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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초락도’ 에선 희한한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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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초락도’ 에선 희한한 일이…
  • 정윤석
  • 승인 2004.09.0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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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기도원장 인도 집회 상식밖 행태

  

▲ 홍 원장이 주는 성경책을 받으려는 신도
최근 브라질 사람 모아실의 ‘금이빨 현상’을 비롯해 신유 명목의 극단적 신비주의 집회가 교계에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집회도중 쓰러지고 바닥을 구르게 하는 것은 예사고 심지어 신도들에게 영적 의미를 부여하며 성경책을 집어던지고 물을 먹이는 등의 희한한 행태의 집회까지 횡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문제의 행태는 일부 교계신문 광고와 기사를 통해 ‘불의 종·능력의 종·신유의 종’으로 꾸준히 선전된 홍준표 목사(초락도금식기도원 원장)가 인도하는 집회에서 목격된 것이다.

기자는 9월 1일(수요일) 충남 당진에 위치한 초락도금식기도원을 찾았다. 오전과 저녁 집회 두 차례 참석했다. 평일임에도 200~300명의 신도들이 300여 평 규모의 대성전에 모였다. 이 중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은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집회 장소 앞뒤로 60~70명의 신도들이 찬송가에 맞춰 춤을 추고 있었다. 팔을 휘두르거나 위아래로 방방 뛰고 박수를 치는 등 다양한 모습으로 춤을 췄다. 찬송하는 내내 집회 장소를 빙글빙글 도는 사람도 눈에 띄었다. 뛰어서 도는 사람, 속보로 걷는 사람, 천천히 걷는 사람 등 각양각색이었다. 참석자 중 1/3은 앞에서 춤추고 1/3은 집회 장소를 빙빙 돌고 1/3은 그냥 앉아 있는 것이다.

이 와중에 홍준표 원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후후후훅, 파파파파팟! 불로, 불로, 불로, 불로!!!”
춤에 열중하던 신도들이 그 소리가 나오자마자 약속이나 한 것처럼 동시에 뒤로 벌렁벌렁 넘어갔다. 집회 열기는 더 뜨거워졌다. 춤추는 사람을 향해 홍 목사가 느닷없이 성경책을 집어 던졌다. 성경책을 받은 사람이 뒤로 벌렁 넘어갔다.

▲ 물을 한 컵 마시고 뒤로 넘어가는 신도
일반 교회에서는 하지 않는 묘한 명령도 나왔다. 홍 원장이 “웃을지어다!”하면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지기 시작했다. “우히히 히히히! 우하하 하하하! 아하하 하하하!” 홍 원장이 단상에서 “올라올지어다, 올라올지어다” 수십 번을 외쳐댔다. 신도 30~40여 명이 엉금엉금 기어서 단상으로 올라갔다. 많은 수가 올라가자 홍 원장이 다시 “내려갈지어다, 내려갈지어다”라고 10여 회 외쳤다. 올라왔던 사람들이 모두 내려가자 곧이어 “굴러갈지어다!”라고 명령했다. 신도들은 이 말이 떨어지자마자 떼굴떼굴 굴러가기 시작했다. 이런 행동을 한 뒤 홍 원장이 “하나님께 영광의 박수”를 돌리자고 하자 신도들은 박수를 쳤다.

집회 막바지가 되자 장풍대결 같은 장면도 선보였다. 홍 원장이 신도 두 명에게 일어나서 서로 마주보고 “불로!”라고 외치라고 말했다. 신도 둘이 마주보고 섰다. 홍 원장의 지시에 따라 두 신도는 “불로”라고 외치며 장풍을 쏘듯 서로를 향해 손을 펼쳤다. 그 둘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뒤로 벌러덩 넘어갔다. 이들을 향해 홍 원장은 “엄청나게 은혜를 받은 그룹”이라고 말했다.

시간적으로 보나, 신도들의 반응으로 보나 집회의 초점은 말씀보다도 홍 원장이 진행하는 이런 여러 가지 ‘행태’에 있어 보였다.

초락도금식기도원의 사무처에서 판매하는 CD에는 기자가 취재한 집회 때 본 것보다 더 희한한 장면들이 대거 나타난다. 2003년 1월 27일 진행한 제 12회 전국목회자부부능력 대성회 모습을 담은 CD 전반부만 보아도 물을 먹여 사람들을 쓰러뜨리고, 옷자락에 손을 대게 하고 손수건을 신도들에게 얹어서 쓰러뜨리는 등 한 마디로 ‘기독교’의 이름으로 벌어지는 현상이라기에는 상식 밖의 장면들이 수두룩하게 나온다.

홍 원장은 위와 같은 다양한 행태들에 ‘성령의 역사’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성령의 불을 받고 능력을 받은 증표라는 것이다. 홍 원장이 던진 성경책을 붙들고 넘어진 한 신도도 “성령의 불을 받아들인 것”이라며 “그런 행위를 통해 자아가 깨지고 성령의 영력을 공급받게 된다”고 말했다.

초락도금식기도원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에 대해 교계 일각의 관대한 시각도 없지 않으나 대체적으로 한국기독교의 질을 떨어뜨리는 불건전한 행태라는 지적이다. 진용식 목사(한국기독교총연합회 이단대책위원회 위원장대행)는 “기독교에 신비주의가 유입되면서 나타나는 현상들에 대해서 경계해야 한다”며 “하나님의 능력으로 병이 낫는 경우가 많지만 말씀을 통해 얻는 충만한 기쁨을 누리지 못하면 극단적인 신비주의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유해룡 교수(장신대 영성학)도 “신도들에게 밤낮없이 극단적 자극을 주는 곳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준표 원장은 1984년 충남에서 초락도금식기도원을 세웠고 현재 자신이 설립한 세계능력부흥사연수원의 이사장직을 맡고 있다. 초락도금식기도원은 수용 인원 1천200명의 대성전 1개동과 숙소 10개동, 사무실, 매점, 식당, 개인기도처를 갖추고 있다. 지금은 지상 3층 연건평 480평의 새 건물을 건축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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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회 때 춤추면 자아 깨지고 심령 변화”

홍준표 목사 전화 인터뷰

▷ 집회 장소에서 사람들이 춤을 추고, 빙빙 도는 이유는?
성경에는 기뻐서 춤추는 사건이 많다. 집회 장소를 도는 이유는 성령께서 회오리 바람을 불어 넣어서 도는 경우도 있다. 이것을 하고 나면 자아가 깨지고 심령의 변화가 일어난다.

▷ ‘물이 변하여 포도주가 되게 하신 주님’ 하며 물을 마시게 하는데 무슨 의미가 있나?
그 물을 마시면 사람들이 취한다. 성령의 새 술에 취한 것이다. 토하는 사람도 생긴다.

▷ 설교 중 또 불을 주는 사역자를 건드리면 죽는다고 했는데?
사역자를 건드리면 죽는다는 것은 성경에 그런 사람들이 나온다는 얘기다.

▷ 실제로 홍 목사의 사역을 방해하다가 죽은 사람도 있는가?
모르겠다.

▷ 홍 목사가 집어던진 성경책을 받은 사람은 성령의 능력을 받은 것으로 해석했다. 그런 것인가?
성령의 능력을 공급받는 것이 맞다. 성경자체에서 엄청난 능력이 나오기 때문이다.

▷ 신학은 어디서 했고, 현재 교단 소속은?
순복음에서 신학을 했고, 대한예수교장로회 성합측 소속 목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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