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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식 목사 회개했다는 논리 성립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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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식 목사 회개했다는 논리 성립 안된다”
  • 정윤석
  • 승인 2010.02.25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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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대 보고서' 반대해 사직했던 장영 전 교수, 나용화 교수 반박


개신대학원대학교(개신대, 총장 손석태 교수)의 '박윤식 보고서'에 반대해 사표를 냈던 장영 전 개신대 교수(신약신학)가 2월 24일 기자(교회와신앙 www.amennews.com)와의 인터뷰에 다시 응했다. 당초 장 교수는 ‘개신대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조용히 여론의 향배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그가 다시 인터뷰에 응하게 된 이유는 개신대에 사표를 낸 4명의 교수들에 대한 근거 없는 주장들이나 오해를 바로잡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그는 “개신대에서 발표한 박윤식 목사의 신학사상검증보고서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에 섰던 교수들과 관련하여 근거없는 주장들이나 불필요한 오해가 야기된 경우가 적지 않았다”며 “이를 바로잡고자 반대 교수들의 입장을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기자가 최근 기사화한 나용화 교수(개신대 기독교신학검증위원회 위원장, 조직신학)의 인터뷰 기사 중 “4명의 학자들이 나가게 된 것은 보고서를 공개적으로 발표하느냐, 마느냐의 의견 차이로 생긴 것이다”라는 주장이 오해를 낳을 수 있는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장 교수는 “(개신대 보고서를 외부에 공개하느냐, 마느냐 하는) 그런 정도의 이유로 평생을 몸담기로 각오하고 섬기고 있던 학교를 떠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이러한 주장이나 언급은 개신대 보고서의 심각한 내용적 문제의 성격을 ‘형식과 절차’의 문제로 약화시키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개신대 보고서를 문제삼고 사표를 쓰게 된 본질적인 이유는 네 가지였다고 설명했다. 첫째, 신학검증이라는 심각한 사안이 진행됨에도 학교 책임자들이 중립적인 위치를 지키지 않고 박윤식 씨측과 사적 교류를 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둘째, 신학검증 과정과 회의 중에 지속되는 비민주적이고 억압적인 분위기가 신학연구위원들이 자유롭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양심에 합당한 의견을 나누고 진행시키기 어렵게 했다는 점이다.

셋째, 사적 교류를 진행하는 가운데 이루어진 형식적 검증만으로 ‘박윤식 목사가 신학적으로 건전하다’고 결론짓고 세상에 발표하는 것은 성급했다는 것이다. 넷째, 박윤식 씨의 과거 자료들에서 이단적 요소들이 농후한데도 박 씨는 그런 사실에 대한 실제적인 시인이 없었고, 그러니 그가 회개했다는 논리도 성립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회개는 다른 사람들이 아닌 자신의 표현으로, 공적으로, 분명하게 표현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는 과거의 그의 가르침들에서 발견되는 이단적 사상은 여전히 오늘날까지 잠복된 것으로밖에 볼 수 없었다는 것이다.

위와 같은 이유로 장 교수 등 4명의 교수는 ‘기독교 이단 판단의 기준’과 ‘박윤식 씨에게 보낸 질의서’에는 서명을 했지만 결론에 해당하는 박 씨에 대한 신학검증 보고서에는 서명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보고서에는 나용화 교수와 서기를 맡은 교수의 서명만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장 교수는 “만일 우리가 사표를 쓰지 않았다면 원우들과 교단에 소속한 많은 목사님들이 개신대의 보고서가 충분한 연구라고 보게 됐을 것이고 결론도 옳다고 받아들였을 것이다”며 “혼란에 빠지는 것을 막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장 교수와의 일문일답이다.

개신대가 발표한 기독교신학검증위원회의 신학검증 보고서에는 9명의 교수 전원이 서명한 것처럼 보인다. 그렇지 않았나?
- 언뜻 보면 마치 9명의 검증위원 전원이 동의하고 서명한 보고서처럼 보이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보고서는 세 개의 문건으로 이뤄져 있다. 첫째, 박윤식 원로목사에 대한 신학검증보고서, 둘째, 기독교 이단 판단의 기준, 셋째, 박윤식 목사에게 보낸 질의서다. 이 중 9인 전체 검증위원 교수들의 개별 서명이 들어가 있는 문서는 둘째와 셋째 문건뿐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즉 신학검증위원회가 박윤식 목사에 대해 최종 결론을 내린 첫째 문서는 둘째, 셋째 문서와 달리 4명의 교수가 반대하므로 서명을 하지 않았다. 그 첫째 문서에는 오로지 신학검증위원회 위원장과 서기, 단 두 사람의 서명만 들어가 있다.

연구보고서에 대해 개신대가 기자회견을 여는 자리에 장 교수 등 반대 교수가 참석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 2009년 12월 22일, 학교측에서는 기자회견을 열어 박윤식 목사에 대한 신학검증 보고를 하는 자리를 가졌다. 그런데 반대하는 교수들에게는 아예 이 사실을 알리지도 않았고, 조경대 이사장과 손석태 총장 그리고 찬성했던 교수들만 배석하게 되었다.

이단 여부를 가리는 중요한 사안에 대해, 그리고 여전히 이단성 의심이 해소되지 않는 상황속에서, 검증위원의 절반에 가까운 인원이 강력히 반대하는데도, 학교 측에서는 무모하고 억지스럽게 일을 밀어붙였다. 결국 반대 교수 4인은 이같은 상황에서 원우들과 목회자들과 수많은 성도들이 충분히 연구되지도 않은 연구결과 보고서 때문에 혼란에 빠지거나 섣부르고 잘못된 판단을 하게 되는 일을 막고 싶었다. 그리고 진실에 눈을 감아버리고 자기들의 입장만 합리화시키고 있는 분들과는 더 이상 같이 길을 갈 수 없다고 결론을 내리고, 기자회견이 있은 바로 다음 날(2009년 12월 23일) 일괄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리고 이 사표는 2009년 12월 30일 이사회에서 수리되었다.

만일 우리가 사표를 쓰지 않았다면 원우들과 교단에 소속한 많은 목사님들이 개신대의 보고서가 충분한 연구라고 보게 됐을 것이고 결론도 옳다고 받아들였을 것이다. 혼란에 빠지는 것을 막고 싶었다.

개신대의 나용화 교수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개신대 보고서를 외부에 공개하느냐 마느냐의 갈등 문제로 사표를 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지 않았다는 의미인가?
- 기자가 생각해 보라. 평생 몸담기로 각오하고 섬기고 있던 학교를 그런 정도의 문제로 사표를 쓰고 떠나겠는가? 본질적인 이유가 따로 있었다. ‘신학검증’ 이라는 심각한 사안이 진행되고 있는 과정 중에도 학교 책임자들과 교단을 대표할 수 있는 분들이 중립적인 위치를 지켜야 함에도, 관련 교회를 출입하며 사적으로 접촉하는 일이 계속되었다. 그리고 신학검증 과정과 회의 중에 지속되는 비민주적이고 억압적인 분위기는 신학연구위원들이 자유롭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양심에 합당한 의견을 나누고 진행시키기 어려웠다.

또 ‘4명의 교수들이 나가게 된 것은 이 보고서를 공개적으로 발표하느냐, 마느냐의 의견 차이로 생긴 것이다’라는 발언은 사실과 다르다. 우리는 단순히 형식과 절차상의 문제보다 더 심각한 검증보고서 ‘내용’에 동의할 수 없다는 의견을 분명히 밝힌 ‘의견서’를 기자회견이 있기 한참 전인 2009년 12월 9일에 학교측에 제출한 바 있다. 외부에 공개하느냐 마느냐의 갈등으로 우리가 학교를 떠났다는 주장은 심각한 내용적 문제의 성격을 ‘형식과 절차’의 문제로 약화시키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

장 교수는 개신대 보고서의 가장 큰 문제가 뭐라고 보는가?
- 짧은 기간(2009년 8월 말~12월 초)에 이루어진 형식적 검증만으로 ‘박윤식 목사가 신학적으로 건전하다’고 결론짓고 세상에 발표하는 것은 성급했다. 우리도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다. 박윤식 목사가 진정 하나님이 쓰시는 종이라면 우리도 반대로 일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 모든 오해와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다면, 박윤식 목사의 용기가 요구된다. 박윤식 목사 본인만이 이 모든 논란을 종식시킬 수 있는 분명한 위치에 있다.

개신대 신학검증위원회에서 박윤식 목사의 과거 자료들에서 발견되는 이단적 요소들에 대해서 찬성측 위원들의 논리는 ‘과거에는 그랬지만 지금은 건전하다. 그러니 이단성이 해소되었다’라는 식이다. 그러나 우리 반대측 논리는 다음과 같았다.

‘우리가 검토한 과거 박윤식 목사의 자료들에서 이단적 요소들이 농후하다. 그러나 아직까지 박윤식 목사는 그런 사실에 대한 실제적인 시인이 없었다. 그러니 그가 회개했다는 논리도 성립되지 않는다. 당연히 자신의 과거 이단적 주장들에 대한 사실 인정과 회개와 단절 선언이 있어야 한다. 다른 사람들이 아닌 자신의 표현으로, 공적으로, 분명하게 표현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과거의 그의 가르침들에서 발견되는 이단적 사상은 여전히 오늘날까지 잠복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또 찬성측 위원들이나 교회측에서는 법원의 판결 자료들을 가지고 자기들의 주장을 세우는 근거로 적극 활용하려고 하나, 분명히 해둘 것은 법원에서 판결했던 것은 명예훼손부분이나 자료의 진위여부들에 대한 것일 뿐이고, 신학적인 판단은 우리 공교회의 몫이다. 또한 여러 유명한 신학자들의 추천사는 개인적인 자격으로 한 것이지 자신의 소속 기관의 대표자격으로 한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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