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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역개정 사탄 변개’ 주장은 성령 모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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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역개정 사탄 변개’ 주장은 성령 모독”
  • 기독교포털뉴스
  • 승인 2023.02.0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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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진협, 사본학 권위자 신현우 교수 초청 킹제임스 성경 우상화 현상 진단
발제하는 사본학의 권위자 신현우 교수(총신대 신약학)
발제하는 사본학의 권위자 신현우 교수(총신대 신약학)

킹제임스성경 우상화가 일부 유튜버를 통해 번져가는 때, 기독교진리수호연구협회(기진협, 대표 임헌원 목사)가 ‘개역성경보다 킹제임스 성경이 사본학적으로 더 우월한가?’라는 주제로 발제하는 시간을 가졌다. 발제자는 사본학의 권위자 신현우 교수(총신대학교 신약학)였다. 2023년 2월 6일(월) 1시부터 5시까지 경기도 한돌교회(임헌원 목사)에서 진행한 발제에서 신 교수는 “사본학은 인기가 많지 않은 주제인데 사본학의 관심에 불을 당긴 사람들이 있다”며 “킹제임스성경이 성경 원문처럼 보존돼 하나님의 말씀을 바르게 전달한다는 말씀보존학회와 사랑침례교회의 정동수 목사”라고 지목했다. 신 교수는 “이들이 선본으로 하는 TEXTUS RECEPTUS(텍스투스 리켑투스, 일명 TR본문)나 비잔틴사본은 오히려 사본학계에서는 무시당하는데 학계와 달리 이 사본을 쓰지 않으면 큰일날 것처럼 주장하며 대중을 현혹하는 현실이다“고 진단했다. 신 교수는 ”신학교에서도 사본학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아 상대측 주장에 성도들이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고 있다“며 ”마치 백신을 맞지 않고 바이러스에 노출되는 셈“이라고 개탄했다.

그는 “‘킹제임스성경을 무오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매우 불리한 입장”이라며 “그 이유는 오류가 있는 본문을 하나만 증명해도 그들의 '킹제임스성경이 무오하다'는 주장이 깨지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먼저 자신에 대해 킹제임스성경에 매우 우호적인 사람이었으며 얼마나 완성도가 높은지 관심을 갖고 그에 대한 연구 결과를 긍정적인 각도에서 논문까지 쓰고 싶어했던 사람이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연구를 하면 할수록 킹제임스성경이 사본학적으로 우월하지 않다는 증거들이 너무도 많이 나와 학자로서의 양심상 그 입장을 버릴 수밖에 없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대표적 오류에 대해 마가복음 9장 23절이라고 지적했다. 킹제임스 성경은 이를 “Jesus said unto him, If thou canst believe, all things are possible to him that believeth”로 기록했다. 킹제임스성경에서 “If thou canst believe”(만일 네가 믿을 수 있다면)이라고 번역한 본문은 선본이라 할 수 있는 비잔틴 사본에 ‘Tὸ εἰ δύνασαι πιστεῦσαι’(또 에이 두나사이 피스튜사이)로 돼 있다. 여기서 헬라어 Tὸ(또)는 ‘인용절’ 표시라는 것이다.

이 본문은 아들의 병을 고치기 위해 예수께 온 사람이 “무엇을 하실 수 있거든” 고쳐달라고 하자 예수께서 상대의 말을 인용, “‘할 수 있거든’이 무슨 말이냐 믿는 자에게는 능히 하지 못할 일이 없느니라”(개역개정)고 질책하신 표현이다. 비잔틴 사본에서도 인용문으로 헬라어 Tὸ를 사용했는데 영어 킹제임스성경은 이를 제대로 번역하지 못했고 오역은 한글킹제임스 성경(말씀보존학회)에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시기를 ‘네가 믿을 수만 있다면, 믿는 사람에게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킹제임스흠정역 마제스티에디션(그리스도예수안에)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시되, 네가 만일 믿을 수 있거든 믿는 자에게는 모든 것이 가능하니라”로 잘못 번역됐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개역개정판을 “마귀 성경” 또는 사탄이 변개한 성경이라고 비하왜곡하는 주장에 대해 성경모독을 지나 그 뒤에 역사해오신 성령을 모독하는 죄라며 “우리는 킹제임스성경의 좋은 점, 개역개정판의 훌륭한 점을 인정하며 모두 하나님께서 사용하신 ‘천사성경’임을 겸손히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성경 원문은 사라졌지만 사본학의 발달로 원문에 거의 일치하게 파악할 수 있는 상태가 됐고 번역성경의 경우 문체의 차이가 있을 뿐 교리에 영향을 미치는 유의미한 문제가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함부로 ‘마귀 성경’, ‘사탄변개’라고 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신교수는 “영어 킹제임스성경은 매우 공인된, 번역이 잘된 훌륭한 성경이다”고 인정하면서도 “그러나 한글킹제임스성경이나 킹제임스흠정역의 경우 선본으로 삼은 TR본문과 비잔틴계열 사본을 통해 제대로 번역이 됐는지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설교하는 기진협 대표 임헌원 목사
설교하는 기진협 대표 임헌원 목사

그는 일부 극단론자들이 킹제임스성경의 절대성과 우월성을 강조하는 현실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먼저 받아들이고 어떤 경향에 빠지면 패러다임 바꾸는 것을 거부한다”며 “잘못된 사본학에 빠진 사람은 죽을 때까지 안 바뀔 가능성이 높지만 객관적 증거 앞에 자신을 정직하게 세우기만 한다면 나처럼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발제를 맡은 신현우 교수는 서울대학교 철학과(B.A), 총신대학교신학대학원(M.Div.), 암스테르담자유대학(Vrije Universiteit Amsterdam)에서 석사와 <사본학, 공관문제연구, 역사적 예수 연구의 방법론을 통합하는 논문 “The Search for Valid Criteria”>으로 박사학위(Dr.Theol.)를 취득했다. 2018년 8월에는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가 있는 세계신약학회(SNTS) 회원으로 받아들여졌고 현재는 총신대학교 신약학교수로 사역하고 있다. 저서로는 『공관복음으로의 여행』, 『사본학 이야기』, 『메시아 예수의 복음』, 『마가복음의 원문을 찾아서』, 『누가복음 어떻게 읽을 것인가?』, 『신약 주석학 방법론』, 『마가복음주석, KECNT 2』, 『마태복음 1 주석, KECNT 1』 외 논문 등 다수가 있다.

신 교수의 발제에 앞서 기진협 대표 임헌원 목사는 ‘욕망에 종속되지 말고 말씀과 기도를 가까이 하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임 목사는 “진리와 개혁과 말씀 중심으로 가자고 하면서 소명과 사명이 아닌 직업적인 생각과 생계를 위해 하는 것은 아닌지 우리의 사역을 되돌아봐야 한다”며 “혼돈의 시대에 욕망과 자신의 안위만을 위해 살았던 것은 아닌지 반성하고 말씀과 기도에 전무하는 소명의 길을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 장소에는 조덕영·고경태·이석민·김대운·이창모·노성철·이현숙·장원채·고병국·김성관·양준모 목사 등 20여 명의 목회자, 신학자 등이 참석했다.

기진협 세미나에 참석한 목회자들
기진협 세미나에 참석한 목회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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