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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부자’ 논쟁 거세다“바로 벌고 쓰면 善” “변형된 기복주의 조장” 공방
정윤석  |  pride@ame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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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3.04.1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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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호·김영봉 목사 논쟁 사회이슈로 부각
     “잘살아야 하나 깨끗한 부자 불가능” 지적도

최근 기독교계에 청부론(淸富論)에 대한 논란이 뜨겁게 일고 있다. 청부론은 김동호 목사(높은뜻숭의교회)의 <깨끗한 부자>라는 책을 통해 처음 제기된 이래 김영봉 목사(전 협성대 신약신학 교수)의 <바늘귀를 통과한 부자>에 의해 정면으로 비판을 받으며 교계는 물론 일반 사회에까지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문화일보>와 <한국일보>는 4월 10일자에서 현재 교계에서 일고 있는 ‘청부론 논쟁’을 크게 보도하며 이에 대한 항간의 관심을 나타냈다.

CBS는 청부론에 대한 기독교인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해 4월 21일 교계 인터넷신문 <뉴스앤조이>, 월간 <기독교사상>과 공동으로 ‘청부론 논쟁’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동호 목사와 청부론을 반대하는 허종 목사 등을 직접 초청하여 토론을 벌인다는 것이다.

이처럼 교계 안팎에서 청부론 논란은 열기를 더해 가며 제일의 화두가 되고 있다.

돈에 대한 설교를 많이 하는 것으로 유명한 김동호 목사의 청부론은 돈에 대한 중립적인 관점에서부터 출발한다. 김 목사는 “돈은 악이 아니다”며 “돈은 정직하게 벌고 하나님의 뜻대로 바로 쓰면 선이 되고 복이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돈 자체는 선·악과는 관계가 없고 그것을 벌고 쓰는 사람에 달린 문제라는 것이다. 정직하게 벌어서 하나님의 뜻대로 쓴 돈은 하늘에 쌓는 보물이 되니 크리스천의 생활 목표는 청빈이 아닌 청부에 있다는 게 김동호 목사의 주장이다.
 
김 목사는 “하나님의 뜻과 말씀대로 살면 부유한 삶을 살 수 있다”며 “하나님의 뜻과 상식이 통하는 세상, 의인이 형통하고 악인이 망하는 세상을 만들도록 크리스천들은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 목사는 또 “하나님을 위한 십일조와 가난한 자를 위한 구제헌금을 드린 뒤 나머지 부에 대해서는 자유로워도 좋다”고 말한다.

김 목사의 이 같은 주장에 공감하는 목회자들은 “청부론은 열심히 일하고 근검· 절약을 미덕으로 산다면 자연스럽게 부가 축적된다는 의미”라며 “이런 생각은 종교개혁의 경제 사상과 맞닿아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청부론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김영봉 목사는 ‘깨끗한 부자’론을 권하는 기독교계의 풍조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 △청부론자들은 돈에 대한 중립적인 시각을 강조하나 실제로는 돈을 적극적으로 추구하게 하고 △돈은 중립적인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영적인 세력을 가지고 있고 매우 악마적인 힘을 갖고 있으며 △이 때문에 부는 영적 생활의 목을 조르고 진리를 못 보게 한다는 것이다.
 
김 목사는 “우리가 사는 세상은 모두 행복하게 살지 못하는 왜곡된 세상이다”라며 “고통을 누리는 사람이 많은 상황에서 하나님 앞에 깨끗한 부자가 가능한갚라고 반문한다.

청부가 크리스천의 생활 목표라는 청부론은 성도를 ‘부유한 삶’이 아닌 ‘거룩한 삶’으로 부르신 하나님의 뜻과는 다르다는 게 김영봉 목사의 지적이다. 김 목사는 “오히려 크리스천은 스스로 가난해져서 가난을 치유하신 예수님의 모범을 따라 가난에 참여하고 그것을 해결하려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청부론을 반대하는 목회자들은 “청부론이 변형된 기복주의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다”며 “성도들의 ‘돈 사랑’을 부추기고 물질에 대한 청지기 정신을 위배하게 한다”고 지적한다. 구제 이외의 돈은 성도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모든 돈이 하나님의 것이라는 의미를 청부론이 놓치고 있다는 것이다.

황호찬 교수(세종대 경영학)는 청부론과 그 반대 입장의 맹점을 함께 지적한다. 황 교수는 “청부(淸富)라는 말을 믿지 않는다”며 “어떻게 돈에 신경을 쓰지 않고 부자가 될 수 있으며, 그럴 경우 어떻게 하나님께 시선을 집중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한다. 현실적으로 깨끗한 부자는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황 교수는 “인간은 순식간에 하나님과 돈의 우선순위를 바꿔치기 할 준비가 되어 있는 존재”라며 “돈으로 하는 모든 일에서, 나아가 비록 하나님의 이름으로 돈을 벌고 쓰는 경우라 할 지라도 방심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한다.
 
황 교수는 청부론을 반대하는 입장에 대해서도 “자신의 잘못으로 가난해졌으면서 무능력이나 죄성을 변명하는 논리로 ‘반청부론’이 이용되어서는 안 된다”며 “하나님의 자녀인 크리스천은 세상에서도 아주 잘 살아야 하고 그것이 하나님이 그의 자녀에게 바라는 것이다”고 말한다.

황 교수는 또 “돈이라는 우상을 섬기지 않고 자유함을 누리기 위해서는 성령의 충만함이 필수적”이라며 “돈에 관련된 논의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할 것은 우상, 자유함, 그리고 성령이다”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황 교수는 “미국의 마이클 노박(경제 사상가)과 로널드 사이더(필라델피아 이스터침례신학교 교수)간에 국내의 청부론과 유사한 논쟁이 있었다”며 최근 일고 있는 청부론 논쟁이 그리스도인의 건전한 경제관을 세워가는 데 좋은 영향을 미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기사 제공 © 교회와 신앙(www.amennew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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