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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식 씨 관련 개신대 발표, 총회와 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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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식 씨 관련 개신대 발표, 총회와 무관”
  • 정윤석
  • 승인 2009.12.30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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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피해간 개신대측 연구에 예장 개혁 임원회 입장 정리


예장 통합측과 합동측이 이단으로 규정한 박윤식 씨(평강제일교회 원로)에 대해 예장 개혁측 인준신학교인 개신대학원대학교(개신대, 총장 손석태 목사) 기독교신학검증위원회(위원장 나용화 교수)가 ‘신학적으로 건전하다’고 발표하자 개혁측이 ‘총회와 무관한 결정’이라고 선을 그었다.

예장 개혁측(총회장 김병호 목사)은 2009년 12월 28일 임원회를 열고 최근 박윤식 씨에 대해 ‘신학적인 문제가 없다’는 개신대 교수들의 발표는 총회와 아무 관계가 없는 것이라며 이러한 입장을 교단지인 <개혁공보>에 게재해 총회 소속 목회자들의 혼란을 방지키로 결정했다.

개혁측의 한 관계자는 기자(교회와신앙, www.amennews.com)와의 전화통화에서 “평강제일교회와 어떤 관련이 있어서 개신대 교수들이 연구를 했는지 모르지만 학교 이사장의 개인적인 요구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박윤식 씨에 대한 개신대측의 이번 발표는 총회의 위임 사안도 아니고 관련도 없는 일방적인 발표였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개신대 일부 인사가 평강제일교회에 가서 설교하고 축도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94회 총회시에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달라는 총대들의 긴급 헌의안이 나왔었다”며 “그러나 손석태 총장과 조경대 이사장이 이에 대해 사과함으로 일단락되고 넘어갔는데 갑작스레 학교측이 ‘문제없다’고 발표하니 매우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박윤식 씨에 대해 이단으로 규정한 통합 교단과 이 규정을 인정하고 있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입장도 있는데 교단적으로 매우 난처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총회 기간 중 사과를 한 것으로 알려진 손석태 총장과 조경대 목사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언제 무슨 사과를 했는가”라며 “그런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처럼 개혁 교단 내에서 적지 않은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교단 외부적으로도 개신대 교수들의 결정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 박윤식 씨와 법정 공방 중인 총신대학교의 한 관계자는 “개신대측의 이번 발표는 신학적 공감대가 형성된 가운데 나온 연구가 아니고 오로지 개인의 요구에 의해 진행된 것이다”며 “최소한 개혁신학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한국교회의 공교단이 ‘이단’으로 규정한 인물에 대해 좀더 확인해보고 신중하게 처리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개신대 교수들의 발표는 마치 박윤식 씨를 이단으로 규정한 교단은 주관적이고도 자의적인 결정을 한 것으로 비쳐지게 한다”며 “이러한 대결구도를 갖고 이단성 논란을 빚는 인물을 ‘신학적으로 건전하다’고 주장하는 일은 한국교회와 함께 하려는 자세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 문제를 총신대 교수회의 정식 안건으로 올리고 내년 초에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하며 대처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번 개신대의 결정은 결국 박 씨를 개혁 교단으로 영입하기 위한 수순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개혁측의 한 관계자는 기자가 “합동측이 2005년도에 박 씨를 영입하려고 했던 것처럼 개혁측도 그런 것 아닌가?”라고 묻자 “그것을 염두에 두고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개혁측의 또다른 핵심 관계자는 “개혁주의·보수주의가 뭔가?”라고 반문하며 “박 씨를 개혁 교단으로 영입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고 '박 씨 영입설'을 부인했다.

한편 개신대 교수들은 2009년 12월 22일 개신대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평강제일교회 박윤식 원로 목사 신학검증 발표회’를 열었다. 개신대 이사장 조경대 목사는 신학검증보고서 취지문을 통해 “한국교회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단 논쟁과 시비는 주관적이고 자의적 판단으로 인하여 교회 안팎으로 많은 혼란을 야기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손석태 총장은 “우리 교수들의 의견은 박윤식 목사의 목회활동에 대하여 이단으로 오해받을 수 있는 소지가 없었던 것은 아니나 현재는 신학적으로 건전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개신대 교수들의 신학검증 발표는 크게 네 가지 문제점을 보이고 있다. 첫째, 박윤식 씨의 가장 핵심적인 문제인 ‘씨앗속임’ 사상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피해갔다는 점이다. 박윤식 씨의 이단성에 대한 연구의 핵심은 무엇보다도 ‘씨앗속임’ 사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에 대해 개신대 교수들은 어떤 의도에서인지 비켜가버렸다. 가장 핵심적인 문제점은 지적하지 않고 그저 박윤식 씨가 ‘신학적으로 표현상 미숙한 사실을 인정한다’고 하면 그것을 용인하는 것이 개신대 교수들이 보고서에서 보인 태도다. 이제라도 나용화 교수를 비롯한 개신대 신학검증 위원회는 박 씨의 씨앗속임 사상이 개혁신학을 표방하는 개신대의 신학과 일치하는 것인지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

둘째, 박윤식 씨가 회개를 했다고 주장하는 부분이다. 그가 회개했다면 명확하게 드러나야 한다. 그러나 개신대측 보고서는 일부 교계 신문 2005년 7월 11일자에 게재된 ‘한국교회의 가르침을 무릎으로 받겠습니다’라는 평강제일교회측 성명서를 박 씨가 회개한 것으로 인정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의 모든 성도들이 회개하는 자를 용서하고, 죽은 자를 살리자는 선한 뜻을 가져야 한다고 보고서는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개신대측이 보고서에서 언급한 성명서는 평강제일교회 유종훈 담임목사외 성도 일동의 명의로 돼 있다. 박 씨가 회개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만일 박 씨가 정말로 자신의 이단성에 대해 인정하고 한국교회 앞에 사죄를 구하며 회개한 사람이었다면 아마도 그의 ‘씨앗속임’ 사상 등을 문제 삼은 총신대 교수들을 상대로 세상법에 송사를 벌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셋째, 개신대측 보고서는 박윤식 씨측에서 제공한 자료를 토대로 작성된 것이다. 개신대 교수들은 박 씨측의 변론을 근거로 ‘건전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 보고서에 별첨한 자료들의 대부분이 박윤식 씨의 변증이 중심이 된 <참평안>지, 평강제일교회측의 성명서 등 박 씨측이 제공한 자료들이다. 반드시 있어야 할 통합측이나 합동측의 박윤식 씨 이단성 규정 자료는 개신대측 보고서의 별첨 자료에 나와 있지 않다.

넷째, 개신대측 보고서는 지금까지의 한국교회의 이단 연구가 마치 주관적이고 자의적인 차원에서 이뤄진 것인양 비난하고 있는 점이다. 그러나 그들의 비난과는 달리 예장 통합, 합동, 고신, 합신, 기성, 기침 등 한국교회의 주요 교단들은 이단대책위원회의 연구 보고를 총회에서 결의하는 과정을 거쳐 객관적으로 이단규정을 해오고 있다. 진실을 오도한 개신대측의 주장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

이러함에도 한국교회의 이단연구를 굳이 자의적이고 주관적이라고 한다면, 개신대 조경대 이사장의 요청에 의해 시작되어 개신대 교수 9명의 이름으로 나온 연구는 상대적으로 훨씬 더 자의적이고 주관적인 연구가 되는 것이다. 심지어 자신들 교단의 임원회조차 총회와 무관하다며 손사래를 치는 연구가 과연 한국교회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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