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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감자’ 인터콥, 먹을까 뱉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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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감자’ 인터콥, 먹을까 뱉을까
  • 정윤석
  • 승인 2013.04.08 05:51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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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개혁측 노회 영입 상태서 ‘공개토론회’, 교계 이슈로 급부상 중

# 기자와 한 목사님간에 있었던 일이다. 이런 저런 대화를 하다 기자(기독교포털뉴스 www.kportalnews.co.kr)가 선교사로 사역하는 처제 내외에 대해 얘기를 하게 됐다. 내 얘기를 듣던 목사님, 정색을 하고 되물었다. “왜 아랍권으로 가지 않았죠? 이제 이슬람권에서 선교해야 해요.” 내심 당황했다. 왜 굳이 이 목사님은 이슬람권 선교를 고집하는 걸까? 의아했지만 무심코 넘겼다. 나중에 알게 됐지만 이 목사님, 인터콥에서 활동하는 분이었다.

# 교회에서 기도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기로 소문난 분이 있었다. 두만강변에서 북한의 가정교회와 통일을 위해 기도하고 올 정도였다. 추석 때였다. 교회 모임에서 그분이 말했다. “명절이 되면 아파트 각 층마다 제사를 드릴 텐데 얼마나 귀신이 많이 역사 할까요.” 약간 귀에 거슬렸다. 나중에 알았지만 이분도 인터콥 멤버였다. 

한국교회의 대표적 교단인 예장 통합은 인터콥에 대해 2011년 예의주시·참여자제 대상으로 규정했다. △사탄을 멸하기 위해 인간을 창조하셨다는 베뢰아 귀신론과의 연관성 △교회·목회자 및 교회 내부 갈등을 야기시키는 인터콥의 비젼스쿨 문제 △현지 선교사들과 충돌을 일으키는 인터콥의 공격적 선교전략 △언제라도 재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성경의 가르침과 달리 복음의 서진 운동으로 예수께서 재림한다는 종말론 등을 문제 삼았다. 최바울 대표는 교계의 이러한 비판을 수용하고 문제점들을 수정하겠다고 약속했고 통합교단은 인터콥이 약속을 잘 이행하는지 예의주시하고 참여를 자제해야 한다고 결의했다.

▲ 인터콥 공개토론회 참여자들

이후에도 인터콥과 관련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한편에선 베뢰아 귀신론에 기초한 이단성들을 고치지 않고 그대로 고수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인터콥이 문제점을 고치고 새롭게 거듭나지 않는 이상 한국교회와 함께 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또 한편에선 고쳐야 할 문제가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 그러면서도 한국선교의 역량 강화를 위해 인내하며 잘 지도하고 격려하여 건실한 일꾼과 단체가 되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뜨거운 감자 ‘인터콥’, 공개토론회서 어떻게 다뤘나?
한국교회 앞에 놓인 ‘인터콥’이라는 과제, 어떻게 풀어야 할까. 이 뜨거운 감자를 놓고 6명의 인사들이 한 자리에 만났다. 2013년 4월 4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소강당에서 예장 개혁측(다락방영입을 반대한 교단) 인터콥조사위원회(위원장 황호관 목사) 주최로 열린 ‘인터콥에 대한 공개토론회’에서였다. 사회는 황호관 목사가 진행했다.

토론자로는 김재성 교수(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 김홍만 교수(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역사신학), 박형택 목사(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장), 이승구 교수(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 이인규 대표(평신도이단대책협의회), 정이철 목사(세계한인기독교이단대책연합회 연구위원), 최병규 목사(고신측 유사기독교연구소장), 최삼경 목사(전 예장 통합측 이단사이비대책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응답자로는 최바울 대표(인터콥)가 직접 나왔다.

발제
김재성 교수 “잘못된 부분들은 지도해서 세워보자”
박형택 목사 “인터콥 새롭게 거듭나길 바란다”
최바울 대표 “교회 관계 배려하지 못한 부분 진심 사과한다”

김재성 교수는 먼저 인터콥의 정확한 규정 내용이 무엇인지 인식할 것을 주문했다. 지금까지 인터콥에 대해 한국교회 주요 교단이 교류금지, 불건전, 예의주시 등으로 규정한 사례는 있지만 총회 차원에서 정식으로 ‘이단’으로 결의한 적은 없다는 것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인터콥의 문제점은) 기독교 정통신앙의 핵심 교리들에서 발견되는 문제점들이라기보다 신학적인 미성숙과 훈련부족에 기인한 요소가 크다”며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지도한 결과 잘못된 점을 수정하려는 자세와 열심히 신학적 소양을 닦으려는 최바울 대표의 자세를 높이 평가하고 싶다”고 밝혔다.

▲ 김재성 교수(가운데), 박형택 목사(왼쪽), 최바울 대표(오른쪽)

김 교수는 “그러나 아직 고쳐야 할 것이 남아 있다며 ‘백투예루살렘 선교전략’(‘땅끝= 예루살렘'이라는 해석에 기초한 선교전략. 복음이 지구를 한바퀴 돌아서 예루살렘으로 들어가면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이 온다고 주장한다) 등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의심 받는 요소는 과감하게 바꿔야 한다”며 “진정성과 성실한 수정의 자세, 선교단체의 폐쇄성 극복, 지역교회와의 우호적인 관계개선을 하며 비판을 겸손하게 잘 수용하며 건실한 단체와 일꾼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형택 목사는 “이번 공청회를 통해 최바울 대표와 인터콥이 새롭게 거듭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공청회에 참여한 것은 싸우거나 정죄를 위한 것이 아니라 한국교회와 미국교회의 선교를 염려하며 실상을 제대로 알리는 것과 변화를 기대하는 마음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박 목사는 인터콥의 문제점에 대해 △이 세상을 하나님과 마귀의 대결구도로 보는 이원론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목적을 ‘마귀를 멸하기 위함’이라고 하는 베뢰아와 다락방 사상의 영향 △요한계시록 13장 짐승의 표를 전산칩으로 해석하는 등 자의적 성경해석 △정통교회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상한 세대주의적 종말론이라고 비판했다.

발제자들의 지적에 대한 답변에서 최바울 대표는 이날 공청회 참석이 여간 녹록치 않았음을 내비쳤다. 심지어 모 기관에선 이번 공청회에 참석하면 ‘우리가 이단으로 규정하겠다’는 압력을 가했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그러나 최 대표는 “이번 공청회에 나오는 것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극구 말리고 반대했는데 나를 염려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며 “여러 만류에도 불구하고 나온 것은 이슬람·변방 오지에서 목숨걸고 선교하는 750여 명의 인터콥 선교사들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인터콥 소속 현지 선교사들이 선교적 열정을 현장에서 쏟을 수 있도록 한국에서 발생하는 논란을 풀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그는 “KWMA에서 인터콥 간사들을 대상으로 매달 1~2차례 특강을 열었고 하나부터 열까지 문제점을 끝까지 지적했다”며 “나를 돌아보는 기회가 돼 내게 아주 유익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한국교회를 잘 몰랐는데 이번에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면서도 “간혹 구성원들의 발언으로 사사건건 시시비비를 가리려는 분이 계시던데 선교단체의 문화를 몰라서 벌어진 일이다”고 반박했다.

최대표는 “인터콥엔 교파를 초월해서 다양한 사람이 모이다 보니 각각 자기 소속 교회에서 배운 신앙과 신학이 표출되기도 한다”며 “그것을 시비걸면 초교파 선교단체는 살아남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그는 “한국에 이슬람 세력이 팽창하며 인천 송도에 이슬람 자금을 투입하는 등 공격적으로 포교하는데 우리들도 적극적으로 선교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밤낮 쉬지 않고 기도하고 선교하는 인터콥이 특수성을 배려하지 않고 시비걸면 선교하지 말라는 것과 동일하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토론회 시간 동안 자신에 대한 비판을 수용하고 받아들이기보다 △초교파적 선교단체의 다양성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선교단체의 특수성을 간과한채 비판이 일어나고 있다 △백투예루살렘 등 문제점을 고치라고 해서 용어를 고쳤지만 마음 깊이 설득되지는 않았다며 비판에 대해 반박하거나 진심껏 수용하지 못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러면서도 최 대표는 “현재 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신학석사 과정을 밟으며 존칼빈과 존오웬의 신학 사상을 배우며 깊은 감명을 받고 있다”며 “나는 언제나 배울 자세가 돼 있고 지도하면 배우고 따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자리를 빌어 나의 미숙함이나 선교적 열심 때문에 충분히 교회 관계를 배려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 최바울 대표에게 질문하는 이인규 권사

베뢰아 사상과의 관련성
토론회의 주제는 인터콥의 이단성 논란을 불러일으킨 △베뢰아 사상과의 관련성 △신사도 운동 관련설 △극단적 세대주의 사상 △이원론적 사고 △‘백투예루살렘’(Back To Jerusalem) 용어 사용의 문제 △최바울 대표 저서의 문제점 등 6개 항목에 대해 세이연측에 소속한 최삼경·정이철 목사 이인규 권사가 질문하고 최 대표가 방어하되 지도교수들이 최 대표에게 조언하는 양상으로 진행됐다.

세이연측은 최바울 대표가 청년 시절 대표적인 이단으로 거론되는 김기동 씨의 성락교회를 1년 7개월 정도 다니며 청년회장을 지냈고 김기동 씨의 주례로 1983년 결혼한 다음날 곧바로 터키 선교사로 출국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최 대표는 형편이 어려워 성락교회에서 결혼을 했고 김기동 씨의 주례로 결혼한 것도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당시 상황이 한국교회가 베뢰아 사상을 ‘이단규정’하는 등 문제 삼지 않았던 때였다고 해명했다. 최 대표는 그러나 스스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성락교회를 떠났으며 베뢰아사상의 문제점에 대한 비판의 글을 발표하기도 했다며 반박했다. 최 대표는 최삼경 목사(전 통합측 이단사이비대책위원장)가 “예수님이 마귀를 멸하러 오셨다는 주장은 김기동 귀신파의 독특한 주장인데 어떻게 그런 주장을 하게 됐나?”라고 묻자 최 대표는 "모른다. 그런 생각이 들어 그렇게 썼다. 그러나 지적을 받고 고쳤다"라고 답했다.

▲ 83년 CBA가 터키 선교사로 파송한 사람이 누구일까?(CBA 홈페이지 갈무리)

극단적 세대주의 종말론 주장 
세이연은 최바울 대표가 여러 교단과 KWMA 등의 자문과 지도를 받았음에도 인터콥의 왕의 군대가 한국과 중국을 거쳐 예루살렘으로 들어가면 예수님이 재림한다는 극단적 세대주의적 종말론을 여전히 주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의 책과 그의 설교 동영상에서 복음이 예루살렘에 들어가는 것을 ‘마지막’이라고 수없이 반복하여 언급하는데, 특히 2030년은 세계복음화가 완성되는 해로서 종말의 해처럼 강조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시한부종말론적 사상을 갖고 있다는 비판이다. KWMA 측은 지도를 하고 인터콥은 이를 수용했다는 주장에 대해 세이연은 아이합과의 관계성, 신사도운동에서 사용하는 특수 용어, 백투예루살렘 사상 등이 2012년 이후에도 여전히 인터콥에서 발견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최바울 선교사는 모든 선교는 종말론적 사역으로서 세계선교가 완성되기까지 전력으로 선교에 헌신하자는 의미에서 나온 말이며 ‘백투예루살렘’이나 ‘복음의 서진’ 운동 등은 이슬람 선교 전략에 대응하기 위한 개념이라고 반박했다. 최 대표는 ‘백투 예루살렘’ 용어 자체가 ‘10/40창’처럼 선교계에서 사용되는 선교 용어이기에 사용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용어가 문제가 된다고 지적을 받아 ‘백투 지저스’(약자는 ‘B.T.J.’로 같다)로 바꿔 쓰고 있고 이 마저도 대체할 용어를 마련해 주면 바꿔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 때까지는 ‘백투 지저스’는 계속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신사도운동과의 관련성
인터콥은 신사도 운동과 관련되었다는 비판도 받아 왔다. 특히 신사도운동가들에게서 나타나는 독특한 용어와 개념들이 변형없이, 또는 약간의 변형을 한 채 사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007년 아이합과의 관계, ‘다윗의 장막’, ‘부의 이동’, ‘종교의 영’ 등의 용어 사용이 그것이다.

▲ 사회를 진행한 황호관 목사

이에 대해 최 대표는 청년선교단체에서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용어지만 지적을 받은 후 사용을 자제하고 있다고 비껴갔다. 대부분의 청년부나 찬양 모임에서 쓰는 용어이지 인터콥에서만 특수하게 사용하는 용어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최 대표는 이 용어에 대한 지적을 받고 사용을 자제하고 있다고 답했다.

토론은 3시간 30분 가까이 진행됐다. 양측의 뜨거운 공방이 오갔다. 최삼경·정이철 목사, 이인규 권사 등 세이연측의 객관적 자료에 입각한 날카로운 비판·지적이 이어졌다. 그에 대한 최 대표의 반박과 해명도 물러섬 없이 지속됐다. 김재성·이승구 교수 등도 최 대표에게 토론하는 중간중간 조언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번 공개토론회를 주최한 예장 개혁측은 박윤식 목사 영입 문제로 1차 교단 분열(2010년 10월), 다락방 류광수 목사 영입 문제로 2차 교단 분열(2011년 6월)을 경험했다. 베뢰아 사상의 영향을 받은 다락방 류광수 목사의 영입을 주도한 다락방+개혁측에 교단 분열의 아픔을 감수하면서까지 반발하며 갈라섰다. 류광수 목사의 영입은 반대했지만 동일하게 베뢰아 사상의 영향을 받았다고 비판받고 있는 인터콥은 개혁측의 경인노회에서 이미 영입한 상태다. 경인노회에는 박영길 부총회장이 소속해 있다.

개혁측 노회가 이미 인터콥을 영입한 상태라면 이번 토론회의 정체성은 분명했다는 의견이다. 찬반 양론을 통해 공정한 판단을 유도하는 데 목적이 있다기 보다 인터콥 영입의 절차상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적인 성격이 강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또 한편에서는 논란 대상이 되는 단체에 대해 찬반토론을 하고 문제점을 공론화했다는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게다가 타교단의 대학교 교수, 이단연구가들, 평신도에 이르기까지 전문가들을 포괄적으로 섭외한 점은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자신과 관련한 논란을 해명하고자 논란 대상이 되는 단체의 대표가 직접 나선 것도 흔한 사례는 아니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었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사회를 진행한 황호관 목사는 공개토론회의 성격이 ‘시시비비’를 가리고 ‘공정한 판단’을 하는 데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인터콥 문제는 한국교회 전체가 관심 갖고 있다”며 “소모적 이단 논쟁을 지양하고 공개 토론을 통해 시시비비를 가리고 한국교회 이단대처의 모델을 제시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과연 이번 개혁측의 인터콥에 대한 공개토론회가 어떤 효과와 결과를 가져 오게 될지 교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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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05-16 02:34:52
개인적으로 참 안타까운게...

위 기사에 언급된 목사님께서는 아랍권 선교는 고집하는게 아니실 겁니다...

미전도 종족이 어느 나라, 어느 민족인지 알게되는 기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2014-05-16 02:32:46
사탄은 하나님께 대적할 수도 없고.. 대결구조도 아닌데 사람들이 그렇게 오해하기 쉬운것 뿐이죠..
성경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이단의 사상이 들어갔다면 제가 알고있는 것과는 매우 다른것 같습니다..

오직 복음의 능력을 믿고 말씀에 순종해서
선교지에서 예수님의 십자가 사랑을 전하고 봉사하는
인터콥의 현장사역과는 거리가 먼 것 같습니다..

- 2014-05-16 02:29:46
인터콥측에서 사탄을 멸하기 위해 인간을 창조했다는 발언을 정확하게 발췌해서 이러한 회견을 가졌으면 좋을텐데요..

베뢰아가 문제인거죠..

최바울 대표님께서는 베뢰아 사상과 관련성 부분에 있어서 충분히 이 회견이전 부터 충분히 해명해 오셨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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