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봄·가을에 진행되는 소위 구원파 박옥수 씨(기쁜소식선교회 설립자)측의 대형 공개집회와 이에 대한 박 씨측의 광고가 기성교회 신도들을 타깃으로 갈수록 그 수위를 높이고 있어 한국교회가 이제는 실질적인 대처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진행한 ‘서울시민을 위한 박옥수 목사 성경세미나’를 앞두고 박 씨측은 신문·방송·거리플래카드 등을 통해 서울 시민 거의 모두가 알 정도로 대대적인 홍보를 진행했다. 무료 일간지 <am7> 등을 비롯 조선·중앙·동아 등 주요 일간지와 MBC, KBS2 등 공영방송, 서울 시내 육교, 전단지 배포 등 거의 모든 매체를 이용해 광고를 쏟아낸 것이다. 특히 박 씨측은 신문 광고에는 자신들만 제외하고 한국교회는 모두 썩은 것인양 홍보했다.“내가 증거하는 복음을 듣고 거듭난 자들마다 기성교회와 목사들이 성경적이지 않고 올바른 진리가 없는 실상을 보고 마음을 옮기며 ‘···그동안 내가 속았다’는 고백을 했다”, “한국교회는 서울의 큰 교회에서부터 논두렁 밭두렁 교회까지 다 썩었습니다”, “정치하는 사람들이 선거 때 목사들을 만나보면 백이면 백, 다 돈을 요구(한다고 한다).”
이렇게 기성교회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평가절하한 반면 자신들에 대해서는 ‘참된 신앙, 참된 교회, 참된 종’과 함께하는 단체인양 광고한 것이다. 이러한 박 씨측의 도발적인 광고는 한 두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박 씨의 공개집회가 있을 때마다 계속된다는 점에서 더 이상 수수방관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더욱이 이러한 광고를 보고 암암리에 박 씨의 집회에 참여하는 성도들이 생기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5월 10일부터 14일까지 진행한 세미나에서 매회 2천~3천여 명의 신도들이 참석한 가운데 박 씨는 ‘기성교회 매도하기’를 계속했다. 기자가 참여한 5월 13일 박 씨는 강단에 서서 “(한국교회) 목사님들이 원죄는 예수님이 사하시고 자범죄는 사람들이 자백해서 사한다고 하는데 이는 미친 소리요, 사탄의 소리”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자신이 이단이 된 이유에 대해서도 “성경은 우리 죄가 씻어져 눈처럼 희어졌다고 하는데 한국교회는 ‘주님, 이 죄인이’라고 고백하는 등 거꾸로 뒤집어져 있는 상태”라며 “나는 ‘죄인이 이제 의인이 되었다’는 성경적 주장을 하다가 이단이 됐다”고 항변했다. 1시간30분 정도의 강의 후에는 구원의 확신을 얻기 원하는 사람들을 앞으로 불러 별도로 상담하는 시간을 가졌다.박 씨의 직접적인 강의를 통해서 ‘기성교회 폄하’와 ‘구원파식 구원’을 강조하고 강의 후 진행하는 별도 상담에서는 구원의 확신을 주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이러한 구원파 집회에 성도들이 암암리에 출입하고 있는 데다, 더욱 큰 문제는 박 씨의 공개집회를 통해서는 이단성을 간파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전남 순천의 한 목회자는 “우리 교회 장로가 박옥수 집회에 한 번 갔다 오더니 성도들에게 ‘그곳에서 큰 은혜를 받았다’고 말하고 다닌다”며 “공개집회에서는 이단성이 크게 부각되지 않아 성도들이 혼란을 겪는다”고 토로했다.
오랜 동안 신앙생활을 해온 사람도 호기심에 박 씨측의 공개집회에 참여했다가 구원론과 관련한 이단성을 간파하지 못할 경우 구원파에 빠지게 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4년 동안 박옥수측 구원파에 몸담았다가 빠져나온 이상호(34, 가명) 신도는 “일반교회에서 구원의 확신을 못 얻은 사람이 집회 광고를 보고 공개집회에 참여했다가 구원의 확신을 얻었다고 주장하는 경우를 봤다”며 “이 같은 경로를 거치는 사람들이 상당수”라고 말했다.
일반 언론을 통한 박 씨측의 한국교회 비방 광고와 구원파식 구원론 설파에 대해 뭔가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는 데 있어 교계가 더 이상 미적거려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많다. 교계의 한 관계자는 “박옥수 씨 광고는 ‘공익을 위함이 아니면서 타인 또는 단체나 기관을 비방하여 그 명예나 신용을 훼손시킨다’는 점에서 신문윤리강령을 위배하고 있다”며 “교단이나 한기총 등 교계 대표기관들이 신문사에 광고행위 중단을 촉구하고 광고를 게재한 신문사의 책임 있는 답변과 조치를 촉구하는 공문을 보내는 등 지속적인 대응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재현 목사(새순교회)는 “‘한국교회가 썩었다’는 내용과 ‘선거 때 목사들이 백이면 백 정치하는 사람들에게 돈을 요구한다’는 내용의 박 씨측 광고는 한국교회 전체에 대한 명예훼손”이라며 “한국교회가 심각하게 이 문제를 받아들이고 법적대응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고뿐만 아니라 구원파의 구원론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성교회가 바른 구원론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진용식 목사(상록교회, 한기총 이단대책위원회 부위원장)는 “구원파 이단이 사라지게 하려면 성도들이 기성교회에서 구원의 확신과 감격을 누리도록 목회자가 앞장서야 한다”며 “설교자가 도덕·윤리·성공·비전·긍정적사고방식 등 포괄적인 주제에 전념하다가 정작 기독교의 본질인 구원과 영생의 문제를 놓칠 경우 구원파의 미혹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진 목사는 “구원파 중 박옥수 씨는 특히 대형집회를 통한 미혹이 심각한 만큼 봄·가을이 되면 현장에서 목회자들이 미리 구원파에 대해 공부를 해 놓고 성도들에게 교육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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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옥수측 구원파 이단성 뭔가
대대적인 광고를 통해 신도들을 미혹하는 박옥수 씨의 이단성은 다음과 같다.
첫째, 박 씨는 구원받은 후에 ‘죄인’이라고 자백하며 회개하는 것은 구원받지 못한 증거라고 한다. 구원받으면 모든 죄가 용서되었으니 회개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다.
둘째, 박 씨는 구원받은 날짜를 알아야 구원받은 증거라고 한다. 따라서 구원받은 날을 모르는 신도들을 모두 ‘지옥 백성’으로 몰아버린다.
셋째, 박 씨는 죄와 범죄를 구분해서 구원받은 후에는 죄를 짓지 않든지, 죄를 지어도 죄가 아닌 것처럼 주장한다. 그러나 바울도 ‘죄인 중의 괴수’라며 현재시제를 사용해서 고백했다. 구원파 주장대로라면 성경의 저자 중 한 사람인 바울도 구원받지 못한 사람이 돼 버린다. 현재 자전거를 타는 사람 중에 자전거를 처음 탄 날짜를 모르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구원받았지만 구원받은 날짜를 모르는 성도들이 있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성경은 죄와 범죄를 구분하지 않으며 구원받은 후에도 죄를 지을 수 있고, 그 죄에 대해서는 분명히 자백하라고 요한1서 1장 8절에 명시하고 있다는 점을 박옥수 씨가 간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