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4-29 11:29 (월)
"교회들 이단 피해자에 관심 없더군요"
상태바
"교회들 이단 피해자에 관심 없더군요"
  • 정윤석
  • 승인 2006.02.09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통과이단> 관련 항소심서 무죄 선고받은 김영무 목사


“마음 고생 참 많이 했어요.” 김영무 목사(아가페 문화사 대표)가 2월 8일 기자를 만나자마자 토로한 첫마디였다. 한국교회가 이단으로 규정한 단체들에 대해 면죄부를 주었던 <정통과 이단>의 발간 책임자의 전력을 <차트로 본 이단과 사이비>란 책에 비판적으로 게재했다가 당사자로부터 2005년 중순 경 고소를 당한 후 이 문제가 이제야 해결이 됐기 때문이다.

김 목사는 당초 <차트로 본 이단과 사이비>(이하 <이단과 사이비>)란 책자에 <정통과 이단>의 발간책임을 맡았다는 이 모씨와 관련한 부분은 포함시키지 않았었다. 기획 당시 <정통과 이단>이란 책은 나오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교회가 이단으로 규정한 단체들에 대해 목록을 마련하고 그에 대한 정보를 독자들에게 알려 준다는 취지로 내용 구성을 했는데 2004년 7월경부터 갑작스레 <정통과 이단>이 발간되며 한국교회의 이단 문제에 큰 혼란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김 목사는 “이단과 사이비를 대처하고 막기 위해서 발간하는 책인데 이 문제를 간과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단 사이비와 관련한 바른 정보를 독자들에게 알릴 책임을 느껴서 <정통과 이단>을 비판하는 내용을 책에 포함시키게 된 것이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이단과 사이비>란 책자를 통해 <정통과 이단>의 발간 책임을 맡았던 이모 씨에 대해 △그가 발행했던 주간 신문이 이단옹호언론으로 규정된 바 있고 △소속된 합동측 노회에서 제명된 바 있고 △‘00일보’를 운영하다가 사이비언론행위로 구속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 내용을 문제삼아 이 씨가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한 것이다.

김 목사는 평생 양서를 출판하는 데 마음을 쏟으며 살다가 생전 처음 당하는 소송이어서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는 목회자로서 자존심도 많이 상했다. 조사 경찰관들에게는 객관적인 사실이 중요했지 그가 목회자라는 것은 관심 밖의 일이었다. 한국교회에 꼭 필요한 자료를 출간하면서 당한 소송이었지만 김 목사의 일에 신경을 써 주며 격려하는 교회나 사람도 없었다. 모든 책임을 김 목사 홀로 져야 하는 기분이었다. 이런 가운데 2005년 8월 16일에는 이 소송건으로 벌금 50만원이라는 약식명령이 내려졌다. 당시까지만 해도 크게 우려하지 않았다. 정식재판으로 가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단과 사이비>란 책자에 이 모씨와 관련한 개인의 전력을 공개적시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정통과 이단>이 어떤 책인지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잣대가 된다는 점에서 사적인 비방이 아니라 공익적 차원으로 진행한 것이었다는 확신이 있었다.

그러나 김 목사의 바람과 달리 2005년 11월 9일 정식재판에서도 그는 벌금 30만원의 형을 선고받았다. 그래도 김 목사는 포기하지 않았다.

“1심에서 벌금형을 받은 후 바로 항소했어요. 한국기독교계와 기독교인의 온전한 신앙과 공익을 위하여 <정통과 이단> 발간 책임자의 전력을 밝히는 것이 불가피했습니다. 책을 출간한 사람의 정체성을 알면 그 책자의 특성을 쉽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하기 위한 의도가 아니라 정통신앙을 사수한다는 차원에서 진행한 일이기에 ‘공익성’을 인정받아 이길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죠.”

비로소 2006년 2월 2일 항소심 선고공판이 있던 날 판사가 판결문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재판부는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여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위법성이 있다'며 피고측의 무죄를 선고했다. 이 선고를 받고 나서야 비로소 김 목사는 오래된 마음의 짐을 덜기 시작했다. 그리고 김 목사는 그동안 마음에 담고 있던 소회를 밝히기 시작했다.

“한국교회의 내로라 하는 정통교단들이 나름대로 이단과 사이비에 철저하게 대처하는 줄로만 알고 있었어요. 이 생각이 얼마나 막연한 것이었는지는 제가 <이단과 사이비>란 책자를 만들고 고소를 당하면서 알게 됐어요. 책자를 만들 당시에는 자료 수집에 애를 먹었어요. 일부 대교단측은 이단 사이비 자료를 제공하면 이단들로부터 시비가 걸리지 않을까 염려하면서 자료 제공을 기피하기도 했어요. 또한 이단에 대한 대비책도 허술해서 이단에 빠진 사람을 돕거나 이단으로 인해 피해를 입는 사람들에 대해서 한국교회가 아무런 관심이 없더군요. '정말 이건 아닌데' 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이런 김 목사에게 요즘 새로운 계획이 자리하고 있다. 이단 대처 사역은 한국교회의 복음을 사수하는 일이라는 확신이다. 김 목사는 “한국교회가 예수를 믿으라고만 할 것이 아니라 바르게 믿는 것이 무엇인지 철저하게 가르치고 비진리를 배격하는 사명을 다 했으면 좋겠다”며 자신이 하는 출판업을 통해 이 사명의 일익을 감당하겠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