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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국회의는 세계평화 가장한 신천지측 행사"신천지 탈퇴자 “요한계시록 19장, 천국혼인잔치의 실상으로 믿었다”
정윤석  |  unique4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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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9.17  12: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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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천지측 행사에 참석한 해외 인사들

신천지측의 만국회의는 세계평화를 가장한 신천지측 행사라는 주장이 다시한번 나왔다.  기자(기독교포털뉴스 www.kportalnews.co.kr)는 신천지에서 5년 동안 활동하다가 탈퇴한 이민혁 씨(가명, 26)를 2019년 9월 9일 서울 송파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이 씨는 2013년 1월 신천지에 포섭됐다. 수능을 마친 후 모 지역의 번화가로 놀러갔을 때였다. 한 여성이 다가왔다. “심리학과 학생이에요. 졸업 논문 쓰는데 도움이 좀 필요해요.” 졸업논문을 쓴다는 여성의 권유를 따르다 신천지에 미혹됐다. 그후 이 씨는 2018년 탈퇴할 때까지 국제부를 비롯하여 총 3개 부서를 거쳤다. 2014년도 9월 만국회의를 할 때는 국제부에서 통역의전을 담당했다. 

만국회의는 그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이만희 교주가 직접 말했어요. 만국회의는 요한계시록 19장의 ‘천국혼인잔치의 실상’이라구요. 신천지 신도들은 이때가 ‘영과 육이 합일하는 혼인잔치를 하는 날이고, 외국에서 오는 인사들을 요한계시록 7장에서 말씀하는 셀 수 없이 많은 흰무리’라고 생각해요. ‘흰무리가 몰려 오고, 국제법이 제정되고, 신천지가 완성된다’는 거죠. 만국회의를 통해 온 세상에 우리가 진리임이 밝히 드러나고, 우리가 참이라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된다고 믿죠. 실제로 이때 참석한 신천지 신도들은 많은 감동을 받아요.”

   
▲ 신천지측에선 만국회의를 열기에 앞서 기금을 모았다

그는 만국회의를 주최하며 이름을 내거는 HWPL(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 IWPG(세계여성평화그룹), IPYG(세계평화청년그룹)들도 신천지측 단체라고 주장했다.

“2013년도 동성서행 4~5차가 진행될 때만 해도 이만희 교주가 신천지 총회장 이름으로 해외를 다녔어요. 그런데 해외에서도 신천지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았죠. 그래서 그때부터 하늘문화평화광복(HWPL)이라는 이름을 내걸기 시작한 거예요. ‘전쟁종식, 세계평화’를 내세우고 신천지라는 이름을 감추기 위해 만든 단체입니다. 그런데도 신천지가 아니라고 부인하는 건, 신천지 신도들이 길거리 설문조사할 때 ‘우리 신천지 아니예요’라고 말하는 것과 똑같은 거예요. 내부적으로 신천지 신도들은 HWPL, IWPG, IPYG를 자신들과 뗄 수 없는 일체의 관계로 생각해요.”

게다가 만국회의를 열기 전 그는 “‘만국회의 기금’도 내는데 구역장·팀장·지역장(청년회장)들이 돈을 모아 총회로 보낸다”며 “이 돈으로 경기장 대관을 하고 해외 인사들 숙박비와 비행기값을 내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 씨는 “기금으로 나는 7만원을 냈지만 장년회, 부녀회에 속한 사람은 기금을 더 냈고 내가 있던 지파에선 천만원을 내는 사람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신천지에선 만국회의가 천국혼인잔치의 실상이고 해외에서 찾아오는 인사들은 자신들을 보러 오는 흰무리 같은 존재라고 믿는다. 그런데 종종 ‘흰무리’의 실상이라면 정말 있어서는 안되는 일을 한다는 얘기가 들려오기도 했다. 해외에서 온 남녀 인사들이 서로 눈이 맞는 경우다. 눈맞은 사람들끼리 따로 약속을 잡아서 호텔 방으로 들어갔다는 얘기가 의전팀에 알려졌다는 것이다. 그런 소식이 들려도 이 씨는 “우리가 하나님의 역사를 이룬다 해도 실수를 하는 것처럼 흰무리의 실상이라 해도 걔네들도 부족한 인간일 뿐이다”며 “신천지 신도들은 이미 세뇌가 됐기 때문에 모든 걸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해석했다”고 말한다.

종교대통합 회의가 열렸던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선 싸움이 나기도 했다. 초청된 인사 중 서로 종교가 달랐던 두 사람이 말다툼을 하다가 멱살을 잡고 주먹으로 치고 받고 대판 싸우는 사건이었다. 이 상황을 목격한 이 씨를 비롯한 의전팀이 모두 달려가서 뜯어 말렸다. 나중에 들리는 소식으로는 만국회의 행사 중 서약서에 사인을 한 뒤에 사이좋게 어깨동무를 하고 화해를 했고, 그래서 종교 대통합이 이뤄졌다는 말이 들려왔다. 그땐 그렇게 믿었지만 탈퇴한 지금 이 씨는 “정말 그들이 화해했을지 의문이다”라고 말한다.

   
▲ 신천지 팀원들과 함께한 이민혁 씨(가명)

국제부를 비롯한 신천지 소속 신도들은 만국회의 시즌이 되면 초긴장 상태가 된다. 신도들은 온몸이 녹아내릴 정도의 희생을 한다. 그래도 ‘힘들다’ 말한마디 못한다. ‘6000년만에 하나님의 뜻을 알게 된 우리가 힘들다고 쓰러져서야 되겠냐? 총회장님은 죽기까지 싸워서 말씀으로 이겼다, 총회장님이 당한 고초에 비하면 우리의 노고는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말로 서로를 격려한다.

통역의전을 할 때, 이민혁 씨는 새벽 5시면 기상했다. 일어나면 국제부 의전팀 회의가 있다. 끝나면 바로 정장을 차려 입고 해외 인사를 마중하러 간다. 오전 8~9시경 해외 인사를 호텔에서 픽업해서 행사 장소로 이동하면 공식 일정이 시작된다. 공식적인 하루 일과는 오후 6시가 돼야 끝난다. 말 그대로 공식일정이 끝났을 뿐, 아직 의전팀의 일은 끝나지 않는다.

“호텔에서 쉴래요? 관광할래요?” 이 말에 인사가 어떻게 답하느냐에 따라 의전팀의 업무는 달라진다. 관광을 원한다고 하면 안내를 해줘야 한다. 인사가 호텔에 가서 쉰다고 해도 의전팀의 업무는 끝나지 않는다. 1시간 잠복하며 인사를 감시했던 것이다. 이민혁 씨는 “인사가 호텔에 투숙해도 저희는 호텔 주변에 잠복하고 있었다”며 “기다렸다가 1시간 동안 나오지 않으면 그대로 돌아가는 거고, 대기하고 있다가 인사가 이동하면 뒤를 따라가서 누구를 만나는지 확인까지 했다”고 말한다. 누군가 만나면 우연히 그곳을 지나가다가 만나게 된 것(우연을 가장한 만남)처럼 인사에게 다가가 다시 호텔에 돌아가 휴식을 취할 것을 권유했다는 것이다.

신천지측 사무실로 복귀해도 업무는 끝나지 않는다. 세면을 하고 다시 모여 회의를 했다. 다음날 일정, 해외 인사의 상태, 반응을 보고하고 어떻게 도와야 할지 지침을 전달한 다음 회의가 끝나면 새벽 1시~2시가 됐다. 다음 회의는 새벽 5시···. 잠은 1~2시간을 자며 만국회의 기간을 지냈다. 만국회의는 이만희 교주가 총회장으로 있는 신천지의 신도들의 고혈을 짜내며 만들어진 자체 종교행사에 불과한 것이다.

신천지에 있던 5년 동안 이민혁 씨에게 신천지는 무엇이었을까? 기자는 지금까지 신천지 탈퇴자들과 인터뷰할 때마다 동일한 질문을 던졌다. 그들이 신천지에 몸담았던 시간은 달랐지만 답은 동일했다. 이 씨도 같은 답을 했다. “신천지는 ‘내 삶’자체였고 ‘내 신앙’ 자체였습니다.”

이만희 교주가 마지막 때에 약속한 목자이고, 신천지는 약속의 성전이니 이곳에 있는 자신은 14만 4천이 채워지는 날, 이 땅을 다스리는 왕같은 제사장이 된다고 믿었다는 것이다. N포세대(3포-연애, 결혼, 출산-와 5포-3포에 집, 인간관계 추가-를 넘어 꿈, 희망 그리고 모든 삶의 가치를 포기한 20~30대 세대를 말한다),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의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 속에서 자신은 신천지 신앙으로 자신만만하게 살아갈 수 있었다는 것이다. 불안하고 희망없는 사회와 달리 신천지는 비록 잘못됐지만, 나라와 제사장이 영원히 보장된 세계로 들어간다는 안정감을 줬다고 한다. 그 영원한 보장을 믿었기 때문에, 그리고 그때가 2~3년이면 이뤄진다고 믿었기 때문에 자신의 인생을 걸었다는 설명이다.

그런 그가 신천지를 탈회한 계기는 가족과의 끊을 수 없는 사랑 때문이었다. 2013년 1월에 미혹됐지만 2018년이 돼서야 가족들에게 발각됐다. 신천지에 빠진 걸 알게 된 가족들의 지혜로운 권유로 이단상담을 받게 된다. 처음엔 정말 진리라 생각해서 놓을 수 없었고 나중엔 틀린 걸 알았지만 자존심 때문에 결코 놓을 수 없었던 신천지를 떠나게 된 건 이단 계보를 듣고서였다. 이 씨는 “신천지가 유일한 역사인 줄 알았는데 이만희 교주가 전도관, 장막성전 출신으로서 비슷한 교리를 모방한 걸 알게 됐다”며 “사이비 교리를 배우고 그걸 그대로 써먹고 있다는 점에서 가장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한다. 2018년 탈퇴한 후 1년이 지난 지금 이 씨는 신학교를 들어간 뒤 예배 인도자로서 살아갈 꿈을 키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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