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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주고 마음 주니 부활기쁨 두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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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주고 마음 주니 부활기쁨 두 배
  • 정윤석
  • 승인 2006.04.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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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기증·콘서트 등 다양해진 부활절 이웃 함께 행사

우리 민족 고유의 명절이 설날과 추석이라면 기독교만의 고유 절기는 부활절이라 할 수 있다. 세상의 어느 종교든 신의 탄생일을 기념하는 절기는 있어도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날, 즉 부활을 기념하는 절기는 없기 때문이다. 모든 종교를 통틀어서 기독교만이 갖고 있는 유일하고도 독특한 절기이지만 부활절을 이웃들과 함께하려는 한국교회의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

달걀을 삶아서 이웃과 함께 나누는 모습은 이미 부활절의 고유한 전통이 됐다. 교회에서 계란을 나눠주면 지역 주민들은 예수님의 부활을 인정하든 안하든 ‘아, 부활절이 됐나보다’고 인식할 정도다. 은근히 이 날을 기다리는 사람들도 없지 않고 이로 인해 교회에 출석하는 성도들도 생긴다. ‘달걀’로 대변되던 부활절 문화가 이제 이웃과 함께 하는 모습으로 점점 다채로워지고 있다.

주로 크리스천들만의 부활절연합예배를 주도하던 지역 기독교연합회가 부활절 행사를 지역의 문화축제로 계획하고 있어 주목된다. 경남 진주시기독교협의회(회장 정상문)는 올해 진주 기독교 선교 101주년을 맞아 기독교 문화를 발전시키고 예수님의 사랑을 시민과 함께 나눈다는 계획으로 올해의 부활절 연합예배를 문화축제로 열기로 했다. ‘Be the White 부활절을 하얗게 만들자’는 슬로건으로 경남도문화예술회관 앞 야외공연장에서 열리는 2006부활절 문화축제에는 부활절 전야제, 풍선아트, 페이스페인팅, 성지순례 사진전, 성시화전, 먹거리 장터, 사랑의 헌혈, 사랑의 김치나누기, 초청가수 공연 등 다양한 행사로 진행된다. 특히 진기협은 4월 16일 부활절 연합예배 때 각 기관의 기관장을 초청해 부활을 상징하는 애찬식을 가진 뒤 참가하는 교인들과 함께 부활절을 알리는 거리 퍼레이드를 가질 예정이다. 지금까지 부활절을 맞아 각종 문화행사가 진행되긴 했지만 부활절연합예배 자체를 문화축제 형식으로 여는 것은 진주기독교협의회가 전국에서 처음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새중앙교회(박중식 목사)도 부활절 저녁 예배를 문화행사로 준비했다. ‘아름다운 사람들의 부활절 콘서트’란 제목으로 소프라노 이현숙, 정병화, 테너 김철호, 금기중, 바리톤 전창섭 씨 등이 나와 1부는 수난과 부활, 2부는 아리아를 연주한다.

▲ 부활절을 앞두고 사랑의교회에서 진행한 장기기증 서약식에 참여하는 성도들
부활절을 맞아 장기기증 등 이웃들에게 사랑을 실천하려는 움직임도 부활절 문화의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는 3월 4일부터 4월 16일 부활절까지 ‘생명의 공동체를 세우는 40일’이란 행사를 계획하고 이웃사랑 실천의 일환으로 장기기증 서약을 진행했다. 3월 19일, 26일 진행한 행사에 5천500명이 장기기증을 서약했다. 사랑의교회는 1998년도에도 5천800명이 장기기증에 동참한 바 있어, 이를 포함하면 한 교회에서 1만 명 이상이 장기기증에 서약하는 단체 최고 장기기증 기록을 수립했다. 이날 각막기증에 서약한 이연숙 집사는 “죽고 나서는 다 쓸모없는 것들이기 때문에 필요한 분께 드리고, 그를 통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싶어 등록했다”며 장기기증 등록 소감을 밝혔다. 장기기증은 죽음 이후의 육체가 매장으로든, 화장으로든 어떻게 처리되더라도 결국 부활할 것이란 소망을 가진 크리스천들이기에 일반인들보다 참여가 더욱 활발하다는 평가다.

경기도의 새안산교회는 올해 부활절을 앞두고 불우이웃 돕기를 위해 헌금을 사용할 계획이다. 새안산교회의 기획담당 신정범 목사는 “4월 9일부터 15일까지 고난 주간 동안 전교인이 릴레이 금식을 하고 한끼 식사만큼의 헌금을 모아 불우이웃을 도울 계획”이라며 “작년에는 극빈자들을 대상으로 했고 올해는 전기·수도요금 체납 이웃들을 위해 헌금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식을 통해 주님의 고난에 참여하고 모아진 헌금으로는 부활의 기쁨을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 나누겠다는 의지다.

오산침례교회(김종훈 목사)는 매년 부활절 행사로 오산천 정화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오산의 젖줄기인 오산천의 각종 쓰레기들을 전교인들이 수거하는 이 행사는 지역 사회에서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이 행사는 오는 4월9일 오산천에서 시작된다. 이외에도 오산침례교회는 부활절 달걀을 매년 대상을 바꿔가면서 전달하고 있다. 작년에는 오산에 있는 미장원을 대상으로 했다면 올해는 세탁소를 방문하며 부활절 달걀을 나눌 계획이다.

   ▲ 매년 부활절에 즈음하여 오산침례교회는 오산천정화운동을 펼친다.
문화선교연구원 책임연구원 성석환 목사는 현재 부활절 행사들에 대해 “초대교회의 부활절은 나눔과 함께함을 경험하는 매 주일의 예배로서 다른 종교인들도 함께 참여해서 즐기는 축제였다”며 “대규모 연합집회 등의 행사보다 현재 정서에 맞는 문화적 호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천편일률적 대규모 집회를 기획하기보다 지역 기독교연합회들이 공동으로 지역 사회를 도울 뿐만 아니라 희망을 주는 축제로 계획하자는 제안이다. 또한 성 목사는 “부활은 기독교의 핵심 절기로서 문화적으로 더 적극적으로 그 의미가 개발되고 실천되어야 한다”며 “시기적으로 맞닿아 있는 타종교의 연등행사 등에 위축되지 않도록 형상화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며 부활절 문화의 개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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