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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 갖고 사물 바라보면 사진도 아름다워집니다”국민일보 강민석 기자
정윤석  |  unique4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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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0.12.30  08:5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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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석 기자를 아십니까?"
"그가 누구지요?"라고 의문부호를 던지는 사람에게 그를 설명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있다. 그가 찍은 단 한 장의 사진만 보여 주면 된다. 그 한 장에 수많은 사람들이 ‘아!’하는 탄식을 하고야 만다. 그는 수백 년이 지나도 역사에 남을 중요한 사진을 찍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평양 순안공항에서 두 손을 마주잡고 악수하는 사진이다. 2000년 6월 ‘55년만의 감격의 악수’란 그의 사진은 국내는 물론 전 세계 언론에 송고됐다. 국민일보 편집국 사진부부장으로 근무하는 강 기자는 26년째 취재 현장을 누벼온 베테랑이다. 그가 가장 아끼는 사진, 가장 기억에 남는 취재 현장도 역시 평양 순안공항에서 남북 정상이 만날 때의 순간이었다.

‘55년만의 감격의 악수’··· “기자로서 나는 정말 행운아”

“어떤 순간에도 기자로서 냉철함을 잃어선 안 된다고 수없이 마음을 다잡았지만 가슴 깊숙한 곳에서 솟아오르는 감동을 막을 수는 없었어요. 당시 북측은 60만 명의 인원을 동원해서 행사를 준비했어요. 공항에서 김대중 대통령의 북한 방문의 첫발을 내딛는 현장을 찍기 위해 대통령 전용기의 문에 핀트를 맞추는데 갑작스레 평양시민들의 떠나갈 듯한 함성이 들렸어요. 그 사이로 키 160cm정도 됐을 것으로 보이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등장했어요. 북한의 메시아는 김정일이구나란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 환호는 대단했어요. 역사적 순간이라 무척 떨렸던 거 같아요. 그러면서도 이런 역사적 순간을 담을 수 있는 '나는 정말 행운아'구나라는 생각도 들었죠.”

당시 언론사는 공동취재단을 구성했다. 이중 사진기자는 <경향신문>, YTN의 사진부 기자들과 <국민일보>의 강민석 기자로 선정됐다. 기자들이 촬영한 많은 사진 중에서도 강 기자의 사진은 가장 유명세를 탔다. 결국 이 사진으로 강 기자는 2001년 한국보도사진전 특별상을 수상한다.

 

   
▲ 강민석 기자가 촬영한 남북 정상의 악수

한국 현대사의 귀한 사진 작품을 남긴 강 기자는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출신이다. 전공과목 중 ‘보도사진 실습’을 공부하면서 사진기자로서의 내공을 쌓았다. 교내 사진 서클에 가입해서 사진을 배우며 사진 기자로서 살겠다고 마음을 굳히게 됐다. 역사의 산증인으로 산다는 것이 무척이나 멋있고 매력 있는 일이라 생각돼서다. 1985년 5월 <서울신문>에 입사했고 1988년 <국민일보>가 창간할 즈음에 전직하게 된다.

그가 국민일보에 재직하면서 15년간 연재해온 영상QT는 하루를 여는 사람들의 마음을 풍요롭게 한 사진들로 유명하다. 이 ‘영상 QT’는 <리브가가 되고 낙타가 된다면>이란 제목의 단행본으로 출간됐다. 강 기자의 현장에서 담아온 다양한 영상을 바탕으로 국민일보 상무이사이자 시인인 김상길 목사가 함축적이면서 영성 짙은 글을 붙여 만들어졌다. 영상QT를 통해 신앙인들에게 새 힘과 영감을 불어 넣어 준 것, 백마디 말보다는 한 장의 사진으로 영성을 자극해 왔던 것도 그에게는 큰 보람이다.

 

   
▲ 국민일보 2006년 10월 25일 자 영상큐티로 활용한 철로사진



영상QT를 어떻게 15년간 연재할 수 있었을까? 마음 가운데 영성이 샘솟지 않는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그는 영락교회 집사다. 신앙인으로서의 자기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잘 활용되는 것이 ‘스마트폰’이라고 귀띔해 줬다. 스마트 폰으로 성경읽기를 하고 복음성가를 듣는다. 자동차 운전을 할 때도 복음성가와 유명 목사들의 설교 듣기를 잊지 않는다.

<국민일보>에 근무하면서 다른 신문사 기자들이 경험할 수 없었던 것 중 하나는 많은 목회자들과의 만남이었다. 사진 기자로서 어떤 목사가 가장 ‘그림’이 잘 나왔을까? 소위 ‘카메라 빨이 괜찮은 목사님이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강 기자는 잠시 생각하다가 2011년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에 선출된 길자연 목사를 꼽았다. 그의 진지한 표정, 힘 있는 눈매는 물론이거니와 옷의 색상이 모두 잘 조화를 이룬다는 설명이 뒤를 이었다.

그 다음으로 꼽은 사람은 오정현 목사다. 오정현 목사의 신사적인 이미지가 사진 결과들을 좋게 한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강 기자는 곽선희·박원영·이철신·이정익·하용조 목사를 꼽았다. 반면 아무리 잘 찍으려 해도 모양이 안 나오는 목회자가 한명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그 목회자의 이름을 얘기했으나 조건이 있었다. ‘오프더 레코드!’

 

   
▲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마포구 협의회가 2004년 12월 주최한 평화통일염원 사진작품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강 기자



사진 기자라는 특징 때문에 종종 목회자들이 도움을 청하기도 한다. 사진촬영이 취미인 목회자들에게서다. 그중 강 기자의 기억에 남는 사람은 올해 별세한 옥한흠 목사다. 그는 종종 인터뷰 사진을 찍는 강 기자에게 “강 기자, 나도 사진 잘 찍어!”라고 말하곤 했다. 그리고 종종 사진을 어떻게 하면 잘 찍을 수 있는지 묻곤 했다.

“옥 목사님은 전 세계를 다니면서 사진을 찍으셨던 분이에요. 조리개와 피사체의 심도를 아주 잘 활용했죠. 옥 목사님을 사진 실력으로만 평가하자면 쉽게 말해 사진기자를 해도 될 정도‘라고 할 수 있었죠.”

사진 찍기가 취미인 곽선희 목사도 종종 강 기자에게 “어떻게 하면 사진을 잘 찍을 수 있는가?”라고 묻곤 했다. 그러나 곽 목사 역시 수준급의 사진 촬영 실력을 갖추고 있던 터라 꼭히 설명해 줄 말은 없었다고 한다. 곽 목사의 사무실에 갔을 때 강 기자의 눈에 들어온 사진이 있었다. “곽 목사님의 사무실에서 제비가 새끼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는 사진이 걸려 있었어요. 곽 목사님 또한 광선의 특징과 렌즈의 효과를 잘 알고 활용할 줄 아는, 참으로 사진을 사랑하는 분입니다.”

기자는 갑자기 궁금해졌다. 설교가 아닌, 순수하게 사진촬영 실력만으로 본 옥한흠 vs 곽선희는? 그에 대해 강 기자는 사진촬영 실력만으로는 옥 목사님이 광선의 특징들을 조금 더 잘 활용하시는 것 같더라고 짧게 답했다.

사진 기자로서 인생을 살아온 강 기자는 세계 46개국을 가보았다. 세계 곳곳을 다닐 수 있었던 데는 DJ정부 시절 청와대 출입 기자였던 이유도 있지만 조용기 목사의 해외집회 시 사진 촬영을 위해 동행하며 얻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각국의 재난이 있을 때도 그는 한국교회 봉사단과 함께 인도네시아, 온두라스, 아이티 등을 다녀올 수 있었다.

“인도네시아 지진이 났을 때 한국교회 봉사단과 함께 현지로 출동했어요. 6천여 명이 사망한 엄청난 재해였는데 인도네시아에 간 날 새벽 2~3시에 여진이 있더군요. 30여 명이 함께 자고 있는 숙소에서 바닥이 흔들리고 전등이 바로 떨어질 것만 같았어요. 순간 공포감이 엄습했죠. 모두 일어나서 함께 하나님께 기도한 적이 있어요. 이런 재해 현장을 가면서 느낀 것은 어떤 지역에 재난이 일어나면 한국교회가 정말 발 벗고 뛰어다닌다는 거였어요. 문제가 생기면 바로 출동할 준비가 돼 있는 사람들이 한국교회 봉사단이에요. 이렇게 열심히 뛰는데도 불교나 가톨릭보다 대 사회적 이미지가 안 좋다니 좀 억울한 측면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46개국을 다녀본 강 기자가 꼭 가고 싶은 나라가 있다. 강 기자는 초대교회의 숨결이 느껴지는 요르단과 터키에서 구약의 실제 무대들을 콘셉트로 촬영여행을 가고 싶다고 말한다.

사진기자로서 그는 많은 행운을 누렸지만 그중에 가장 큰 행운은 아내를 만난 것이다. 같은 국민일보에서 근무하는 아내 최영경 종교부 차장과 사내 연애를 한 끝에 결혼했다.

신앙+역사의식, “나는야 독도 지킴이”
강민석 기자에게는 신앙을 바탕으로 역사의식이 시퍼렇게 살아 숨쉬고 있다. 내나라 조국에 대한 사랑은 국토의 비경을 찍어서 사람들에게 알리는 활동을 하도록 자극했다. 그가 가장 애착을 갖는 곳은 ‘독도’다. 독도수호아카데미에서 활동하며 1년에 3~4차례는 독도를 다녀올 정도다. 벌써 7년째 그렇게 생활했다.

“독도에 가면 텐트 생활을 해요. 올해 8월에도 독도에 가서 일주일동안 텐트 생활을 했어요. 가장 무서운 것은 바다도, 고독도 아니예요. ‘깔따기’라고 하는 독도에 사는 모기들 때문에 참 고통스러워요. 이 모기들이 독도에 서식하는 갈매기들에게 붙어서 살다가 한 여름철에는 사람에게 달려들어요. 그 모기에 일주일 동안 뜯기고 집에 갔더니 ‘AIDS 환자 같다’고 하더군요. 크고 빨갛게 반점이 부어올라 쉽게 가라앉질 않거든요.”

이런 고충 가운데도 강 기자가 독도를 찾는 이유는 아름다운 우리 땅 독도를 사람들에게 알리고 전달하고 싶어서다. 길게는 1주일 동안 독도에 체류하며 독도의 생태계를 찍어온 그는 살펴보면 볼수록, 가면 갈수록 아름다운 섬이 독도라고 소개한다.

 

   
▲ 상공에서 바라본 독도



너무 아름다워서 독도에 가지 못하는 때는 가끔 ‘독도 꿈’을 꾼다. 너무 아름다워 그리워 하고 그러다 보니 꿈에 나타나고 눈에 아른거리기도 한다. 독도의 식수가 나오는 장소인 물골, 코끼리 바위, 삼형제 바위 등등···.
 

   
▲ 울릉도에서 바라본 일출


사진 기자 생활 26년째, 그가 촬영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일까? 강 기자는 “사물에 대한 애정과 집중”이라고 말한다. “사물에 대한 애정을 갖고 바라보면 사물이 아름답게 보입니다. 자연히 사진도 아름다워지죠. 이런 마음으로 자연을 카메라 렌즈에 담습니다. 독도에는 비경이 참 많습니다. 동도, 서도가 모두 아름다워요. 사람들이 독도가 참으로 아름다운 한국 땅이라는 것을 잊지 않고 기억하고 많은 사람에게 알렸으면 좋겠습니다.”

< 기사 제공 © 교회와 신앙(www.amennew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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