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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목회’로 소외된 이들 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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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목회’로 소외된 이들 섬긴다
  • 정윤석
  • 승인 2004.08.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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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민교회

 

▲ 목민교회 전경
목민교회(김동엽 목사)는 ‘건강한 교회 성장’에 관심이 집중돼 있다. 이를 위해 목민교회가 강조하는 것은 ‘복지목회’다. 21세기 교회의 건강한 성장을 좌우하는 해법이 바로 복지목회라고 보기 때문이다. 교회 명칭이 ‘목민’인 이유이기도 하다. 백성을 돌보고 치는 교회, 가난하고 소외된 주민들을 찾아가 위로하고 돌보는 교회가 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1980년에 교회로 부임한 김동엽 담임목사의 독특한 경험도 복지목회를 하게 된 중요한 배경이다.

“교회에 부임하고 병원으로 첫 심방을 갔어요. 심방을 끝내고 막 병원 문을 나서려는데 한 노파가 나를 보고는 ‘선생님, 우리 아들을 살려 주십시오!’하고 매달리는 바람에 노파를 따라 병실에 들어갔다가 하나님이 감동을 주셨습니다. ‘너는 한 교회의 목회자에 머물지 말고 만인의 목회자가 되어야 한다’고.”

한 할머니가 자신의 아들이 죽어가면서 하나님을 찾고 있다며 병실에서 기도하던 김 목사를 아들에게로 데려간 것이다. 목민교회의 사역은 이 때 김 목사가 들었던 ‘만인의 목회자가 되어야 한다’는 하나님의 음성을 붙들고 24년 동안 달려온 결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목사가 만인의 목회자라면 교회 또한 만인의 교회여야 하는 법. 목민교회가 위치한 서울시 양천구 신정동은 1990년 대 초반만 해도 가건물이 많았다. 매일 철거반원들에 많은 주민들이 주거지를 뺐기고 거리로 나 앉는 경우도 허다했다.

당시 철거반원들이 자신의 집을 뜯어낸다고 칼부림을 피우며 소동하던 한 남자가 감옥살이를 했는데 이 집안에 다섯 아이가 문제였다. 엄마가 없는데다 아빠는 구속됐으니 목민교회는 당회를 열고 다섯 아이의 양육자가 되어 주기로 결정했다.
작은아이들은 어린이 반에 입학을 시켰고 큰 아이들은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뒷바라지를 하고 쌀, 반찬, 연탄을 공급했다.

감옥살이를 하던 아빠는 6개월만에 돌아왔다. 정신없이 귀가를 한 아빠를, 아이들이 “아빠 고생 많으셨어요”라며 맞았다. 다 굶어 죽었을 줄 알았던 아이들이 멀쩡하니 자초지종을 물었고 아이들은 “목민교회 집사님들이 쌀도 갖다 주고 옷도 갖다 주고 어린이 집에도 넣어주었다”고 말했다. 그 소리에 이 사람은 “목민교회가 우리 집을 살렸다”며 진한 눈물을 흘렸다.
목민교회의 복지목회는 이렇듯 어린이, 노인, 빈민들을 향한 섬김으로 활짝 펼쳐지고 있다. 양천구 일대에서 ‘좋은 교회’로 정평이 나 있는 이유다. 복지관 운영 상황이 우수해서 서울시장이 방문해 돌아볼 정도로 모범적이다.

▲ 신정 종합 사회복지관
목민교회가 운영하는 복지관은 신정사회종합복지관(사회복지관)과 양천노인종합복지관(노인복지관)이다. 사회복지관은 청소년, 성인, 노인,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60여 강좌가 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노인복지관은 5천400여 명이 등록하는 지역사회에서는 없어서는 안 되는 아주 중요한 기관이다. 무료급식, 후원금 지급, 고령자취업알선, 장례서비스사업, 건강관리실 운영 등 100여 개 세부프로그램을 운영할 정도다.

이러한 복지관과 교회는 유기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교회의 큰 조직 중 하나인 여전도회는 자원봉사를 통해 복지관과 연대하고 여전도회는 자체 바자회를 통해 노인들의 무료급식을 주도한다. 지역사회선교를 위한 사랑의 바자회가 올해는 9월2일부터 3일, 9월15일부터 17일 2차에 걸쳐 진행된다.
24년간 쌓아온 복지목회의 노하우를 목민교회는 제 2회 복지목회컨퍼런스를 통해 한국교회 앞에 내 놓을 계획이다. 목민교회는 강조한다.

“21세기의 교회의 건강한 성장은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복지목회가 좌우합니다. 지금 우리들의 교회는 지역사회 속에서 위치와 역할은 어떠합니까? 교회는 지역사회 속에서 소외된 사회적 약자들(독거노인, 결손가정, 소년소녀가장, 노숙자 등)의 희망이 되어야 합니다.”
제 1회 컨퍼런스가 복지목회의 총론을 얘기했다면 2회 컨퍼런스에서 주목하는 것은 ‘노인복지목회’다. 한국 사회도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며 노인목회의 시급성이 어느 때보다도 더 중요한 때가 되었기 때문이다.

목민교회 복지 담당 박정수 목사는 “교회의 사명은 복음전도인데 복지목회를 통해 그 꿈을 이루고자 한다”며 “이번 세미나에서는 어느 교회든 실현가능한 노인복지프로그램들을 소개해 한국교회의 부흥과 성장이 일어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목민교회의 컨퍼런스는 9월 6일 오전 9시부터 6시까지 목민교회 본당에서 김동엽 담임목사를 비롯 김동배 교수(연세대학교 사회복지학), 변재관 박사(청와대 고령화 및 미래사회위원회 인구·경제팀장) 등을 초빙해 이뤄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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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이 사랑한 사람들 나도 사랑”

▲ 김동엽 목사

김동엽 목사는 ‘목민’을 위해 24년간을 달려온 목회자다. 가난하고 헐벗고 병들고 고독한 사람들과 함께 사는 길을 고집하다 보니 우여곡절도 많았다. 그 때마다 김 목사는 단테의 “자기의 길을 가라, 남들이 뭐라고 하든 내버려 두어라”는 말을 떠올린다.
“저의 20년 목회 세월이 그러했습니다. 주님을 사랑하기에 주님이 사랑하시는 소외받는 민중을 나도 사랑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 위탁경영하는 양천노인종합복지관도 김 목사의 이런 ‘고집’으로 일궈낸 열매다. 다른 종교단체가 경영하게 된다는 소문이 있었음에도 ‘하나님의 지시’라며 어렵사리 구청장을 만나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교회는 이익단체가 아닙니다. 퍼주기를 소망하는 집단입니다. 이런 헌신적인 집단에서 맡아야 사회사업기관이 제대로 돌아갑니다.”

  김 목사가 목민목회를 통해 강조하는 것이 있다. △교회와 지역사회를 분리해 놓고 영혼구원에만 치중하면 지역 사회의 반발을 사며 ‘자기들끼리만’이란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선교란 교회를 세우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이루고자 하신 하나님의 뜻을 ‘이 땅’에 실현하는 것이다

△지역사회에 꼭 필요한 교회가 되지 않고는 주님의 지상명령인 땅끝선교완수는 어려워진다.     김 목사는 이렇게 지역사회를 섬기고 나누는 것이 주님께 드리는 가장 아름다운 예배 행위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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