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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찬송가 아직도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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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찬송가 아직도 문제”
  • 정윤석
  • 승인 2004.08.0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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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9일 공청회서 신학적·음악적 미비점 지적

 

한국찬송가공회(공회, 공동회장 임태득·김활용 목사)가 7월 29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소강당에서 ‘21세기 찬송가 공청회’를 열고 차후에 발간될 새 찬송가에 대한 각계의 수정 요구사항을 수렴하는 시간을 가졌다. 공회측은 이날 찬송곡 621장, 교독문 134개로 편집된 21세기 찬송가 시제품을 선보였고 이에 대해 한국실천신학회(회장 오성춘 목사), 대한예수교장로회 기독교용어연구위원회(위원장 정장복 교수) 등 기독교계 인사들이 21세기 찬송가의 음악적, 신학적, 국문학적 요소에 대해 2시간여 동안 문제제기를 하는 등 격론을 펼쳤다.

▲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21세기찬송가> 공청회.
그러나 공회측의 찬송가 발간을 위한 여러 가지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작 예배 시에 찬송가를 사용하는 실제적인 수요자들인 한국교회 성도들은 21세기 찬송가 발간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이에 대한 대책마련도 필요하다는 여론이다.

이번 공청회에서 새 찬송가에 대한 지적사항은 크게 신학적, 국문학(문법)적, 음악적 3가지로 나누어 제기됐다. 조기연 교수(서울신대 예배학)는 21세기 찬송가에 대한 신학적 지적 사항 중 예배와 관련한 부적합한 표현이 많음을 지적했다.

조 교수는 “예배용 찬송은 하나님의 면전에서 하나님께 드리는 직접 화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며 “시제품의 경우 ‘경배와 찬송’ 항목의 49곡 중 17곡 이상이 하나님을 향한 내용이 아니라 ‘사람’을 향한 내용”이라며 수정을 요구했다. 조 교수는 “예배가 하나님과 회중의 대화라는 점에서 예배의 역동성을 위한 회중의 응답송이 필수적인데 이에 대한 보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장복 위원장(기독교용어연구위원회)은 “찬송가는 성경 다음으로 우리의 신앙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에 바른 용어의 사용은 실로 중요하다”고 전제하고 △찬송가의 ‘당신의’, ‘당신은’ 등의 표현은 ‘주님’으로 바꾸어야 한다 △ 우리의 어법에 손윗사람에게는 호격 조사를 붙일 수 없기 때문에 ‘주여’를 주님으로 해도 문제가 없다 △ 번역된 찬송가의 경우 ‘하나님을 2인칭으로 표현한 것을 제외하고는 원문을 바르게 번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위원장은 “21세기 찬송가를 좀더 상세하게 분석하게 되는 경우 이상과 같은 문제들이 매우 많이 발견될 것”이라며 “세밀한 분석과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음악적인 부분에 대해 백효죽 교수(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교수)는 “제목만 21세기 찬송가이지 시대감각을 저버린 19세기말의 찬송가 모음집”이라고 혹평했다. 백 교수는 또한 “21세기 찬송가에 한국적 선율·화성·리듬을 가진 음악이 부족하다”며 “한국인의 정서가 흐르는 한국민속 음악형의 한국찬송가들로 재편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청회를 통해 제기된 요구사항들에 대해 김우신 총무는 “지적사항들의 공통분모를 찾아 21세기 찬송가에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며 “8월 15일까지 21세기 찬송가에 대한 의견을  추가로 받아서 고쳐야 할 것을 검토하고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이렇게 모아진 견해를 8월 15일 이후 전문위원들이 다시 모여 찬송가에 반영하겠다는 뜻이다.

김 총무는 공청회 이후 찬송가에 대한 의견들을 수렴하고 각 교단 총회의 인준을 거친다면 올해 찬송가가 발간될 수도 있지만 문제가 계속 지적된다면 올해 찬송가 발간을 목표로 급하게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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