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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에서 자라는 하늘 자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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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에서 자라는 하늘 자녀
  • 정윤석
  • 승인 2014.05.14 1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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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자녀와 함께 성장한 박경이 사모의 이야기
▲ 여섯 가족의 점프

“엄마들 기죽어요.”
그녀의 이력부터 설명하면서 글을 시작할까? 아니면 그녀의 자녀들의 이력을 소개해볼까. 박경이 사모 (하이패밀리 행복코칭사, 가정 사역자)가 강의를 하기 전이었다. 사회자가 박 사모에게 다가왔다. “어떤 프로필로 소개할까요? 사모님의 이력으로 할까요, 자녀들의 이력으로 할까요?” 주변에서 박 사모를 아는 한 사람이 나섰다. “자녀들 이력으로 마세요. 엄마들 기죽어서 강의 못들어요.”

박경이 사모(50)의 이력부터 시작해보자. 그녀는 밥 굶지 않는 것을 다행으로 여기는 가난한 집에서 일곱 자매 중 다섯째로 태어났다. 어머니는 딸을 낳고 염치가 없어 미역국도 먹지 못했다. 게다가 여자 아이 주제에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고 욕 먹기 일쑤였다. 다른 딸은 고분고분했지만 박 사모는 번번이 ‘왜요?’라고 묻곤 했다. 이 때마다 “가시내가 말끝마다 토를 다네.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할 일이지”라는 말이 돌아왔다. ‘무조건 순종’이 그녀에게는 매우 불편했다. 어려서부터 ‘저것은 아무짝에도 쓸모 없어’라는 말을 들으며 낮은 자존감이 자리했다.

겨우 학교를 진학해 상고를 졸업했다. 그리고 방송대학교를 나온 후 공부에 대한 욕구를 참을 수 없어 총신대학교 종교교육과에 입학했다. 총신대학교에 입학하면서 첫째 아들 경건이, 3학년 때는 둘째 딸 사랑이를 출산했다. 둘째를 등에 업고, 첫째는 다리에 매달린 상태에서 시험을 준비해 기말고사를 치르기도 했다. 셋째 화평이를 낳고 18개월, 막내 승리를 임신한지 9개월이 됐을 때 ‘미국 유학을 하겠다’는 남편의 말을 따라 도미했다.

▲ 첫째가 매달리는 가운데 둘째를 업고
기말 시험을 준비중인 박경이 사모

미국에서 삶은 고됐다. 세탁소, 교회 서무, 주일학교 전도사, 회계사 사무보조, 신문사 편집 기자 등 안 해 본 것 없이 닥치는 대로 일했다. 부모의 가난을 온몸으로 옆에서 느끼다보니 4명의 아이들 중 목회자가 되겠다는 아이가 없었다. 첫째 아들 경건이는 논리적이고 사리분별이 빠르고 정의감도 있었다. 그녀는 아들이 목사나 변호사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 생각을 말했다. 그러자 아들은 싸늘하게 답했다. “목사가 돼서 이렇게 가난하게 사는 건 아빠 하나로도 충분해요. 나는 절대로 목사가 되지 않을 거예요. 아빠는 뭘해도 잘 살 수 있었을 텐데 목사가 돼서 이렇게 가난하게 사는 거예요. 나는 내 아이들을 이렇게 가난하게 살게 하고 싶지 않아요.”

가난한 그녀의 가정에 희망은 자녀들이었다. 그것도 희망 네배였다. 아이들이 모두 미국의 명문대학교에 진학했다. 첫째는 듀크대학을 거쳐 하버드대학교 로스쿨과 예일대 로스쿨에 동시에 합격했다. 두 학교 중 하버드를 가지 않고 예일을 선택했다. 둘째 사랑이는 일리노이 주립대 영문학& 심리학, 셋째화평이는 초우트 로즈메리 홀(케네디 대통령 모교로 잘 알려진 미국의 명문 사립고등학교)을 전액 장학생으로 다녔고 하버드·예일·컬럼비아·시카고 대학에서 동시에 합격 통지서를 받았으나 예일대학을 선택했다. 넷째 승리도 둘째와 마찬가지로 일리노이주립대학교에 다닌다. 자녀들이 어떻게 하나같이 미국의 명문대학에 진학했을까? 세가지 키워드로 풀어봤다. 

자존감
아이를 키우면서 박 사모가 관심을 가진 것은 ‘세상에 너는 하나밖에 없는 하나님의 소중한 자녀’라는 자존감이었다. 그러나 자존감을 키워주려 해도 이게 저절로 유지되는 게 아니었다. 자존감을 지켜주기 위해서는 자녀에 대한 신뢰가 필요했다.

경건이가 4학년 때였다. 아이가 학교에서 문제아로 찍혔다. 친구들이 수업 시간에 어떤 발표를 할 때 무시하듯 웃었다는 것이 이유였다. 아이는 아침에 학교를 갈 때면 우울해 했다. 경건이는 이 학교에서 친구를 무시하고 사귀지 못하는 사회성이 없는 아이로 선생님께 찍혔다. 매주 한번 씩 혼자 불려가 선생님께 상담을 받아야 했다. 아이는 하루가 다르게 변해갔다. 결국 아이의 장래를 위해 학교를 옮기기로 했다. 그리고 그동안 생업에 전념했던 시간을 쪼개 아이들 교육에 마음을 쓰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서 전학한 학교 선생님과 상담했다. “경건이는 어떤가요? 문제가 있지 않나요?” 선생님은 답했다. “‘어머니, 경건이는 너무 똑똑하고 훌륭해요.” 예의상하는 말인 줄 알았다. 박 사모는 전에 있던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얘기하며 혹시라도 경건이에게 문제가 생긴다면 잘 타일러서 지도해줄 것을 부탁했다. 그러자 선생님은 엄마의 눈을 똑바로 보면서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내 말을 믿어요. 당신 아들은 매우 탁월한 아이예요. 알겠어요?” 선생님은 아들을 정말로 믿어주고 있었다.

만일 경건이가 학교를 옮기지 않고 계속 문제아로 찍힌 학교에 남아 있었다면 아이의 자존감은 어떻게 됐을까?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하나님의 자녀라는 자존감은 셋째 화평이에게도 강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셋째 화평이가 연간 학비 5천만원이 넘는 초우트로즈메리 홀에 다닐 때의 일이다. 이 학교에는 세계 8위 갑부의 조카, 국내 대기업 총수의 아들, 턱시도를 입은 하인 20명을 거느린 집에서 자란 귀족들의 자녀들이 다녔다.

가난한 엄마는 그게 신경이 쓰였다. 화평이에게 물었다. “화평아, 학교에서 너 가난하다고 무시하는 아이는 없니?” “있어요.” “그럴 때는 어떻게 하니?” “그냥 상대를 안해요. 애들은 돈 많은 부모를 가졌다는 것 외에는 나를 이길 수 있는 게 하나도 없거든요.” 돈이 없다고 위축되지 않는 화평이의 대답은 자존감에서 나왔다. 현금 지급기에서 수백불의 지폐를 아무렇지도 않게 빼내는 부자들 사이에서, 단돈 1달러도 아껴 써야 하는 화평이는 활기차고 자신감 넘치는 아이로 생활하고 있었다.

독서

▲ 예일대학 로스쿨 졸업식에 함께한 가족들

박 사모의 자녀들을 키운 것은 독서였다. 가난해서 아이들 책을 사줄 여력이 안됐다. 동네 도서관으로 자주 데려갔다. 아이들 읽고 싶은 책을 맘껏 읽도록 했다. 박 상담사가 주의를 한 게 있었다. 강요하는 독서를 하지 말자는 거였다. 책을 싫어하는 아이들로 만드는 방법은 간단했다. 필독서, 교양서적, 위인전, 고전, 베스트·스테디 셀러 등 어른들 관점에서 훌륭한 책들을 잔뜩 사서 읽히면 된다. 게다가 읽었는지 확인하고 감시하고, 독후감까지 쓰라고 하면 효과는 배가된다. “책을 읽어야 훌륭한 사람이 되는데 너는 커서 뭐 될래?”라고 한마디 하면 효과는 확실하다. 이런 아이는 독서를 불쾌한 체벌로 느끼게 된다.

그녀인들 고전, 명작을 읽히게 하고 싶은 욕심이 없었겠는가? 그녀는 이걸 버렸다. 도서관에 가면 아이들은 화려한 그림만 잔뜩 있는 책을 골랐다. 경건이는 특히 5학년이 되자 공포 호러물에 빠졌다. 그래도 참았다. 책읽는 즐거움을 빼앗아 책과 멀어지게 하는 것보다 호러물이라도 읽는게 낫다고 생각해서다. 자신들이 읽고 싶은 분야의 책을 맘껏 읽게 한 결과 그들은 책과 친해졌고 책과 친해진 아이들은 책 속에서 자신들의 인생의 답을 찾아갔다. 아이들의 사고력과 작문, 표현력은 책과 친해지며 덤으로 얻었다. 

셋째 화평이는 박 상담사의 자녀들 중 모든 것이 늦은 아이였다. 알파벳도 늦게 익혔고, 운동 습득 속도도 느렸다. 첫째 경건이가 모든 것을 빨리 습득한 아이였다면 화평이는 정말 반대였다. 오죽하면 막내 승리에게까지 놀림을 받을 정도였다. 그러나 화평이는 오직 독서에서만큼은 재능을 보였다. 책을 읽다보면 몇시간이 갔는지 모를 정도로 몰두했다. 초등학교 때까지는 이 장점이 두드러지지 않았다. 그러나 중학생이 되면서부터 화평이가 빛을 발했다. 독서에 집중하던 '집중력' 하나가 그의 인생을 바꿔놨다는 것이다. 

여행

▲ 박경이 사모의 저술 <땅에서 자라는 하늘 자녀>(지혜의샘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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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가정은 많이 가난했다. 그래도 여행을 다녔다.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사람들이 누리는 사치라는 편견을 깨고 나니 여행의 방법도 보였다. 무전여행이었다. 6인용 중고 텐트를 10불에 구입하고 미니밴도 장만했다. 미국의 거대한 자연경관에서 가족들은 하나님의 위대한 손길을 느꼈다. 형편이 어렵고 걱정이 쌓일수록 여행을 떠났다.

사랑이가 초등학교 3학년 때 봄방학을 앞두고 선생님이 물었다. “이번 방학 때 가족들과 여행가는 사람!” 사랑이가 손을 들었다. “너희 가족은 어디로 갈거니?” “스프링 필드요.” “거기에 가족이나 친척이 살고 있니?” “아니요.” “그럼 호텔이나 모텔에서 머물겠구나.” 사랑이는 망설임없이 당당하게 말했다. “아니요, 우린 차안에서 잘 거예요.” 갑자기 반 아이들의 시선이 한꺼번에 쏟아졌다. 그중 한 아이가 말했다. “너네 거지니? 모텔에 갈 돈도 없으면서 무슨 여행을 가!” 이런 사람들의 시선에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사랑이도, 승리도 "가족들이 무전여행을 하고 차안에서 자는 여행이 가장 행복하고 즐거웠다"고 말한다. 

고등학생이 된 경건이가 어느날 말했다. “엄마, 이상한 일이 있어요. 친구들 중에 내가 제일 여행을 많이 다녔더라구요.” “그래? 너희 친구들 다 부자라며?” “그러게 말이에요. 다들 상당한 부자인데도 여행갈 기회가 많지 않았대요.”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들이나 여행을 다니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학교에서 가장 가난하게 자란 박 사모의 자녀들은 추억에서만큼은 누구보다도 더 큰 부자였다.

여행을 통해 박 사모는 교육의 기회도 열어줬다. 자연과 생태계, 사회, 역사, 지리, 예술 등을 직접 보며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한 것이다. 여행지를 선택할 때도 연구했다. 도서관에서 각자 가고 싶은 지역에 관한 자료를 찾아 공부를 하고 다른 사람을 설득하기 위한 브리핑 자료를 개발했다. 그리고 발표후 투표를 해서 가장 많은 표를 받은 곳을 여행지로 정했다. 엘로스톤이나, 록키산 같은 미국의 국립공원에서 곰이나 푸마같은 맹수를 만날 위험에 처하기도 했다. 유명 관광지나 유적지에서는 설명서나 안내판을 꼭 읽고 그냥 읽는 정도가 아니라 열심히 외우도록 했다. 돌아오는 길에는 퀴즈를 내고 그에 걸맞는 상품도 걸었다. 여행이 산교육이 되도록 한 것이다.

박 사모는 이렇게 네 자녀와 함께 자라온 이야기를 책으로 엮었다. <땅에서 자라는 하늘자녀>(지혜의샘)다. 박 사모는 2014년 5월 9일 종로 민들레 영토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이 책은 아이들을 미국 명문대학으로 보내는 방법에 대해 쓴 책이 아니라 아이들과 함께 울고 웃고 성장하고 실패하면서 성장한 엄마의 이야기다”고 소개했다. 아이들의 신앙 교육에 대해 그녀는 “말씀 암송 등 단순 암기보다 어떤 선택의 순간에 하나님의 뜻에 맞는 게 뭘지 사고하는 방식으로 키워왔다”며 “아이들의 특성에 맞게 장단점을 잘 파악해서 교육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기자회견 중인 박경이 사모

박경이 사모는 총신대학·아세아연합신학대학·성경신학대학원대학교 구약학 강사인 임용섭 교수의 아내다.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유아교육과를 졸업하고 총신대학교 종교교육과를 졸업했다. 하이패밀리 가정사역전문가다. 하이패밀리에서 진행하는 여성행복코칭지도자 2급 과정을 수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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