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색이 조금씩 고개를 드는 8월21일, 새안산교회(김학중 목사)에서 ‘이희아 희망 콘서트’가 열렸다.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이희아 씨(21)는 콘서트 장소에 세상에서 가장 작은 모습으로 나타났다. 휠체어를 타고 교회에 들어선 그녀는 피아노 앞에도 스태프의 도움을 받아야 앉을 수가 있었다. 키 103Cm. 선천성사지기형이란 장애가 그녀에게서 6개의 손가락뿐만 아니라 무릎 아래의 다리까지도 앗아갔다. 걸을 때는 무릎으로 걷는 셈이다.
분홍색 원피스에 십자가 목걸이를 하고 입장한 그녀의 얼굴에는 많은 장애에도 불구하고 도무지 웃음이 사라질 줄 몰랐다. 연주를 위해 피아노 앞에 앉은 그녀의 첫마디는 ‘할렐루야~’였다. 그리고 이어지는 말. “보잘것없는 저에게 피아노를 연주할 수 있도록 해 준 소중한 친구이자 영원한 주님이신 그분께 감사드립니다.”
그녀는 베토벤의 환희의 송가(찬송가 13장, ‘기뻐하며 경배하세’), 러브 스토리, 쇼팽의 왈츠 등을 연주했다. 연주 중간 중간 멘트도 곁들였다.
“이렇게 부족한 저에게 콘서트를 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두 손가락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한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살아서는 이런 저를 통해 많은 사람에게 희망을 주실 것이고, 죽으면 또 하나님을 만나 신령한 몸을 새롭게 입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피아노를 통해 수많은 사람들에게 친구들과 희망과 기쁨, 용기, 감사의 마음과 하나님의 은총을 전하고 있는 희망의 전도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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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얼굴에 언제나 미소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가끔 나오는 뻘쭘한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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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건반을 오고가며 아름다운 소리를 들려주는 4손가락들... 장애를 극복하며 희망차게 살고 있는 그녀의 마음에는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보는 낙천적인 성품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녀는 피아노 학원을 다닐 당시 아이들로부터 '외계인'이라고 불렸다. 이 별명을 듣고 희아 씨보다 마음이 아팠던 것은 어머니였다. 그런데 희아 씨의 어머니가 며칠 뒤 피아노 학원에 갔다가 특이한 광경을 보게 된다. 아이들에게서 소외 받을 줄 알았던 희아가 아이들과 함께 어울려서 '외계인 놀이'라는 것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의 마음에는 장애를 승화할 수 있는 어떤 능력이 있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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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지금의 자리까지 키워 준 어머니 오갑선 씨(사진 위). "없는 손가락 갖고 걱정하지 말고 있는 손가락으로 어떻게 하나님께 영광 돌릴지 생각하라"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고 한다. 끔찍해 보였던 딸의 손가락이 그 때부터 갓 피어오르는 '튤립'처럼 보였고, 얼굴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달덩이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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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아 씨와 어머니 오갑선 씨의 간증에 새안산교회 성도들 박수로 환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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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성사지기형이라는 장애속에서도 그녀는 야무진 꿈을 키워왔다. 어릴 적 꿈 중 하나는 팝페라 가수가 되는 것. 노래도 곧잘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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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노래를 들은 새안산교회 김학중 목사가 그녀를 향해 “노래 앨범은 내지 마세요. 가수들 다 굶어 죽을 거예요”라고 조크를 던졌다. 이후 김 목사는 그녀와 함께 송명희 씨가 시를 쓴 '나'를 찬양했다. 그녀는 감동이 될 때면 피아노 건반에서 손을 떼고 손을 높이 들기도 했다. 노래가 끝나자 이젠 그녀는 김 목사를 향해 "나보다 오히려 목사님께서 노래 앨범 내면 안 되겠는데요. 가수들 먹고 살기 힘들겠어요!”라고 응수해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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