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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뽑기 존폐 논할 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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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뽑기 존폐 논할 때 아니다”
  • 정윤석
  • 승인 2004.08.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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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 옥한흠 목사(예장합동 교갱협 대표회장)


예장합동측 일각에서 총회장 선거시에 시행하는 제비뽑기에 대한 반대여론이 일고 있는 가운데 옥한흠 목사(교회갱신협의회 대표회장)가 ‘지금은 제비뽑기의 존폐를 논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단호한 입장을 밝혀 주목된다.
최근 교회갱신협의회(교갱협)가 발간하는 교회갱신 매거진에서 옥 목사는 제비뽑기로 인해 그나마 타락한 선거풍토를 어느 정도 잠재울 수 있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반드시 갱신해야 할 교단적 현안들을 앞에 두고 과거의 투표방식으로 돌아가자고 하는 것은 교단의 상황을 더 악화시킬 뿐이라고 못 박았다.

“지난 2000년에 열린 85차 교단총회는 ‘총회임원 선거를 제비뽑기로 한다’는 결의를 했다. 이후 매년 총회 때마다 부총회장 선거운동 과정에서 빚어졌던 타락양상들이 어느 정도 잠잠해졌다. 그런데 최근 제비뽑기에 대한 실효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서 투표방법으로 돌아가야 제대로 된 총회임원을 선출할 수 있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런 여론에 대해 옥 목사는 문제의 핵심은 “제도가 아니라 제도를 운용하는 사람”이라며 “지금은 제비뽑기의 존폐를 논할 단계가 아니라 차마 입에 올리기에도 부끄러운 목회자들의 타락한 의식구조와 심령을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심령으로 갱신하도록 온 힘을 쏟을 때”라고 강조했다.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신앙양심을 상실한 사람들이 있는 이상 과거의 투표방식으로 돌아가는 것은 부패 구조를 더욱 악화시키기만 할 것이라는 우려다.

제비뽑기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서 투표방법으로 돌아가야 제대로 된 총회임원을 선출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옥 목사는 투표에 의한 총회임원 선거제도 하에서 보았던 갖은 부패 구조를 상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총회장 선거에서 교단이 드러낸 것은 △지역주의와 편 가르기를 부추기는 각종 모임 △총회 총대들 사이에 돈을 주고받으면서 행하는 매표행위 △특정 단체의 이름과 집회를 빌미로 후보자들에게 금품과 향응을 요구하는 행태 △특정 후보자를 찾아다니며 표를 몰아주겠다고 금품을 요구하는 선거 브로커의 준동들이었다는 것이다.

결국 예장합동측이 선택한 제비뽑기 방식은 구약시대에 하나님의 뜻을 알기 위한 방편으로서가 아니라 타락한 선거풍토를 막기 위한 차선책이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금 우리 교단은 반드시 갱신되어야 할 현안들을 안고 있다. 이런 판국에 그나마 타락한 선거풍토를 어느 정도 잠재운 제도를 포기하고 종전의 투표방식으로 돌아간다면 교단문제는 지금보다 더 악한 상황이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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