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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기감, 용문산 기도원 영입 전 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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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기감, 용문산 기도원 영입 전 할 일
  • 정윤석
  • 승인 2013.08.20 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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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가 재단법인 애향숙에 대한 편입을 진행중이다. 

▲ 감리교 목회 영성원이 용문산 프로그램 업무를 할 것이라고 2013년 8월 10일 보도한 기독교타임즈(기독교타임즈 갈무리)

고 나운몽 목사가 설립한 용문산기도원으로도 알려진 재단법인 애향숙이 감리교에의 재단 편입을 요청함에 따라 기감측은 작년 10월 5인 소위원회를 구성해 이 문제를 처리해 나가기로 했다. 금년 3월에는 애향숙 재단준비편입소위원회(원형수 목사)를 구성했다. 8월에는 감리교 목회 영성원이 용문산 수도원 프로그램 업무를 할 것이라는 소식도 전해졌다. 애향숙의 재산은 물론 용문산 수도원의 영성 훈련까지 관계하는 포괄적 영입으로 보인다. 특정 단체를 각 교단이 편입·영입하는 것은 자유다. 그러나 해당 단체가 논란이 되고 있는 곳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조금 더 섬세한 조사가 필요하다. 타교단의 해당 단체에 대한 규정이 있는지, 그리고 그 내용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살펴봐야 한다.

나운몽 목사의 용문산 기도원에 대해서는 교단들이 경계단체로 보고 있는 게 분명하다. 예장 통합측의 1998년 나운몽 씨(용문산기도원)에 대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통합측은 물론 기독교대한성결교회,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예장 합동측, 고신측이 나 목사에 대해 문제시하고 있다. 성결교는 1956년 4월 17일부터 22일까지 서울신학대학 강당에서 회집된 제 11회 총회에서, 기장측 서울노회는 1967년 5월 9일 노회에서, 고신측은 1968년 7월 22일 제38회 제 3차 임시노회에서, 예장 합동측은 1975년 총회에서 나 목사에 대해 규제하는 결의를 했다는 것이다. 감리교단도 물론이다. 통합측 보고서에 따르면 1962년 10월 16일 감리교 총리원에서 모인 연합감리사회의에서도 나운몽 목사에 대해서는 초빙하지 못하도록 하되 이를 위반하는 교역자는 심사에 붙이도록 가결했다고 한다.

용문산 기도원과 애향숙은 고 나운몽 장로에 의해 1947년경 설립, 한국의 개신교 기도원 운동에 많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애향숙 운동은 신앙운동과 함께 빈곤퇴치에 앞장선 민중운동으로도 평가받는다. 그러나 그 이면에 한국교회에 물의를 일으켜 비판도 함께 받았다. 이 단체가 그동안 비판 받아온 문제의 해결이나 시정이 이뤄졌는가? 기감측조차 나 목사에 대해 초빙하지 못하도록 하자고 결의했던 과거가 있다. 규정 당시의 ‘용문산’과 나운몽 목사의 별세 후 ‘용문산’이 어떻게 바뀌었는지에 대한 진지하고 철저한 조사가 있었는가? 기감측은 이런 질문 앞에 아무런 부끄럼이 없는지 진지하게 숙고하길 바란다. 만일 그런 조사나 검증 없이 용문산 기도원을 영입·편입시키는 것이라면 감리교단의 신학적 정체성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질 수도 있다. 기감측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의 위상이 2010년 이후 왜 밑바닥으로 떨어졌는지, 되짚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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