도 한발, 한발, 발걸음을 옮기다보면 어느새 정상에 올라서게 되는 게 등산이다. 나는 성격이 무척이나 조급한 사람이다. 뭔가 시작하면 빠른 시간 내에 결과를 봐야 하는 성격이다. 그런 내가 등산을 하면서 인내와 끈기를 배우기 시작했다. 뛰어 오를 수 없는 산이기에 한걸음 한걸음 내디디며 참을성을 키웠다.”

진 목사는 뛰어 오를 수가 없는 게 산이라는 말을 하면서도 종주 기간 내내 산을 거의 뛰다시피 다녔다. ㅡㅡ;;; 고명옥 사모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뒤처지지 않기 위해 열심히 걷는다”고 말은 했지만 사실, 고 사모가 지리산 종주를 하며 뒤로 쳐진 적은 없다. 8개월간에 걸친 유산소 운동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병행한 결과였다. 고 사모는 하루 2시간 정도를 거의 매일 운동한다. 동네 헬스클럽에서 50여분 간의 걷기와 15분 정도의 달리기를 한 다음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몸을 만들었다.

진 목사는 그런 고 사모의 모습을 보면서 혀를 내둘렀다. “산에 갈 때마다 내가 앞에 서서 기다리곤 했는데 이젠 사모가 산을 너무 잘 탄다”며 “함께 산행을 하니 신혼으로 돌아가는 기분이다”며 웃었다.

   
 
  ▲ 지리산 종주를 하며 신혼 기분이 됐다는 진요섭 목사와 고명옥 사모
 

고 사모가 준비한 결과는 지리산 종주에서 큰 빛을 발했다. 지리산 종주를 하는 3박 4일은 물론 그 이후에도 후유증을 앓지 않을 수 있었다.

일행은 벽소령에서 아침을 먹은 후 10시에 출발해서 세석대피소에 1시 50분에 도착했다. 세석에서 3시 정도에 출발해서 장터목 대피소에는 4시 40분 도착했다. 장터목이란 명칭은 ‘산청군 시청면 사람들과 함양군 마천면 사람들이 물물교환과 물건을 사고팔던 곳’에서 유래했다. 이곳에서 보는 낙조는 아름다웠다. 서산으로 지는 태양과 함께 지리산 종주의 마지막 날도 함께 저물고 있었다.

   
 
   ▲ 장터목에서 바라본 낙조
 

장터목대피소는 연하천대피소에 비하면 호텔 수준이었다. 난방도 잘 됐고 남녀의 숙소가 철저히 분리가 돼 있었다. 소등도 9시에 했으나 연한 등을 켜 두었다.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소곤대는 것과 잠자리가 좁은 것 이외에는 감수할 만했다.

그러나 역시 이날도 ‘불면’과의 싸움을 해야 했다. 스트레오처럼 들리는 코골이 소리에 잠을 설치는 사람이 많았다. 옆자리의 어떤 사람은 밤 9시부터 11시에 이르기까지 잠을 못자 어려움을 겪었다. “코고는 소리 때문에 등산 못해 먹겠네”라며 투덜대는 소리도 들렸다. 등산을 하느라 피곤해서 세상 모르고 자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몸이 고단함에도 예민한 사람들은 잠을 자지 못했다. 불면은 지리산 종주보다 더한 고행이었다. 기자도 세미 클래식을 들으면서 9시에 잠을 청했다. 그러다 깨다, 자다를 반복하면서 12시가 넘어서야 겨우 잠을 잘 수 있었다.

25일(수) 새벽은 일출에 대한 기대로 부풀었다. 비온 뒤라 맑은 날씨가 계속된다는 예보도 나왔던 터였다. 지리산 최정상 1915m, 천왕봉 일출은 지리산 종주의 하이라이트다. 종주 일정을 백무동에서 성삼재 쪽으로 잡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산행이 조금 수월타고 한다. 내리막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산행이 조금 어렵더라도 성삼재에서 시작해서 마지막에 천왕봉 일출을 보고 백무동으로 내려가는 코스가 훨씬 산행을 하는 데는 좋으리라. 산행의 마지막 하이라이트를 천왕봉에서 끝낸다는 의미가 있다.

천왕봉 일출은 3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보기가 어렵다고 한다. 천왕봉에 10번을 올랐는데 그 중에 2번 일출을 봤다는 사람도 있었고 진요섭 목사는 5번 올랐지만 일출을 본 적이 아직 없었다. 진 목사의 산행을 위해 사실 금식기도를 하는 청년들과 성도들도 있었다. 진 목사는 자신의 산행을 위해 하루 금식기도를 하는 교회 최경천 청년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그들의 기도와 관심 때문에 아름다운 산행이 됐다는 고마운 마음 때문이다.

일행은 25일 새벽 5시에 일어나 준비하고 5시 30분에 천왕봉을 향해 출발했다. 새벽 4시에 벌써 출발한 사람도 있지만 천왕봉에 미리 도착할 경우 남는 시간에 추위를 견디기 어렵다는 말이 있었다. 일행은 일부러 5시 30분을 출발시간으로 잡았다. 이 때 헤드렌턴 등은 필수다. 깜깜한 바위산 길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천왕봉 정상에는 6시 30분 도착했으며 일출 예정시간은 6시 40분이었다. 그 시간이 되자 동녘 하늘이 점점 붉은 색으로 물들더니 살포시 말갛게 씻은 얼굴, 고운 해가 살짝 머리를 들었다. 천왕봉에서 이제나 저제나 일출을 기다리던 200여 명의 산악인들이 예쁜 해를 보며 일제히 탄성과 박수를 터뜨렸다.

   
 
 
 
   
 
 
 
   
 
 
   
 
   ▲ 지리산 천왕봉에서 바라본 일출
 

작은 원은 순간 거대한 원으로 바뀌며 동녘하늘을 온통 빨갛게 물들이며 찬란하게 빛났다. 너무도 다행스럽게 동쪽에서는 일출을, 서쪽에서는 운해, 구름바다가 장관을 이뤘다. 어떤 사람은 행운도, 이런 행운이 없다고 말했다.

   
 
   
 
  ▲ 일행은 지리산 천왕봉에서 서쪽으로는 운해를, 동쪽으로는 일출을 봤다
 
 

천왕봉에서 기념사진을 찍은 후 7시 정도에 하산을 시작했다. 내려온 시간은 7시 40분. 장터목에서 아침을 지어 먹은 후 9시 경 출발했다. 처음 여장을 풀었던 백무동의 느티나무산장에 도착한 시간은 11시 30분. 이곳에서 점심을 먹고 12시 15분 정도 나와 인근에 위치한 지리산산장 목욕탕으로 향했다. 등산 후 목욕을 하는 것은 원래 예정에는 없었다. 진 목사가 장터목 대피소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의 얘기를 우연히 들은 얘기가 계기가 됐다.

“등산한 후 목욕탕가면 기분이 그만이지!!”
“근데 백무동에는 목욕탕이 없잖아?”
“거긴 없지만 백무동에서 지리산IC로 가는 길에 인월 시내를 만나는데 그곳에 목욕탕이 하나 있어.”

   
 
   ▲ 지리산IC 가는 길, 인월리 근처에 위치한 지리산장목욕탕
 

인터넷에서뿐만 아니라 대피소 등에서 산악인들의 대화 자체가 하나의 정보가 된 것이다. 그 얘기를 듣고 진 목사는 지리산장 목욕탕을 찾았다. 그 목욕탕은 지리산 IC고속도로 가는 길에 접해 있었다. 평일 오후여서 거의 일행들만의 독탕이 되다시피했다. 지리산 종주후 때 빼고 광내는 기분을 누가 알리요. ^^* 이때까지 일행이 촬영한 사진만 대략 1천1백 컷을 상회했다.

목욕을 끝내고 2시에 나와 경기도 안산에 도착하니 5시 30분 정도가 됐다. 이날 수요일은 진요섭 목사가 설교하는 날이었다. 그는 예전부터 준비해놨던 말씀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은혜로 시작한 지리산 종주는 수요일 예배와 말씀으로 무사히 막을 내렸다.

지리산 종주 일정을 마친 진 목사의 마음 속에 또 어떤 계획이 자리하고 있을까? 진 목사는 다음 목표는 제주도의 해안 도로를 자전거로 완주하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기자는 그 때도 악착같이 진 목사를 따라가겠다고 마음 먹었다. 흐흐흐.


지리산종주 세부 일정표(3박4일)  

10월 23일(월)

10월 24일(화)

10월 25일(수)

 

07:30 백무동 느티나무산장출발

08:30 성삼재휴게소에서 종주 시작

12:30 뱀사골대피소 도착-점심

13:20 식사후 뱀사골대피소 출발

15:20 연하천대피소 도착(1박)

 

 

06:00 기상

06:30 연하천 출발

08:45 벽소령대피소 도착

       - 아침식사

10:00 벽소령대피소 출발

13:50 세석대피소 도착

       - 점심식사

15:00  세석대피소 출발

16:40  장터목대피소 도착(2박)

 

05:00 기상

05:30 장터목에서 천왕봉으로 출발

06:30 천왕봉 도착

06:40 천왕봉 일출

07:00 천왕봉에서 하산

07:40 장터목 도착 - 아침식사

09:00 장터목 출발

11:30 백무동 느티나무산장도착

      - 점심식사(종주 일정 종료)

인근 지리산장 목욕탕에서 목욕하며 뒷풀이.

 

 

< 기사 제공 © 교회와 신앙(www.amennew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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