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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대표하던 한기총, 이단옹호기관으로 변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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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대표하던 한기총, 이단옹호기관으로 변질”
  • 기독교포털뉴스
  • 승인 2014.02.11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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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명환 소장 서거 20주기 추모사- 정동섭 교수

정동섭 목사(사이비종교피해대책연맹 총재, 한동대 외래교수)

탁명환 소장님이 가신 지 벌써 20년 세월이 흘렀다. 1994년 2월 19일 이른 아침 나를 아끼는 분이 전화를 해서 탁 소장님이 피살되었다는 비보를 전해주었다. TV뉴스로 속보를 확인하면서 나는 사교집단의 악랄함에 격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동안 그의 입을 막기 위해 각종 테러를 자행했던 이단들이 기뻐할 것을 생각하니 더욱 가슴이 아팠다. 탁 집사님은 내가 1977년 이단 구원파를 탈출하여 정통교회로 돌아온 후부터 그분이 순교하실 때가지 17년간 이단퇴치에 동역해 온 믿음의 선배이자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이단연구가셨다.

나는 사랑의 교회에서 고 옥한흠 목사님의 도움으로 정통교회로 돌아온 후, 침신대 대학원에서 이단과 정통의 차이를 규명하려 시도하였다. 결국 나의 이러한 노력은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와 미국 남침례회의 비교연구」라는 논문으로 결실을 거두게 되었다. 1985년 가을 나는 미국유학을 떠나면서 이 대학원석사학위 논문을 탁명환 소장님에게 넘겨주었다. 1986년 한 해 동안 본인의 논문은 <현대종교>에 연재되었다. 내가 미국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후 탁 소장님과 나는 대덕연구단지 연합신우회 주최 신앙강연회에서는 함께 이단의 정체를 폭로하는 강연회를 인도하기도 하였다.

결국 잡지 기사와 강연이 문제가 되어 1990년 11월에 탁 소장님은 서울에서, 나는 대전에서 세모-구원파를 대표하는 유병언 사장으로부터 동시에 명예훼손혐의로 피소되기도 했다. 탁 소장님은 구원파가 당시 권력을 등에 업고 나를 구속시켰을 때 제일 먼저 증거서류를 갖고 달려와 내가 석방될 수 있도록 가장 실질적인 도움을 주셨던 분이었다. 나는 탁 소장님의 도움과 침신대 학생들의 시위, 그리고 전국 성도들의 기도 덕분에 15일 만에 대전교도소에서 석방되었다. 나의 아내는 내가 대전교도소에 구속되었을 때 탁 소장님이 우리 집에 달려와 함께 무릎을 꿇고 하나님의 뜻이 관철되기를 기도하셨던 모습을 두고두고 되뇌이고 있다.

결국 나는 6년간에 걸친 재판 끝에 1996년 “이단 교주를 비판하는 것은 정통교회 성도들을 이단으로부터 보호하고 가정이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 공공의 이익을 위해 비판한 것이기 때문에 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결을 대법원에서 받아내는데 성공하였다. 이 판결을 받아낸 것은 결국 탁소장님과 나의 합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탁 소장님과 나는 둘 다 이단으로 인해 가정이 파괴되는 것을 좌시할 수 없어 이단을 비판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세인이 다 아는 대로 탁 소장님은 한국교회를 섬기는 집사로서 이단의 정체를 교회와 사회 앞에 드러내 가정과 교회를 이단의 도전으로부터 보호하는 일이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이라 믿어 이단연구에 일생을 바친 종교연구가였다.
이 세상에서 탁 소장님을 가장 증오했던 것은 어두움의 세력, 이단과 사이비종교집단이었다. 그는 생전에 이단으로부터 무수히 많은 테러에 직면했지만 그때마다 기적적으로 위기를 모면하고 소생하였다. 그때마다 그는 자기에게 아직 할 일이 있어서 하나님께서 생명을 연장시켜 주신 것이라고 믿고 재헌신하는 간증을 하곤 했었다. 그는 마지막 죽는 순간까지 이단 영생교의 피해자들 편에서 그들의 억울함을 달래주기 위해 동분서주하다가 테러의 제물이 되었다. 한국교회는 필요할 때마다 그의 경험과 전문지식을 활용하였으나 그의 공로를 제대로 인정해주지 않았다. 그는 수시로 이단과 타협하였다고 오해를 받기도 하였다.

그의 주변에는 몇몇 친구가 있었지만 비난의 화살을 쏘는 사람은 더 많은 것 같았다. 그는 정의감이 투철한 사람이어서 목표를 정하면 물불을 가리지 않았다. 따라서 일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오해와 상처를 남기기도 하였다. 정통교회를 이단과 함께 싸잡아 비판하는 실수를 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잘못을 깨달으면 즉시 공개 사과하는 용기는 그의 커다란 장점이었다. 그는 종종 극심한 외로움에 시달렸으나 그때마다 금식기도로 자신을 추스렸다.

그는 전국교회와 학교, 그리고 세계를 누비면서 이단의 정체를 세상에 알렸다. 이제 우리는 그의 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그가 남기고 간 글은 계속해서 후세를 일깨우는 역할을 하고 있다. 탁 소장님은 “사람이 이단에 빠져 이단사상에 세뇌되면 시체가 되어서 나오는 방법 밖에 이단의 사슬을 벗어나는 방법이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생전에 말씀하시곤 하였다. 이것은 영생교나 오대양 사건에서도 입증되었다. 그러나 우리 내외는 죽지 않고 이단을 탈출하여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를 누리고 있다. 따라서 우리 내외는 “특별한 사랑받은 나, 몸으로 제물 삼겠네”하는 심정으로 가정사역을 통해 한국교회와 가정을 세우는 일에 전력하고 있다.

탁 소장님은 자신의 공로가 100년 후에나 제대로 평가받게 될 것이라고 말하곤 했는데, 그 말의 무게는 실감 있게 다가오고 있다. 탁 소장님의 뜻을 이어받아 탁지일, 탁지원, 탁지웅 세 아들이 모두 한국과 일본에서 이단의식화 사역에 앞장서고 있다.

···나는 한국교회가 이단으로 규정한 평강제일교회의 박윤식 씨를 「월간 목회」와 대중집회를 통해 비방하였다고 하여 1998년 다시 명예훼손 혐의로 피소되었다. ··· 5년간에 걸친 재판 끝에 2003년 말 대법원으로부터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부분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을 수 있었다.

탁 소장님의 동향인 한 분은 그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해 한국교회가 힘을 합쳐 무엇인가를 보여주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나에게 물어왔다. 나는 이단의 피해를 직접 경험했던 사람으로서 탁 소장님의 영전에 다음과 같은 제언을 하고 싶다.

첫째, 국민행복을 표방하고 있는 박근혜 정부는 과거정권처럼 이단과 결탁하거나 이단을 비호하는 일을 삼가해야 할 것이다. 탁 소장 사건에서 보는 것과 같은 무자비한 테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검찰과 경찰이 결연한 수사의지를 가지고 범인을 색출, 처단함으로 사이비이단집단이 더 이상 우리사회에 뿌리내리지 못하게 막아야 할 것이다.

둘째, 사회학자들은 가정에서 소외된 가운데 성장한 사람들과 남편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중년부인들이나 아내의 존경을 받지 못하는 중년남자들이 이단에 미혹되기 쉬움을 밝혀내고 있다. 정통교회에서 시험받은 사람들이 이단에 미혹되기가 쉽다. 결국 모든 문제는 가정으로 귀결된다. 이단은 예나 지금이나 “마땅치 않은 것을 가르쳐 가정을 무너뜨린다”(딛 1:11)고 사도 바울은 지적한 적이 있다. 이단은 가정을 파괴하는 세력이다. 탁 소장님의 피살과 같은 비극을 예방하는 가장 구체적인 방법은 우리의 가정을 대화와 사랑이 넘치는 행복한 가정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믿는다.

셋째, 2009년을 기점으로 한국교회는 영적인 혼란기에 들어섰다고 본다. 이단과 정통의 구분이 흐려지고 있다. 한국교회를 대표하던 한기총이 이단옹호기관으로 변질되고 있다. 여러 교단에서 이단으로 규정한 류광수, 변승우, 박윤식 씨가 이단이 아니라고 해제해주는 상황에 와 있다. 이단해제를 비판한 신학자들 207명을 한기총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고소하는 한기총이 되었다. 이단과 맞서 싸우는 진용식, 최삼경, 정동섭, 이인규, 신현욱과 같은 이단전문가들을 이단으로 규정하는 이상한 현실에 직면해 있다. “진리는 기름과 같아서 반드시 수면 위로 떠오른다”는 말이 있다. 시간이 가면 거짓을 진리라고 주장하는 무리들은 무너지게 되리라 믿는다.

“악인을 의롭다 하고 의인을 악하다 하는 이 두 사람은 다 여호와의 미움을 받느니라”(잠 17:15). 정통을 이단이라 하고 이단을 정통이라 하는 자는 하나님께서 미워하신다는 말씀이다. 나는 작년에 결성된 세계한인기독교이단대책연합(세이연)이나 한국교회연합과 같은 대표기구가 주요 정통교단의 이단연구와 조직신학자들의 도움을 받는 가운데 보다 대표성을 갖고 다른 복음을 전하는 집단의 정체를 드러내주기를 기대한다. 이것이 탁명환 소장님의 순교를 헛되게 하지 않기 위해 우리들이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믿는다.

이단연구가의 아내로서 불안한 나날을 눈물로 보내야 했던 사모님 김춘심 권사님께 하나님의 특별하신 위로가 함께 하기를 빌며, 탁명환 소장님의 자녀들을 포함한 유족을 특별히 보살펴 주시기를 기도한다. 탁명환 소장님의 필생의 노고가 두고두고 빛을 보게 되고, 그의 순교의 피가 헛되지 않도록 여기에 모인 우리 모두가 진리의 복음을 위하여 선한 싸움을 이어가야 할 줄로 안다.

“의를 위하여 박해를 받는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요. 나로 말미암아 너희를 욕하고 박해하고 거짓으로 너희를 거슬러 모든 악한 말을 할 때에는 너희에게 복이 있나니 기뻐하고 즐거워하라. 하늘에서 너희의 상이 큼이라”(마 5: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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