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표적 교회 중 하나인 소망교회 김지철 목사가 7월 4일 경주에서 열린 예장 통합 전국장로수련회에서 ‘예수님의 길, 보수인가? 진보인가’라는 주제로 강연하며 이단과 한기총을 비교해 설명한 사실이 보도됐다. 연합뉴스 7월 9일자 기사에 따르면 김지철 목사는 이단은 잘못됐고 위험하다, 하지만 경계심을 갖게 한다는 점을 특징으로 말했다.
반면 더 위험한 건 보수라고 하는 한기총(한국기독교총연합회)과 진보라는 그룹들이다고 비판했다. 그 이유에 대해 김지철 목사는 “한두 사람이 주도해 신학적인 화두나 교회 목회적인 입장을 천명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한기총이라는 권위가 한국교회 교인들의 경계심을 무너뜨려 오히려 이단보다 더 무서운 요소가 있다는 비판이다. 한기총이 과연 김지철 목사의 견해에 어떻게 반응할까? 궁금하다. 다음은 2013년 7월 9일자 <연합뉴스> 공병설 기자의 기사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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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초대형 교회 가운데 하나인 소망교회 김지철 담임목사가 교회세습 반대를 비롯한 교회개혁에 관한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김 목사는 지난 4일 경주에서 열린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전국장로수련회에서 '예수님의 길, 보수인가? 진보인가?'란 제목의 특강에서 "한국교회의 가장 큰 개혁 과제 중 하나는 목사와 장로 문제다. 목사나 장로가 바르게 평가받고 통제할 시스템이 구축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목사는 "장로 10명 이상인 교회나 교인 수 1천명 이상인 교회부터 먼저 개혁을 하는 게 좋겠다"면서 구체적인 개혁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교회 사유화를 막기 위해 9월 총회에서 세습방지특별법을 통과시켜야 하며, 목회자는 6년이 지나면 당회에서 평가를 받고 과반수를 얻지 못하면 공동의회에 올려서 최종 신임을 묻자"고 제안했다. 또 "장로는 6년이 지나면 1년의 안식년을 가진 뒤 다음 6년을 시무하고 그 뒤에는 당회에 참석하지 않는 시무장로가 되도록 하자"면서 "노회와 총회 활동은 허락하되 만 70세에 은퇴하자"고 말했다.
소망교회는 올해 새로 장로가 된 9명부터 이 제도를 시행하기로 했다. 김 목사는 자신도 신임 평가를 받겠다고 자청했으나 '총회 헌법 위반'이라는 반대 의견에 부딪혀 있는 상태다. 그는 "교회가 그리스도의 몸인 공동체에서 기업으로 변질되고 있다"며 "특히 가장 큰 문제는 사유화의 문제다. (목사들은) 교회를 자기 소유로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옛날의 독재자들은 자신을 택하지 않으면 불안해지고 망한다면서 정치·사회 구조를 만들고 국민에게 선택을 강요했다"면서 "한 교회가 소란해지는 걸 막고 잠깐 평안하자고 한국교회 전체에 위기를 불러올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목회자들은 장로의 비판적인 질문을 막고 성도들의 질문을 막으면서 절대적인 순종을 요구하고 우민정책을 썼다. 이는 한국교회의 성장처럼 보였지만 지금 한계에 부딪히고 있으며, 이런 현상이 한국교회를 비지성주의, 무비판주의로 만들고 있다"고 성토했다. 그는 "이단은 잘못됐고 위험하지만 경계심을 갖게 한다"면서 "더 위험한 건 보수라고 하는 한기총(한국기독교총연합회)과 진보라는 그룹들이다. 한두 사람이 주도해 신학적인 화두나 교회 목회적인 입장을 천명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예수님은 보수 중의 보수이자 진보 중의 진보다. 좌우를 모두 포용하고 비판도 하는 중심의 길이다. 새도 좌우의 날개가 있어야 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목사는 9일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단순히 현실을 비판하기 위한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한국교회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교회가 될까 다 같이 고민하자는 제안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2003년 소망교회 설립자인 곽선희 목사를 이어 담임을 맡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