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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축복, 해외 동포들에 나눠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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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축복, 해외 동포들에 나눠줘야"
  • 정윤석
  • 승인 2007.03.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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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한인교류 협력기구' 창설 김영진 장로

김영진 장로(강남교회, 전 농림부장관, 61세)는 세계 각국 간의 협력을 위한 연맹 기구를 창설하는 데 앞장서왔다. 세계기독의원연맹, 한일기독의원연맹, 국제농업의원연맹 등이 그가 창설한 연대기구다. 그런 김 장로가 2월 28일에는 ‘세계한인교류협력기구’(World Korean Interchange and Cooperation Association, KICA, 세교협)를 창설하고 세계총회를 여는 등 해외에 나가있는 한인들의 결집을 위해 두 팔을 걷어붙였다. 세교협을 창설하게 된 계기는 ‘거룩한 부담감’ 때문이었다.

“세계기독연맹과 국제농업의원연맹 등을 창설하면서 자주 해외를 다녔어요. 미국, 호주, 일본 등 외국에 나가면 반드시 한인들을 만나서 교제하고 간담회를 가졌어요. 그럴 때마다 교민들은 ‘왜 조국은 우리들을 그대로 버려둡니까? 우리를 좀 품어 주십시오’라고 호소했어요. 나라가 IMF로 어려움을 겪을 때 해외 동포들은 금 모으기에 앞장섰어요. 세계 어디에도 이런 결속력을 보인 나라는 없었지요. 이제 교민들은 대한민국도 어느 정도 잘 살게 되고 힘을 가지게 됐으니 보살펴 달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겁니다.”

교민들이 이런 얘기를 할 때면 김 장로는 ‘저런 일은 외교통상위의 국회의원이 할 일이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가야 할 길은 ‘의회선교’와 ‘생명농업’의 두 가지 분야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작년 1월 미국이 미주 한인들을 위한 ‘한인의 날’을 재정하고 축하하는 자리에서 한인을 대표해 김영진 장로가 참석하고 백악관에서 연설까지 했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그의 마음은 어느덧 지금까지 해외에서 만났던 한인들의 필요를 채워 줄 연대 기구가 필요하다는 데 가 있었다. 타국인 미국에서 한인의 날을 재정해 줬는데 대한민국이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판단이었다.

그는 강조한다. 대한민국은 현재 부강한 나라의 대열에 들어 서 있다고. 일제 36년의 식민지 생활과 동족상쟁의 비극, 군부독재 등을 거친 나라로서 국민소득 2만불 시대를 살며 세계 무역 11위권에 들고 UN사무총장 배출한 경우는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신앙적으로도 미국에 이어 해외 파송 선교사 2위의 대국이 됐다. 김 장로는 대한민국이 현재 누리는 축복을 나눔의 차원에서 한인들에게 베풀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현재 세계 170여 개국에 산재한 해외 동포들은 700여만 명. 김 장로는 이들 한인의 힘을 결집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과 다가오는 세기의 부강함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고 말한다.

“세계 도처에 나가서 정칟경제·문화적으로 성공한 한인들이 국가위상을 높이는 수훈갑이 되고 있습니다. 이들은 국가의 경쟁력을 높이는 소중한 국가자산이며 외교관이기도 합니다. 대한민국에서는 일 년 중 하루를 ‘해외 한인의 날’ 또는 한 주간을 ‘해외 한인의 주간’으로 재정해 홈커밍데이 등을 갖고 해외 한인들을 품어줄 수 있는 날로 삼아야 합니다.”

결국 김 장로는 작년 2월부터 1년여 간의 물밑 작업을 통해 종교계, 문화계, 경제계를 아우르는 세교협을 창설했다. 종교계 인사로는 김준곤 목사, 김수환 추기경, 송월주 전 조계전 총무원장 등을 상임고문으로 영입했고 그밖에 전용태 변호사, 황우여 국회의원 등 정재계의 인사들을 공동대표로 세워 해외한인들을 위한 협력기구를 만든 것이다. 김준곤 목사는 세교협 창립에 대해 “700만 재외동포 사회가 모국 대한민국과 결코 단절돼 있지 않고 유기체로서 연결돼 있음을 뜻하는 것”이라며 “국내외를 망라한 범지구적 한인의 결속을 다지는 기초를 놓은 의미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김 장로는 세교협을 통해 하고 싶은 일은 무수히 많다. ‘해외한인의 날’ 제정 청원을 비롯해 동포 지원사업 발굴과 교류 협력 사업 전개, 동포 법적 지위 회복운동 전개 및 동포청 설립 추진, 차세대 및 입양인에 대한 문화예술, 역사, 한글보급 운동, 해외동포청 신설 등을 전개할 계획이다. 이런 여러 사업을 통해 지구촌 곳곳에서 역동적인 삶을 개척하는 해외동포들의 권익신장을 위해 온 힘을 다하겠다는 것이다.

“해외 한인의 날이 정해진다면 고국을 찾은 한인들이 모여 기념식을 하고 민속경기, 음악회, 종교 세미나, 각종 발표회 등을 열고 우리가 한민족임을 다시 한번 자각하는 시간을 갖는 것입니다. 앞으로 인천공항근교에 한인센터를 건립해서 해외동포들의 쉼터를 만들겠습니다. 이곳에 민원실 등을 구비하고 동포들을 배려할 것입니다. 이곳에는 해외한인 우정의 탑도 건립할 것인데 이러한 계획을 듣고 워싱턴에 사는 김시면 씨는 1백만불의 거액을 쾌척했습니다.”

김 장로는 해외한인의 날 제정과 관련 국내외 동포 2만여 명이 참가한 서명지를 국회에 전달할 예정이다.

   ▲ 마틴루터킹국제평화상을 수상하는 김영진 장로
김 장로가 창설한 기구는 세교협 외에 몇 가지가 더 있다. 그 기구들을 통해 김 장로는 실제적인 사역을 전개해 왔다. 특히 한일기독의원연맹을 통해 김 장로가 추진하는 일은 한일 정부간에 추진하기 어려운 민감한 사안들이 많다. 김 장로는 한일기독의원연맹이 처음 창설할 당시의 일을 회상하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한일기독의원연맹 회장으로 가장 적격이라 생각한 사람이 도이 다카코 전중의원 의장이었습니다. 그에게 회장직을 제의하자 도이 의원은 여러 번 망설이고 고민하다가 저에게 ‘내가 고백할 게 있다’고 말하더군요. 그는 자신의 고향이 서울이라고 했어요. 제가 놀라서 ‘어떻게 된 거냐’고 묻자 도이 의원은 ‘부친이 조선총독부에서 일을 했다’며 ‘내 속에는 가해자의 피가 흐르고 있다’고 고백했어요. 그런 피의 역사, 가해의 역사를 참회하기 위해 그는 신학을 해 목사가 됐고 노인목회에 정진하다가 수많은 시민들의 추천으로 정치인의 길에 들어서게 됐고 12선 의원이라는 기록을 세운 사람입니다. 그는 고베에서 목회할 때 재일동포들의 발을 씻겨 준적도 있다고 하더군요. 정말 그 말을 듣고 가슴이 뜨거워졌습니다.”

이에 김 장로는 자신의 부친은 고이 의원의 부친과는 반대로 조선총독부의 갱도에서 강제 노역에 시달리다가 죽을 고비를 넘기는 등 착취의 대상이었음을 얘기했고 기독교인들의 양심으로 과거 역사청산 문제를 함께 헤쳐 나가자고 뜻을 모았다고 말한다. 김 장로는 8명의 일본 국회의원들에게 역사교과서 왜곡문제, 정신대 할머니 보상문제, 전후 보상문제와 관련한 동기부여를 지속적으로 하겠다는 다짐이다. 그는 “한일이 깨끗하게 과거를 청산하고 전후 보상문제를 마무리하면 아시아가 하나될 수 있는데 현재는 그렇지 못하다”며 “일본의 역사청산은 40억 아시아가 하나되느냐 못 되느냐의 열쇠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교회의 정치 참여에 대해 김 장로는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방법에 대해서 그는 “정치 세력화가 되는 것은 반대하지만 신앙적으로 인격적으로 훌륭한 인물을 배출하고 그런 모범적인 인사를 국회나 지방자치체에 파송하고 후원하는 방식의 정치 참여는 찬성한다”며 “교회가 이런 식으로 대한민국의 정치를 밝게 하고 정치권을 선교의 대상으로 삼아 인물을 키우고 잘못된 모리배를 퇴출시키는 일에 관심을 갖고 기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불이 꺼진 깜깜한 국회의사당에서 눈물을 흘리며 기도하는 국회의원들이 아직도 있다며 자신도 매일 새벽이면 교회에 나가 무릎 꿇고 지혜를 구한다고 말했다. 기도를 하면 하나님께서 일과 관련한 아이디어와 지혜를 주시기 때문이라고 한다. 김 장로는 “기도를 통해 떠오르는 아이디어들은 성령이 주시는 지혜라고 믿고 바로 실행에 옮긴다”며 “그게 열정을 갖고 사는 비결이라면 비결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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