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0-06-30 11:20 (화)
음모론적 기독교 종말론의 열풍
상태바
음모론적 기독교 종말론의 열풍
  • 덕림교회 김현수
  • 승인 2014.07.07 01: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왜 기독교인이 “일루미나티가 정말 있나”라고 질문하나?

필자: 김현수(예장합동측 덕림교회 중고등부 교사)
필자는 예장합동측 덕림교회 중고등부 교사로서 한남대학교에서 철학을 전공한 목회자 후보생입니다. 그는 네이버 블로그 '생각하는 그리스도인'(blog.naver.com/calvianus)의 운영자이자 평신도이단대책협회의 스태프입니다. 필자의 글의 특징은 개혁주의를 기초로 한국교회의 이슈, 일루미나티, 프리메이슨, 666, 세대주의 종말론, 적그리스도, 죽은 자의 설교를 들으며 진행하는 예배 등 거의 모든 사안을 조망해간다는 데 있습니다. 인터넷 등 정보의 홍수 시대에 독자들의 바른 신앙을 위해 도움이 될만한 글을 뽑아 연재합니다.[편집자주]

'음모론 conspiracy theory'이 열풍이다. 위키백과에서는 음모론에 대해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킨 사건의 원인을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할 때, 배후에 거대한 권력조직이나 비밀스러운 단체가 있다고 해석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정확한 정보를 듣기 힘든 격동기나 혼란스러운 시기에 이러한 음모론들이 많이 유포되는 경향이 있다."라고 적고 있다. 

여기서 "정확한 정보를 듣기 힘든"이라는 말이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현대사회를 '정보화 시대'라고 부른다. 그러나 정보화의 시대라는 말은 직접적으로 '정보를 분별하는 능력'과는 상관없이 쓰는 단어이다. 수많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무엇이 진짜이고 거짓인지 분별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더군다나 사회적으로 여러 가지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할 때, 정부와 정치인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만연해질 때 음모론은 힘을 발휘한다.

음모론은 매우 자극적인 소재임은 틀림없다. 대표적인 음모론으로는 9.11테러 미국 정부 자작설, 엘비스 생존설, 아폴로 11호 달 착륙 연출설, 예수 결혼설, 외계인 지구 지배설, 마이클 잭슨 타살설, 에이즈 개발설, 암 치료 거부설, 신종플루 살포설, 히틀러 생존설 등이 있으며, 한국에는 6.25 남침 유도설, 노무현 타살설 등이 있다. 이러한 음모론은 위에서도 말한 바와 같이 사회적 불안과 불신에서 비롯한다. 또한 그 내용이 매우 자극적이고 얼핏 보면 '논리적으로 타당하고 엄연한 사실'처럼 보이기 때문에 대중의 주목을 받는다.

물론 음모론이라고 해서 다 허무맹랑한 것은 아니다. 잘 알려진 음모론 중에는 미국 정부가 매독(성병 중 하나) 연구를 위해 흑인들을 실험 대상으로 삼았다는 주장이 있는데, 이 음모론이 사실로 밝혀지면서 미국 대통령(클린턴)이 유가족에게 사과를 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모든 음모론이 전혀 타당성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음모론의 자극적인 내용들을 필터 없이 받아들일 수도 없는 것이, 대부분의 음모론이 위의 경우와는 다른, 상식의 범주를 벗어난 공상적이고도 허무맹랑한 내용을 소재로 하고 있으며, 대중의 인기를 인식한 '상업적 목적을 가진 음모론자'들이 상당수(거의 대부분) 존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음모론 사업을 통해 막대한 인기와 부를 누리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밥벌이와 더 큰 부를 위해 자극적인 음모론을 계속해서 생산해낸다. 그러나 미디어와 사회현상에 대해 조금이라도 생각해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음모론자들의 기가 막힌 정보 포장 능력(허구적인 것을 그럴듯하게 보이도록 하는 힘의 허와 실을 쉽게 간파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진실과 거짓이 종이 한 장 차이임을 알지 못하는 것 같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그저 모든 것을 심사숙고 없이 받아들이기 바빠 보인다. 그저 자극적인 내용이 말초신경을 건드리면 즉각적으로 YES!라고 응답하는 것 같다. 음모론적 주장의 사실 가능성에 대해 염두에 둘 수는 있으나, 그것을 무조건적인 사실로서 받아들이면 여간 골치 아파지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에 떠도는 음모론적 내용의 동영상이나, 고작 A4 용지 5장 분량의 편협한 자료를 접한 이들이 "거대 비밀 세력이 존재하는 것 같아. 조심해야 해"라고 말하며 스스로 비판적 사고 능력의 부재를 드러낼 때면 참으로 가슴이 아프다.

더군다나 음모론에 깊게 빠져 모든 것을 삐딱하게 보는 사람들을 만날 때면 애처롭기까지 하다. 음모론에 깊이 빠져드는 사람들은 간혹 사회 부적응의 성격을 보이기도 하며, 이것이 심해지면 정신적인 고립 상태에 이르기 쉽다.

심리학자 이철우는 음모론적인 심리를 '긍정적 피드백' 현상이라고 말한다. 이는 쉽게 말해 '보고 싶고 듣고 싶고 믿고 싶은 것만 본다'라는 말이다. 이러한 경향은 대부분의 음모론자들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 자기가 지지하던 가설이 실패로 돌아가면 그것을 인정하지 못하고 새로운 가설을 덧붙여 '로운 음모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태도를 지극히 정상으로만은 볼 수 없을 것이다.

언제나 최고의 인기를 누려온 음모론이 있으니 바로 '일루미나티', '프리메이슨'에 대한 음모론이다. 이러한 음모론은 '워싱턴컨센서스 Washington consensus'와도 관련이 있을 것이다. 워싱턴컨센서스는 1990년대 미국식 경제체제의 확산 전략을 말한다. 음모론자들은 이러한 경제체제의 배후에 지구를 장악하려는 거대 비밀조직이 있다고 말한다(일루미나티, 프리메이슨. 이들에 관련한 음모론은 위작으로 밝혀진 시온장로의정서와도 연관이 있다).

거대 비밀조직은 엄청난 자본력을 가지고 있으며, 그들의 원대한 목표인 '세계정부' 건설을 위해서 종교(종교 다원주의), 문화, 예술, 미디어, 경제, 정치 등의 모든 분야에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자유주의적 자본주의 체제가 들어가는 국가는 거대 비밀조직의 꼭두각시로 전락하는 것이고, 음모론자들은 이러한 거대 비밀 세력의 근거지를 유럽과 미국으로 보고 있다. 그럴듯해 보이는가? 

위와 같은 음모론이 한국 기독교계에 들어왔다. 기독교 종말론에 음모론을 가져다 붙인 것이다. 이것을 '음모론적 기독 종말론', '사이비 세대주의 종말론'이라 부를 수 있겠다. 왜냐하면 음모론과 극단적 세대주의가 항시 짝을 이루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들은 대부분 극단적 세대주의자들로서 성경에 나타나 있는 종말에 대한 말씀들을 기존의 음모론적 가설을 바탕으로 해석하려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데이비드 차'라는 인물이 있고, 다수의 신사도운동권 인사들도 그러한 행동을 한다. 이들은 일루미나티라는 사탄숭배적인 조직이 프리메이슨을 잠식했으며, 이들은 자본주의를 통한 세계 경제 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최종적으로는 '세계 정부'(이들은 EU가 세계정부의 초석이라 말한다)를 건설하여 기독교인들을 핍박하는데 일조하리라고 말한다.

물론 프리메이슨이나 일루미나티가 그들이 말하는 것처럼 음모론적인 사탄숭배 조직인지에 대한 정확한 근거는 없다. 단지 음모론자들은 자신들이 제공받은 자료를 토대로 그것을 사실이라 굳게 믿는다. 물론 음모론자들 사이에서도 의견 조율이 이루어지지 못했기에 그 내용이 다분히 애매하고 중구난방인 경우가 허다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이비 세대주의 종말론자들은 성경 말씀에 이 편협한, 명확한 검증이 이루어지지 못한 자료들을 끼워 맞추고 있다.

예를 들어 유투브에 동영상을 올려가며 열심히 활동하는 한 강사는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황충'을 미군의 '헬기'라고 주장한다. 물론 이들은 자신들의 생각이 단순한 추측일 뿐이며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고 누누이 강조한다. 이들 스스로도 자기주장의 불완전성과 추측성을 인정하는 것이다. 물론 필자가 보기엔 '사실이면 좋은 거고 아니면 그만이다'라는 무책임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하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으며 불안감에 빠져 있는 청년들이 얼마나 많은가? 왜 개신교 지식in에 "일루미나티가 정말 있나요?"라는 글들이 올라와야 하는가? 왜 멀쩡한 간판을 걸고 있는 기독 커뮤니티에서 별다른 검증 없이 음모론적 종말론 자료를 수집, 배포하고 있는가? 왜 그들은 성숙지 못한 자세로 성경의 예언들을 어설픈 풍문과 연결 지으려 하는가? 이런 식으로 성경 말씀을 음모론에 끼워 맞추다 보면 필연적으로 이단적 사상이 생겨나기 마련이다. 그들은 추측이 빗나갈 경우 항시 새로운 음모론을 들고 나온다. 

'보고 싶은 것만 본다'라는 말을 이러한 경우에도 적용할 수 있다. 얼마나 많은 이단자들이 보고 싶은 것만 봐왔던가? 얼마나 많은 변절자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편협한 잡설과 연결 지으려 했던가? 이러한 행위는 분명 성경 말씀을 자기 멋대로 해석, 남발하는 것과 다름없다. 그러므로 시대의 흐름을 파악하고 이를 성경적으로 해석함에 있어서, 명확한 검증 절차를 거치지 못한 자료들을 사실로서 확답하기보다는, 시대상황을 분별하는 안목과 그 기준을 명확히 함에 있어서 보다 신중함을 기해야 할 것이다. 또한 잘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판단을 보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