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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신빠사' 바라보는 <뉴스천지>와 <법과교회>의 같은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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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신빠사' 바라보는 <뉴스천지>와 <법과교회>의 같은 시선
  • 정윤석
  • 승인 2015.05.15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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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과정 중 나타난 문제점 집중 부각··· 신천지 반사회성엔 침묵

CBS가 2015년 3월 16일부터 4월 7일까지 ‘관찰 보고서 -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신빠사)을 방영하면서 ‘신천지’는 한국사회에 반사회적 이단·사이비 단체로 재차 각인됐다. 방영 초기 ‘신천지’라는 용어는 네이버·다음 등 포털뉴스 검색 사이트에서 상위를 차지했다. 주요 언론들도 CBS의 신빠사와 관련한 방영 내용을 지속적으로 보도하며 관심을 보였다. 실제로 CBS의 신빠사는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의 적나라한 실체, 사기 포교법 등을 제대로 폭로했다는 게 중론이다.

▲ '억지로'라는 단어를 사용해, 이단상담소에 끌려갔다고 보도한 <뉴스천지> 2015년 3월 17일자 기사

 

▲ 담요를 씌워 억지로 상담소로 데려갔다는 2015년 3월 24일 <법과교회> 기사

CBS의 신빠사가 방영되면서 바빠진 언론이 있었다. 신천지 신도가 대표로 있는 <뉴스천지>였다. 뉴스천지는 CBS에서 ‘신빠사’를 방영한 날부터 CBS의 인권침해와 관련한 문제를 지적하는 기사들을 연일 생산해냈다. 불과 2개월만에 신빠사와 관련한 반박성 기사가 90여개가 나왔다.

‘돈 때문에 이단 규정?… CBS, 신천지 퇴치 운동 논란’(2015년 3월 16일자)을 비롯 “정부, 강력한 강제개종교육 근절 대책 마련해야”(2015년 3월 29일), “강피연 ‘CBS 인권유린 다큐’ 중단하라”(2015년 3월 24일), “말만 종교자유국… 개종교육 아래 내팽겨진 인권”(2015년 4월 8일), “신천지 ‘거짓 보도한 CBS는 즉각 대국민사과하라’”(2015년 4월 8일) 등이 천지일보가 보도한 내용이다.

신천지 신도가 대표로 있는 <뉴스천지>와 유사한 논조를 보인 곳은 황규학 발행인이 운영하는 <법과교회>였다. CBS의 신빠사가 방영된 후 <법과교회>는 3건의 기사를 작성했다.

기사 제목은 “CBS 취재윤리 정당한가?”(2015년 4월 5일), “CBS, 방송심의 규정 위배했다”(2015년 3월 25일), “CBS, 강제개종상담 몰카는 인권침해이다”(2015년 3월 24일)였다.

▲ CBS가 방송심의규정을 위반했다고 보도한 <법과교회> 3월 25일자 기사

 

▲ CBS의 방송심의규정 위반 문제를 삼은 <뉴스천지>. <법과교회>의 3월 25일 보도 내용을 6시간 후 인용해서 기사화한 것이다.

<뉴스천지>와 단 3건이었지만 <법과교회>는 논조에 있어서 유사성을 보였다. 반사회적 이단사이비의 사회문제와 피해실태를 폭로하는 CBS의 취재 과정 중에 있었던 문제점만을 집중적으로 부각했다는 점에서다. <뉴스천지>가 인권 문제를 지적한 후 <법과교회>가 인권 침해와 관련한 내용을 기사화하기도 했다. 반대로 <법과교회>가 보도한 내용을 <천지일보>가 인용해 보도하기도 했다. 보도 사진 중에는 CBS에서 방영한 사진 중 서로 유사한 장면을 캡쳐해서 사용하기도 했다. 두 신문사는 CBS의 취재윤리와 인권침해 부분을 집중할 뿐 신천지의 이단성이나 반사회성, 폭력성에 대해서는 침묵하는 특징을 보였다는 점에서도 동일하다.

2015년 3월 17일 <뉴스천지>는 CBS 신빠사 1편에서 신천지 여신도가 이단상담소로 들어가는 모습을 지적한 바 있다. 뉴스천지는 “신천지 여성도는 강제 개종교육 현장인 이단상담소에 앞을 보지 못하도록 담요가 뒤집어 씌워진 채 억지로 끌려왔다”며 “누가 봐도 납치 수준이었다”고 지적했다.

2015년 3월 24일 <법과교회>는 “1부부터 신천지에 빠진 한 신도를 개종시키기 위하여 담요를 씌우고 억지로 상담소에 들어가게 하고 있다”고 기사화했다. 캡쳐 화면, 이불을 뒤짚어 쓴 채 들어간 데 대해 ‘억지로’라는 단어를 동일하게 사용했다.

3월 25일 정오 12시 5분 <법과교회>가 ‘CBS, 방송심의규정 위배했다’고 보도했다. 그러자 6시간 정도 후인 같은 날 오후 6시 17분 <뉴스천지>는 이를 인용해서 ‘CBS, 방송심의규정 위반··· 개종강요 정당시 하면 안돼’라는 제목으로 기사화했다.

▲ CBS를 인권위에 제소하겠다며 인권침해 문제를 지적한 뉴스천지 4월 3일자 기사

 

▲ <법과교회> 4월 5일자 기사

 

▲ <뉴스천지> 2015년 4월 7일자 보도

2015년 4월 3일 <뉴스천지>가 “강피연 ‘CBS 다큐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 인권위에 제소할 것”이라는 기사에서 “강제개종교육피해자연대는 CBS가 강제개종 대상자를 몰래 촬영하고 감금 현장을 사실상 방조한 부분 등에 대해 인권 침해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이틀 후인 4월 5일 <법과교회>는 모 TV 교회법광장에 등장한 패널들의 말을 인용 “CBS의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당사자의 동의 없이 몰래 카메라를 찍은 것은 인권침해라고 밝혔다”고 기사화했다. 그러자 <뉴스천지>는 4월 7일 이 글을 다시 인용, “개신교계 법률전문가들, ‘CBS, 개인 인권·권리 중시해야”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썼다.

반면 두 신문은 CBS의 인권침해 문제는 부각하면서도 신천지측이 보여온 반사회적 문제, 폭력성, 비윤리성에 대해서는 침묵하는 공통점을 보여왔다. 

<뉴스천지>와 <법과교회>의 정체는 과연 뭘까? <뉴스천지>는 신천지 신도가 대표이사로 있고, 이만희 교주가 ‘신천지 신문’이라며 격려사까지 전한 곳이다. 종이신문 제호인 <천지일보>는 이미 2009년 예장 통합측에서, 2010년 합신측에서 이단옹호언론으로 규정했다. <법과교회>는 예장 통합측이 2013년 98회 총회에서 상습적이단옹호언론으로 규정했다. 이 신문의 황규학 발행인은 같은 해 예장통합측 목사에서 해직됐다. 황 발행인은 성추행·폭행·상해·절도미수·건조물침입·명예훼손·모욕 등으로 20회 이상 유죄판결을 받은 경력에도 불구하고 교계에선 법률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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