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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주 따르며 참 하나님 믿는다 착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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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주 따르며 참 하나님 믿는다 착각한다
  • 정윤석
  • 승인 2015.03.11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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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이단 분별, 현대 크리스천들에게 꼭 필요한 이유
▲ 인기리에 방영하고 있는 KBS 2TV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의 대한이, 민국이, 만세 삼둥이 모습

# SCENE
그의 목소리에는 확신이 있었다. 강단에 서서 이단연구의 무용론을 역설했다.
“성령의 기름 부으심이 충만하면 적그리스도의 세력을 분별할 수 있는 영적인 능력을 갖게 되는 거예요. 여러분, 제일 한심한 게 뭔지 아세요? 이단 연구·세미나 하느라고 시간 허송세월하는 거예요. 그럴 필요 없어요. 여러분 안에 성령의 기름부으심이 충만하면, 진리의 말씀을 말씀으로 제대로 알고 있으면 어떤 가짜도 연구 안해도 금방 식별할 수 있어요. 여러분 안에 성령께서 영적인 본능을 그렇게 만들어 놓는다니까. ···본능으로 그게 있는 거예요.”

이름도 유명한 A목사가 2005년 11월 27일 Y교회 강단에서 위와 같은 설교를 한 바 있다. 설교를 듣다보면 한국교회에 이단대처 특강이나 세미나는 정말 필요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성령의 기름 부으심이 충만하면 적그리스도의 세력을 분별할 수 있는 영적인 능력을 갖게 된다 △그래서 이단 연구·세미나는 허송세월이고, 한심하다 △진리의 말씀을 제대로 알면 어떤 가짜도 연구 안해도 금방 식별할 수 있다 △영적 본능이 그렇게 만들어 놓는다는 게 이 분의 생각이다. 이 말이 맞다면 우리는 지금이라도 당장 이단대처세미나와 연구를 중단해야 한다. 그리고 뒷산에 올라가 소위 ‘소나무가 뿌리채 뽑힐 때까지’ 기도해야 맞다. 오순절 마가 다락방에 모인 약 120명의 제자들처럼 기도에 전력을 다하고 말씀 연구에 천착하면 간단히 해결된다. 이단을 분별할 수 있게 될테니까.

최삼경 목사(빛과소금교회)는 이러한 목회자의 태도에 대해 “마치 건강에 좋은 음식만 섭취하고 운동으로 건강관리만 잘하면 절대 병에 걸리지 않는다는 말처럼 우스꽝스러운 주장”이라며 “‘초대교회의 속사도와 위대한 교부들은 모두 이단연구가요, 비판가였는데 그들도 한심한 일을 한 것으로 생각해야 하는가'라고 되묻고 싶다”고 말한다.

어린 자녀들에게 ‘유괴범’과 관련한 주의·경계를 하지 않은 부모가 있을까? 만일 그런 부모가 있다면 그것은 자녀를 아끼지 않는 것이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얼마 전 KBS 2TV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대한·민국·만세의 아빠 송일국 씨가 아이들에게 ‘유괴범을 따라가지 말 것’을 교육하는 장면이 방영됐다. “민국아, 어떤 아저씨가 ‘사탕 사줄게 아저씨랑 같이 가자!’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해요?” “(민국이 따라가는 시늉하며)고맙습니다”.

이 모습을 보이자 송 씨는 “따라가면 안돼지!”라고 헛웃음을 쳤다. 왜 아직 초등학교도 들어가지 않은 아이에게 송일국 씨는 낯선 아저씨를 따라가지 말라고 교육한 걸까? 좋은 아빠 만나서, 마음에 자존감이 충만해지고, 아빠에 대한 사랑이 충만해지면 저절로 낯선 아저씨, 나쁜 아저씨를 쉽게 분별할 수 있다면, 송 씨는 그런 시도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단 분별도 이와 유사하다. 이단은 어린이들을 유괴하는 낯선 아저씨와 비슷하다. 그래서 시의적절하게 이단분별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해 현대 크리스천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낯선 사람을 따라가지 말아야 한다고 아이들에게 훈육하는 것처럼 말이다.

현대 그리스도인들에게 이단 분별이 필요한 이유는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

성경이 전장에 걸쳐 끊임없이 거짓의 특성에 대해 보여주고 있다. 다른 무엇보다 성경의 스토리가 ‘거짓’의 교묘함을 우리에게 말씀하고 있다. 성경 말씀을 근거로 거짓 선지자, 거짓 그리스도들에 대해 분별력있는 신앙을 갖춰야 한다고 설명해보고자 한다.

1. 출애굽기 32:1~6 속임

▲ 아론의 금송아지

“백성이 모세가 산에서 내려옴이 더딤을 보고 모여 백성이 아론에게 이르러 말하되 일어나라 우리를 위하여 우리를 인도할 신을 만들라 이 모세 곧 우리를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낸 사람은 어찌 었는지 알지 못함이니라 아론이 그들에게 이르되 너희의 아내와 자녀의 귀에서 금 고리를 빼어 내게로 가져오라 모든 백성이 그 귀에서 금 고리를 빼어 아론에게로 가져가매 아론이 그들의 손에서 금 고리를 받아 부어서 조각칼로 새겨 송아지 형상을 만드니 그들이 말하되 이스라엘아 이는 너희를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낸 너희의 신이로다 하는지라 아론이 보고 그 앞에 제단을 쌓고 이에 아론이 공포하여 이르되 내일은 여호와의 절일이니라 하니 이튿날에 그들이 일찍이 일어나 번제를 드리며 화목제를 드리고 백성이 앉아서 먹고 마시며 일어나서 뛰놀더라”

지도자가 황금으로 송아지 형상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 송아지가 너희를 애굽에서 인도해 낸 여호와 하나님’이라고 한다. 아론은 정말 가공할 죄를 지었다. 아론의 행위를 통해 우리는 거짓의 실체를 발견하게 된다. 거짓은 다가올 때 스스로를 ‘거짓’이라고 하지 않는다. ‘하나님의 이름’으로, ‘하나님을 섬기는 것’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이단에 빠진 사람들은 자신들을 ‘거짓에 속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자신들이 가장 하나님을 잘 섬기고 믿고 있는 것으로 착각한다. 신천지? 안상홍 증인회? 당장 대면해서 말해보면 안다. 그들은 “내가 성경을 가장 잘 알고 하나님을 가장 잘 믿고 있다”고 우리 그리스도인들 이상으로 확신하고 있다. 그들은 정통 교회 교인들을 진리를 모르는 지옥갈 백성으로 불쌍히 여기기까지 한다. 다음은 <이단 신천지 대처법 A TO Z>(최삼경 외 15인, 기독교포털뉴스, 2013년, 18쪽~19쪽)에 나오는 간증이다.

“‘(신천지에 빠졌을 때)이만희 총회장을 재림주라고 믿는 게 아니다. 다만 이만희 총회장을 통해서 하나님을 더 잘 믿고 있을 뿐이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정통교인들이 잘 모르는 게 있다. 밖에서는 분명히 이만희를 믿는다고 비난하는데 신천지인들은 그렇지 않다. 그들은 자신들이 하나님, 예수님을 잘 믿는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신천지 이만희 교주는 뭔가? 신천지인들은 이만희 교주를 통해 성경 말씀을 깨달아서 하나님을 더 잘 믿게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곳에 있을 때는 나도 똑같았다. 이만희 교주를 믿는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 신천지를 나오고 나서야 비로소 신천지 교리가 사실상 이만희 교주를 재림주로 만들기 위한 것임을 깨닫게 됐다. 신천지에서 이만희 교주는 예수님보다 위에 있다. 그러나 나 또한 만 6년 동안 신천지에 있는 동안 이만희 교주를 믿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나는 하나님을 잘 믿는다는 착각에 빠져 있었다. 이게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의 기본적인 마음가짐이다.”

신천지 신도들은 실제로는 이 시대의 마지막 목자라는 이만희 교주를 따르고 있다. 심지어 그를 향해 ‘만왕의 왕’이라며 칭송하기까지 한다. 그렇게 하면서도 이만희 교주를 통해 참 하나님을 만나고 믿고 있다고 생각하며 산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아론의 금송아지를 만들어 놓고 경배하면서도 하나님을 믿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 신천지에서 만왕의 왕으로 추앙받고 있는 이만희 교주

이런 현상을 필자는 ‘예수왕권세계선교회’(왕권회)에서도 목격했다. 2008년 3월 2일 당시, 왕권회를 방문했을 때 이곳의 지도자가 ‘심화실’이라는 여성을 지목하며 “하나님이 현현하셨다, (육으로)보면 사람인데 영안이 열려서 보면 예수님 자체다”, “성자 하나님이 이 분(심화실 씨를 뜻함)의 품속에 독생하신다”는 황당한 주장을 하기 시작했다. 이 단체에서 일어난 독특한 현상 중 하나가 예수님이 현현하신 심화실이란 여성을 향해 ‘큰 절 올리기’였다. 이들은 집회 중간, 또는 마무리하고 집회 장소를 나가는 중에 마치 불교신자들이 불상에 절하듯 강대상을 향해 큰 절을 올리고 나갔다.

큰 절을 올리는 이들은 하나같이 자신들은 ‘심화실 씨를 경배하는 게 아니라 그 안에 오신 주님을 경배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진을 보라. 그리고 생각해보자. 이들이 경배한 것이 과연 주님인지, 심화실 씨인지. 아론의 금송아지 현상은 오늘날도 계속되고 있다.

▲ 강대상을 향해 큰 절을 올리고 있는 왕권회 신도들

2. 신 18:20~22 거짓
“그러나 내가 말하라고 시키지 않은 것을 주제 넘게 내 이름으로 말하거나 다른 신들의 이름으로 말하는 예언자는 죽임을 당하리라.' 그런데 그것이 야훼께서 하신 말씀인지 아닌지 어떻게 알겠느냐 하는 생각이 들겠지만, 그 예언자가 야훼의 이름으로 말한 것이 그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 말은 야훼께서 하신 말씀이 아니다. 제멋대로 말한 것이니 그런 예언자는 두려워할 것 없다.”(공동번역)

우리 주변에 가짜들이 참 많다. 어떤 교주를 추종하는 여신도가 있었다. 남편이 암에 걸렸다. 6개월도 살지 못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 여신도는 너무도 궁금했다. ‘과연 남편이 살 수 있을까?’ 교주를 찾아가 물었다. “제 남편이 죽겠습니까? 살겠습니까?” 교주의 대답이 바로 나왔다. “하나님이 살려 주신다고 한다!” 그런데 6개월 후 여신도의 남편은 죽고 말았다. 여신도는 교주에게 가서 따졌다. “아니, 교주님께서 기도하고 난후 산다고 예언해줬잖아요. 그런데 남편이 왜 죽은 건가요?”

교주의 반응이 어땠을까? 그 교주는 “내가 영으로 산다고 했지 언제 육이 산다고 했니?”라고 신도를 오히려 질책했다. 이런 식이다. 거짓 선지자들은 예언을 해 놓고 틀린다. 그리고 틀리면 주로 두가지 방법으로 변명한다.

첫째, ‘네 믿음이 적은 연고니라!’이고 둘째가 ‘내가 영으로 산다고 했지 언제 육이 산다고 했는가?’라는 주장으로 넘어간다. 이런 말에 다시 속아서 이단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불쌍한 신도들이 우리 주변엔 너무도 많다.

▲ 12월 14일 한반도 전쟁난다는 거짓예언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홍혜선 씨

홍혜선 전도사의 12월 전쟁 예언도 거짓예언의 대표격이다. ‘2014년 12월 전쟁’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첫 번째 한국전쟁설 메시지에서 홍혜선은 “2014년 3월 26일에 주님께서, 앞으로 한국에 많은 사람들이 죽을 것이다. 그리고 한국의 주의 종들은 75%~85%는 회개하지 않으면 지옥 갈 것이다 메시지를 주셨다.”는 도발적인 메시지를 한국교회를 향해 던졌다(엄무환, 인터넷신문 <교회와신앙>, 2015년 2월 5일자, 홍혜선 직통계시 한국전쟁예언 전모). 그러나 전쟁은 터지지 않았다. 회개 메시지라며 이 예언에 가치를 두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성경은 이런 메시지에 추상같다. 그 예언자가 야훼의 이름으로 말한 것이 그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 말은 야훼께서 하신 말씀이 아니다. 제멋대로 말한 것이니 그런 예언자는 두려워할 것 없다. 홍혜선 씨는 하나님의 말씀을 한다고 자신은 말했지만 실제로는 하나님의 말씀을 대신 전한게 아니라 ‘제멋대로 말했다’는 게 성경적 결론이다.

3. 마 24:4~5, 마 24:24 미혹
“예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아무에게도 속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장차 많은 사람이 내 이름을 내세우며 나타나서 '내가 그리스도다!' 하고 떠들어대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속일 것이다.”(공동번역) 수많은 사람들이 속을 것이다. 거짓 그리스도는 ‘내가 그리스다’라면서 속인다.

"그 때에 어떤 사람이 '자 보아라, 그리스도가 여기 있다, 저기 있다.' 하더라도 그 말을 믿지 마라. 거짓 그리스도와 거짓 예언자들이 나타나서 어떻게 해서라도 뽑힌 사람들마저 속이려고 큰 기적과 이상한 일들을 보여줄 것이다. 이것은 내가 미리 말해 두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들이 '그리스도가 광야에 나타났다.' 해도 나가지 말고 '그리스도가 골방에 있다.' 해도 믿지 마라. 동쪽에서 번개가 치면 서쪽까지 번쩍이듯이 사람의 아들도 그렇게 나타날 것이다.“(공동번역, 마 24:23~27절).

마태복음 24장 24절은 거짓 그리스도들과 거짓 선지자들이 표적과 기사를 보여 할 수만 있다면 택하신 자들도 미혹할 것이다고 말씀한다. 표적과 기사란 뭔가? 사전적 의미는 표적은 겉으로 드러난 자취, 기사는 기이한 일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 눈으로 확인되는 신기한 현상이나 일들을 표적과 기사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좀 더 말씀을 자세히 보자. 거짓그리스도들과 선지자들이 보여 주는 건 그냥 표적과 기사가 아니다. 앞에 수식어가 하나 붙는다. ‘큰’ 표적과 기사다. 거짓 그리스도·선지자들이 그냥 표적과 기사가 아니라 큰 표적과 기사로 사람들을 미혹한다는 말씀이다.

거짓 선지자와 그리스도들이 뭔가 보여준다는데···. 그것도 큰 걸로. 도대체 어느 정도까지 보여 줄 수 있을까? 필자는 이단단체를 출석하다가 이탈한 사람들을 알고 있다. 그들이 이단단체를 출석하면서 봤다던 표적과 기사를 몇 가지 소개해 보겠다.

▲ 표적과 기사가 많이 일어난다고 알려진 A교회 집회 모습

모 단체에 출석하던 A씨는 그 교회에서 영상제작을 담당했다. 교주가 해외로 출국하면 그를 따라 함께 해외출장을 해야 했다. 그가 필자에게 말했다.

“수년전 어느 여름날 교주와 함께 비행기를 타고 한참 창공을 날고 있을 때였다. 창밖을 내다보고 있는데 갑자기 구름이 퍼져 있다가 갑자기 뭉쳐지더니 하늘에 ‘K’자를 그렸다. 착시 현상인가 해서 옆 사람에게 물어봤더니 그도 같은 것을 보고 있었다. 그래서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옆 사람이 주저하지 않고 답했다. ‘교주님이 King of kings라는 의미다.’”

A씨는 지금도 그 현상이 잘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사실 창공의 비행기에서 구름이 그려 보이던 ‘K’자. 그거 하나 때문에 A 씨는 그 단체를 나오기 무척이나 힘들어 했다. 필자와 이단상담을 하면서 고백한 것도 그것이었다. “저, 사실 그 단체가 이단인지 이해하고 알고 있어요. 그런데 제가 봤던 ‘K’자 그것 때문에, 마음 속에 두려움이 있었어요. ‘만일 이 단체가 이단이 아니고 정말 진리를 추구하는 단체면 어떡하지’라는 두려움이었어요.” 성경을 보면 이단성이 분명해졌다. 그런데도 자신이 체험한 것, 본 것 때문에 나오기가 어려웠다고 한다. 체험에 발목잡힐 뻔한 경우다.

B 씨는 어머니의 병환 때문에 한국교회가 이단으로 규정한 곳을 어쩔 수 없이 선택하고 다니게 됐다. 병 낫기를 구한 것이다. 그런데 그 교회를 출석하다가 교회의 체육대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그녀는 너무도 황당한 경험을 했다. 체육대회 장소에 태양이 쨍쨍 내리쬐는 날 무지개가 뜬 것이다. 그것도 하나가 아니라 ‘더블’로 떠줬다. 쌍무지개가 떴던 것이다. 이 단체에선 이런 현상을 두고 하나님께서 교주님과 함께하는 증거라고 했다.

B 씨는 “착시 현상도, 조작도 아닌 거 같았다”며 “교주가 사탄에게 쓰임 받아도 크게 쓰임 받기에 나타나는 현상이었을 것이다”고 추측했다.

C 씨가 다녔던 단체의 교주는 꿈에 등장하는 게 특기였나 보다. C 씨는 이단단체에 수십년간 몸담으며 꿈에 교주가 흰옷을 입고 나타나 특별 사항을 지시하는 체험을 다수했다. 교주는 늘 흰옷을 입고 나타나 특정 장소에 교회를 개척하라고 지시하기도 했고, “네가 이번 일을 맡아줘야겠다”는 부탁을 하기도 했다. 꿈에서 지시한 대로 실제로 일을 하면 어김없이 일이 잘 풀렸다고 한다.

D 씨는 몇 해 전 교통사고로 아버지를 여의었다. 아버지가 별세한 후 1년 정도가 지났을 때, 슬픈 마음이 한 해가 지나도록 가시지 않았을 때였다. 괴로워하던 날 한 교회를 나가게 됐다. 이단으로 규정된 단체였다. 의자에 앉았다. 뒤로 웬 자매가 앉았다. 그리곤 속삭였다.

“형제님, 작년에 마음이 많이 아프셨죠. 성령님이 위로해 주고 계세요.”
“네 무슨 말씀인가요?”
“작년에 가정에 생겼던 어려움 말이에요. 하나님이 형제님의 아픔을 알고 계세요.”

자매란 여자는 이 말을 한 다음 대언기도라는 것을 시도했다. 통상 하나님의 음성을 대신 전하는 방식의 기도다.

“사랑하는 아들아 너의 슬픈 마음을 내가 안다. 이젠 그 슬픔 속에 빠져 있지 말고 떨치고 일어나 빛을 발하라.”

더 긴 얘기를 하지 않겠다. D 씨는 이 자매의 접근 한 번으로 그 교회 열성 신도가 됐다. 이런 체험을 하게 되면 사실 그 교회가 이단인지 아닌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게 된다. 한마디로 게임 끝난 것이다.

이단에 빠진 사람들은 나름대로 손으로 만지고 귀로 듣고 눈으로 볼 수 있었던 ‘큰’ 표적과 이적들이 있기 때문에 그 단체를 선택한 것이다. 이단에 빠지는 게 아무런 이유가 없는 게 아니다. 구름이 문자를 새기고, 하늘에 쌍무지개가 뜨고, 꿈에 교주가 나타나기도 한다. 숨기고 싶은 내 과거를 알아맞춘다.

착시나 집단 최면이라고만 치부하지 말자.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 자체가 없는 게 아니다. 성경은 오히려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씀하고 있다. 거짓 선지자와 거짓 그리스도들이 ‘큰 표적과 기사를 보일 것’이라고.

혹시 주변에 어떤 특정 인물이 기적을 일으킨다는 소문이 나고 있는가? 불치병도 고치고, 죽은 사람을 살린다고 하는가? 과거는 물론 미래도 용하게 잘 알아맞춘다고 하는가? 그렇다면 우선 마태복음 24장 24절 말씀부터 떠올려 보자. 큰 표적과 기사는 거짓 그리스도·선지자들이 택한 자를 미혹하기 위해 사용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다.

지금 한국교회는 신천지 등 이단들의 공격에 대해 수세에 몰린 상황이다. 단적으로 이만희란 사람을 이 시대의 재림주라고 하는 주장하는 신천지의 증가세만 봐도 이는 확인된다. 1984년 10여명, 2007년 4만 5천명, 2014년 13만명. 무슨 숫자일까? 한국교회가 10년 동안 가장 주의할 이단이라고 지목해온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의 성장세다. 2014년(신천기 31년) 6월, 신천지 바로알자신천지 카페(cafe.naver.com/soscj)에 올라온 신천지 신도 현황표에 따르면 그들은 2014년 6월 기준 13만4천명에 달하고 있다. 2015년 연초에는 14만명에 달했다는 집계도 등장했다. 30여 년 동안 1만배로 폭발적 성장을 했다.

10여년동안 이단대처를 해왔음에도 끊임없이 신천지는 확산되고 있다. 그 이유는 그들의 ‘사기성’ 짙은 포교가 현장에서 여전히, 아직도, 통하고 있다는 증거다. 단순히 우리가 성령의 기름부으심이 충만하면 영적인 본능으로 신천지를 분별할 수 있다고 착각하면 안된다. 신천지에 미혹된 신도들이 어떤 사람인지 아는가? 기도 안하고, 말씀 안 보고, 성경공부 게을리하고, 불성실한 신도들이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오히려 그 반대다. 신천지에 미혹된 신도들 다수가 기도하던 사람들이었다. 말씀 보던 사람들이었다. 찬양하며 성경공부에도 관심이 많았던 사람들이었다. 바르게 믿어보려고, 영생에 대해 갈구하던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신천지에 빠졌다는 사실이다. 이런 현실이 믿어지는가?

▲ 신천지의 성장세. 신천기 31년(2014년 6월 집계 현황이다)

이단분별의 전문성을 도외시하는 현대 크리스천들의 무장해제된 틈을 타 이단들은 끊임없는 포교 전략·전술로 성도들에게 천의 얼굴을 하고 다가간다. 게다가 SNS와 유튜브 등을 통해 불건전한 신앙, 허탄한 신화들이 홍수처럼 성도들에게 ‘기도’, ‘회개’, ‘성령충만’, ‘영성’, ‘중보기도부탁’의 이름으로 파고들고 있다. 불건전한 신앙은 목회자들이 통제 불가능할 정도로 성도들 사이를 운행하며 활발하게 유통되고 있다. 걷잡을 수 없는 현실이다.

이러한 때, 이단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이단분별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것은 통제할 수 없는 현대인들의 매체 환경 속에서 그들의 발걸음을 극단으로 치우치지 않게 하는 역할을 한다. 경계심을 자극함으로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게 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현대 크리스천들에게 이단분별이란 매우 중요하면서도 꼭 필요한 주제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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