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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칩은 구속의 은혜 좌우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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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칩은 구속의 은혜 좌우할 수 없다”
  • 기독교포털뉴스
  • 승인 2013.07.25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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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주의신학대회서 서창원 목사·박혜근 교수 단호히 비판
“베리칩=짐승의 표 주장은 짜증스런 소음…현혹되지 말아야”
 

지난 97회 총회에서 다소 낯선 단어가 헌의안으로 상정됐다. ‘베리칩’이란 단어였다. 한 노회는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666과 몇 년 전부터 교계에 확산되고 있는 베리칩에 대해 연구해 달라고 헌의했다. 신학부(부장:유웅상 목사)는 지난 7월 4일 열린 ‘총회설립100주년 개혁주의신학대회’에서 666과 베리칩에 대한 개혁주의 신학의 입장을 밝혔다. 연구자인 서창원 목사(개혁주의설교연구원장)가 ‘요한계시록의 666과 베리칩에 대한 성경적 이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고, 박혜근 교수(칼빈대)가 ‘베리칩과 666’에 관련한 개혁주의 신학적 입장‘을 제시했다.

베리칩은 무엇인가
발표에 앞서 ‘베리칩’이 무엇인지 이해해야 한다. 베리칩(VeriChip)은 확인, 입증, 증명을 의미하는 단어 ‘verification’과 컴퓨터에 사용하는 반도체 집적회로를 뜻하는 ‘chip’의 합성어이다. 베리칩은 영화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다, 쌀알 크기로 된 물체를 몸속에 넣으면, 스캐너로 그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있고, 어디에 있든 위치를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게 된다. 바로 그 쌀알 크기의 물체가 베리칩이다. 미국은 생체정보(유전자, 병력 등)가 담긴 베리칩을 의료용으로 이미 사용하고 있다.

의료용 기구에 불과했던 베리칩은 전 국민에게 칩을 이식하자는 말이 나오면서 음모론처럼 666과 연결됐다. 특히 미국 LA에서 사역하는 이상남 목사는 베리칩이 사람의 생각까지 조종하게 되고 미래에 세계단일정부가 들어서면, 그 통치자가 바로 적그리스도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짐승의 표인 베리칩을 받으면 구원을 얻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베리칩은 짐승의 표이고, 666과 연결됐다.

   
  ▲ 미국 교회에서 촉발된 베리칩과 666 주장이 일부 무분별한 목회자의 입을 통해 한국 교회에 확산됐다. 서창원 목사(왼쪽)는 베리칩이 짐승의 표라는 주장에 대해, 베리칩은 구속의 은혜를 좌우할 수 없다고 단호하게 비판했다.  
 
베리칩이 666이라고?
서창원 목사는 “요한계시록 13장 18절에 나오는 짐승의 숫자인 666에 대한 해석만큼 논란의 소지가 많은 구절도 드물다”라며, “그동안 개혁주의 교회는 666에 대해 침묵했고 이런 점 때문에 성도들이 잘못된 종말론에 빠지는 일이 발생했다”고 이번 연구의 의미를 부여했다.

서 목사는 계시록의 말씀을 통해 666은 ‘사람들이 신처럼 섬기는 인간 우상’이라고 설명했다. 기독교역사를 봐도 666을 인간으로 설정하고 네로를 비롯한 로마의 황제 등으로 이해한 사례가 많다. 또한 666을 나타내는 짐승의 표는 ‘육체의 외적 표시’로 이해하기보다, ‘성령의 인치심’처럼 마음에 새긴 낙인을 상징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결국 서 목사는 “주님께서 666이 어떤 존재인지 드러내주시기 전까지 인내하며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그리고 왕으로 섬기는 믿음의 역사를 감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베리칩을 짐승의 표라고 인식해 “베리칩을 심으면 구원을 얻지 못한다”는 주장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구원은 베리칩을 받고 안받고의 문제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가 안믿는가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짐승의 표는 배교적 복종
박해근 교수는 미국 교회에서 촉발된 666과 베리칩 논쟁이 무분별하게 한국 교회에 퍼져나갔음을 지적했다. 박 교수는 “소위 ‘베리칩 선지자’들은 무선식별장치가 짐승의 표의 일환이라고 확신하고 성도들에게 퍼뜨리고 있다. 성경의 객관적인 근거도 갖추지 않은 채 주관적인 상상력을 동원해서 (주장을) 쏟아내고 있다. 이들은 실로 소란스러운 자들이며, 이들의 주장은 짜증스러운 소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해근 교수는 먼저 베리칩을 짐승의 표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이론을 일일이 비판했다. 그들은 △성경에 짐승의 표를 오른손이나 이마에 받는다(계 3:16)고 했는데, 베리칩도 오른쪽 어깨관절쪽이나 손등에 이식한다 △미래에 베리칩은 현금이나 카드를 대체하는 결재수단으로 자리잡게 되는데 짐승의 표를 받은 사람만 매매를 한다는 성경 말씀에 부합한다 △베리칩은 인간의 유전자를 조작하는 기능을 갖추고 인간의 뇌를 지배해서 결국 생각과 이성을 통제하게 된다고 주장한다.

박 교수는 이들의 주장을 과학적 사실을 통해 비판한 후, 계시록의 ‘짐승의 표’는 ‘짐승에 대한 배타적인 충성과 숭배를 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역사적으로 당시 그리스도인들이 로마제국의 황제숭배를 거부해 박해를 받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시 계시록의 독자인 성도들은 짐승을 황제숭배와 연관해 받아들였을 것이고, 실제로 ‘표’라는 단어는 당시 ‘로마 황제의 이름을 명시한 공식 문서에 찍는 인장’을 의미했다고 설명했다.

박해근 교수는 이미 미주한인예수교장로회 신학부에서 내린 베리칩에 대한 비판적 결론을 제시하며, “베리칩을 받으면 구원을 놓치게 된다는 주장은 결국 베리칩이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의 은혜를 좌우한다는 의미”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 교수는 “베리칩은 결코 짐승의 표로 간주될 수 없다. 짐승의 표의 본질은 배교적 복종이다”라며 다른 해석의 여지를 두지 않았다.
 

<기독신문> 2013년 7월 16일자 박민균 기자의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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