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주선교기념관은 2022년 9월 2일 기공식을 가진 이후 일 년여 만인 지난 10월 7일에 개관했다. 사진은 개관에 앞서 테이프 커팅하는 교계 인사들.©크리스찬리뷰 |
▲ 기념관 건설본부장 박시영 목사가 전시관을 소개하고 있다.©크리스찬리뷰 |
호주선교기념관 개관 감사예배가 지난 10월 7일(토) 오전 11시 창신중학교 교정에서 열렸다. 개회사를 맡은 박시영 목사(무지개전원교회, 기념관 건설 본부장)는 “경남 땅, 근대 문화의 첫 문을 연 선교사의 삶의 발자취를 되새겨 볼 수 있는 기념관”이라며 “경남 지역 교회의 진심 어린 도움으로 설립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박 목사는 특히 “결정적 도움을 준 경남스틸 최충경 회장이 계셔서 기념관 설립 공사가 아름다운 열매를 맺게 됐다”고 소개했다.
조우성 장로(인구보건복지협회 경남지회장, 마산제일교회)는 “아름다운 가을, 선교 기념관을 건립케 하시고 134년의 역사를 담고 눈으로 가슴으로 보게 되는 호주선교기념관을 설립하게 돼 감사드린다”며 “이 일을 가능케 하신 하나님께 존귀와 영광 돌리고 그렇게도 자신의 생애에 이 기념관 설립을 염원하며 열정을 다하고 헌신해 온 강병도 학원장의 노고를 기억해주소서”라고 기도했다.
▲ 호주선교기념관 개관 감사예배에서 말씀을 전한 이경은 목사. 축사를 맡은 마이클 브라운. 기념사를 전한 강병도 학원장(위 사진 왼쪽부터) 아래 사진은 호주선교기념관 전경과 감사예배 전경(왼쪽). 지난 30년 동안 장학금과 시설비 등 16억 3천여만 원을 후원한 경남스틸 최충경 회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한 강병도 학원장.©크리스찬리뷰 |
또한 조 장로는 “조국의 암울한 시기에 신 학문의 터전을 세우고 일제 강점기에 신사참배 거부를 하다 학교 폐교의 아픔을 겪었던 창신학원이 지역과 국가의 중요한 인재를 키우며 쓰임받는 학교가 되도록 힘 주소서”라고 기도했다.
설교를 맡은 이경은 목사(순복음진주초대교회)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이 있다”며 “경남 복음화는 호주 선교사들의 썩는 밀알 같은 헌신과 희생 때문에 가능했다”고 전했다.
이 목사는 “호주 선교사들은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라 예수님이 전한 천국 복음, 천국 비밀, 천국 말씀을 전했다”며 “그들이 복음의 빚진 자로서 선교를 해서 우리가 이런 귀한 자리를 갖게 된 것처럼 예수님도 지금 우리에게 당신이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고 말씀하고 계시다”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우리는 예수님의 말씀을 받들어 어렵게도, 쉽게도 가르치려 하지 말고 그저 성경에 있는 말씀 그대로를 가르쳐야 한다”며 “그러면 세상 끝날까지 함께 하시는 예수님의 동행과 시편 23편에 나오는 하나님의 동행의 축복을 누리게 될 줄 믿는다”고 역설했다.
이 목사는 “호주선교기념관 감사예배를 통해 우리는 교훈을 얻어야 한다”며 “믿음의 주요, 온전케 하시는 ‘예수님의 도’를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땅에 흘린 호주 선교사의 희생과 헌신이 헛되지 않도록 첫째 하나님 사랑, 둘째 이웃사랑이 핵심인 이 말씀을 전해서 경남을 살리고 대한민국을 살려 선교 대국으로 우뚝 서게 하자”고 강조했다.
기념관의 공사 개요는 강정묵 교장(창신중)이 설명했다. 강 교장은 “부지 259제곱미터(168평)에 총 4층, 총 공사비 20억 원(창신학원이 감당), 전시장 디스플레이 공사비 1억 5천만 원으로 총 21억 5천만 원이 들어갔다”며 “2022년 9월 2일 건물 기공식을 한 이후 10월 7일 감사예배를 드리게 됐다”고 보고했다.
©크리스찬리뷰 |
기념사를 전한 강병도 학원장은 떨리는 목소리로 “오늘 이 귀한 자리에 참석해서 축하해 주신 모든 분께 너무 감사하고 감격해서 정말 뭐라 말씀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며 “창신학원을 인수한지 38년이 됐는데, 그간 어려운 일 너무 많았다”고 토로했다.
강 학원장은 “고영진 전 교육감의 도움과 이인식 전 교장을 비롯한 정말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창신학원이 명문이 됐다”며 “이제 마지막 사업으로 선교 기념관을 지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자금 마련, 부지 확보, 허가, 어려운 고비를 모두 넘기며 하나님의 은혜로 완성이 됐다”고 고백했다.
강 학원장은 “선교관 개관식에 귀한 발걸음하신 협동 교장 존 브라운 목사(한국명 변조은)의 아들 마이클 브라운과 이경은 목사가 귀한 말씀으로 위로와 용기 주셔서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또한 강 학원장은 “오늘의 창신학원이 있기까지 30년 동안 시설비를 비롯한 장학금 등 총 16억 3천만원을 지원한 경남스틸 최충경 회장 같은 분이 계셔서 학교를 유지할 수 있었다”며 “이번에도 기념관 건축에 어려움이 많았는데 2천만 원을 쾌척해서 큰 도움이 됐다”고 감사했다.
강 학원장은 “이 장소의 내부 디자인과 설비, 디스플레이는 박시영 목사가 맡았는데 많은 격려와 감사를 드린다”며 “앞으로 이 건물이 청소년과 학생들에게 뜻깊은 교육의 장이 되고 호주 선교사들의 희생과 사랑을 되새기는 장이 되고 각교회 교인들과 중직들에게 좋은 신앙의 본보기가 되는 기념관이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내빈으로 참석한 마이클 브라운은 “오늘 이 좋은 자리에서 여러분을 뵙게되어 대단히 영광스럽다”며 “아버지 존 브라운 선교사를 대신해서 제가 왔는데 아버님은 90세로서 도저히 여행이 어렵고 말씀을 전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어서 부득이 제가 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희 아버지는 지난날 창신학원과 관련해서 일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늘 감사했다”며 “예수님 정신을 바탕으로 세워진 창신학원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변화되도록 헌신하는 강병도 학원장께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마이클 브라운은 “아버지 변조은 목사는 마산에서 뜻있는 선교사들과 창신학원을 설립할 때 그 당시 목표를 세우고 가르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가난과 부를 상관하지 않고 여기서 공부하는 모든 학생들이 기독교 교육을 공평하게 받고 공부하는 동안 하나님을 만나는 기회가 되도록 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였다”고 소개했다.
그는 “호주 선교사들의 섬김이 한국사회의 공동체적 삶과 사회적 삶을 향상하는데 기여했다고 생각한다”며 “이를 기억하고 기념관을 설립하기 위해 아낌없이 지원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더욱 놀랐다, 한국과 호주의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통해 미래로 도약하길 꿈꾸며 소망한다”고 축사에 대신했다.
경남일보사 고영진 회장(전 교육감)은 “오늘 역사적 기념관 개관을 맞아 내 가슴도 뭉클한데 강병도 학원장의 마음은 얼마나 감격스러울지 짐작하지 못할 정도다”며 “이 기념관 개관을 위해 함께하신 목사, 장로, 최충경 회장을 비롯한 많은 지도자들께 감사한다. 우리는 작은 공간에서 큰 역사를 이루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고 회장은 “이 기념관은 강병도 학원장의 삶의 결정체로서 이제까지 그분이 하셨지만 이것을 어떻게 남은 후손들이 활용하고 유지하고 또다른 역사를 어떻게 써나갈 것인가는 이 자리에 계신 분들의 책임이다”며 “그것을 위해 늘 함께 힘을 함께 모으자”고 축사를 전했다.
이후 감사패 전달은 최충경 회장이 대표로 받았으며, 창신교회 유성근 목사, 상남교회 이창교 목사, 서울진주초대교회 전태식 목사, 백양로교회 김태영 목사, 마산문창교회 박진규 목사, 마산제일교회 조우성 장로, 강내과의원 강재황 원장, 고현교회 박정곤 목사, 산창교회 조희완 목사, 무지개전원교회 박시영 목사에게 전달됐다.
이날 개관예배는 김기현 목사(문창교회 원로)의 축도로 마친 후 테이프 커팅식을 갖고 참석자들은 박시영 목사의 안내로 3,4층 전시실을 관람했다.
“후세들이 다녀갈 역사의 현장 만들고 싶다”
[인터뷰]
호주선교기념관 개관예배를 마친후 정윤석 한국주재 기자가 개관의 주역인 강병도 학원장과 박시영 목사를 인터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 호주선교기념관 설립 순서를 진행하며 정말 많이 감격하신 모습을 봤다. 어떤 생각에 이토록 감격하셨는지 알고 싶다.
강병도 : 호주선교기념관이 15년 만에 다른 곳도 아닌 창신학원에 세워져 너무 기쁘고 감격스럽다. 내 평생에 그렇게 바라고 원하던 일이었다. 선교기념관 개관식을 하면서 창신학원을 38년간 경영하며 있었던 너무 어려운, 많은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그런 일들을 모두 겪어오며 버티고 살아낸 걸 생각하니 정말 눈물 흘리며 울뻔했다. 자제하느라 힘들었다. 그 중에도 가장 감사한 것은 물심양면으로 도와 주신 분들이다.
▲ 강병도 학원장호주선교기념관이 “경남의 교인들뿐 아니라 전국교회의 젊은 세대들이 호주 선교사들의 희생 정신을 배우고 다음 세대에게 지속적으로 가르치는 교육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크리스찬리뷰 |
특히 박시영 목사(강 학원장은 이 말을 하며 박 목사의 손을 잡았다)는 나의 가장 가까운 동지다. 거의 6개월 동안 기념관에 비치할 자료를 정리하느라 고생을 많이 했다. 특히 감사예배를 드리기 보름 전부터는 거의 매일 자정 12시까지 작업하며 고생했다. 그 점을 잊지 못하겠다.
박시영 : 이번에도 대다수 통합측 교회가 실제로 주축이 돼서 기념관 설립을 도왔다. 나는 역사관을 예전부터 하나 만들고 싶었다. 내 돈으로 짓고 싶었다. 그런데 그게 한두 푼 들어가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학원장께서 건물을 지어준다니 신나게 일했다. 학원장께서 모금을 다 해주셨다. 나는 일만 열심히 했다.
또한 창신학원에서 자료를 너무도 잘 모아 주셨다. 학원장께서 창신학원을 인수할 때 받았던 금고를 열어서 그 안에 있던 자료들을 보여주었을 때 나는 정말 깜짝 놀랐다. 너무도 소중한 자료들이 그곳에 가득했다.
모금이 잘 안될 때였는데 그 희귀 자료들을 보면서 의욕을 갖고 이것들을 한국교회에 소개한다는 마음으로 소년처럼 들뜬 마음으로 이 일에 매달리게 됐다. 친구들이 “나이 60 넘어서 뭐하는 거냐?”고 흰소리를 했지만 나는 “야, 60 넘으니 오히려 보물이 보이더라”고 답했다.
▲ 호주선교기념관이 “내국인은 물론 한국을 찾는 관광객들, 특히 호주인들이 꼭 방문하는 명소가 되기를 기대한다”는 박시영 목사.©크리스찬리뷰 |
- 진행 과정 중에 가장 힘든 일은 무엇이었나?
박시영 : 나는 사역이자 사명이라 생각하고 재미있게 일했는데 그건 목사였기 때문에 가능했을 뿐 실제로 일하는 분들에게는 기념관 실내 디자인, 설비 작업이 돈이 안되는 일이었다는 점이다. 고생은 하는데, 돈이 안되니 힘들어 하더라.
그래서 그들의 고충을 이해하고 학원장께 ’돈 좀 보태달라‘고 부탁했다. 이 일을 시작한 후 처음으로 돈 달라는 소리를 한 것 같다. 그때 학원장은 정말 1초의 망설임도 ’마련해 주겠다‘고 하셨다. 학원 재단에서 별도로 모금해서 5천만 원을 지원했다. 돈이 되니까 그때부터 실무적인 일이 척척 진척이 됐다.
- 기념관 설립하기까지 가장 보람을 느꼈을 때는 언제인가?
박시영 : 사라진 사료들을 다시 찾아서 발견할 때 뛸 듯이 기뻤다. 묻힐 뻔한 과거 선교사들의 사료들을 한국교회 앞에 공개할 것을 생각하니 정말 마음이 설렜다.
강병도 : 계획은 15년 전부터 했다. 15년 전, 창신대학에 한국에서 순직한 선교사들의 묘원을 조성했다. 당시 마산 창원의 교회들이 큰 관심을 갖지 않았을 때였다.
그래서 묘원의 묘비를 보면 아시겠지만 크리스찬리뷰에서 앞장서 모금을 해서 모두 호주한인교회들이 후원해서 마련됐다. 최근에 류병재 목사(시드니리버티교회)가 마산을 방문했을 때 묘원의 비석을 보고, 자신의 교회 이름이 기록된 것을 보고 너무 놀란 것도 기억난다.
대한민국이 가난하고, 못 살고 세계의 열강에게 무시 당하던 시대였다. 그때 복음을 들고와 병자를 치료하기 위해 병원을 세우고 후세들 교육을 하기 위해 학교를 세우고 하나님의 나라를 전하기 위해 교회를 세웠다.
그분들의 기념비라도 만들어 주자 했던 것이 발전해서 결국 경남선교120주년기념관이 됐다. 그런데 그곳은 창원에서 갈 때는 거리가 좀 먼 곳에 있다. 그래서 다른 곳도 아닌 선교사가 세운 창신중학교 내에 호주선교기념관을 지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너무 어려운 일이 많았지만 결국 해냈다.
- 호주선교 기념관이 어떻게 사용되길 바라는지?
강병도 : 우리 나라가 세계 열강에 의해 국권을 빼앗긴 시대에 백성들은 가난하고 무지했다. 그때 호주선교사가 복음을 전하고 학교와 병원을 세웠는데 그 가운데 8명이 순직했다. 그들의 희생 정신, 선교 정신, 봉사 정신을 잊지 말고 기려야 한다.
앞으로 경남의 교인들뿐 아니라 전국교회의 젊은 세대들이, 호주 선교사들의 희생 정신을 배우고 다음 세대에게 지속적으로 가르치는 교육의 장이 되길 바란다.
박시영 : 강 학원장과 같은 비전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을 찾는 관광객들, 특히 호주인들이 꼭 방문하는 곳, 자신들의 선조들이 이렇게 이역만리 타국에 희생의 씨를 뿌려서 이 나라를 살렸다는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
호주의 신학생, 학생들이 한국을 찾을 때 선조들의 흔적을 찾았으면 좋겠다. 1953년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가난한 나라가 이제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이 됐다. 그것은 선교사들이 보여주고 가르친 희생, 헌신, 근면, 성실의 가치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호주 역사 문화 연구회를 법인화해서 호주 명예 영사관을 이곳에 설치해서 학원장과 교장은 명예직을 맡고 호주와 한국을 연결해 주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이를 위해 외교부와도 대화 중이다.
강병도 학원장과 박시영 목사와 인터뷰가 마무리 될 때쯤 호주역사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한 마이클 브라운이 강 학원장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마이클 : 오늘 창신중학교 내에 호주선교기념관이 세워지기까지 고생하신 것이 한눈에 보였다. 호주 선교사의 자녀로서 호주 선교사의 발자취를 이렇게 잘 전시해줘서 고맙다.
요즘 세대는 인터넷, 비행기 등 모든 속도가 빠른 시대를 산다. 그런데 134년 전은 바다 너머의 나라를 찾아갈 때 너무 힘든 여정을 거쳐야 했다. 가던 길이 싫어서 다시 돌아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정도로 고된 길이었다.
그런데도 타국에서 선교하기로 결심하고 이곳에 뿌린 그들의 희생은 그들의 헌신만으로, 일방적으로 끝나지 않았다. 그때 선교사들이 주었던 변화가 다시 우리 세대로 돌아와서 또다른 변화를 자극한다고 생각한다.
호주교회에 한국교회가 큰 역할을 한다. 한국교회의 부흥이 호주교회를 새롭게 하는 역할을 한다. 130여년에 걸친 우리의 협력이 한국과 호주의 협력으로 더욱 발전되길 기대한다.
강병도 : 변조은 목사가 정말 많은 기여를 했다. 그리고 노년에, 10년 전까지는 여러 번 오셔서 많은 도움을 주셨다. 그래서 정말 나에게는 잊을 수 없는 분이다. 아버지의 회복과 건강을 빈다. 건강 회복해서 기념관을 한 번 보실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
정윤석|본지 한국주재 기자
권순형|본지 발행인
<저작권자 ⓒ christianreview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