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한흠·오정현 목사 서로 덕담
교인들 눈물 훔치며 “귀감 됐으면”
‘열정의 제자훈련’으로 한국교회에 새바람을 일으켰던 옥한흠 목사(65)와 ‘열정의 비전메이커’로 이민목회에 희망을 줬던 오정현 목사(48)가 서울 사랑의교회에서 8월 31일 공동목회의 시작을 선포하며 첫 예배를 드렸다.
이날 예배에서 옥한흠 목사는 ‘너희에게 이 성을 주리라’는 제목으로 설교하며 공동목회와 관련한 생각들을 피력했다. 옥 목사는 “사랑의교회 25년 동안 하나님께서 미천한 저를 사용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장로교 규약에 따르면 5년 더 할 수도 있고, 마음 같아서는 70세, 아니 90세까지도 담임을 하고 싶은 인간적인 생각도 있었다”고 고백했다.옥 목사는 “그러나 4년전부터 성령님께서 ‘너는 이제 그만하라’는 음성으로 마음에 부담을 주셨다”며 “사랑의교회의 21세기를 이끌어갈 새로운 지도자로서 ‘남가주 사랑의교회’에서 제자훈련을 통해 기적을 이룬 오정현 목사가 가장 적합하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고 오 목사를 공동목회자로 청빙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옥 목사는 “이제 지나간 지도자에 대한 얘기는 꺼내지도 말라”고 단호히 말하고 “새로운 지도자와 함께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날까지,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 돌려질 그 날까지 한 소망 한 공동체를 이뤄달라”고 역설했다.
옥 목사의 설교 후 공동목회자로서 사랑의교회 성도들 앞에 선 오정현 목사는 윤난영 사모(45)와 기원, 기석 두 아들과 함께 첫 인사를 하고 “옥한흠 목사님이 25년 동안 일군 제자훈련 사역을 포스트모던 시대에 맞게 21세기화 시키겠다”며 “50, 60대 어른들의 강점인 고난·인내·헌신의 신앙과 20, 30대가 가진 열정·패기의 신앙에 40대의 안정감을 더하겠다”고 말했다.
오 목사는 “지금 마음은 엘리사가 스승 엘리야에게 ‘갑절의 영감’을 구했던 것과 같은 심정”이라며 “하나님께 ‘옥 목사님이 갖고 있던 영감의 갑절에 곱배기를 허락해 주십시오’라고 간구하고 싶다”고 말해 성도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옥·오 목사의 공동목회 출범에 따라 9월 7일부터는 오정현 목사가 설교를 전담하게 된다.
옥한흠 목사는 “12월까지는 뒤에서 공동목회로 오정현 목사를 돕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새 젖 먹였다 헌 젖 먹였다 하면 헷갈리니 냉정하게 젖을 떼야 한다”고 말해 자신은 설교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랑의교회의 공동목회는 올해 말까지 진행하고 옥·오 목사의 이·취임예배는 12월 21일 주일에 진행할 예정이다.
예배 후 많은 성도들이 서운한 마음을 감추지 못한 듯 눈물을 훔치며 나왔다. 20여 년 간 사랑의교회를 출석했다는 안원영 집사(53)는 “많이 섭섭한 것이 사실이지만 사랑의교회의 미래를 위해서 옥 목사님이 가장 적합한 시기에 용기있는 결단을 내리신 것”이라며 “이런 모습이 ‘목회 세습’으로 사회에 충격을 줬던 한국교회에 귀감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정현 목사는 숭실대 영문과를 나와 총신대 신학대학원에서 재학 중 도미, 탈봇 신학대학원(M.Div)을 거쳐 칼빈신학대학원(Th.M)을 졸업했다. 1988년 남가주 사랑의교회를 개척 2003년 7월까지 담임으로 시무했고 현재 KOSTA 국제이사 및 국제총무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