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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위기로 못느끼는 것이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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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위기로 못느끼는 것이 위기"
  • 정윤석
  • 승인 2005.08.1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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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측 권성묵 목사, 교단지도부 각성 촉구

 

▲ 권성묵 목사
길자연·옥한흠·예종탁 목사 등 예장 합동(총회장 서기행 목사) 총회의 목회자들이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은급재단 60억 불법대출문제, 박윤식 씨의 평강제일교회 영입 문제 등에 대해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합동측 중진 목회자인 권성묵 목사(청암교회)가 ‘위기 불감증의 위기’라는 제목으로 합동측 교단지 <기독신문> 8월 9일자에 칼럼을 기고했다. 권 목사는 이 칼럼에서 “총회가 총체적 위기를 느끼게 만드는 굵직한 문제들이 마치 봇물 터지듯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고 지적한 다음 “더욱 심각하고 가슴 아픈 일은 교단 상층부 인사들의 현실감 결여와 시각의 둔함과 위기의 불감증”이라고 질책했다. 현 총회가 겪고 있는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신속한 처방이 필요한데도 정작 교단의 정치권에서 ‘힘깨나 쓴다는 어른’들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는 현실을 꼬집은 것이다.

은급재단 문제에 있어서는 60억원 불법대출사건의 해결이 오리무중인 데다 22억원의 지출이 추가로 더 이뤄졌는데도 은급재단측의 속시원한 발표와 해명이 없다는 것을 지적했다. 권 목사는 “은급재단 문제가 투명한 결말과 신상필벌로 매듭지어야 한다”며 “이뿐 아니라 물질적 피해를 보고 있는 대부분 목회자들의 치유와 회복을 포함해서 향후 은급재단의 운영이 보다 전문가들에 의해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또한 평강제일교회 영입과 관련 권 목사는 “P교회는 우리 교단 신학을 대표하고 성경해석과 신학 사상에 있어서 최후의 표준을 제시할 수 있는 석학들로 구성된 총신대 교수회의 이단성 발표가 있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P교회가 본 교단으로 가입된 일은 상식적인 판단으로도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러한 교회의 가입 감사예배에 교단의 일부 지도급 인사들이 참석하고 순서를 맡은 일에 대해 권 목사는 “신중과 건전성이 결여된 처신”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하고 “응분의 책임이 뒤따라야 할 줄 안다”고 썼다. 그는 또한 “이단시비가 불식되지 않은 교회의 교단 가입은 교단의 정체성을 와해시키고 교단의 진로를 어지럽히는 일이다”고 비판했다.

끝으로 권 목사는 “교단과 교단 지도자들은 교단에 흐르는 여론의 정서를 신속하게 읽고 해결해야 한다”며 “‘물고기는 머리부터 부패하기 시작한다’는 마크 트웨인의 말이 명언이 아니기를 바란다”며 합동측 지도부의 각성을 촉구했다.

다음은 <기독신문> 2005년 8월 9일자에 실린 내용 전문

위기 불감증의 위기

권 성 묵 목사(청암교회)

요즘 총회가 너무 어지럽다. 교단의 정체성이 치명적으로 훼손을 당하고 행정의 난맥상이 도를 넘었다. 은급 재단 문제, 지난 수 십 년간 이단 시비 장본인 P교회 교단 가입문제, 개혁교단 영입문제, 기독신문사 문제 등 총체적 위기를 느끼게 만드는 굴직한 문제들이 마치 봇물 터지듯이 쏟아져 나오는 것은 단지 임기종료를 얼마 남겨 놓지 않은 임원들의 레임덕(lame duck)로만 치부할 수 없는 일이다. 각종 사건의 원인과 배경분석을 통한 신속처방이 있어야 한다.

더욱 심각하고 가슴 아픈 일은 교단 상층부 인사들의 현실감 결여와 시각의 둔함과 위기의 불감증이다. 지난 총회 때 뜨거웠던 은급재단 60억 불법대출사건의 해결이 오리무중 속을 헤매고 22억 추가지출이 있었고, 은급재단 5인 위원이 최종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내달이 총회인데 속 시원한 발표와 해명이 없다. 은급재단문제가 투명한 결말과 신상필벌로 매듭지어야할 뿐만 아니라 놀라고 쓰라린 가슴의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보고 있는 대부분 목회자들의 치유와 회복을 포함해서 향후 은급재단의 운영이 전문가들에 의해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가 절실히 필요하다.

정통과 이단 시비문제는 매우 민감한 사안이다. 어느 누구에게도 개인적으로나 교회적으로 미숙하고 불공정한 판단으로 매장을 하거나 피해를 입혀서도 안 될 뿐만 아니라 우유부단하고 뒤늦은 대처 때문에 교단의 핵심가치인 믿음의 정통성이 침해를 당하고 교단적인 자긍심이 짓밟히고 하나님의 교회를 혼란에 휘말리게 해서는 안된다. P교회는 소위 이단 감별사의 별명이 붙은 교계 전문가들에 의해서 마침표를 찍었고 한국교계가 무언의 동의로 매듭을 지은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또한 우리 교단 신학을 대표하고 성경해석과 신학사상에 있어서 최후의 표준을 제시할 수 있는 석학들로 구성된 총신 교수회의 이단성 발표는 뒤늦은 감이 있기는 해도 정당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P교회가 본 교단으로 가입된 일은 상식적인 판단으로도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무릇 지도자란 지위의 높고 낮음을 떠나서 그 역할 책임이 중함은 말할 것도 없다. 더욱이 교단 지도자의 일거수일투족이 교단에 미치는 충격파는 예상외로 크다. 이렇게 볼 때에 안타까운 일은 교단의 지도급인사들이 가입 감사예배에 참석하고 순서를 맡은 일이다. 일개 교회의 교단 가입문제가 아니라 이단시비가 불식되지 않은 교회의 교단가입은 교단의 정체성을 와해시키고 교단의 진로를 어지럽히는 일이다. 그 나름대로의 사정과 논리가 있겠지만 모든 목회자들이 추구하고 얻고자 하는 가치와는 다른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로 보여져서 씁쓸하고 가슴 아픈 일이다. 신중과 건전성이 결한 처신에 대하여 응분의 책임이 뒤따라야 할 줄 안다.

이렇게 경악 비탄 분노로 집약되어지는 일련의 사안들을 핑계와 책임전가로 발뺌하지 말고 교단에 흐르는 여론의 정서를 신속하게 읽어 해결함으로써 사랑받는 교단과 교단 지도자들이 되기를 소망하면서 “물고기는 머리부터 부패하기 시작한다”는 마크 트웨인의 말이 명언이 아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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