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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총회에는 ‘오렌지 군단’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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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총회에는 ‘오렌지 군단’이 있었다
  • 정윤석
  • 승인 2008.09.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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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성안교회 550여 섬김이, 주차장·식당 등 곳곳 헌신 봉사

복음성가 중 이런 노래가 있다. ‘당신의 그 섬김이 천국에서 해 같이 빛나리~’ 그런데 해같이 빛나는 장소가 이 세상이 아니어서일까? 사람들은 쉽게 섬기지 못한다. 올해 예장 통합 93회 총회의 주제는 ‘섬겨야 합니다’였다. 그렇다면 이번 통합 총회에서 가장 섬기는 데 앞장선 사람들은 누구일까?

총회에 참석한 1천5백여 명의 총대들일까? 원활한 총회를 위해 최선을 다한 총회 소속 직원들일까? 취재를 위해 동분서주한 기자들일까? 모두 수고와 고생이 많았겠지만 기자가 소개하고 싶은 사람들은 제주 성안교회 섬김이들이다. 그들의 봉사는 제주도의 변화무쌍한 일기 속에서도, 자동차의 매연속에서도, 4박 5일 동안의 마라톤 행사 속에서도 결코 초심을 잃지 않고 계속됐다. 이들은 오렌지 빛깔의 상의를 입고 있어서 ‘오렌지군단’이라는 말을 연상시키기도 했다. 봉사에 앞장섰던 섬김이들의 모습을 이모저모 소개한다.

9월 24일 점심 시간. 총대들이 밥을 먹으러 나갈 때만 해도 멀쩡하던 하늘이 갑작스레 많은 비를 내리기 시작했다. 문 앞에서 섬기던 봉사팀은 식사를 마치고 차를 타고 돌아오는 총대들이 비를 맞지 않도록 큰 우산을 들고 입구에 줄을 이어 서 있었다.

   ▲ 차를 나눠주는 봉사를 하는 성안교회 집사들
   ▲ 잣죽 등 다양한 먹을 거리를 제공했던 식당
   ▲ 성안교회 섬김이들은 식당 외부는 물론 주방에서 전쟁을 치른다.

총회가 열리면 기자가 가장 관심을 갖는 것 중 하나가 있다. 먹을거리가 잔뜩 펼쳐져 있는 간식코너다. 성안교회는 다양한 먹을 거리로 총대들의 마음을 흡족케 했다. 총회 장소를 리조트 시설에서 하지 않고 교회에서 할 때 가장 좋은 점도 다양한 간식을 먹을 수 있다는 점이다. 성안교회는 수수팥떡과 잣·깨가 함께 들어간 영양죽, 술떡 등을 제공했다. 특히 진피차는 제주 감귤의 껍질을 말린 다음 뜨거운 물에 우려낸 차였다. 맛이 독특했다.

  ▲ 현종익 장로
현종익 장로는 성안교회가 봉사를 위해 투입한 총 인원은 550명이라고 소개했다. 이를 위해 성도들은 연차·월차를 내서 봉사에 나섰다. 4박 5일 동안 풀타임으로 봉사하는 성도도 적지 않았다. 잠깐씩 왔다 가면 봉사의 맥이 끊긴다는 이유에서다. 밤낮없는 봉사에 지칠만도 하지만 그들은 “제주 선교 100주년을 맞아 총회가 열려 너무 기쁘고 감격스럽다”고 말한다.

현 장로 또한 “성안교회에서 총회를 연 것이 너무 기쁘고 영광스럽다”며 “제주 복음화의 기틀이 더욱 확고해지는 총회가 됐으면 좋겠고, 4개 총회가 연합예배를 드리게 된 것도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혹 총대들의 ‘터프한 모습’에 실망한 사람들은 없었을까? 혹 시험에 들기라도? 단연코 없다고 그들은 말한다. 이미 그와 관련한 사전 교육을 받았다고 한다. 기자는 그 교육의 내용이 어떤 것이었는지 묻지 않았다. 다만 교회의 지도자인 목사·장로들이 참석하는 총회가 이미 성도들에게 사전 정보와 교육을 해야 할 정도의 상태가 돼버렸다는 게 씁쓸할 뿐이었다.

   ▲ 성가대 봉사를 하는 남성 합창단
   ▲ 교회 입구에서 안내를 맡은 성도
   ▲ 헝겊으로 제주도와 세계선교를 형상화한 시설물에서 안내하는 섬김이
   ▲ 자동차의 매연과 소음과 제주도의 뙤약볕속에서 섬기는 성안교회 성도들

다음 총회에는 하루정도 섬김이들을 총회 석상에 앉히고 총대들은 모두 섬김이의 자리에 앉아 봉사를 해보는 건 어떨까? 총회석상에서의 마음가짐이 조금은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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