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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솔복지재단 5번째 콘서트 ‘Harmony Gar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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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솔복지재단 5번째 콘서트 ‘Harmony Garden’
  • 정윤석
  • 승인 2016.10.10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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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비장애인 통합 오케스트라, 가을을 수놓다
▲ [사진 브솔복지재단, 촬영 이은호 관장]

가을엔 전설도 쓰고, 동화도 그린다. 원천공동체(원천교회)와 브솔복지재단(브솔)은 가을에 장애·비장애인이 어울어져 하모니를 만들어낸다. 2016년 10월 7일 오후 7시 30분 원천교회 신관 4층에서 제 5회 브솔콘서트가 열렸다. 브솔은 지적·자폐성 장애인 등 발달장애인(친구)들의 성장과 자활을 돕기 위해 원천교회 교인 가족들이 자발적인 동기에서 마음을 모아 2009년 공식 설립한 복지재단이다.

 

콘서트가 열리는 4층 입구부터 ‘친구’들의 그림을 전시했다. 김하영·오호섭·최재승·한중희 4명의 친구들의 그림에는 장애가 없다. 현실에선 장애가 불편이란 이름으로 그들에게 굴레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림에서만큼 그들은 자유롭다.

▲ 클라리넷 앙상블[사진 브솔복지재단, 촬영 이은호 관장]

브솔콘서트가 열리는 신관 4층에는 7시 30분부터 가족들 중심으로 자리를 채워갔다. 장애·비장애인이 함께 클라리넷 앙상블을 선보이며 콘서트의 시작을 알렸다. 연주곡은 Panis Angelicus 였다. 세계적인 테너 루치아노 파파로티와 가수 스팅이 듀엣으로 부른 유명한 곡이다. ‘생명의 양식’으로도 대중에게 잘 알려졌다.

▲ 기도하는 원형건 목사[사진 브솔복지재단, 촬영 이은호 관장]

여는 기도를 한 원형건 목사(섬김의 원천 2교회)는 “아름다운 밤, 풍요의 계절 원천의 형제·자매들이 모여 하나님과 공동체 앞에 연주를 하게 하시니 감사합니다”라며 “천군과 천사들도 흠모할 감동의 연주가 되게 하시고 고된 연습을 한 대로 자신감을 갖고 기량을 발휘하도록 손과 입술을 붙들어 주소서”라고 기도했다. 원 목사의 기도가 끝나자 한 친구가 “수고하셨습니다!”라고 불쑥 말을 건넸다. 툭툭 튀어나오는 멘트에 당황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한바탕 웃음이 터져 나올 뿐이다.

▲ [사진 브솔복지재단, 촬영 이은호 관장]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첫곡은 Shostakovich waltz no 2였다.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의 주제곡으로도 유명한 곡이다. 플루트의 경쾌함, 첼로의 중후함, 바이올린의 가녀림, 클라리넷의 부드러움, 그리고 그 모두를 하나로 만드는 박정미 단장의 지휘가 어울어졌다. 두 번째 곡은 The sound of music의 주제곡이었다. 이외에도 You Raise me up을 연주했다.

연주 후 장애인 부모들과 인터뷰한 영상이 나왔다. ‘부모에게 OOO(장애 자녀)이란?’ 질문을 던졌다. 삶의 에너지·비타민, 세상을 바라보는 렌즈, 범사에 감사함을 알게 하는 존재 - 학교에 다닌 지 2년 째 됐을 때 처음으로 친구 생일에 초대를 받았다고 한다. 장애 자녀부모에겐 생일 초대 받은 게 너무도 큰 감사였다고 한다-란 답변이 나왔다. ‘친구들에게 오케스트라는?’ 이 질문에는 “함께하는 즐거움, 세상과 소통하는 연결통로,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공동체”라는 답변이 나오기도 했다.

▲ 이재용군의 클라리넷 독주 [사진 브솔복지재단, 촬영 이은호 관장]

발달 장애를 갖고 있는 이재용 군은 클라리넷 독주를 했다. 백석예술대학교에 재학 중이며 클라리넷을 전공하고 있는 이 군은 현란한 손놀림으로 Poulenc: Sonata for Clarinet and Piano. Fp 184를 소화해냈다.

▲ 브솔복지재단은 트루디 여사(사진 가운데)에게 감사의 헌정을 했다[사진 브솔복지재단, 촬영 이은호 관장]. 서있는 인물 김요셉 목사(가장 우측), 방수현 목사(가장 좌측)

프로그램 순서 중에는 헌정의 시간이 있었다. 김장환 목사의 아내 트루디 여사는 통합 교육이라는 말도 사용하지 않던 40여년 전 이미 중앙유치원을 운영하며 장애인들과 비장애인들을 함께 교육하며 그들이 서로 친구가 되어 사는 방법을 알려준 인물이다. 이에 감사하며 그녀의 지문이 찍힌 작품과 감사패를 전달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장환 목사는 영상 편지에서 아내에게 “한국에 있으면서 힘든 일이 많았을 텐데 친정인 미국으로 돌아가겠다는 말을 한번도 안해줘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 설교하는 브솔복지재단 대표 방수현 목사[사진 브솔복지재단, 촬영 이은호 관장]

방수현 대표 목사는 메시지에서 “브솔 오케스트라가 공동체 앞에서 연주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장애·비장애인 통합교육이란 씨앗을 뿌린 트루디 사모님의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다”며 “이제 우리는 새로운 꿈을 꾼다, 그것은 장애를 가진 부모가 설령 이 세상을 떠난다 해도 마음을 놓고 자녀를 맡길 수 있는 공동체다”라고 강조했다. 방 목사는 “브솔복지재단이 장애인 복지 시설을 세운다는 꿈을 갖고 있지만 아직 준비된 것은 없다”며 “그러나 하나님이 허락하신 브솔이란 정원에서 친구들과 그 부모가 우리를 통해 격려를 받고 용기와 희망을 갖게 될 장소가 결실을 맺길 기도한다”고 역설했다.

▲ [사진 브솔복지재단, 촬영 이은호 관장]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란 복음성가를 부르며 장미꽃이 콘서트 참석자들에게 전달됐다. 이 꽃은 다시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에게 한아름 전달됐다. 축도를 맡은 이현수 목사는 “(그리스도의 은혜와 하나님의 사랑과 성령님의 인도가) 주의 긍휼 없이는 살 수 없다고 고백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영원히 함께 하실지어다”라고 축도했다. 이날 프로그램의 사회는 김주영·이정훈 목사가 맡았다. 총괄 기획은 김좋은 간사가 진행했다. 

▲ [사진 브솔복지재단, 촬영 이은호 관장]

오케스트라 지휘를 맡은 박정미 단장은 “3~4개월의 연습 기간, 장애·비장애인 모두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줬다”며 “내가 리드했다기 보다 내가 묻어갔다”는 말로 친구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브솔복지재단의 방수현 대표이사는 “제 4회 브솔 콘서트를 할 때까지만 해도 오케스트라 개념은 아니었다”며 “오늘 5회 째 감동적인 공연을 해줘서 너무 고맙고, 앞으로 오케스트라의 모습을 갖춰 외부 공연을 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해나갈 계획이다”고 포부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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