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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금수원에 난데없는 김기춘 비서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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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금수원에 난데없는 김기춘 비서실장?
  • 정윤석
  • 승인 2014.05.18 0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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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16일 기자(기독교포털뉴스 www.kportalnews.co.kr)가 방문한 금수원(유병언측 구원파 수양관) 입구에 “김기춘 실장, 갈 데까지 가보자”라는 펼침막이 등장했다. 김기춘 실장은 현직 대통령 비서실장이다. 그런데 왜 김기춘 비서실장의 이름이 경기도 안성의 금수원에 등장한 것일까? 그 이유는 유병언측 구원파 신도들이 자신들에 대한 전방위적 수사에 김 실장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보기 때문인 것으로 관측된다.

▲ 김기춘 실장이 그렇게 구원파 신도들에게 위협적인 인물인가?

김 실장은 1991년 오대양 사건 파문이 확산됐을 당시 법무부장관을 지냈다. 당시 구원파 유병언 씨가 사기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 받았을 때다. 이 때 법무부장관을 지낸 사람이 이젠 대통령 비서실장이 됐으니 그가 앞장서서 자신들을 탄압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펼침막에 그의 이름을 넣은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런 시각은 대단한 착각이라는 지적이다. 기자와 통화한 한 이단대처 사역자는 “오대양 사건이 영구 미제사건으로 남을 때 법무부장관이 김기춘 씨였다”며 “그가 지금 대통령 비서실장인데 구원파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사역자는 “과연 세월호 사건의 문제점과 유병언 구원파에 대한 수사를 얼마나 공정하게 잘 진행할지 의문이다”며 “구원파 유병언측, 이번에도 못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 오대양 사건에 대해 의혹만 남겼다고 평가한 동아일보 사설

동아일보는 1991년 8월 21일 사설에서 “국민적 의혹은 풀리지 않았다”는 제목으로 “김기춘 법무장관이 이달 초 국무회의에서 검찰 수사로 밝혀내겠다고 한 (오대양 사건의) 4가지 중 어느 하나도 속시원하게 밝혀진 게 없다”며 “김 장관이 검찰 수사로 밝히겠다고 한 국민적 의혹은 실상이 드러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김기춘 실장은 오대양 사건을 영구 미제 사건으로 남게 했을 당시의 법무부장관이다. 국민적 의혹에 휩싸인 기괴하고 참혹한 희대의 변사사건은 무수한 의혹만 남긴 채 지금까지도 설왕설래 논란이 되고 있다. 그만큼 대한민국을 뒤흔든 초대형 사건이었다. 그런데도 미심쩍은 의혹만 남겼는데... 금수원의 정문 앞 펼침막에 이름을 등장시켜야 할 정도로 그가 위협적이란 말인가? 선뜻 납득되지 않는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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