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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목회자, 아날로그적 영성 견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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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목회자, 아날로그적 영성 견지해야"
  • 정윤석
  • 승인 2008.03.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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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맹' 이경성 목사(대전 명성교회)

“저 컴맹입니다!” 대전 명성교회 설립 13주년 감사예배를 드리던 3월 9일 이경성 담임목사(53)는 기자를 만난 자리에서 주저하지 않고 이 말을 했다. 기자는 약간 황당했다. 그의 다음 말은 더했다. “컴퓨터는 목회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멀티미디어 시대에, 한국의 실리콘밸리라는 대덕테크노밸리 인근에서 목회를 하면서, 그것도 교인들의 70% 이상이 30대~40대인 대전 명성교회의 담임목사가 컴맹이다. 그가 컴맹인 이유는 게을러서가 아니다. 그는 자발적으로 컴맹이기를 선택했다. 이 목사는 자신이 컴맹인 것뿐만 아니라 다른 목사들도 컴맹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성도들이 얼마나 고급이 됐는지 몰라요. 특히 말씀을 듣는 귀가 말입니다. 인터넷을 통해 대한민국에서 유명하다는 목사님들의 설교와 강연을 목사들 만큼이나 관심을 갖고 듣고 있어요. 제가 아는 성도 중 한 명은 일주일에 10여 편의 설교를 듣는다고 해요. 그리고 인터넷을 통해 기독교와 관련한 많은 정보들을 얻고 있습니다. 목회자들이 설교를 준비한다며 인터넷을 여기저기 돌아 다니다가 이것저것 짜깁기를 했다가는 큰코 다칩니다. 성도들이 다 알고 있거든요.”

정보의 홍수 속에 사는 현대 크리스천들 사이에서 목사는 아날로그적 영성을 견지해야 한다는 것이 이 목사의 주장이다. 그가 서적으로 출간된 성경을 묵상하고, 기독교의 고전과 신학적 깊이가 있는 두꺼운 서적들을 읽으며 그저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그것이 목회의 깊이를 더한다는 주장이다. 이런 생각을 가진 이 목사에게 컴퓨터와 인터넷은 방해물이다.

교회 행사는 장로들에게 전적으로 위임한다. 대전명성교회에는 11개의 교구가 있고 교구장은 대부분 장로들이 담당한다. 이들이 교회행사를 진두지휘한다. 이 목사는 교구장들에 깊은 신뢰를 보인다. 그들은 대부분이 사회에서 역량과 실력을 쌓고 인정을 받은 사람들이다. 그들이 교회에서 탁월하게 조직을 관리하고 장악하며 교회에서 진행하는 여러 가지 행사를 진행해간다. 3월 15일에 대전명성교회에서 기아대책기구가 주관하는 부활절 성가 합창제도 교구장들이 기획했다.

전도는 여전도사들의 열심을 따라갈 수 없다. 대전명성교회의 여전도사들은 신학을 하고 교역자로 부임한 사람들이 아니다. 10명의 여자 전도사들은 대전명성교회 출신 집사들 중에서도 가장 탁월하게 전도의 역할을 감당해 온 헌신자들을 중심으로 세웠다. 이 목사는 이들에 대해 ‘일당 백의 사람들’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전도에 관한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뜻이다. 이들에 대한 신뢰 또한 깊다. 이 목사는 교회 행사와 전도에 관한한 장로들과 전도사들에게 전권을 위임하고 자신은 기도와 말씀에 전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행사들은 제직들이 다 맡고 있어요. 워낙 자신이 맡은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온 사람들이라 탁월하게 일을 담당합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솔직하게 후배 목회자들을 질타해요. ‘사회적 실력에서 우리는 평신도들을 쫓아가지 못한다’고요. 목회자 중 박사학위를 받은 분들은 알겠지만 편하게 몇 학기 이수하고 받은 경우가 있음을 고백합니다. 사회에서는 이러한 박사학위가 허용이 안되요. 논문학기만 4년을 보내며 피와 땀을 쏟고 학위를 따죠. 실력과 사회적 검증에 있어서 목회자들은 그들에게 훨씬 뒤쳐져 있어요. 그렇다고 영성도 뒤져서는 안 됩니다. 그런 사람은 리더가 돼서는 안 되요. 이를 위해 아날로그적 영성을 강화하고 행사와 전도 등에 관해 탁월한 평신도들을 사역자로 세워가야 해요. 그리고 목회자는 말씀과 기도에 전무해야 돼요. 그것이 저의 목회 방법이자 철학입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저는 컴맹으로 남을 듯합니다. 하하하.”

이경성 목사는 1995년 대전 유성구 봉산동에 교회를 개척해 오늘의 이 자리까지 왔다. 현재 대전 명성교회는 유성구 송강동에 건평 2600평에 3000석이 넘는 예배당과 다양한 교육시설을 갖추고 있는 교회로 자리매김했다. 꿈나무, 즉 비전트리(Vision tree)라는 이름으로 모든 부서를 세분화시켜 전문화된 교육(취학전 아이들 - 영아ㆍ유아ㆍ유치부, 초등부1·2·3부, 청소년부 1·2·3부, 청년 1·2부)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뱃속의 아이부터 100세 된 어르신까지 다양한 배움과 놀이를 즐길 수 있는 문화·복지·봉사 프로그램으로 지역을 정성껏 섬기고 있다. 담임인 이경성 목사는 안양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M.Div(목회학 석사)를 한 후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에서 수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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