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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아닌 노란리본 주술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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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아닌 노란리본 주술 논란
  • 정윤석
  • 승인 2014.04.25 13: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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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나비는 귀신 부르는 것” VS “애도의 뜻일뿐”

노란리본이 주술적 의미를 갖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 카카오톡 등 SNS를 통해 전달되는 이 주장은 세월호가 침몰한 후 학생들의 무사귀환을 의미하는 뜻에서 달린 노란 리본에 주술적 의미가 담겨 있다는 것이다. 다음과 같은 글이 돌고 있다.

▲ 카카오톡 등 SNS를 통해 퍼지고 있는 노란리본

“노란 리본의 착각을 알립니다. 세월호 사건 후에 실종자를 위한 의미로 이해하고 SNS에 노란 리본 캠페인이 확산되고 있지요. 깜짝 놀랄 소식을 접하고 이용 중인 분 계시면 참고 하시고 즉시 바로 잡으시는 게 좋을듯합니다. 사실 근조(謹弔·사람의 죽음에 대해 슬픈 마음을 표현하다)를 나타내는 노란 리본은 나비죠. 무속에 노란 나비는 저승으로 가는 영혼이랍니다. 이것을 확인하시려면 노근리 평화공원을 가보시면 금방 알 수 있어요. 무수한 나비를 형상화했고 영상으로 나비가 날아오르는 것을 상영하고 있어요. 그래서 나비 리본은 주술이라고 합니다.”

일명 ‘노란나비 주술론’이 제기된 것이다. 노란나비가 죽은 사람의 영혼을 뜻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것을 근조의 의미로 달게 되면 종교 혼합주의에 빠져 귀신을 부르는 것이므로 잘못된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 글 말미에는 “원래의 사진으로 교체 바랍니다. 우리가 악한 사술에 더 이상 절대로 이용당해서도 동조해서도 안된다고 생각합니다”라며 “그래서 내리는 것이 믿음에 도움이 되네요. 아시는 목사님이 보내 주신 글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런 글이 돌면서 이에 대한 반론도 나오고 있다. 네이버 블로그 ‘생각하는 그리스도인’(블로그 보기)의 운영자 ‘calvianus’는 노랑나비 주술론과 관련, “동일한 사건에 대한 배후의 해석은 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정말 노란리본의 사진을 지니면 사탄이 틈타는가? 이 같은 생각에는 동의할 수 없다. 왜냐하면 그들의 주장이야말로 극히 무속적이고 미신적이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calvianus는 “주일학교 어린아이가 노란리본을 머리에 달고 다니면 사탄이 틈타는가? 사모님이 노란리본을 아이들에게 선물하면, 그 아이들에게 사탄이 틈타는가?”라고 반문하며 “전능하신 하나님, 그분의 성도들을 눈동자같이 지키시는 하나님은 어디에 있단 말인가?”라고 비판했다.

이 소식을 접한 이용식 목사(더하는교회)도 “노란색은 정치적 상징성이 있어서 그것을 정치적인 면으로 비약하는 것은 주의해야 하지만 노란 리본을 처음 제작한 대학 동아리가 어떤 숨겨진 의도를 갖고 한 것이 아니라면 노란 리본 자체만 갖고 주술적 또는 미신적 영향력이 있을 것이라 판단하는 것은 성경적 생각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 목사는 “우리가 참된 그리스도인이라면 우리의 생각과 모든 것을 감찰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을 믿고 확고한 신앙관을 다지는 일에 더 힘쓰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노란리본 자체에 어떤 사탄의 영적 능력을 부여하는 것은 의미없다는 지적이다.

▲ 노란리본

논산시 연무침례교회의 조병산 목사는 4월 16일 부활절을 앞두고 성도들과 함께 노란색 조끼를 입고 자연보호활동을 펼쳤다. 조 목사는 노란조끼에 대해 “노란색깔의 의미는 배추벌레가 노란나비로 새로 태어나듯이 과거의 삶을 벗고 새로운 삶을 지향하는 연산교회의 정신을 표현하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노란나비 주술론’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조 목사의 행위를 어떻게 볼지 궁금하다. 만일 노란나비가 정말 사탄을 불러오는 주술적 의미가 있는 것이라면, 조 목사의 선한 행위도 결국 지역 사회에 사탄을 불러들였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것인가?

한편 세월호 참사에 대한 국민의 애도는 '노란리본' 달기 캠페인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본래 집 근처 나무 등에 리본을 달아두는 행위로서, 전쟁터에 있는 가족의 무사 귀환을 바라는 의미를 지니는데, 그 배경에는 2차 세계대전도 등장한다고 알려져 있다. 같은 의미로 현재 많은 사람들이 세월호 참사자들에 대한 애도와 희망의 의미로 노란리본 달기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애도의 뜻으로 다는 노란리본을 너무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바람도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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