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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파워 리더 새로남교회 오정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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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파워 리더 새로남교회 오정호 목사
  • 정연희
  • 승인 2019.04.05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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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교협 주최 부활절 연합성회 강사로 오세아니아 첫 나들이

진행: 정윤석 기자, 정리: 정연희 기자

▲ 새로남교회 오정호 목사의 목회 키워드는 '능력'보다 '화목'이다

오정호 목사(새로남교회)는 하나님의 영광, 이웃의 행복, 조국의 미래, 다음 세대의 부흥을 꿈꾸는 목회자이다. 그를 만난 사람은 안다. 그가 얼마나 큰 열정과 에너지가 많은 사람인지! 호탕한 그의 목소리는 만나는 사람의 가슴을 울린다. 그런 그에게 한걸음 더 다가가 보면, 또 다른 면이 보일 것이다. 섬세함이다. 다른 사람은 놓칠만한 것 하나에도, 그는 소홀함이 없다. 
  
지난  3월 14일(목) 기자는 그의 목양실을 방문했다. 독특한 물품 중 단연 눈에 띄는 것은 플라스틱 액자에 담은 연한 갈색톤의 국화(드라이 플라워)였다. 오 목사는 이 꽃을 2010년 은보 옥한흠 목사가 별세했을 당시 장례식장에 헌화했던 꽃이라고 소개했다. 2018년 12월 육군훈련소 연무대 군인교회 새예배당 입당 및 헌당 기념식 때 사용했던 테이프와 가위를 액자에 담아 놓기도 했다. ‘테이프와 가위를 가져가겠다’고 하자 행사 스태프가 “가위를 가져가는 분은 처음이다”며 웃더랍니다. 사람들은 그냥 스쳐지나갔을 것들이 오정호 목사의 손을 거치면 새로워진다. 
  
오 목사는 4월 12일~14일 호주를 방문한다. 그는 유럽, 아메리카, 아프리카, 동남아 등 안 가본 대륙이 거의 없다. 그런데 세계를 누빈 그이지만 오세아니아는 처음이다. 장담하지만, 오세아니아를 다녀간 이후 새로남교회에는 오 목사와 시드니의 사역의 추억이 담긴 액자가 분명히 걸리게 될 것이다. 그가 시드니에서 어떤 추억과 사역의 기쁨을 담아갈까 궁금해진다. 
  
그는 ‘처음’, ‘초심’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목회자이다. “‘처음처럼’이 안 되니까 술병에라도 이름을 달았잖아요. 한결같은 게 쉬우면 그 말이 왜 필요하겠습니까? 처음 같은 마음이 변질되니까 이런 말이 나온 거겠죠.”
  
오 목사는 지금의 신학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또한 ‘신학도일 때부터 신실함을 유지하라’는 것이다. 껍데기의 화려함을 쫓으나 속은 텅 비고 허무해져버린 세상 속에서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우리의 ‘처음’과 그 뿌리를 되찾는 것이라는 의미이다. 
  
그 ‘처음’은 첫째로 우리가 나온 뿌리, 역사 의식에 대한 것이다. 지금 이 시간과 공간 또한 창세기로부터 내려오는,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것이기 때문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가 없듯이, 역사를 기억하기 위해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새로남교회 워십센터에는 독립투사들을 기억하는 전시관과 체험관이 설치되었다. 
  
오 목사는 교회가 ‘화목’하기를 바란다. 사분오열되어버린 새로남교회에 처음 부임했을 때부터 교회의 화목을 위해 힘써왔다. 오 목사가 강조하는 ‘능력보다 화목’이라는 말은 아무리 뛰어나고 잘난 사람이라 한들 그가 속한 교회가 화목하지 않다면 뛰어난 지식과 능력은 쓸모없다는 데서 나온 것이다. 그래서 오 목사는 교회의 성장과 부흥부터 모든 성도들과의 만남이 ‘축복’이라고 말한다.
  
오 목사는 ‘다음 세대’를 사랑하는 목회자이다. 기성세대가 남겨야 할 유일한 유산은 다음 세대라고 말한다. 그래서 오 목사에게 교육은, 그 과정이 아무리 어렵고 힘들지라도 옆도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다음 세대의 아이들만을 바라보고 달려가는 것이라고 한다. 
  
다음은 대전의 파워리더 오정호 목사와의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정리, 정연희 기자).

목회와 설교

- 1994년 사분오열되어 갈등하는 새로남교회에 부임해 25년째 목회 중이십니다. 갈등은 어떻게 극복하셨는지요? 지금 한국의 많은 교회들이 전임과 후임, 목회자와 장로, 성도와 성도 간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갈등을 풀어갈 지혜가 필요한 시대 같습니다. 
“목회할 때 갈등은 다른 게 없어요. 나 역시도 나약한 인간이기 때문에, 주님의 마음과 주님께서 베푸시는 은혜로 목회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내가 훌륭해서 목회하는 게 아니에요. 사명 따라 목회하는 거에요. 나도 부족하고 너도 부족하니까, 부족한 점을 서로 메워 주고 또 주신 은사는 역동적으로 개발해야 건강한 공동체를 세울 수 있죠. 
  
그래서 저의 목회 1번이 뭐냐하면, ‘능력보다 화목’입니다. 우리 교회는 당회실이 없어요. 장로교회임에도 당회실이 없다고 하면 사람들이 놀래요. 다들 ‘장로님들이 신문도 보고 차도 마시고 가운도 놓을 수 있는 당회실이 있어야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죠. 지금 인터뷰하는 이곳은 접견할 때는 접견실이지만, 훈련할 때는 훈련실도 되고, 당회로 모이면 당회실이 되는 곳이에요. 제자훈련도 여기서 해요. 얼마나 좋아요? 권위적이지 않고...
  
만약 이 방 앞에 당회실이라고 간판 붙여 놓으면, 누가 들어오겠어요? 교회 장로님들 가운데 교수님도 계시고 박사님들, 또 총장님도 계세요. 그러나 박사학위라는 것이, 때론 총장이라고 하는 것이 첫째로 교회 화목에, 가정의 화목에 쓰이지 않으면 쓸 데 없는 거에요. 경찰에게 몽둥이를 들려준 이유는 시민을 때리라고 들려준 게 아니라 범법자들 도둑들을 잡으라고 들려준 거에요. 그런데 이 몽둥이를 갖고 가족들에게 갖다 대면 어떻게 되겠어요? 

은사를 주신 이유는 섬기라고 주신 것이지, 결코 자기 존재감을 나타내라고 주신 게 아니에요. 저는 목사님들에게 자주 말합니다. ‘싸우지 마라.’ 
  
요한복음은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 줄 알리라’(요 13:34-35)고 말하고 있어요. 제자들의 표지가 능력이나 남들이 갖지 못하는 ‘위대함’이 아니라 ‘사랑으로 하나 됨’에 있다는 거에요. 
  
예를 들어, 에베소교회가 장점이 많았잖아요. 그러나 처음 사랑을 잃어버렸어요. 처음 사랑을 잃어버렸다는 것은 부분을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전부를 잃어버린 거에요. 사실 저는 이런 마음으로 목회를 합니다. 
  
대전에만 2천500개의 교회가 있는데, 그 중에서 우리 교회에 앉아 있는 성도들은 참 고마운 성도들이라는 거죠. 2천500개의 교회 중에 새로남교회를 선택해서 왔으니 얼마나 감사합니까?

▲ 새로남교회 예배 장면. ©새로남교회    

이곳에서 제가 받은 축복은 첫째는 하나님의 은혜고, 두 번째는 만남의 축복이에요. 장로님들 잘 만나고 사람 잘 만나야 돼요. 안 만날 사람은 안 만나고 만날 사람은 만나야지, 안 만날 사람 만나고 만날 사람 못 만나면 비극이 시작되는 거에요. 
  
저는 주님께서 여기로 인도하셨다는 확신이 있어요. 대전에 올 때부터 주님께서 저를 여기로 보내셨다고 생각했어요. 미국에서 유학을 했는데, 그곳에서 두 번이나 청빙을 받았어요. 그러나 미국에 눌러앉지 않은 이유는 하나밖에 없어요. 
  
주님이 나를 새로남교회에 담임목사로 보내셨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미국에서 박사과정 입학하고 나서 남들이 박사과정 잘하면 부가가치가 높아진다고 그랬는데, 박사 학위 때문에 목회를 잘하는 게 아니고 주님께서 사랑하시고 주님 마음에 합한 자라야 주님이 능력 부어주시는 거죠. 
  
사이즈의 문제가 아니라 콜링(Calling), 소명의 문제에요. 그래서 미우나 고우나 ‘내 양떼’이고, 미우나 고우나 ‘새로남교회가 나의 목양지’에요. 그러니 마음을 담아 기도하지 않을 수 없고, 또 어려운 일 생긴다고 도망치면 안되는 거죠. ‘내가 너에게 맡긴 양떼들을 지켜라’는 주시는 말씀 따라 왔어요.”
  
- 목사님께서 맡은 직분이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새로남기독학교 이사장, 대전성시화운동본부 대표회장, 한국미디어선교회 회장, CAL-NET 이사장 등입니다. 많은 직분이 있지만 그래도 가장 마음을 두고 집중하는 사역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 오정호 목사가 연무대 군인교회에서 갖고 온 리본과 커팅 가위. ©새로남교회    

“모두가 소중하고 의미 있는 사역이죠. 그 중에서 저는 젊은이들을 사랑해요. 여러 해 동안 제가 총회 군선교회 이사장으로 섬긴 이유도 그 때문이죠. ‘청년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청년이 살아야 교회가 산다.’ 이 슬로건이 바로 군 선교, 젊은이 선교에 대한 모토거든요. 그래서 저는 젊은이들을 좋아하고, 젊은이 사역에 총력을 다합니다. 
  
우리나라에 처음 복음이 전파될 때, 선교사님들이 강조한 양대 산맥이 바로 의료선교와 교육선교였어요. 의료선교를 통해서는 ‘주님의 사람, 예수 믿는 사람들은 사랑이 있구나. 그리고 예수 믿는 사람들은 마음이 따뜻하구나. 교회는 배척하는 곳이 아니라 수용하는 곳이구나. 받아들이는 곳이구나.’라는 걸 이야기할 수 있겠죠. 
  
또 교육선교라고 하는 것은 다음 세대를 세우는 것 아니에요? 1919년 3.1운동 당시에 천도교에서는 자금을 대주고, 기독교에서는 조직을 대주었어요. 그때 인구 1천600만 명 중에서 예수 믿는 사람들은 약 20만 명 즉 1.3%-1.5% 밖에 안 됐어요. 그런데 이 소수의 사람들이 독립운동을 주도했어요. 이 능력이 바로 교육에서 나온 거에요. 우리가 학교를 세운 이유가 바로 그거에요. 
  
학교는 투자를 해야 돼요. 대구의 계성학교나 개성의 호수돈여고, 전주의 기전여고, 서울에 배재학교와 같은 미션계에서 자라 영향을 받은 다음 세대들은 교회를 잘 안 떠나요. 설령 교회를 잘 안와도 최소한 우상숭배는 안하게 된단 말이죠. 
  
그래서 우스갯소리로 미션스쿨 출신들은 맥주를 마셔도 기도하고 마신다고 하잖아요(웃음). 뿌리라는 게 얼마나 중요하냐 하면요, 이 사람들이 성경을 건성으로 듣든지 채플 참석할 때 몸을 비비꼬면서 해도 뭔가 남는 게 있다는 거에요. 그런 의미에서 교육선교라는 건 중요합니다. 그래서 제가 학교를 설립해 이사장이 되었고, 대전기독교연합회장도 여러 해 전에 했습니다. 이번엔 성시화운동 대표회장으로 섬기고 있습니다. 이렇게 주께서 저를 쓰셨고 이 뒤를 후배들이 이어주어야 해요. 
  
주님께서 원래는 지하실에 있던 우리 교회를 지상으로 올려주시고, 또 10층 건물을 주셨죠. 제가 기자들께 말로 이야기하는 것보다 오히려 보여주고 싶은 것들이 훨씬 더 많아요. 주님이 저에게 이런 복을 주신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계속 끌어들이고 독점하라고 하는 게 아니라, 나누고 섬기라고 주신 것 아니겠어요? 
  
시간도 섬기고, 마음도 섬기고, 물질도 섬기라는 것이죠. 그래서 회장하면 물질로 더 많이 섬겨야 돼요. 그런데 대전에 있는 목사가 대전을 섬겨야지, 꼬리를 내리고 도망가면 안 되죠. 그래서 주님께서 쓰시고자 할 때 쓰임 받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나에게 맡겨졌으니 감당하자’는 마음입니다. 
  
그래서 역사의식이란 게 중요합니다. 시간은 우연성을 띄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창조입니다. 공간은 말할 것도 없고. 하나님의 종들이 하나님이 주신 시간과 공간 안에서 주님이 내려주신 사명이 무엇인가를 발견하고 순종하는 것이 너무 귀한 일이고 당연한 거죠. 
  
복음성가 가운데 ‘주님 말씀하시면 내가 나아가리다. 주님 뜻이 아니면 내가 멈춰 서겠습니다. 뜻하신 그곳에 내가 있길 원합니다.’(〈주님 말씀하시면〉, 김영범 작사/작곡)라는 가사도 있잖아요. 이게 바로  목회자의 정신이에요. 주님은 오른쪽을 가기 원하셨는데, 난 왼쪽에 가서 헤매고 있다? 아니죠! 그리고 크다 작다는 주님 앞에 아무것도 아니에요. 
  
중요한 것은 착하고 충성된 종이냐는 것이에요! 다섯 달란트냐, 두 달란트냐, 한 달란트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착하고 충성될 수 있느냐 하는 거에요. 다섯 달란트도 충성될 수 있고, 불충성할 수 있고, 두 달란트도 충성·불충성할 수 있어요. 
  
주님은 뭘 보실까요? 달란트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착하고 충성되었는지를 보시는 거에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주님 만날 때 ‘오 목사야, 너는 착하고 충성되었다!’라고 말씀해 주시기만 한다면 참 감사할 것 같아요.
  
또 우리 교회가 연합활동을 앞장서서 이끌기 위해서는 ‘책임은 내’가 지고, ‘공은 다른 사람’에게 넘기는 자세가 필요해요. 이것이 일반 리더십에서도 기초 아닙니까? 세월호의 아픔이 뭔가 하면, 선장이 그 역할을 못했다는 거에요. ‘first-in’ 곧 제일 먼저 투입되고, ‘last-out’ 모든 일을 다 끝내고 동료들 다 안전하게 하고 마지막에 나와야 되는데, ‘first-out, last-in’이 된 거에요. 선장이 제일 먼저 도망갔어요. 그것도 속옷 바람으로... 
  
장남이나 장녀는 어떤 맘이 있어야 되느냐. 동생들이 나보다 더 잘되기를 바란다. 이 마음이 장남과 장녀의 영광이에요. 근데 동생들 눌러버리고 본인만 잘되길 원한다? 그거는 장남의 잘못된 생각이죠. 
  
교회 규모가 있잖아요? 그럼 자기 먼저 뛰면 안돼요. 더불어 손잡고 좀 어려운 교회들 섬기면서 함께 가야 해요. 여담이지만, 우린 노회에서 1억 원을 따로 내요. 어려운 교회 돕는데 우리가 앞장서지 않으면, 우리가 팔짱 끼고 있으면, 어떻게 되겠어요? 남들이 내겠어요? 그러니까 책임이라고 하는 것은 권한있는 자에게 책임을 맡기는 것, 또 책임을 지는 사람이 권한을 맡게 되는 거에요. 
  
책임은 지지 않는데 권한만 있다? 그건 가짜 리더십이에요. 정치판은 그렇다 치더라도 영적 세계는 책임은 내가 지거나 혹은 우리가 같이 공유해야 해요. 이런 마음이면 결코 싸울 일이 없어요. 웨딩 케이크를 왜 자르는 지 아십니까? 나눔 때문에 그래요. 내 입도 소중하지만 당신의 입도 소중하다는 섬기는 마음인 거죠. 
  
그래서 저는 ‘주님이 날 왜 대전으로 보내셨는가? 그것도 제자훈련 목사로 보내셨는가?’를 생각할 때마다, ‘잘 섬겨라. 섬기되 기분 따라 좋을 때만 섬기는 게 아니라, 춘하추동 봄·여름·가을·겨울 한결같이, 처음처럼 이렇게 보내셨구나.’라는 사실을 늘 생각하며 초심을 지키려 해요.”


- 차세대 목회자들은 목사님 세대보다 목회가 쉽지 않을 거란 얘기들을 많이 합니다. 지금 신학교에서 목회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가장 하고 싶은 말씀은요?
“신학도일 때의 신실함이 목회현장에서 그대로 이어진다는 거에요. 신학도일 때는 균형을 잡아야 해요. 신학적인 균형과 인격적인 균형이 필요하다는 거죠. 균형이 깨어지면 목회가 깨어지고 맙니다. 제가 제자훈련 때마다 하는 말이 있어요. ‘균형 잡기는 평생이지만, 균형을 깨기는 순간이다.’
  
저는 신학대학원에서 실천신학을 가르쳤었어요. 실천신학은 신학의 꽃이에요. 신학은 이론신학과 실천신학이 있는데, 이 이론은 실천을 통해 열매를 맺어야 되잖아요. 이론만 있으면 뭐하겠어요? 그래서 이론과 실천은 항상 함께 가는 거 아닙니까? 이론은 열매를 맺어야 해요. 
  
그래서 제가 첫 시간에 반드시 따라하게 하며 강조하는 말이 있어요. 

‘목회는 요행이 아니다. 목회는 로또가 아니다. 목회는 대박치는 게 아니다. 목회는 뭐냐? 목회는 주님의 길을 따르는 것이다!’
  
그래서 신학도 시절에 신실하지 않으면, 목사 돼서도 사고를 칩니다. 사람은 일반적으로 잘 안 바뀌어요. 신학생 때 지각하잖아요? 목사 돼서 지각해요. 신학생 때 친구를 존중하지 않잖아요? 목회자가 돼서도 마찬가지에요.

▲ 대전에 위치한 새로남교회 전경. ©새로남교회  

잡지 가운데도 〈목회와 신학〉이 있죠. 신학과 목회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거에요. 그래서 목회는 어떻게 해야 되느냐? 신학적 바탕이 든든해야 돼요. 또 신학적 바탕이 확실해야 소신껏 목회할 수 있어요. 만약 신학적 바탕이 희미하면 목회가 힘들게 되죠. 
  
목회가 힘드니까, 신학 안하고 엉뚱하게 유행 따라 하잖아요. 신학이 미약한 목회는 유행 따르는 신학이 돼요. ‘사람 많이 모으면 된다’라거나 ‘꿩 잡는 게 매다’라는 식의 말이 신학에 통용이 되면 안 되는 거에요.”
  
- 부교역자를 30여 년 넘게 사역 현장에서 봐 오셨는데요. 부교역자, 이렇게 사역하면 좋겠다라는 바람이 있다면 한 말씀해 주세요. 
“‘부교역자는 다른 목회자들을 경쟁상대로 삼지 말고, 자기 자신을 경쟁자로 삼아야 한다.’라고 말하고 싶네요. 남이 아니라 자신을 이겨야 돼요. 자신의 벽을 뛰어 넘어야 된다는 거에요. 자신의 일이나 말이나 선입관에 함몰되지 말고,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는 훈련을 받아야 돼요. 우리는 주의 제자이고 스승을 따를 뿐 아닙니까? 
  
그런데 부교역자들 가운데서는 아집을 버리기 힘든 경우가 있어요. 그리고 헝그리 정신이 없어요. 헝그리 정신은 오늘 내가 동냥을 받아야 되는데, 동냥을 못 받으면 굶어야 된다고 생각해봐요. 
  
지금 신학도들에게 그런 절박함이 있습니까? 정말로 배워야합니다. 주님께로부터, 말씀으로부터, 역사로부터, 선배로부터, 동료로부터 배워야 합니다. 근데 배우려고 잘 안하죠. 자기 세계에 함몰이 되면 외부와 담을 쌓고, 게토(ghetto) 상태가 되는 겁니다. 
  
그래서 부교역자들은 비판보다 배우려는 마음이 앞서야 해요. 비판은 위험한 거에요. 비판이라는 것은 판단하는 거에요. 그러나 분별하는 것은 좋은 거죠. 분별을 통해 아군이나 적군을 분별해야 될 거 아닙니까? 이게 독약이냐 양약이냐 분별해야 될 거 아닙니까?

▲ 시교협이 개최하는 시드니 부활절연합성회 강사로 초청받은 오정호 목사. ©새로남교회    

반면에 비판은 상대를 무너뜨리기 위해서 하는 게 비판이에요. 근거 없는 비판, 일방적인 비판, 은혜가 떨어지는 비판 등... 청년 시기나 부교역자일 때는 주로 비판을 잘하면 능력이라고 하는데, 사랑을 잘하고 품어주는 것이 능력이지. 비판은 누구나 다 잘 할 수 있어요. 
  
중요한 것은, 대안을 제시하는 건강한 비판이 되어야 한다는 거죠. 비판을 넘어선 대안을 세워주는 것, 이것이 주의 종이 할 일이에요. 왜 주님이 우리를 종으로 불렀느냐 하면, 비판하라고 부르신 게 아니라 대안을 제시하라고 부르신 겁니다.” 
  
- 더불어 현 교회에서 부교역자들이 여성 사역자로서, 또 남성 사역자로서 겪는 어려움들이 있습니다. 이 문제는 가정의 문제와도 연결되는 것 같은데요. 목회와 목회자 가정과의 연관성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주로 목회자 가정에서 목회자가 많이 나오잖아요. 마음 아픈 것은 과거엔 춥고 배고픈 시대였어요. 가족을 돌아볼 만한 마음의 여유가 없었어요. 그땐 그래서 ‘목회만 열심히 하면 자녀들은 책임져주시겠지’하는 잘못된 생각이 있었어요. 
  
반면에 요즘은 너무 가정 중심으로 돌아가다 보니 교회에 대해서 소홀해지는 것 같아요. 과거엔 교회에 열심을 내느라 가정에 소홀해졌다면, 요새는 무게 중심이 이동해서 모든 게 가정이에요. 모든 게 내 자식, 내 남편이고. 그래서 사모님들도 목회자로서의 남편은 인식이 없고 그냥 내 남편이 우선이에요. 
  
디모데후서 2장 4절에서도 보면 우린 예수님의 군사로, 군사로 모집된 자는 오롯이 불러준 자를 기뻐하게 할 수 있어야지. 세상 근심만 가득하면 되겠어요? 저도 개인적으로 목회자의 자녀에요. 그래서 어릴 때 신앙교육과 가정교육이 저에게 너무나 소중한 자산이 되었어요. 
  
그러나 이젠 가부장적인 제도라든지 예를 들어 목회자의 가정에 있는 어려움들, 재정적인 어려움 때문에 삶의 여유를 못 가진다면, 이런 부분들이 조금은 개선돼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저도 요즘 따뜻한 남편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참 철이라는 게 늦게 드는 것 같아요.”
 
- 목사님, 4월 12일부터 14일까지 시드니 부활절연합성회 강사로 호주를 가십니다. 어떤 메시지를 전할 계획이신지요? 
 “이번에 시드니 부활절연합예배에선 ‘구별된 그리스도인, 건강한 교회’라는 주제로 메시지를 전할 예정입니다. 우리가 ‘구별되는 성도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하나님의 자녀로 ‘구별되어 산다’는 의미이죠. 그런 구별된 그리스도인, 건강한 교회는 가치가 다르고 가는 길이 달라요. 좁은 문, 좁은 길이 우리의 길이죠. 넓은 문, 넓은 길은 일반 사람들의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기 위해선 가치에 있어서 삶의 목적과 방향이 구별돼야 돼요. 저는 이번 집회를 통해서 십자가의 고난과 영광 부르심에 합당한 삶에 대해 이야기할 겁니다. 한마디로 제자도인데, ‘어떤 정도의 제자가 되어야할 것인가?’ 그 마음을 가지고 있죠. 
  
그리고 저도 유학을 해봤잖아요? 호주도 이민 간 분들이 정착하고 교회도 한인사회를 이뤘잖아요? 여러분들을 따뜻하게 위로하고 격려하길 원해요. 또 올해가 우리 조국에게는 3·1운동 100주년 아닙니까? 그래서 그 마음을 좀 위로하고 축복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음 세대와 기독학교

- 새로남기독학교를 세운지 7년째에 접어들었습니다. 설립시 초기에 생각했던 학교 모습과 현재의 모습, 어느 정도 일치하며 자리를 잡아가는지 궁금합니다. 학교를 설립한 후 가장 큰 보람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그리고 어려운 점은요? 학교 설립을 꿈꾸는 그리스도인이 있다면 해주고 싶은 말씀도 듣고 싶습니다. 
“학교를 하다보면 돈이 많이 들 뿐 아니라 손도 참 많이 가요. 그리고 성도들이 우리 교회 다닌다고 해서 우리 학교에 다 들어올 수 없겠죠? 우리 교회 다니는데 누군 들어오고 누군 안 받으면 실망할 거 아녜요. 
  
그래서 학교를 운영하면서 지금까지 7년 동안 학비가 동결이 되어 있어요. 물가상승률을 따지면 마이너스가 되는 건데, 하나님 은혜로 새로남교회에서 학교를 짓는 데 많이 도와주셨죠.”
  
- 끊임없이 퍼부어주는 사역이군요. 
“근데 옛말에 ‘호랑이의 등을 탔어’라는 말이 있어요. 호랑이 등을 타면 끝까지 가야되는 거에요. 호랑이가 지쳐 쓰러질 때까지 말이죠. 중간에 내리면 어떻게 되겠어요? 잡아먹히죠. 그래서 호랑이 등을 탔다고 표현하는데, 교육은 옆도 뒤도 안돌아보고 교육의 수혜자인 학교 아이들의 눈망울을 바라보면서 가는 겁니다. 
  
하나님의 시간과 하나님의 방법으로, 하나님은 하나님의 백성을 사용하고 계신다는 확신을 가지지 않으면, 중간에 이 마음을 도둑맞죠. 요새는 나라에서 교육을 잘하기 위해서 돈도 많이 주잖아요. 근데 돈을 1원이라도 받는 순간 커리큘럼이 달라지죠. 신앙교육을 못해요. 우리 학교엔 구호가 있어요. 첫째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Soli Deo Gloria)’, 두 번째는 ‘이웃의 행복을 위하여’, 세 번째는 ‘조국의 미래를 위하여’에요. 우리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고, 교회가 존재하는 이유는 이웃과 함께 있기 때문에 이웃의 행복을 위해야 해요.
 
그리고 우리나라의 정치문화예술계의 리더들이 은혜를 받고 우리나라에 새로운 기독교 역사가 쓰였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 요즘 기독교대안학교가 많이 세워지고 있습니다. 기독교교육도 중요하지만 세상과 단절되고 차단되며 우리들만의 리그를 만들어 가는 거 아니냐는 불안한 목소리도 나옵니다. 기독교적 가치와 학문, 어떻게 조화하며 다음 세대를 교육할 수 있을까요? 
“그렇죠. 그런 비판들이 있어요. 그게 바로 열정이 현재보다 앞섰을 때입니다. 열정은 좋은 것이지만, 열정만 있으면 안돼요. 인적 자원, 물적 자원이라고 하는 소위 정신적 자본과 물적인 자본은 함께 가야 돼요. 
  
정신적 자본인 열정과 비전은 있는데, 돈이 없다면? 반대로 돈은 있는데 열정도 비전도 없다면? 조화가 필요해요. 많은 사람들이 학교만 지어놓으면 아이들이 올 것이라 생각하고. 그래서 많이 실패하고 답들을 잃죠.”
  
- 다음 세대는 곧 교회의 미래이자, 대한민국의 미래입니다. 어떤 부분이 든든하고, 어떤 부분에서 불안하신가요. 그리고 초중고 시절 신앙을 가진 교회학교 학생들이 대학에 가서 교회를 떠나는 일이 많다고 합니다.
“맞아요. 그런 일들이 많죠. 저는 그것을 ‘세대 간의 누수현상’이라고 이름 지었어요. 곁길로 세는 거죠. 이 누수현상을 최소화시키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주일학교 교육을 재편해야 돼요. 일방적인 교육에서 참여하는 교육으로, 주일을 바라보는 교육이 아니라 주중일상의 영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을 바꾸는 거죠. 주일에 오는 게 믿음을 좌우하는 게 아니에요.

▲ 새로남기독학교 전경. ©새로남교회    

생각해보세요. 한 주 일상의 168시간 가운데 주일학교에 있는 시간은 기껏해야 한두 시간 남짓이고, 그 가운데도 분반 공부하는 시간도 크게 없어요. 지금 가정예배가 사라졌죠. 분반공부가 희미해지고 있죠. 뭘 배우겠어요? 아예 이것이 의식화가 된 사람들은 합숙훈련을 해서 소위 선배들의 정신을 물려받잖아요. 근데 교회는 예배드리고 끝이에요.
  
자랑하는 건 아니지만, 요즘 감사하게도 새로남기독학교에 대해 좋은 소문이 나서 믿지 않는 가정에서까지 학교에 오고 싶어 해요. 다시 말하자면, 교육은 더 살가워지고 낮아지고 또 낮아져야 해요. 
  
특히 다음 세대 교육에 있어서는 특정한 교단과 교회만이 아니라, 한국 전체를 향해서 다음 세대를 세워야가야 해요. 너무너무 귀한 일이에요. 그래서 우리 학교에 원칙을 하나 세웠어요. ‘절대 다른 교회의 일꾼을 뺐지 않는다!’ 생각해 보세요. 일반적으로 아이들이 전학을 하면 이사를 하는데,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겠다는 거에요. 
  
갑자기 일꾼이 교회를 옮기면 교회 담임목사와 성도들이 얼마나 섭섭해하고 또 많은 어려움이 있겠어요? 그래서인지 새로남교회와 이웃교회와의 사이는 참 좋아요. 지킬 것은 지키기 때문이죠. 
  
여담이지만, 아이들이 방학 때마다 저에게 물어봐요. ‘학교가 좋은데, 왜 방학하느냐?’고요! 우리 애들은 어떻게든 학교에 오고 싶어 해요. 
  
기성세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너희 섬길 자를 오늘 택하라 오직 나와 내 집은 여호와를 섬기겠노라’(수 24:15b)는 말씀과 같이, 다음 세대는 떠나는 우리가 남겨놓을 마지막 유산이라는 거에요. 주님의 마음에 합한 사람, 영적으로도 신앙적으로도 뿌리가 깊이 내린 사람으로 성숙하기 위해 다음 세대에 대한 신앙의 계승과 교육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죠.”

개인 건강

- 목사님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시나요. 즐겨 하시는 운동, 좋아하는 음식, 취미가 있다면...? 
“별달리 하는 건 없고, 저는 긍정적으로 주님 중심으로 걱정을 많이 안하려고 하죠. 내가 원하든 원치 않든 병들게 되고 어려우면, 성도들이 걱정을 하잖아요. 아니, 목자가 양떼를 걱정해야 하는데 양떼들이 목자를 걱정하면 되겠습니까? 또 감사하게도 하나님께서 남다른 건강의 축복을 주셨어요.” 
  
- 목사님 서재에서 가장 아끼는 책, 그리고 영향을 끼친 책 5권 정도 소개해 주세요.
 “칼빈의 저서나 옥한흠 목사님의 ‘평신도를 깨운다’, 존 스토트와 고든 맥도날드, 그리고 종교개혁자들과 청교도들의 책을 기본으로 하여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즐겨 읽는 편입니다. 편식하지 않고, 되도록 균형 있는 독서를 하려고 해요.”
 
- 호주 시드니 교민들을 4월에 만나게 되시는데 앞으로 만날 호주 교민들에게 인사로 마무리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호주에 계신 교민들과의 만남을 설레는 가슴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저는 ‘또 우리 주님께서 우리의 만남을 어떤 길을 인도해주실까?’라는 마음으로 설레고 있습니다. 뵙게 될 때까지 말씀을 받을 그릇을 잘 지켜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호주 크리스찬리뷰>와 공동 기획한 인터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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