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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숨통 조인 한수 앞선 ‘공개토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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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숨통 조인 한수 앞선 ‘공개토론전’
  • 정윤석
  • 승인 2019.09.09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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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부터 8월까지 5개월, 뜨거웠던 천안기독교총연합회의 기록

지역 기독교연합회와 종교사기집단으로 비판받는 신천지와의 한판 승부가 충남 천안에서 벌어졌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이단대처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중 이단측과의 공개토론도 성사되며 그들의 부정직이 만천하에 드러나기도 했다.
 

▲ 2000년 6월, 성경 토론 중 술취한 듯, 자신이 왕손에 군대 선배라는 엉뚱한 얘기를 꺼내는 이만희 교주. 애초에 성경적 토론이 불가능한 상대였다. 4회차까지 공개토론하다가 도중하차했다.  

<교회와신앙> 주최 진용식 목사 vs 이만희 교주가 2000년 1월 19일 합의서를 쓰고 10회에 걸쳐 끝장 토론을 진행키로 한 적도 있다. 당시 지상 공개토론을 하던 중 이만희 교주는 4회차까지 하다가 갑자기 술 취한 사람처럼 “나는 이 나라 왕손이요 사회에서도 내가 선배요 신앙에서도 내가 선배요 군대에서도 내가 선배요”라며 주제에 맞지도 않는 발언을 던지고 진 목사를 비난한 후 일방적으로 지상토론을 중단하고 줄행랑 친 전력이 있다. 이후 2008년, 2014년 최삼경·진용식·신현욱 목사 등이 줄기차게 공개토론을 하자고 했지만 이만희 교주는 응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만희 교주는 줄기차게 “공개토론을 대중 앞에서 하자고 수차 전했고, 집회 때마다 제가 증거한 말에 잘못이 있으면 손을 들어 성경으로 말해 달라 하였으나 지금까지 단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며 ‘한국교회가 자신과의 공개토론을 거부한다’고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

▲ 2019년 3월 24일 신천지 천안교회 앞에서 공개토론을 촉구하는 천기총 주요 임원들

지속적인 허위 선전이 한 지역 기독교연합회의 심기를 건드렸다. 천안기독교총연합회(회장 임종원 목사)였다. 천기총 소속 목회자들은  2019년 3월 24일 신천지 천안교회 앞으로 달려갔다. 가서 공개토론을 하자고 촉구했다. 그것도 기자들을 모아놓고 공개적으로 선포했다. 신천지측이 줄곧 ‘자신들의 공개토론 요청에 정통교회가 응하지 않는다’며 ‘진리와 교리, 성경해석에 자신이 있으면 왜 응하지 않겠느냐?’며 정통교회를 공격해 왔기 때문에, 그렇다면 진짜 끝장토론을 해보자는 것이었다.

▲ 신천지와의 공개토론 촉구 서한을 전달하는 천기총의 남기홍 목사

천기총 vs 신천지 공개토론의 경과

기자회견을 한 이후 신천지에서는 실제로 협상에 나섰다. 양측이 2차례 만난 결과는 ‘협상결렬’이었다. 엉뚱하게도 이유는 주제 선정과 토론방식에서 발생했다. 신천지측이 ‘성경을 덮고 아는 것 내에서 토론하자’라고 주장했다. 성경 덮어놓고 하자는 희한한 논리였다. 천기총측은 “공개토론은 성경암송 대회가 아니다. 누가 진리이고 참인지를 확인시키기 위해서는 성경책뿐만 아니라 다른 자료들도 가지고 나와 진위여부를 확인시켜 주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성경을 덮고 하느냐, 안 덮고 하느냐로 공방이 오가다가 결국 결렬된다.

▲ 2019년 6월 22일 신천지 과천 총회 본부 앞에서 공개토론을 촉구하는 천기총 임원들
 

신천지천안교회가 공개토론에 응할 마음이 없다고 판단한 천기총은 신천지 과천 본부 앞으로 6월 22일 기습 출동한다. 신천지 천안교회와의 공개토론이 결렬되니 신천지 총회 본부로 가서 ‘이만희 교주를 향해 공개토론’을 촉구하는 초강수를 둔 것이다. 천기총 이단대책위원장 유영권 목사(천안 빛과소금의교회)는 이미 6월 20일 이만희 총회장을 상대로 공개토론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이틀 후 직접 천기총 소속 목회자 8명과 6월 22일 토 오전 11시 30분 경기도 과천 신천지 본부를 방문, 내용증명을 전달했음을 알리고 이만희 총회장이 천기총과의 공개토론에 직접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렇듯 신천지 지교회뿐 아니라 본부에까지 가서 집요하고도 치밀하게 공개토론을 요구하고 나선 것은 신천지 대처 사역 20년 동안 없었던 일이다.

▲ 6월 22일 과천 총회 본부에 공개촉구 서한을 전달하는 천기총 목회자들

신천지, 집단 시위로 실력행사

여기서부터 신천지측은 상식을 벗어난 비신사적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세상 누가 와도 말씀 하나로 승리할 수 있다고 자부하는 그들이라면 해서는 안되는, 납득되지 않는 일들을 하기 시작한다. 천기총 주요 임원들의 교회를 150명~200여 명씩 7월 21일, 28일 주일에 하나하나 찾아다니며 집단시위를 하기 시작했다. 회장 임종원 목사의 명문교회, 이대위원장 유영권 목사의 빛과소금의교회, 이대위 서기 남기총 목사의 순복음천안교회가 집중 타깃이 됐다.

▲ 진리 토론이 아니라 집단 시위에 나선 비난에 앞장선 신천지 신도들(사진 성경과삶이야기 울림 제공)

7월 28일에는 재밌는 사건도 벌어진다. 천안 빛과소금교회(유영권 목사) 앞으로 200여 명이 몰려가 시위를 했다. 이때 유 목사가 직접 밖으로 나갔다. 비를 맞으며 집단 시위에 나선 그들을 향해 외쳤다. “여러분들 중에 자신 있는 분 있으십니까? 지금 나와서 토론을 해보자!”고 외쳤으나 신천지 신도들 중, 나서는 사람은 단, 한사람도 없었다! 우글우글 모여서 “허위 사실 유포하는 천기총은 회개하라 회개하라!”는 집단 구호만 외쳤을 뿐이다.

▲ 진리 토론이 아니라 집단 시위에 나선 비난에 앞장선 신천지 신도들(사진 성경과삶이야기 울림 제공)

힘으로, 집단으로, 숫자로 밀어 붙일 뿐 성경을 놓고 진지하게 ‘이만희 교주가 과연 이 시대의 이긴자요, 구원자인지’ 토론하고 대결해보겠다는 자신도, 마음도, 의지도, 실력도 안 된다는 걸 만방에 확인시켜준 사건인 것이다.

8월 6일 천기총은 다시 이만희 교주 앞으로 내용증명을 보낸다. 공개토론에 나올 것을 재차 촉구했고 설령 나오지 않더라도 8월 22일 천기총은 이를 그대로 진행키로 결정했음을 통보했다.

천기총과 공개토론 될까봐 벌벌 떤 신천지

 

8월 22일은 두곳에서 공개토론회가 열렸다. 천안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임종원 목사)는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천안 나사렛대학교 나사렛관 6층 패치홀에서 신천지(이만희)의 거짓됨을 밝히기 위한 공개토론회를 열었다. 신천지측에선 이 공개토론회에 위임을 받아서든, 아니면 개인적으로든 그 누구도 당당하게 말씀으로 승리하겠다고 나선 사람이 정말 아무도! 없었다!! 이긴자가 아니라 패배자!라는 말이 어울리는 순간이었다.

천기총 주최의 공개토론이 나사렛대학교에서 열리는 시간, 신천지측 주최로 천안아이비웨딩홀에서 오후 2시에 천기총과의 공개토론회를 개최했다. 재밌는 건, 천기총 이단사이비대책위원장 유영권 목사가 이곳을 급습한다. 신천지측의 예상에 없었던 일이었을 것이다. 즉석 공개토론을 하자고 쳐들어간 것이다. 그러나 막아선 건 신천지측이었다. 변명도, 구실도 많았다. “천기총 회장만이 들어올 수 있다”고 저지했다. 유 목사가 “그럴 줄 알고 위임장도 써왔다”고 공개토론장 출입을 요구했다. 그러나 신천지측의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

▲ 2019년 8월 22일 신천지 천안교회 앞에서 신천지측의 비상식적 행태를 비판하는 유영권 목사(사진 와와TV[WAWATUBE] 캡쳐)

기자들도 같이 쳐들어갔다. 울림의 윤지숙 기자는 직접 공개토론장 안으로 들어가 입장을 요구했다. 그러자 ‘초대 받지 않은 사람은 들어갈 수 없다’고 막았다. “이게 무슨 공개토론이냐?” 고 항의해도 소용없었다. 공! 개!!!라는 단어가 뭔지도 모르는 신천지인가? 공개토론이 아니라 ‘신천지만을 위한 비공개 토론회’ 였던 셈이다. 

이번 공개토론회에서 천기총이 보여준 모습은 “끝까지 붙어 보자!”는 자세였다. 반면 진리의 성읍 아름다운 신천지를 내세우는 그들은 어떻게든 구실과 변명거리를 만들어 끝까지 회피하는 모습이었다. 다수의 신천지 신도들을 동원해 ‘천기총은 공개토론에 응하라’는 피켓을 들고 구호만 외칠뿐 실제적으로는 공개토론을 끝까지, 어떻게든 피하려는 모습이었다.

천기총, 종교 사기 조직과의 ‘공개토론전’에서 한판승

5개월여의 천기총의 활발하고 적극적인 ‘대신천지’를 향한 공개토론전에 대해 긍정적 평가도 이어졌다.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홍연호 대표)의 한 인사는 “지역 교회 목회자들이 신천지를 부담스러워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나 신천지를 향한 천기총의 담대한 대응에 존경을 표한다”고 말했다.

신현욱 목사는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대표회장 진용식 목사)가 8월 30일 주최한 기자회견에서 “신천지가 수료생 10만 명을 목표로 뛰는 때, 신천지 위장교회나 센터 등 신천지 비밀교육 장소에 대해 지역교회가 정보공유를 하고 연합 시위를 하는 등 협력 대응이 중요하다”며 “천안기독교총연합회의 대응은 훌륭한 사례가 될 것이다”고 치하했다.

천기총 이대위원장 유영권 목사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한국교회가 이단문제에 있어서만큼은 연합해서 발벗고 나서야 한다”며 “이번 천기총의 대처 활동이 성도들에게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유 목사는 신천지인들을 향해서는 “내가 나서서 공개토론을 하자는 순간에도 ‘천기총은 공개토론에 응하라!’고 외치는 모습을 보면서 신천지, 너무 비겁하다고 생각했다”며 “우리가 공개토론을 열었을 때는 오지도 않았고, 우리가 신천지측 공개토론장에 들어가려 할 때는 못 들어오게 해놓고는 공개토론에 천기총이 불참했다고 거짓말을 하는 건 신천지의 부정직을 자인하는 행위였다”고 비판했다.

신천지 천안교회와의 공개토론전에서 천기총은 한수 앞선 전략으로 신천지를 곤혹스럽게 했다. 그만큼 몇 가지 수확이 있었다. 첫째, 종교 사기 조직으로 비판받는 신천지를 상대로 ‘공개토론전’을 벌이며 화끈한 한판승을 거뒀다. 향후 공개토론을 요구했는데 한국교회가 나서지 않았다는 거짓말은 다시는 못할 정도로 중요한 근거 자료들을 확보하게 됐다.

둘째, 신천지가 아무리 집단 행동을 해도 지역 기독교연합회가 힘을 합치면 상대도 되지 않는 사이비 조직이라는 것도 확인됐다. 천기총은 지역 교회 목회자와 이단대처 사역자가 힘을 합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처음부터 끝까지 신천지의 숨통을 조였다.

마지막으로, 신천지측이 상당히 많은 언론과 유착내지 친분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상태라는 걸 확인했다. 천기총 vs 신천지 공개토론에서 팩트보다 신천지측 입장을 그대로 보도해 줄 정도의 언론사들이 이번에 수면위로 확실히 드러났다. 신천지 입장을 충실히 실어 준 언론 중 천기총 이대위원장 유영권 목사에게 입장을 물어본 기자는 단 한사람도 없었다고 한다. 한국교회가 예의주시해야 할 언론들 리스트가 만들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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