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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에도 아름다운 우리 목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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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에도 아름다운 우리 목사님
  • 정윤석
  • 승인 2005.08.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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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선기 목사 조기 사임 후 열악한 선교지서 헌신


▲ 홍선기 목사(오른쪽)와 전병달 사모(사진제공: 혜림교회)

한국의 일부 교회들이 목사의 은퇴 시기와 맞물려 심각한 분규를 겪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때로 목회자와 신도들 간에 겪는 분규는 일반사회에서조차 찾아 볼 수 없는 극단적 폭력과 재산권 다툼으로 치달아 많은 그리스도인들에게 충격과 상처를 준다. 이런 현실에서 홍선기 목사(서울 혜림교회 원로)의 ‘아름다운 은퇴’는 혜림교회 교인들은 물론 한국교회에 많은 귀감이 됐다. 작년 연말 홍 목사는 법적 시무기간인 만 70세를 5년 앞두고 혜림교회에서 조기은퇴했다. 당시 홍 목사는 “혜림교회가 더욱 발전하고 부흥하려면 젊은 지도자가 새롭게 이끌어야 한다는 생각에 은퇴를 결심하게 됐다”며 소회를 밝힌 바 있다. 33년 동안 피와 땀과 눈물을 바쳐 일궈온 목양지를 스스럼없이 후임 목회자에게 물려준 것이다.

허름한 현지 아파트에서 사모와 생활

이러한 홍 목사가 최근 교인들의 마음을 다시 한 번 감동의 눈물로 적셨다. 현재 홍 목사가 거주하는 곳은 한국이 아니다. 끝없이 모래가 펼쳐진 황량한 땅 A국이다. 1970년 대 한국 수준의 허름한 아파트에서 사모와 함께 단 둘이서 생활하고 있는 것이다.

은퇴 전부터 선교에 헌신하다가 여생을 보내겠다는 평소 소신을 지켜 홍 목사는 사모와 함께 올 연초에 A국으로 홀연히 떠났다. 후임 목회자인 김영우 목사가 이러한 홍 목사의 거주지를 7월 초에 방문했다. 후임 목회자가 원로 목사인 홍 목사의 모습을 홈비디오에 담아 7월 17일 주일 예배 때 잠깐 상영을 한 것이다. 홍 목사는 이 동영상에서 “혜림교회 성도들이 나를 오랜 동안 사랑해 준 것처럼 후임 목회자를 사랑해 주고 기도해 주기를 바란다”며 “여러분들이 무척이나 보고 싶고 그립지만 A국 선교 사역을 위해 될 수 있는 대로 한국으로 가지는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홍 목사는 A국에서 현지인들을 위한 복지시설, 의료사업, 장학 사업을 펼치고 현지 선교사들의 선교와 선교를 뒷받침하는 데 역점을 두겠다는 계획이다.

다음은 홍 목사가 동영상을 통해 한 말이다.

“여러분을 떠나오고 나서 내 마음은 어떤 때는 가슴이 텅 빈 것 같습니다. 보고 싶을 때마다 참아야지, 참아야지, 이 말을 되새깁니다. ···내가 교회를 담임할 때 저를 사랑해 주신 것처럼 후임 목회자인 김영우 목사님을 사랑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그리고 그를 위해서 기도로 성원해 주십시오.

요즘 혜림교회가 부흥하고 새신자들이 많이 오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새신자 분들 매우, 무척이나 보고 싶습니다. 그러나 참아야죠. 특별한 일이 아니면 한국에 나가지 않겠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우리가 하고 있는 모든 일은 이제 시작에 불과합니다. 이제부터는 선교사님과 힘을 합쳐 선교와 선교를 뒷받침하는 일에 취선을 다해야 합니다.

앞으로 이 A국에 왔다는 흔적을 크게 남길 생각입니다. A국 주민들을 위한 복지시설, 의료사업, 장학 사업에 역점을 두고 지금 뿌려 놓은 모든 선교 현장의 씨들이 열매가 맺히기를 기대하며 살 생각입니다. 제가 여기서 몇 달간 버텨 온 것은 성도들의 기도의 힘인 줄 믿습니다. 앞으로도 내 얼굴을 대하고 있는 것처럼 생각하며 기도해 주십시오.”

교인들"너무 존경스럽고 자랑스럽다"

이 동영상을 본 혜림교회의 많은 성도들이 감동하며 눈물을 보였다. 정희주 집사는 “국내에 계셨으면 조금 더 편하고 조금 더 안락하게 여생을 보내실 수 있었을 텐데 모든 것을 버리고 A국으로 떠나신 목사님을 보고 고개가 숙여졌다”며 “너무도 존경스럽고 자랑스럽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아름다운 은퇴에서 아름다운 사역으로 귀감이 되고 있는 홍 목사는 1972년 3월 27일, 서울 성내동 12번지 주택2층 10평 남짓한 공간에서 4명의 교인과 교회를 개척한 이래 2천여 명으로 부흥하기까지 33년 동안 혜림교회에서 사역했다. 연세대 신학과와 미국 Fuller Theological Seminary(D. Min) 등에서 공부했으며 후임 목회자인 김영우 목사는 총신 88회 출신으로 스코틀랜드의 하일랜드 신학대학(Highland Theological College)과 영국 웨일즈 복음주의 신학교(ETCW)를 졸업했다(M.Th).

▲ 홍선기 목사(오른쪽)와 전병달 사모(사진제공: 혜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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