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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사건이 터질 때마다 마음이 조마조마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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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사건이 터질 때마다 마음이 조마조마 합니다”
  • 김민주
  • 승인 2016.11.02 13: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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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삼 목사 페이스북, ‘크리스천, 부끄러운 곳에 서지 말아야...’

 

▲ 만나교회 담임 김병삼 목사(김병삼 목사 페이스북 갈무리)

김병삼 목사(만나교회 담임)가 10월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김 목사는 “대형 사건이 터질 때마다 마음이 조마조마 한다”며, “권력의 주변에서 어떤 교회 혹은 어떤 목회자가 연루되어 있지는 않을까, 염려하는 마음이 든다”고 고백했다.

김 목사는 “교회가 가지는 가장 커다란 착각 중에 하나가 ‘권력’을 가지고 하나님의 일을 하려는 생각이 아닐까”라고 질문했다. 그러면서 “한국교회가 마치 ‘예수님,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 권력의 핵심에 있어야겠습니다. 대통령의 오른쪽이나 왼쪽 아니면 저 발꿈치에라도 앉게 해주세요!’라고 말하는 것 같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목사이자 한국교회의 교인으로 자랑스럽게 생각했던 것들이 있다고 했다. 한국이 기독교 역사가 그리 길지 않은 나라임에도 일찍이 군대에서 군목제도를 시작했다는 것과 대통령과 함께 국가 조찬기도회를 드리는 것, 그리고 국회에서 정기적으로 국회 조찬기도회가 열린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권력과 함께 기도회를 하는 그 자리가, 참석한 교회 지도자들의 위상을 높여주는 듯 자랑하는 곳이 된 것은 아닌지 부끄럽기도 하다”고 털어놨다.

김 목사는 “예수님은 늘 죄인들을 사랑하셨지만 불의한 일들을 용납하지는 않았고, 무섭게 죄를 책망했지만 죄인들을 긍휼의 눈으로 바라보셨다”며, “크리스천은 이 땅의 모든 위정자들을 위해 마땅히 기도해야 하지만 잘못된 일들에 대해서는 잘못됐다고 마땅히 밝혀야 한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앞으로 대통령과 국회의원들을 위해 기도할 기회가 있다면, 그 사람들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사람들이 될 수 있도록 기도했으면 좋겠다”고 하며, 우리 한국 교회의 지도자들이 교회의 이름으로 서야하지 않을 곳에 서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표했다. 또한 ”목사도 아닌 최태민(국정실세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씨의 부친)이 ‘목사’라 불리는 것이 부끄러운 것처럼, 우리들이 ‘크리스천’이라 불리는 것이 하늘나라에서 부끄럽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마무리했다.

아래는 김병삼 목사가 올린 페이스북 글 전문이다.

“대형 사건이 터질 때마다 마음이 조마조마 합니다.”


교회가 가지는 가장 커다란 착각 중에 하나가 ‘권력’을 가지고 하나님의 일을 하려는 생각이 아닐까요? 그런데 역사가 증명하듯, 세상 권력에 가까이 간 교회는 틀림없이 타락 합니다. 대한민국의 권력의 중심부에서 커다란 사건이 터질 때마다 교인들의 마음이 조마조마 합니다. 혹시 권력의 주변에서 어떤 교회 혹은 어떤 목회자가 연루되어 있지는 않을까, 염려하는 마음이죠.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시려 예루살렘으로 가시는 도중, 야고보와 요한이 예수님께 자리를 요구합니다. 하나는 예수님의 왼편에서, 다른 하나는 예수님의 오른편에서 힘을 가지고 세상을 바꿔보자는 것이 아니었을까요?
적어도 3년을 예수님과 동행한 제자들이 단순이 자리와 권력을 탐했겠습니까? 그 자리에서 세상을 바꾸는 일을 해 보고 싶었겠죠.
그런데 예수님의 대답은 의외였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섬기는 자리에서, 그리고 낮은 자리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말이죠. 그것을 보여주시기 위해 예수님은 십자가위에서 내려오지 않고 죽으셨습니다. 십자가위에서 능력을 보여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거나, 적들을 물리친 것이 아니라 죽으심으로 악을 이기셨습니다.
이것이 ‘십자가의 방식’입니다. 결코 세상이 알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십자가의 도입니다. 그런데 주님을 따라다니던 사람들 한국교회가 예수님께 이렇게 말을 합니다.
“예수님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 권력의 핵심에 있어야겠습니다. 대통령의 오른쪽이나 왼쪽 아니면 저 발꿈치에라도 앉게 해주세요!”
권력이 무너질 때마다, 권력은 가진 자들이 누구 없이 타락하는 모습을 보시며 주님은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봤지? 세상의 권력을 가지고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 권력은 또 다른 부패와 또 다른 악을 만들어 낼 뿐이야.”

제가 목사이자 한국교회의 교인으로 자랑스럽게 생각했던 것들이 있습니다.
한국의 기독교 역사가 그리 길지 않은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기독교 국가에서나 있을 법한 일들이 있습니다.
일찍이 군대에서 군목제도를 시작한 일.
그리고 대통령과 함께 국가 조찬기도회를 드리는 것.
또한 국회에서 정기적으로 국회 조찬기도회가 열린다는 것이죠.

그런데 이렇게 자랑스럽게 생각했던 일들로 인해 한국 교회가 이 땅의 많은 사람들 젊은이들에게 조롱거리가 되고 경멸의 대상이 되어가는 것은 아닌지 마음이 아프고 염려가 되기도 합니다.
국가조찬 기도회가 열리면 대통령이 참석하고, 국회 조찬기도회에서 국회의원들이 참석합니다. 우리들은 그 동안 국가 권력과 교회 지도자들이 함께 자리하는 것만으로 ‘교회의 위상’이 이정도니 대견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어쩌면 하나님이 주시는 축복을 누리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었죠.
문제는 ‘기도회’라는 이름으로 모인 이 모임에서 순서를 맡은 분들이 대통령과 권력을 위해 기도하는데 있습니다. 명목상 기도회인데,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묻거나 선포하기 보다는,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하나님의 뜻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열심히 설명’하려고 노력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현재의 권력을 따라하고, 잘 협조하면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질 것처럼 말입니다.
지금까지 어떤 조찬 기도회에서도 현재의 권력을 하나님의 뜻에 비추어 질책하는 것을 우리는 보지 못했습니다. 구약의 선지자들이 현재의 권력 앞에서 하나님의 뜻과 정의를 선포하다 고난을 당했던 모습을 우리는 그 어떤 기도회에서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교회의 지도자들이 ‘기도회’에서 하나님이 기뻐하실 일 보다는 대통령과 권력을 기쁘시게 하는 일들이 더 많았다는 것을 부인할 수 있을까요?
조금 더 부끄러운 일은 현재의 권력과 함께 기도회를 하는 그 자리가, 참석한 교회 지도자들의 위상을 높여주는 듯 자랑하는 곳이 되지는 않았는지 말입니다.

우리는 얼마 전에도 국회에서 ‘개헌 발언’한 대통령의 연설에, 곧바로 개헌을 지지하는 성명을 낸 교계의 소식도 접하게 되었죠. 그것이 단순한 아부이든, 아니면 현재 권력이 요구한 일이든 교회가 할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크리스천과 한국교회가 위정자들과 세상의 권력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 축복을 빌어주는 것은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가 비는 그 축복이 이 민족과 사회와 모든 이들에게 저주스러운 일이 되어서는 안 되지 않겠습니까?

국가를 위한 조찬 기도회와 국회 조찬기도회가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거기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기도회’라고 부르기에는 너무 부끄러운 일들 인 것 같습니다.

언젠가 저에게 이런 전화가 왔습니다.
국회 조찬 기도회를 준비하는 분이었던 모양인데, 설교자로 초청하고 싶다는 것이었죠.
그리고 그 집회에서 설교를 하고 아침 식사의 비용을 부담하라는. . .
그리고 그 시간을 통해서 목사님을 ‘뜨게!’ 해 주겠다고 말이죠.
아마도 제가 ‘저는 안 떠도 되는 사람입니다!’라고 거절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저는 누군가 국회 조찬기도회에 가서 기도도 하고 설교도 해야 한다고 생각하죠.
물론 대통령을 위해 기도하는 국가 조찬기도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중요한 것은 권력에 듣기 좋은 소리 보다는 하나님의 뜻과 정의를 선포하는 목회자들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것이죠.
그래도 ‘기도회’인데 그 기도회를 보면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부끄럽지 않은 기도회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요즘 제 마음에 계속 떠오르는 문장이 있습니다.
쉐인 클레어본이 쓴 책의 제목입니다.
“믿음은 행동이 증명한다!”
우리가 믿음이 있다는 증거는 누구를 칭찬하거나 비난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믿음으로 우리들이 어떤 행동을 하느냐가 아닐까요?“
누군가를 비난하는 것은 쉽습니다. 하지만 믿음으로 행동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 세상의 어떤 사람도 하나님의 사랑에서 제외 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잘못된 일을 저지른 일이 하나님의 사랑 때문에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 땅의 모든 위정자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은 크리스천이 해야 할 마땅한 일입니다. 하지만 잘못된 일들에 대하여 잘못된 것을 밝히는 것 역시 크리스천들이 해야 할 마땅한 일이 아닐까요?
우리는 그 동안 역사를 통해 부끄러움을 당한 많은 사람들을 봅니다.
불의한 권력이 힘을 가질 때 그 곳에 함께 있었던 사람들,
불의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힘의 논리 앞에 정당성을 부여했던 사람들이죠.
예수님은 늘 죄인들을 사랑하셨지만 불의한 일들을 용납하시지는 않았습니다.
무섭게 죄를 책망하셨지만 죄인들을 긍휼의 눈으로 바라보셨습니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일들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마음 아프고 또 부끄럽고 화가 나기도 합니다.
특히 최태민이라는 사람을 ‘목사’라고 부르는 것들로 인해 참 마음이 상합니다.
목사도 아닌 사람을 목사라고 부르는 것이 싫습니다.
무엇보다 그는 목사처럼 살지 않았기 때문에 부끄러운 것은 아닐까요?
또 권력의 핵심에서 일어나는 일이 ‘어떤 교회’와 연관이 있다든지, 그 핵심의 인물이 ‘어느 교회 교인’이었다는 말이 나올까봐 조마조마 합니다.
왜냐하면 늘 그래왔으니까요. . .

교회는 국가와 위정자들을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하지만 권력을 가진 자와 가까이 있음을 자랑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대통령과 국회의원들을 위해 기도할 기회들이 있다면, 그 사람들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사람들이 될 수 있도록 기도했으면 좋겠습니다.
국가 조찬기도회 국회 조찬기도회에서 목회자가 설교하고 기도하는 모습들이 대한민국의 교인들에게 자랑스럽고 기쁜 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니, 우리 한국 교회의 지도자들이 교회의 이름으로 서야하지 않을 곳에 서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최태민이 ‘목사’라 불리는 것이 부끄러운 것처럼,
우리들이 ‘크리스천’이라 불리는 것이 하늘나라에서 부끄럽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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