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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장소 ‘파스’냄새 코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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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장소 ‘파스’냄새 코찔러
  • 정윤석
  • 승인 2003.03.0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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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입르포 혹세무민의 현장 할렐루야기도원

▲ 경기도 포천군 선단리에 위치한 할렐루야기도원
할렐루야측의 중심지격인 경기도 포천군 선단리에 위치한 할렐루야기도원에 가면 “할렐루야는 영원하리라”는 문구가 쓰인 플래카드가 휘날린다. 과연 ‘할렐루야’는 영원할 것인가?
기자가 찾은 2월 27일 많은 사람들이 기도원 주변에 북적대고 있었다. 김계화 원장이 직접 나와 2시 집회를 인도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집회 장소에 들어서면 온통 ‘파스’ 냄새가 진동을 한다. 공식 집회가 오후 2시지만 몇 시간 전부터 집회 장소 뒤편에서는 이미 김계화 원장이 직접 나서서 안수행위를 진행하고 있다.
흰 가운을 입은 김 원장의 한쪽 손에는 고무튜브가 들려 있고 안수를 받으려는 사람들 수십명은 상의를 올린 채 엎드려 등을 보이고 있다. 옆에는 20여 명의 보조원들이 수세미 같은 기구를 들고 다니며 보조를 하고 있다.

김 원장이 신도들의 등에 고무 튜브에서 나오는 액체를 2∼3번씩 뿌리며 ‘휙’ 지나갔다. 고무튜브 안의 내용물이 파스냄새의 진원지인 듯했다. 보조원들이 액체가 뿌려진 등허리를 수세미 기구로 마구 문질러 댔다.

▲ 안수장면
소위 할렐루야기도원에서 새롭게 선보이고 있는 ‘불안수’라는 것이다. 신도들은 너도나도 몰려들어 그 안수를 받기 위해 등을 내보이며 엎드렸다. 남녀가 있는 곳이지만 서로간에 이미 체면이랄 것도 없는 듯했다.
2, 3년 전까지 김 원장의 전매특허(?)로 행해졌던 ‘성령 수술’과는 확연히 차이가 있었다. 성령수술이란 것이 공식집회 시간에 대중들 앞에서 한 사람 한 사람을 강단 앞에 세우고 안수하던 방식이었다면 ‘불안수’라는 것은 집회 이전에 다수를 상대로 보조원 20여 명을 대동하며 이뤄졌다.

안수를 하며 김 원장은 특별한 말도 하지 않았다. 2시 집회를 지연시키지 않기 위해 부산히 이 쪽 저 쪽을 뛰어다니며 등을 보이거나 목을 내밀고 안수를 받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신속히 액체를 뿌리는 식으로 안수를 했다. 100여 명의 사람들이 순식간에 안수를 받았다.
김 원장이 안수를 하는 한켠에서는 부원장이라는 사람의 ‘엿안수’와 ‘기관지안수’가 행해졌다. 엿안수는 부원장이 집어주는 엿을 하나 받아먹는 것으로 끝이다. 기관지안수 또한 술잔같은 잔에 담긴 액체를 마시는 것으로 그만이다. 기자가 한 잔을 들이키자 알코올이 들어있는지 독한 맛을 냈다.

신도들은 자신들이 안수를 받을 때 사용되는 물질의 성분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기도원의 한 관계자는 “안수할 때 사용하는 물품의 성분은 우리도 모른다”며 “이 물품들은 원장님이 환상과 계시를 통해 알게 되고 안수한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김 원장이 안수한 제품이니 믿을 수 있다는 것이고 의심없이 먹거나 바르고 붙이면 어떤 병이든 나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안수에 사용하던 물품은 판매도 되고 있다. 불안수 등을 할 때 사용하는 액체는 이곳에서 ‘은혜안수크림’으로 불린다. 이 크림과 기타 안수할 때 사용하는 엿 등을 모두 구입하자 2만9천원이 들었다. 기도원의 한 점원은 “위장이 아프면 안수 용품을 배에 바르고 십자가를 긋고 사도신경을 10번 정도 외워라”고 처방(?)을 말해줬다.

안수 행위가 끝나고 2시가 되면 집회가 시작된다. 집회를 진행하는 김 원장의 복장도 예전과는 달라졌다. 바뀌지 않을 것만 같았던 김 원장의 흰색 드레스는 이제 의사들이 입는 ‘흰색 가운’으로 바뀌었다.
예전에 마이크를 들고 강대상에 서던 김 원장은 요즘 가수들이 주로 사용하는 헤드셋을 끼고 강단에 선다.

이 날 김 원장은 ‘신령한 자가 되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했다. 이 설교에서 김 원장은 “신령한 자는 이곳이 ‘참’임을 안다”며 할렐루야기도원의 참됨을 역설했다.

이단임을 알면서도 참석했다는 한 신도는 “기도중에 자꾸 ‘할렐루야’라는 말이 나와서 일부러 찾아오게 됐다”고 기자에게 말했다. 하나님의 역사 여부를 신비체험과 병고침에 기준을 두고 판단하는 사람들에게 아직 할렐루야기도원은 매력적인 곳으로 인식되어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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