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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 뇌성마비 “이번엔 장애인경기대회 우승이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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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 뇌성마비 “이번엔 장애인경기대회 우승이 목표”
  • 정윤석
  • 승인 2002.07.1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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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호집사


‘뭘 할 수 있겠어?’ 세상은 한팔을 쓰지 못하는 뇌성마비 일급 장애인인 박세호 집사(34·반송제일교회)를 향해 그렇게 말할지 모른다. 그러나 박집사의 얼굴에는 어두운 구석이 없다. 그는 누가 뭐라고 하든 “걷는 것 빼고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남자”라고 자신을 당당히 소개하는 진짜 사나이다.

“제가 태어날 때, 사람들은 ‘넌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했을 거예요. 사랑도 결혼도 못하고, 아기도 못 낳고, 운동도 할 수 없고, 책을 읽고 쓰지도 못할 것이고, 나라를 지키는 군인도 될 수 없다고 세상과 사람들은 말했겠죠.”

박집사는 세상을 비웃듯이 그 모든 것을 이뤄내고야 말았다. 자신을 도와줬던 한 여인(이상미·38)과 사랑을 나누었고 그녀와 결혼해서 아들(박성민·9)을 가졌다.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이룬 태극전사와 박찬호 등이 받았던 대한민국 체육훈장 맹호장도 가슴에 달았다. 시집인 <날 지으신 이가 날 사랑하지 않는다면>(대한기독교서회)과 간증집인 <한팔로 건져올린 세상>(기독교문사)을 저술한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올 초에는 군에 입대하여 최전방 철책근무를 서고 건군 이래 최초의 명예군번을 받았다.

모두가 못한다고, 안 된다고 했던 것을 주의 이름과 능력으로 하나 둘씩 이루어 갈 때 그는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요즘 박집사는 또다른 신화를 창조하기 위해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10월에 열리는 부산 아·태 장애인 경기대회 투포환, 투곤봉 부문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겠다는 목표를 세워 놓았다. 매일 1시간하던 훈련도 8월이 되면 8시간 이상으로 늘일 계획이다. 박집사는 “불가능해 보이는 일들을 이루어내,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잠자고 있는 희망을 깨워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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