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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건전 안수기도 사람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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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건전 안수기도 사람잡는다
  • 정윤석
  • 승인 2004.03.0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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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기자가 목격한 이상야릇한 ‘사역’

 

눈을 찌르거나 몸을 때리고 두드리는 등 성도들의 몸에 타격을 가하는 방식의 행위들이 안수라는 미명 아래 교계 일각에서 여전히 행해지며 사회 문제로까지 비화되고 있다. 불건전 안수행위(이하 안찰)들은 일반적으로 성도들의 머리 위에 손을 얹거나 가볍게 누르는 전통적 방식의 안수와는 달리 가학적이고 비상식적인 형태를 띄면서도 ‘능력행함’이나 ‘마귀를 쫓아낸다’는 식으로 포장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게다가 이러한 행위가 일부 비정상적 기도원의 울타리를 벗어나 정통교회의 간판을 달고 도심지 한복판에서도 일어나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총회 차원의 엄격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Y교회에서는 2월 23일부터 25일까지 인천의 K 목사라는 사람을 강사로 불러 ‘신춘축복과 기적의 대성회’를 열었다.

기자가 참여한 날은 23일. 80여 명의 신도들이 집회 장소를 가득 메웠다. 저녁 8시부터 10시까지 설교와 찬양을 뒤섞어 열광적으로 집회를 인도한 흰색 싱글 차림의 K 목사는 집회 후 밤 11시부터 ‘사역’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K 목사가 하겠다던 사역은 다름 아닌 안찰이었다.

K 목사는 헌금 봉투가 놓인 순서대로 신도들을 한 사람씩 눕혀 놓고 안찰을 시작했다. 먼저 K 목사의 손가락이 안찰을 받기 위해 누운 신도의 눈과 귀를 동시에 찔렀다. 신도가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자지러졌다.  K 목사는 “사람의 눈으로 죄악의 60%가 들어 온다”며 “그 관문인 눈에 안수를 해서 악한 것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라며 안찰 행위를 멈추지 않았다.
K 목사는 때론 신도의 몸을 손가락으로 쿡쿡 쑤시거나 가슴 부위를 때리기도 했다. 그 때마다 신도들은 고통스러워했다. 사춘기로 보이는 중1 여학생의 가슴까지도 K 목사는 손바닥으로 치며 안찰 행위를 했다.

항의하거나 거부하는 신도들은 한 사람도 없었다. 이런 식으로 K 목사는 새벽녘까지 신도들을 한 사람씩 안수했고 성도들은 고통스러운 안찰 행위에 몸부림치면서도 그것을 ‘성령의 능력’으로 확신하는 듯했다.
서울 신설동에 위치한 K교회의 B 목사도 다를 바가 없다. B 목사는 사람의 죄가 뱃속에 뭉쳐 있다며 신도들에게 ‘예수피’라고 외치고 왼손과 오른손에 십자가를 긋고 배에 댄 다음 입을 벌리고 있으라고 주문했다. 그러면 B 목사는 한 손은 신도의 머리에 얹고 한 손으로는 신도들의 등을 때리며 안찰 행위를 했다. 그러면 악한 죄가 벌린 입을 통해 빠져나간다는 해괴한 주장이었다.

이러한 모든 행위가 도심지 한복판의 ‘교회’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이 단체를 찾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안수’를 통해 뭔가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람들이었다.
K 목사의 집회에 참석한 이민호 씨(가명, 37)는 “당뇨로 고생했으나 목사님의 안수를 받으며 몸이 좋아지고 있다”며 “때론 가슴 부위가 시커멓게 멍들 정도로 안수를 받은 적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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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불건전 안수 유형

때리고 찌르고 추행… 밀가루 등 사용

기독교 일각에서 행해지는 불건전 안수행위는 크게 3가지 유형으로 파악되고 있다.
첫째는 안찰이라고도 하는 ‘구타안수’이다. 이는 안수자가 대상자의 몸을 여기저기 치거나 두드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여기에는 눈·몸 찌르기부터 손가락으로 몸을 긁어 피를 내는 극도로 비상식적인 행위까지 포함한다. 보통 안수자들은 이를 ‘성령안수’로 미화한다.
둘째 유형은 ‘성추행 안수’이다. 안수 대상자 중 이성을 상대로 가슴이나 생식기 등을 치거나 문지르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이다. 심지어 일부 사이비 부흥사 중에는 ‘영이 통해야 한다’며 ‘키스·포옹 안수’라는 것도 개발해 암암리에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러한 행위는 ‘엘리사 안수’로도 미화된다.

셋째는 밀가루나 부항 등 특별한 매개체를 이용해 안수 행위를 하는 유형인데, 이것도 불건전한 안수에 포함된다는 것이 교계 이단 문제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안찰로 인해 심하게는 사망하는 신도들이 발생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안찰을 하다가 신도를 숨지게 한 혐의(상해치사)로 경남 거제의 박모 목사가 긴급체포되기도 했다.
이영호 목사(월간 <현대종교> 편집인)는 “단순히 손을 얹거나 약간 누르는 정도의 안수가 아니라 가슴과 배를 반복하여 때리고 찌르는 안찰을 하는 경우 성도들은 그 교회와 기도원 출입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최병규 목사(예장 고신측 유사기독교상담소장)는 “근래에 들어서 불건전한 안수와 안찰 행위로 인해 인명을 상해하는 사건들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며 “모든 교단 교회들과 각 교회 당회가 특히 외부강사를 초빙할 때 신앙사상을 잘 검증해야 하고 각 교단은 불건전한 신비주의적 행위들에 대하여 엄격히 규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장 고신측은 2000년도에 50회 총회에서 “안수 기도는 성경대로 하되 건덕을 세우는 범위 내에서 한다”고 결의했다. 불건전, 비상식적인 안찰행위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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