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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이 연습을 꾸준히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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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이 연습을 꾸준히 한다면...
  • 장운철
  • 승인 2012.12.14 0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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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운철 목사의 세상읽기 Ⅱ/ 4. 루틴(routine)

글ㆍ장운철 목사(만나교회, 본지 칼럼니스트)

어제 동네 뒷산 트레킹 코스를 돌았습니다. 종종 1시간 코스를 걷곤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3시간 코스에 도전해보기로 했죠. 중앙대 후문에서 시작하여 사당동까지 갔다가 오는 길입니다. 서울시내에서 꽤 괜찮은 트레킹 코스입니다. 3시간이 조금 넘어 교회 사무실에 도착했습니다. 오자마자 책상에 앉자마자 곧바로 잠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온 모양입니다. 1시간 가량 지난 후 정신을 차릴 수 있었죠. 피로가 덜 풀렸는지 몸이 찌뿌드드하기는 했지만 마음이 참 상쾌했습니다. 배도 많이 고파왔습니다. 무엇이든지 먹어도 소화시킬 수 있는 그런 기분 좋은 시장기였었죠. 바로 운동을 하고 난 후의 건강한 상태 말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운동을 열심히 하는 것이겠죠. 운동을 열심히 한다면 건강해 진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겠죠.

▲ 한국이 낳은 세계적 골퍼 최경주

최근 프로 골프선수 최경주 씨의 자서전을 읽었습니다. <코리안 탱크 최경주>(비전과 리더십, 2012)입니다. 골프의 불모지 전라남도 완도의 작은 시골 마을에 살던 중학생 최경주가 한국인 최초로 세계 최고의 프로골프 투어인 미국 PGA에서 8승을 거두었다는 살아있는 생생한 이야기입니다.

최경주 선수의 인생 성공 스토리가 여느 이야기와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바로 그의 ‘루틴(routine)’ 때문입니다. 루틴은 ‘매일 반복되는 동일한 동작’을 말합니다. 지루하지만 빠뜨리지 않고 반복적으로 행하는 행동입니다. ‘훈련’이라고 표현해도 될 것입니다. 최 선수에게는 두 가지 루틴이 있었습니다. 골프에 대한 것과 또 하나는 신앙에 대한 것입니다. 그의 루틴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 정말 본받고 싶다는 마음이 저절로 일어나게 됩니다. 한 번 들어볼까요?

“대회를 참가하지 않을 때 나의 훈련 루틴을 소개하자면, 먼저 연습장에 도착해서 가장 짧은 클럽인 로브웨지(lob wedge)부터 시작해서 20개 정도 풀스윙으로 치고 똑같이 샌드웨지 풀스윙을 하고 피칭 웨지, 9번, 8번 아이언 순으로 드라이버까지 순차적으로 친다. 끝나면 다시 드라이버로부터 로브웨지까지 같은 방식으로 풀스윙을 반복한다. 이렇게 하고 나면 공을 480개 정도 치는 셈인데 여기까지가 기본 루틴이다.”(최경주, pp. 183-184)

최경주 선수는 연습 벌레로 골프계 주변에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그의 자서전에서 밥 먹고 화장실 가는 시간만 빼고 스윙 연습을 한 적이 있다고도 했습니다. 나중에는 손에 채가 달라붙은 것인지 채에 손이 달라붙은 것인지 모를 정도로 두 팔이 위로 올라가지 않기도 했다고 합니다. 정신도 몽롱해 질 때까지 연습을 한 경우도 있구요. 이런 과정을 통해 자신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연습법을 찾기도 했다고 하네요. 루틴을 통해 진정한 자신의 상태를 발견한 셈이네요.

최경주 선수는 그의 책 말미에 루틴에 대해 후배 선수들에게 한 마디 권면도 했습니다.
“한국 골프의 기대주인 배상문과 김대현이 미국 탤러스의 우리 집을 방문해 한 달 정도 숙식하며 훈련을 같이 한 적이 있다. 두 선수가 물었다. ‘최 프로님은 벙커 샷의 달인이신데 비결이 뭡니까? 한 수 가르쳐 주십시오’. ‘비결? 그야 물론 있지. 벙커에서 나오지 않고 하루에 8시간씩 한 달만 연습해 봐. 그러면 자신감이 붙게 돼.”(최경주, p.283)

축구선수 박지성 선수의 자서전, <더 큰 나를 위해 나를 버리다>(중앙books, 2010)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는 세계 최고의 프로 축구 클럽인 영국 맨체스터유나이티드(현재는 QPR)에서 활약을 할 때도 매일 드리볼 연습을 한다고 합니다. 공을 치고 달리는 연습이지요. 초등학교 선수들에게 처음 가르치는 축구에서 가장 기본기라고 할 수 있는 루틴입니다. 이는 그가 존경하던 축구선수들이 그렇게 하고 있다는 것을 보고 배운 것입니다.

최경주 선수는 멋진 프로 골프 선수임과 동시에 멋진 신앙인입니다. 그는 자신의 신앙 루틴에 대해서도 말했습니다.

“나의 하루는 이렇다. 매일 아침에 눈을 뜨면 기도로 하루를 연다. 성경을 읽으며 마음을 가다듬고 나서 골프를 치러 간다. 하루 일과를 끝낸 저녁에는 찬송가를 부르며 마음을 가라앉히고 그날 일을 정리한다. 대회 기간 중에는 저녁식사를 마치고 나서 호텔 방에 들어가면 아예 바깥에 나오지를 않는다. 또 대회에 참가하는 일주일은 이렇다. 월요일에 대회가 열리는 지역으로 이동해서 화요일에는 연습 라운드를 돌고, 수요일에는 프로암 대회를 치르고 근처 교회에서 수요예배를 드린다. 그리고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나흘 동안은 대회를 치른다. 늘 일정하다. 십여 년간 PGA투어 생활을 하다 보니 이제는 각 지역마다 수요예배를 드리는 교회가 거의 정해져 있다. 하지만 초창기에는 한국식당에 들러서 그곳에 비치된 한인 지역 소식지를 들고 무작정 교회를 찾아다니곤 했다.”(최경주, p.178)

재미있는 신앙 체험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골프 황제로 알려진 타어거 우즈가 주최한 대회에서 최 선수는 욕심 부리지 않고 컷 통과만 하자고 마음 먹은 적이 있습니다. 아내와 전화 통화하면서 요한복음 15장 16절을 암송하고 시합에 임하기로 했습니다. 최 선수는 시합 내내 그 말씀을 머리 속에서 기억해 내려고 노력했습니다. 다 외웠던 것인데 시합 도중에 생각이 잘 나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다른 선수들은 어떻게 하면 성적을 올릴까 고심하는 중에 최 선수는 어떻게 하면 어제 외웠던 성경구절을 머리 속에 다시 떠올릴까에 집중한 셈이죠.

시합 후반부 쯤에 스코어보드를 처음 쳐다보았습니다. 선두권에서 한 참 멀어졌겠다 싶은 마음으로 말이죠. 그러나 자신의 이름이 1위에 올라와 있었습니다. 눈을 비비고 다시 보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선두 경쟁을 까맣게 잊고 오직 성경구절을 떠올리며 스윙에만 전념했던 결과였습니다. 결국 그 대회에서 우승을 하게 되었지요.

열심히 훈련을 하면 좋은 결과가 나온다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루틴’이 강조되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잘 안되기 때문이겠지요. 그래서 또 한 번 강조해 봅니다. 우리 자신의 루틴을 다시 한 번 세워봅시다. 또는 점검해 봅시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어떠한 루틴을 하며 살아야 할까요? 가장 기본적으로 매일 동일한 시간, 장소에서 반복적으로 해야만 하는 게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요? 여호수아 3장에서 그 힌트를 찾아보았습니다.

여호수아를 지도자로 한 이스라엘 백성이 요단강 앞에 섰습니다. 광야생활을 마치고 약속의 땅인 가나안 땅에 들어가기 직전입니다. 그때 요단강은 곡식 거두는 시기라 물이 많았습니다. 쉽게 건널 수 없는 상태라는 말입니다. 더욱이 이스라엘 백성은 어린 아이에서부터 노인까지 약 200만명에 이르기 때문에 강을 건너는 게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강을 건너가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여호수아는 믿음의 깃발을 세웠습니다.

“여호와께서 내일 너희 가운데에 기이한 일들을 행하시리라”(수 3:5)

이제껏 이스라엘 백성들을 인도하신 하나님의 손길을 그는 철저하게 믿었습니다. 그리고 또 외쳤습니다. 우리가 그 믿음의 행동을 어떻게 행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말입니다.

“너희는 레위 사람 제사장들이 너희 하나님 여호와의 언약궤를 메는 것을 보거든 너희가 있는 곳을 떠나 그 뒤를 따르라”(수 3:3)

여호수아는 레위 사람들로 하여금 언약궤를 매고 요단강을 건너가라고 명했습니다. 강을 건너기 위한 다리가 놓여 있는 것도 아니고, 배가 준비된 것도 아닙니다. 그냥 강물 속을 향해 걸어가라는 것입니다.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인가요. 그러다가 빠져 죽으면 어떻게 하나요. 여호수아는 단호하게 명령했습니다. 그리고 여호수아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언약궤를 맨 제사장들을 2천 규빗, 약 900미터 떨어진 곳에서 지켜보도록 했습니다. 하나님의 손길을 직접 보라는 것입니다.

언약궤를 맨 제사장들의 첫 발이 강물에 닿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요단강이 갈라진 것입니다. 홍해에 있었던 일이 또 한 번 발생했습니다. 부모님에게 들어봤던 그 일을 직접 눈으로 보게 된 것입니다.

여호수아는 언약궤를 맨 제사장들에게 강 한 복판에 서 있도록 했습니다. 이때 모든 백성들은 강을 건넜습니다. 약 반나절이 걸렸지요. 모든 백성이 안전하게 강을 건넌 후 언약궤를 맨 제사장들이 마지막으로 강을 건너왔습니다. 강을 건너오자 요단강은 다시 물로 가득 차게 되었습니다.

무엇을 의미합니까?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를 인도하고 또 보호하신다는 것입니다. 여호수아는 이를 잘 알았습니다. 그가 모세의 뒤를 이어 지도자가 되었을 때에 하나님께서 하신 명령을 마음 판에 기록해 놓았습니다.

“이 율법 책을 네 입에서 떠나지 말게 하며 주야로 그것을 묵상하여 그 안에 기록된 대로 다 지켜 행하라 그리하면 네 길이 평탄하게 될 것이며 네가 형통하리라.”(수 1:8)

오늘날 우리는 큐티(Quite Time, 경건의 시간)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많은 교회에서 이를 시행하고 있는 줄 압니다. 큐티가 한국교회에 소개된 80년 초에는 생소했던 일이었습니다. 평신도가 하나님의 말씀을 정기적으로 읽고 묵상하고 적용한다는 게 이단적 행위 같다고 여기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성경이 지향하는 바가 아닙니까? 하나님의 백성이면 누구나 하나님의 말씀을 정기적으로 읽고 묵상하고 그 말씀대로 살도록 노력을 해야 합니다. 물론 성경 본문의 지나친 자의적 해석과 적용이 단점이기도 합니다. 그것들은 조심해야 하지요.

무슨 말입니까? 바로 늘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는 게 우리들의 ‘루틴’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기독교인치고 이 주장을 모르는 분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러나 실제로 매일 정해진 시간에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묵상하는 그리스도인은 그리 많지 않다고 봅니다. 그래서 강조하고 또 강조하는 것이지요. 물론 기도, 찬양, 전도 등에서도 루틴이 필요합니다. 반드시 실천해야 합니다. 그 중심에 하나님의 말씀이 자리 잡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1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게 있다지요. 누구나 어느 한 분야에 1만 시간 훈련을 하면 전문가가 된다는 논리입니다. 그리 크게 틀리지 않은 말이라고 봅니다. 하루 8시간씩 약 3년 일하면 그 일에 전문가가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같은 논리로 하루 1시간씩 주의 말씀과 기도로 시간을 보냈다면 약 30년이면 신앙의 전문가가 된다는 것이지요. 하나님의 백성으로 백성다운 진정한 전문가가 되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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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운철 목사의 세상읽기는 매우 희소가치가 높은 글이다. 서적·세상·사회현상 등을 그리스도인의 시각으로 이토록 철저하게 성경적으로 조명해내는 글은 일찍이 어떤 사이트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성도들은 이 글을 통해 세상을 어떻게 보고 살아가야 할지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목회자들도 일독하면 매우 중요한 설교 소재를 얻어갈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장운철 목사는 한국외국어대학교(B.A),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Th.M.)를 졸업한 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AZUSA PACIFIC UNI.(아주사퍼시픽 대학교, M.A.R)를 졸업했다. 두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요한계시록을 오용해 나타난 최근 이단사상 비판’과 ‘An Evangelical Christian Perspective on Money’(언론에 나타난 세상, ‘돈’을 어떻게 볼 것인가?) 등이다. 서울 상도동에서 만나교회(mannagu.onmam.com)를 개척, 5년째 담임목사로 사역하고 있다.

저서로는 <신천지 포교전략과 이만희 신격화 교리>(장운철, 진용식, 정윤석 공저, 한국교회문화사, 2007), <그리스도인들이여! 세상을 읽자>(장운철, 솔로몬, 2012), <이단들에 의해 잘못 사용되고 있는 핵심 성경구절 33가지>(장운철, 부흥과개혁사, 2012근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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